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20대,거기에 사회생활 초년병이라면 일달은 취업을 했으니 성공을 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아니 박수를 쳐주고 싶다. 대학을 나온 고인력들이 백수로 넘쳐나는 사회에서 행정직 말단이면 어떻고 전공을 살리지 못했으면 어떠하랴 일단은 낙타가 통과하기도 힘든 바늘구멍인 '청년실업' 을 면했으니 천만다행이다. 청년실업자가 넘쳐나는 슬픈현실에서 나 또한 그런 조카를 곁에서 지켜보며 맘이 아프다. 대학 4년 동안 정말 열심히 자신의 꿈이며 평생 직장될 직업을 손안에 쥔듯 열심히 하던 녀석은 아직 바늘구멍을 통과하지 못해 일년이 지나고 다시 또 새로운 일년을 맞아 이젠 부모의 눈치를 보다가 내게 손을 내민다. 맘속에 담고 있는 자신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하여서라든가 읽고 싶은 책이 있을때 내게 먼저 SOS를 보낸다. 그런 녀석이 딱하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의 맘을 헤아릴듯 했다. 삼년동안 주위 눈치를 보지 않는다해도 부모님들 또한 속으로 무척이나 그녀가 취업을 하길,자신이 길을 찾아 나서길,그리고 안정적인 길을 찾길 고대했을 것이다. 그녀 자신이 자신의 월급으로 당당히 부모의 도움을 거절하고 싶었을만큼 부모 또한 그러했을것이다. 그것이 모든 부모의 맘이기도 하지만 현실은 너무도 냉혹하여 전공을 무시하는것은 그렇다해도 취업의 길이 보다 넓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조카 또한 자신의 길을 찾겠다고 미래의 청사진을 내게는 제시했지만 부모에게 알린다면 극구 말릴듯 하다며 '절대비밀보장' 을 요구했다. 그녀가 청년실업에서 벗어난것은 행운일까? 우연한 아픔으로 인한 종양제거와 그 시간에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써서 취업할 수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그동안 준비하고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행운은 노력하는 자의 것이다' 라는 말처럼 노력하지 않았다면 그런 말단직 행운조차 오지 않았을 것이다. 신문을 끼고 다니는 신방과를 나왔다고 전공을 살린 직장이 아니라고 해도 몇 미리의 줄긋기와 씨름을 한다고 해도 그 자체에서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는 것이 대단한데 그 나름의 고초를 유머너스하게 정리해 놓은 글들이 가슴에 와 닿는다. '좌절금지 청춘' 처럼 그녀의 20대는 '위풍당당' 이다. 제목에 개가 들어가고 그녀가 사무실에서 개를 키우고 싶다는 이야기를 해서일까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 라는 말이 절로 생각이 나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늘 빡빡한 업무에 시달리지만 그래도 '행복' 한 20대 청춘이 좌절하지 않고 위풍당당하여 읽는 동안 기분이 좋다. 승자독식사회에서 '경쟁'을 먼저 배우기는 했지만 약자인 '을' 에 대한 애환이 잘 그려져 있고 출판사의 의도와는 다르게 자신을 '기혼' 이라 당당하게 밝힌 점이 미소를 짓게 만든다. 암튼 우리사회의 20대의 애환과 고달픔을 살짝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였기도 했지만 그녀 혼자만의 애환이 아닌 '우리사회'의 편린을 들여다 본듯 하여 맘이 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