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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온천
요시다 슈이치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사랑은 무엇일까...
요시다 슈이치,요즘 이 작가에게 필이 꽂혔다. 처음 접한 책은 <사랑을 말해줘>이지만 구매를 해 놓고 읽지 않다가 <7월 24일 거리>부터 읽었다. 무언가 색다르면서도 섬세함이라고 해야할까.짧막하면서도 결코 짧지 않은 이야기처럼 한편의 그림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사랑을 말해줘>도 그렇고 <첫사랑 온천>도 영화와 같은 느낌의 이야기다. 글을 읽으면 곧 영상으로 떠오를듯 한 이야기들이 뿌연 일본이 온천과 함께 그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 같다.
일본의 온천이나 일본 여행을 가보지 않았지만 방송매체에서 많이 접했던 혹은 그런 풍경을 연상하며 소설을 읽으면 문득 소설속 다섯 커플의 뒤를 따라 온천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글인 ’첫사랑 온천’, 첫사랑인 아내 아야코와 함께 남부럽지 않게 삶을 일군 시게타. 아내와 소원해진듯 하여 온천여행을 가자고 하지만 그녀는 ’이혼’을 요구한다. 그들의 삶에서 사랑은 어떤 것이었을까.’바람이 불어오는 온천’ 또한 외도를 하는 남자의 미묘하나 심리가 잘 나타나 있다.
’흰 눈 온천’에는 옆방에 투숙한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는 20대 커플이 자신들의 사랑을 재 발견하는 하며 <망설임의 온천>은 30대 주인공들이 가장 가까웠던 사람들과 멀어지는 이야기며 ’순정온천’은 10대인 고등학생 남녀가 온천여행을 가는데 남학생의 풋풋함이 잘 들어난 이야기다 소설에 나왔던 커플들의 사랑을 보면 30대의 불같던 사랑도 시들해져 이혼의 문턱에 오고 20대 30대의 바람과 같은 사랑에 흔들리는 고뇌와 마지막의 10대의 풋풋한 순정적인 사랑을 배열해 놓은것을 보면 사랑은 바람에 흔들리는 흰 눈과 같지만 그 속엔 진실된 순정이 있다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랑도 마음도 머무르지 않고 흘러감을 건조한 문체에 습기어린 온천의 풍경과 맞물려 묘한 느낌을 자아내준것 같다. 건조한듯 하면서도 그의 소설의 문을 열고 들여다 보면 뭔가 다른 느낌이 도사리고 있는, 안개 속에 숨겨진 진실이 담겨 있음을 읽을 수 있다.
그의 책을 접하면 접할수록 왠지 모르게 한발 더 담그고 싶은 욕심이 다른 책들을 찾게 만든다. 이 책은 품절된 책인데 인터파크 헌책방에서 새책과 같은 느낌으로 만나 읽게 되었으니 행운이라 여긴다. 아직 작가의 속을 다 들여다보진 않았지만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란 수식어가 수식어로 끝나지 않는것 같다. ’결혼이란 건 말이야, 아내가 오는지 안 오는지 살피면서 인터넷으로 성인 사이트를 보는 긴장감이야.’ -망설임 온천에서.. 읽고 나니 맞는 말인것 같다. 긴장과 스릴감이 있는 사랑과 결혼에 대한 그의 마음이 위트넘치게 이 문장에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