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케옵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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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케옵스 - 마르세유 3부작 1부
장 클로드 이쪼 지음, 강주헌 옮김 / 아르테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좋은 날도 이른 아침에만 존재할 뿐이다. 새벽은 세상이 아름답다고 속이는 환영에 불과했다..
프랑스 장르문학의 신기원을 연 기념비적인 작품이란 극찬아래 마르세유의 자랑인 작가, 토탈 케옵스는 '대혼란'을 뜻하는 말로 이 소설의 배경인 마르세유의 뒷골목에서 친구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20년만에 마르세유에 돌아온 '우고'. 그는 친구인 '마누' 의 죽음이 묻혀진것을 자신의 손으로 결판을 내기 위하여 그를 죽인 사람을 수소문 한다.뒷골목 소식통인 바티스티에게서 마누를 죽인 범인은 '주카'라는 사실을 알아내고는 그의 일상을 관찰하던 우노는 암흑가의 대부로 알려진 주카의 심장에 총알을 박지만 그 순간 자신도 경찰에 의해 죽음을 당한다. 우고의 죽음을 지켜보던 친구이며 경찰인 파비오 몬탈레는 셋이서 어린시절을 보낸 추억을 되살리며 그들의 죽음을 캐내려 한다.
자신이 경찰이면서 경찰에 대한 회의처럼 경찰이기 보다는 낚시를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파비오, 그와 마누 우고는 어린시절 친구였지만 마누와 우고 사이에 결코 끼어 들 수 없었던 파비오, 마누와 연인이었던 롤마져 사랑했지만 사랑을 들어내지 못했던 그가 마르세유의 뒷골목을 누비며 마누와 우고의 죽음에 드리워져 있는 어두운 그림자를 밟아 나간다. 우고,그는 왜 무기도 소지하지 않았는데 경찰의 손에 의해 죽어야만 했을까? 그에게 마누의 죽음을 알려준 사람이 누구일까를 생각하던 파비오는 서서히 암흑의 소굴에 근접해 들어간다.
마누의 죽음보다는 우고의 죽음에 대하여 나오기 시작하는 소설은 그들 셋의 어린시절을 추억하면서 묘하게 엉켜들어간다. 간결한 문체로 똑똑 끊어지듯 쓰여져서인지 군더더기 없이 사건과 마르세유의 뒷골목과 더 적나라하게 만날 수 있는것 같다. 양파의 껍질을 벗기면 벗길수록 계속되는 암흑과 부딪히듯 속을 파고 들어갈수록 알 수 없는 암흑가의 파벌싸움과 얽혀들면서 피를 부르는 죽음은 계속 되어지고 그를 좋아하고 따르던 레일라마져 의문의 죽음을 당하자 더 깊이 빠져들어가는 진창같은 뒷골목. 그의 수사를 도와주는 기자인 바베트와 그와 함께 하는 형사 페롤과 창녀 마리 루,자신의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마르세유이 뒷골목에서 점점 깊이 들어갈수록 헤어나지 못하는 '대혼란'과 마주하듯 겁잡을 수 없이 커지는 사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지중해 항구도시 마르세유의 뒷골목이 피와 죽음이 난무하고 많은 인종이 모여있어 민족적 갈등까지 야기된다.작가는 마르세유를 간결한 문체로 표현하여 더 마르세유적이게 만들었다. 피와 죽음 어둠이 있지만 그럴때마다 파비오는 음악을 듣는다. 그가 들려주는 음악을 따라가다 보면 느와르인지 마르세유의 한적한 카페인지 모를정도로 소설은 느와르에서 벗어나기도 하고 책과 요리에도 또한 해박한 지식을 들어내는 파비오, 결국 그가 죽음과 어둠 음악과 책 그리고 항구냄새가 강한 지중해 요리로 믹스해 놓은 소설은 마르세유를 잘 나타내기도 하면서 '퍼즐 조각들이 내 앞에 흩어져 있었다. 그 조각들을 모아 그림을 맞추는 수밖에 없었다.' 라며 '영혼이 살아 있는 곳엔 다른 것도 멀리 있지 않다고' 라고 하는 파비오. '세상만사 그런 거지.하루의 삶도 코미디,인생도 코미디.' 라며 대혼란의 첫단추를 멋지게 끼워 맞추었다.
마르세유의 명암을 본 듯한 소설이다. 아름다운 항구도시에 반해 뒷골목의 어둠, 힘을 가진 강한자들인 범법자들, 그들에 비해 경찰이면서 늘 힘이 없이 그려지는 파비오, 그 또한 사람과 사람의 명암을 나타내는 듯 하다. 죽음이 난무하지만 반면에 음악과 유흥이 있다. 그 모든것들은 우리 삶에 일부분이면 일상일 수 있다. 마르세유에 극한해서인지 소설은 더 스릴이 있다. 그리고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늘 힘없이 축 늘어져 있는 듯한 파비오, 사표를 던져 버렸던 그가 롤과의 사랑은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또 어떤 활약을 할지 다음편이 기대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