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매일이 축복입니다
구정모 지음 / 부키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맞아..그때는 참 순수했었지..
과거를 순수하고 행복하게 되돌아볼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큰 은총이거든.
과거의 가난은 오히려 지금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밑천이거든..


<돌아보면 매일이 축복입니다> 신부님이 쓰신 글이다. 천주교를 믿지 않는 다면 조금은 반감이 생길 수도 있는, 믿음에 관한 이야기들도 등장을 하지만 난 오히려 신부님 또한 일반 사람들처럼 느끼고 공감하고 삶을 평범하지는 않지만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처럼 생각하니 부모에 대한 애정이나 감정들이 공감이 가는 부분들이 많았다. 사형제중에 바로 위의 형은 자폐증으로 누군가 옆에서 볼봐 주어야 하고 윗분들은 신부님으로 사시니 부모님들 또한 믿음이 대단하셨든듯 하다. 하지만 아버님은 몇년 전에 뇌졸증으로 쓰러지신 후에 몇번의 고비를 넘기시다 기어이 소천하셨다니 우리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신부님이 쓰신 글이라 담담하면서도 믿음이 더 곁들여진듯 다가온다.

여고를 천주교가 재단인 학교를 다녔다. 내고향 윗마을은 예전에 천주교박해를 피해 교인들이 숨어 들어와 항아리를 구우며 사는 동네라 동네사람들이 모두 천주교인들이다. 그러니 친구들은 태아때부터 영세를 받아서 오랜동안 천주교를 믿는 친구들이 많았다. 하지만 난 친구들을 따라서 교회도 가보고 성당에도 다녀봤지만 특별한 영감이 없어 믿음을 갖지는 못했다. 친엄마 또한 외할머니가 독신한 천주교 신자였지만 따라다니며 잠만 잤다 하니 우리집은 천주교하고는 맞지 않았나보다. 그런 관계로 별 생각도 없었는데 수녀님들이 주를 이루는 여고를 가고보니 늘상 수녀님들과 함께 하게 되었다. 

처음에 수녀복을 입으신 수녀님을 만나면 복도에서 슬슬 피해가기도 했지만 몇번 마주치고 이야기를 나누가 보니 그렇게 깨끗하고 순수하신 분들이 없을듯 했다. 지식적인 면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대단하신분들이 있어 몇과목 가르치시는 분들도 있었고 그렇게 접하게된 천주교와 성당은 그리 낯선것이 아니었다. 그래서였을까 이 책 또한 여고시절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추억을 떠올려 준것 같다.

신부님의 믿음 생활과 가정사가 담담하게 그려지며 당신에게는 그 또한 모든 것이 <축복>이라 하셨으니 신부님 답다. 여고시절부터 수녀님은 친해도 신부님과는 가까이할 기회가 적었는데 우리와는 다른 울타리 안에서 사시는듯 하면서도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것이 봄이 오는 길목에서 만난 <들꽃> 같은 책이다. 마흔에 떠난 사십일간이 기도여행을 읽으면서 '만으로 마흔 살, 무엇 하나 특별한 것도 없는 일상이지만 저는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을 보내고 있습니다.' 라는 구절에서 눈이 멎었다. 나 또한 마흔을 몇년전에 맞이했고 그 마흔을 맞기전이 감정이 복잡 미묘했다.내 마흔번째 일상의 날을 맞으며 신부님처럼 감사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지나쳐 왔지만 지금의 일상, 하루하루가 더 값지게 다가왔다. 내 일상에 대하여 좀더 감사하는 마음과 내가 만나는 하루를 더 소중하게 살아갸 겠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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