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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럼의 마녀와 사라진 책
캐서린 호우 지음, 안진이 옮김 / 살림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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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어떤 걸 믿는다고 해서 그게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랍니다.'
마녀,과연 존재했을까? 마녀라고 하기 보다는 어떤 한부분에 남들보다 더 뛰어났거나 앞서갔던 여성들은 아니었을까. 이야기는 1600년대 말 어느 마녀라고 지칭된 여인의 이야기와 그녀의 딸과 그리고 후손에 이어지기까지 그녀들의 내면에 잠재한 남들과는 다른 재능과 함께 후손으로 짐작되는 코니의 1991년도의 이야기이다. 코니는 박사학위 논문으로 마녀에 대한 역사에 대하여 파헤쳐 가던 중 우연처럼 외할머니의 집에 머무르게 되면서 그곳에서 손에 잡게 된 <성경과 열쇠> 에서 모든 것은 시작된다. 오래된 성경책 안에 숨겨져 있던 열쇠와 양피지의 글씨 <딜리버런스 데인> 이란 이름은 그녀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 그녀의 연구를 부추기는 한사람, 그의 스승인 칠튼 교수 역시나 '연금술' 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어 그녀의 연구를 부추긴다.

그런 그녀가 우연하게 만나는 첨탑 수리공 샘과의 사랑과 자신의 집안 남자들이 겪는 사랑의 아픔처럼 그가 보이는 발작증세를 고치기 위하여 그녀가 찾아 헤매는 '사라진 책' 의 행방은 점점 묘연하기만 하고 안개와 같았던 '딜리버런스 데인' 부터 이어져 내려온 마녀라 지칭된 여인들의 삶은 마녀라기 보다는 그시대 부족했던 의술을 담당하고 허브나 민간요법으로 병을 치료하거나 산파일을 했던 여인들의 비구한 삶이 들어나게 된다. 그녀들이 정말 마녀였을까? 그녀들을 마녀로 지칭하고 처형하여 남겨진 사람들이 얻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작가의 처녀작인 소설은 세세한 묘사와 추리적 기법으로 두껍지만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샘과 코니의 사랑이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맘으로 '사랑' 에 중점을 두고 읽어도 괜찮고 한집안 여인들의 숨겨진 내력을 파헤쳐 가는 이시대 젊은 여인의 아날로그식 사랑과 삶이 실제 역사학자이며 마녀재판을 겪고 살아 남은 후손이라 그런지 사실적이면서 스릴있고 재밌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외할머니의 집을 그리는 부분은 왠지 '타샤 튜더'의 삶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그녀의 정원을 그리다 보니 좀더 책읽기가 재밌어졌다. 허브들이 가득하고 담쟁이로 가려진 집, 그리고 마녀재판 이후 그녀들이 겪어야 했을 남루한 삶이지만 당당히 받아 들이며 산 여인들의 삶이 마음아프기도 하다.

작가가 표현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짜임새 있는 구성이 사실적이며 과거 또한 금방 현재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 거리감이 없이 읽을 수 있으며 샘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그녀를 지도했던 교수에 의한 것임이 밝혀지는 반전으로 이야기는 더 흥미로워진다. 제자의 연구를 자신의 이익으로 돌리려 한 교수의 광적인 욕심이 부른 화와 모든 것을 지켜보듯 딸인 코니가 해결하도록 한 엄마의 태도와 외할머니집을 다시 수리를 하여 시간이 멈춘듯 하지만 자신들의 공간으로 만들어 가는 그들만의 삶이 과거와 현재가 적절하게 화해와 양보를 거듭한 해피엔딩이라 좋았던 소설이다.

1692년 매사추세츠의 작은 마을 세일럼에서 행해진 마녀재판, 누군가의 시기와 미움으로 시작된 것이 185명이 체포되고 20여명이 처형되는 일로 충격을 주었지만 20여명의 마녀를 처형하여 얻은 것은 무엇일까. 마녀로 지칭된 그녀들은 한가정의 엄마이며 치료사였는데 그녀들의 목숨과 바꾼 것은 무엇인지 그녀들이 남긴 일기와 기록에 남은 소박한 것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역사와 소설이 만나 읽는 즐거움을 안겨 준 책 '세일럼의 마녀와 사라진 책' 은 언젠가 영화로 만나도 좋을 듯 하다. 마녀 이야기를 다룬 그 어떤 책보다 재미와 스릴을 안겨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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