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별>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좋은 이별 - 김형경 애도 심리 에세이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이별을 삶의 경험 중 하나가 아니라 특별한 패배의 경험처럼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별했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사랑을 잃었다고 말하면서..


이별도 경험이다. 그 또한 삶의 일부분일진데 상실로 인한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여 혹은 헤어나지 못하여 인생의 다른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기도 하는데 이별 또한 삶의 경험 중 하나라고 생각하다면 그 자리에서 헤어나오지 못함은 없을 듯 하다. 살면서 이별을 경험은 몇 번이나 얼마나 가질까 생각해 보았는데 사람과의 이별도 있을 수 있겠고 키우던 동물이나 그외 사물과의 이별도 있고 어떤 장소나 시간등 느끼지 못하는 사이 너무도 많은 것들과 이별을 경험하며 현재를 살아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이는 나와 함께 하던 가족이나 친구들 친지들과의 이별을 경험하면 그 깊은 늪에서 벗어나길 정말 힘들다. 올해는 가까운 지인들이 안타까운 사고나 병으로 인하여 유명을 달리한 사람들이 몇 있다. 너무도 가까이 지내던 동생이 아이들이 아직 어린데 간암으로 곁을 떠난것도 팔월이고 올해초부터 이별의 큰 사건들로 시작을 하여 한해도 ’멍’ 하기도 했던 해이기도 하다. 그 이별을 가깝게 느끼지는 않았지만 아직도 그 이별의 그늘에서 완전하게 벗어나지 못하였는지 가끔 그들과 함께 했던 지난 추억이 떠오르곤 한다. 하물며 직접적인 상실의 경험이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충격에서 벗어나는 방법 또한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작가는 이런 좋은 이별을 문학작품에서 선례를 들어가며 설명을 해 주고 있다.

늘 접하던 문학작품 속의 ’이별’ , 상실과 애도는 시뿐만이 아니라 소설속에서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음을 작가는 말하고 있다. 한 작품이 탄생한 배경이 된 것 또한 작가가 겪은 상실에서 나오기도 하고 그 상실을 벗어나기 위하여 집착한 결과물처럼 발전한 작품들도 있고 상실을 겪고 우발적으로 저지른 사건도 다양하게 나와 있어 알게 모르게 그동안 스쳐지나간 작품들이 ’아하’ 이런 심리상태였구나 하는 것을 느끼며 읽으니 작품이 더 진지하게 받아 들여지기도 하고 다른 각도로 작품을 보게 되었다. 까뮈의 <이방인>은 햇빛때문에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는데 앞서 ’어머니의 죽음’ 이 있었던 것. ’최근 학계에서 정설이 되는 것중에 만12세 이전에 사랑하는 대상을 잃거나 사랑의 감정을 박탈당하면 성인이 된 후의 삶에 심각한 문제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죽음뿐만이 아니라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이별도 요즘은 많이 있을터인데 ’무서운 십대’가 되는 요인은 아닌지 생각이 든다.

’우리는 대체로 머리로는 죽음을 이해하지만 그것을 가슴으로 내려보내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린다. 멀쩡하게 장례를 치른 다음, 한두 주나 한두 달쯤  지난 후에야 비로소 머리에 있던 상실감이 가슴으로 내려온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멀쩡하던 남편을 사고로 순간에 잃은 친구가 있었다. 그녀를 만나고 싶었지만 슬픔을, 이별을 받아 들일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하여 몇 달이 지난후에야 그녀를 만났다. 겉으로는 태연하게 웃고 있지만 그녀의 눈은 촉촉히 젖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우리의 이야기에서 남편과 관계되는 단어들은 어느새 배제되고 있었다. 그녀가 받아 들여야 할 이별과 죽음, 그리고 내가 받아 들여야 할 이별은 다르겠지만 상실의 차이는 크게 다르지 않을것 같다. 그녀가 무엇을 하며 상실의 빈자리를 채우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쪼록 좋은 이별을 하여 새로운 삶으로 거듭나길 바랄뿐이다.

’우리는 남의 불행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자기 슬픔을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에 타인의 슬픔을 외면한다. 남의 성공담에 대해서도 타산지석으로 삼기보다는 ’자기 자랑’이라고 손가락질하는 경우가 많다.’ 남의 슬픔은 무척 작고 빨리 지나가는 것 같은데 그 슬픔이 내 일이 되었을때는 다르게 나타난다. ’왜 나만..’ 이라고 말하며 내겐 무척 큰 일처럼 그리고 세상이 다 담겨진듯 이야기를 한다.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 라는 말처럼 힘들거나 슬플때 옆에서 힘이 되어주면 평생 잊지 못할 사람이 되듯 나눌 수 있는 슬픔이면 가슴에 담아 두지 말고 나누어 희석시켜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 를 가슴에 담아 두어 ’화병’ 이란 것이 있는데 기쁨도 표현이고 슬픔도 표현이고 이별도 표현이다. 도 나누던지 로 나누던지 아님 사진으로 나누던지 내 안에 쌓여 고이게 하기 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끄집어 내어 지나가게 해야 한다. 글쓰기나 독서등 다른 취미생활로 상실의 아픔을 나누는 것 또한 한가지 방법일 것이다. 책속에서 내 슬픔과 비슷한 것을 경험하면 감정이입을 거쳐 어느덧 슬픔이 녹아 내리고 새로운 현실을 맞을 수도 있는 것이다. 좋은 이별을 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작가가 이야기한 것처럼 담아두기 보다는 꺼내어 함께 한다면 슬기롭게 이겨내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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