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번째 파도
다니엘 글라타우어 지음, 김라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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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당신은 침묵으로 나에게 벌을 내렸어요.지금까지 우리를 연결해주고 결속시킨 것은 바로 말이었죠.'
<새벽 세시,바람이 부나요?>의 후편이다. 전작에서는 에미와 레오는 온라인상에서만 메일을 주고 받는다. 마지막 부분에서 레오가 보스턴으로 가기전에 극적인 만남을 하려고 하지만 에미는 남편의 말을 듣고는 만남을 포기한다. 아니 자신의 현재의 삶으로 돌아간다. 그런 그들이 다시 메일을 쓰기 시작했고 다시 주고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보스턴에서 돌아온 레오에겐 '파멜라' 라는 여자가 있다. 에미를 가슴에 간직한 그는 자신의 심장안에 에미를 꼭꼭 숨겨 두고는 '팜'을 만난 것이다. 

에미 또한 예전과 별다르지 않은 일상을 이어가지만 레오가 보스턴으로 떠났던 빈 시간동안 에미에겐 더 깊은 레오게 향하는 마음이 생겼다. 서로 자신들에서 벗어나려 했던 두사람은 둘에게 자꾸만 둘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느끼고 오프라인상에서 만남을 시도한다.한번의 짧은 만남 이후 살짝 스친 '점'을 영원히 간직하는 순진한 레오, 만남이후 레오는 팜에게 흔들리는 자신을 발견하고 에미 또한 남편과의 사이에 거리가 멀어진다. 아니 레오가 그녀에게 남편이 그들의 메일을 모두 읽었고 자신을 만나 에미에게서 떨어져 달라는 말을 했다는 것을 알고는 그녀는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자신은 누구에게 속한 물건이 아닌 오로지 '자신만의 것' 이라는 것을.

'어쨋든 당신은 내게서 사라질 수 없어요. 내 안에 당신의 너무 많은 것이 간직되어 있거든요. 나는 그걸 언제나 재산으로 여겨왔어요.' 이 남자 레오 어쩌나. '라 고메라 섬'에 여행을 간 에미는 그곳 사람들에게서 '일곱번째 파도' 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처음 여섯 번의 파도는 예측할 수 있고 크기가 엇비슷대요. 연이어 이는 여섯 번의 파도는 깜짝 놀랄 만한  일 같은 건 만들어내지 않아요. 일관성이 있다고나 할까요.여섯 번의 파도는 멀리서 보면 서로 다른것 같기도 하지만 늘 같은 목적지를 향하죠. 그러나 일복번째 파도는 조심해야 해요. 일곱번째 파도는 예측할 수 없어요.' 라면서 자기와 일곱번째 파도에 몸을 맡겨 보자고 하지만 레오는 그녀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잔잔한 파도를 이야기 한다. 

레오의 사랑의 위기 그리고 이별, 파멜라와 잘 되어가던 레오는 어느날 에미의 존재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게 되고 팜은 그 일로 그의 곁은 떠나게 된다. 이별을 맞은 그는 에미에 대한 자신의 사랑이 '진심' 임을 알아채고 그녀에게 메일을 보내보지만 그녀 또한 가족과 여행을 갔다. 남편과의 다시 재충전의 여행으로 착각한 레오, 하지만 남편과 이혼한지 반년이 넘었다는 에미의 말에 그들은 서로를 받아 들인다. 

이 소설 역시 메일로만 쓰여졌다. 하지만 글로 표현된 각자의 감정, 글 속에 감추어진 감정과 글이 주는 힘에 대하여 이 소설 또한 큰 힘을 발휘하며 아름답게 너울진다. 글로만해도 얼마나 멋진 사랑을 할 수 있는지, 사람의 감정을 어떻게 파고 들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소설은 작가의 의도대로 독자도 그들과 한편이 되어간다. 그들의 사랑에 과연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소설 그 자체로 아름답다. 전작을 읽고 얼른 구매를 해서 그들의 뒷얘기에 귀를 기울이며 과연 인생에서 '일곱번째 파도' 는 언제 올까 하는 의문을 가져 보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황홀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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