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요리책
엘르 뉴마크 지음, 홍현숙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문명은 죽은 자들의 뼈 위에 세워진다...

이 책을 읽기전에 작가의 약력을 읽어보니 다양한 직업과 이탈리아인 요리사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요리에 남들보다는 탁원한 감각이 있는 듯 하고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은 내용은 ’예순’ 에 작가의 꿈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평생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품은 그녀에게 늘 곁에서 지켜 보았을 아버지의 직업은 그녀에게 큰 감흥을 블러 일으켰을 것이니 요리에 관한 내용이 상당하게 잘 표현되었으리라 생각하며 읽게 되었다.

책은 페이지 압박이 느껴질만큼 두툼하다. 600페이지가 넘지만 줄줄 잘 읽어나갈 수 있고 요리와 적절한 추리소설 같은 기법이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제목처럼 <비밀의 요리책>에 대한 궁금증으로 총독은 자신의 매독을 치료할 목적으로 다른 사람들은 권력을 잡기 위한 책으로 루치아노와 그의 친구 마르코와 같은 가난한 사람들은 <금을 만들 수 있는 연금술>이 들어 있는 책으로 오인하여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신세계에 대려다 줄 인생역전의 책으로 ’비밀의 요리책’을 원한다. 

거리의 부랑아로 떠돌던 루치아노는 궁전의 주방장인 페레로에게 <석류>를 훔치다 들켜 그를 따라 주방으로 가게 된다. 거리의 친구인 마르코에게 온갖 거리에서 살아 남는법으로 남의 말을 엿듣는 법과 물건을 훔치는 법에 익숙하던 그는 페레로 주방장의 비밀찬장에 궁금증을 두고 주방보조일을 보던 중에 페레로의 잃어버린 아들이 얼굴에 모반이 자신과 비슷하다는 말에 자신이 혹시 아들인가 하는 생각을 갖기도 하지만 소설속에서는 완전하게 들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페레로는 그에게 신뢰감을 갖고 그의 후계자 <수호자> 역할을 그에게 맡긴다.

페레로의 요리를 먹기만 하면 모두가 요리에 빠져드는 것을 의심하는 총독이나 그외 사람들, 하지만 그의 요리에 들어가는 특별 재료인 허브나 그외 금기시 되는 재료들은 늘 그의 비밀의 찬장에 모셔져 있고 그는 늘 지식을 전하는 사람들과 교류를 한다. 자신이 살아온 것과 비슷하게 살아 가고 있는 루치아노를 보며 사랑앓이도 한때이고 지나간다며 보다 더 지식을 전파하고 지키는 일 <수호자> 일에 몰두하길 바라지만 ’비밀의 요리책’ 에 대한 사람들의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걷잡을 수 없는 들불처럼 번져 나가 드디어 그들의 목숨마져 위험에 빠지고 페레로 주방장의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그는 결국 책에 대한 궁금증을 남겨 놓고 죽게 되고 돈에 눈이 먼 그의 친구 마르코는 그를 대신하여 이유없이 죽게 된다. 파란만장한 소용돌이 속을 헤쳐나오듯 베네치아를 벗어나 스페인의 그라나다로 주방장과 함게 수호자 역할을 하던 사람들을 만나러 가게 된 루치아노는 자신이 훔친 <석류> 때문에 자신이 인생이 바뀌었듯이 그가 후에 머무르게 될 <그라나다>의 속뜻이 <석류>임을 알게 되고는 그곳에서 수호자 역할을 하게 된다.

소설속에서 나오는 페레로 주방장의 요리들은 사실적이며 무척이나 구미를 당기게 한다. 15세기 베네치아의 서민들의 생활이나 그 시대를 너무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그 속을 루치아노와 함게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요리에 대한 표현들은 정말 대단하다. 난 이소설을 읽으며 의미깊게 보았던 영화 <카모메 식당>이 떠올랐다. 깔끔한 요리와 소리가 잘 담겨졌던 영화였는데 페레로 주방장의 요리는 그런 소리가 들릴 듯 했다. 어찌보면 루치아노의 성장일대기 같기도 하고 ’비밀의 요리책’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을 그리는 추리소설 같기도 하지만 요리와 더불어 방대한 지식을 백과사전처럼 간직한 페레로 주방장이 그 시대에는 너무 앞서가는 선구자였기에 시대와는 맞지 않아 대변자 루치아노를 불러 들였다는 것이 더 흥미로운 구성이 된것 같다. 아직 일반화 보편화가 되지 않은 <커피>에 대한 식음후의 표현등과 그의 대한 표현들이 지금은 일상적이지만 처음엔 금기시되는 약물이나 이상한 것으로 취급한것들이 재밌게 표현되어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것 같다.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면, 우리가 발전하고 있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겠니?
어쩌면 진정한 힘은 페레로 주방장의 비밀스러운 지식에 있는지도 모른다.
인디언 스승은 우리가 먹는 음식을 세가지로 분류했지. 굼뜬 특질을 지닌 뿌리채소,사람을 흥분시키는 육류와 후추, 영묘한 특질을 지닌 신선한 과일과 채소란다.모든 음식이 어우러져 전체적인 균형을 만들어내지.한가지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균형이 깨질 수도 있지. 
삶의 많은 부분이 기다림이란다. 그러니 기꺼이 기다릴 수 있다면 좋은 거지.
바로 지금 이곳에는 수플레와 우리 둘뿐이구나.시간은 늘 현재란다. 우리는 현재에 살아야 한단다.

요리를 통해 그 시대의 모든 지식들이 믹스된것 처럼 한가지 요리에도 방대한 지식이 어우러져 탄생된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한 페레로 주방장의 비밀의 지식들이 탐이 나기도 하고 후세에 전해주려 노력한 그의 굳은 의지가 어쩌면 지금까지 이어오게 된 ’희생자’ 의 역은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들어나지 않은 ’비밀의 요리책’ 때문에 재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할 수 도 있지만 그 시대를 사실적으로 잘 표현해주어 읽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던 책이다. 작가의 완숙미와 요리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엿볼 수 있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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