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 지음, 김남주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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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시계를 되돌릴 수 있다면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기욤 뮈소의 작품들을 모두 읽었는데 비슷한듯 하면서도 작품마다 다른 특색으로 우리에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것 같아 흥미롭다. 이 책 또한 처음 시작되는 이야기가 전작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작가는 그것이 그가 그의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주는 함정임을 알아차린다. <과연 운명의 시계를 되돌릴 수 있다면...> 어느 순간에 맞추어 놓을 수 있을까..? 그렇게 하여 내 삶은, 내 운명은 변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하게 만든다. 끝까지 읽었다면 작가는 인명은 제천이란 것을 알려주듯 <정해진 운명은 되돌릴 수 없다고..>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작품에는 공통으로 등장하는 인물이나 직업들이 있다. 전작들에도 나온 의사, 어린소녀, 운명, 사고,사랑,상처,치유.. 이야기들이 비슷하게 얽히는것 같으면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비슷한 룰에서 그는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서로 다른 생각들을 하게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게 한다. 그러면서 상처를 꼭 그만의 방식으로 치유를 하고 이야기를 끝을 맺는다.그의 책들을 읽다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운명>이란 시간속 여행을 하는것 같아 흥미롭다.

이 책의 내용은 할렘가의 정신과 의사인 에단은 지난시절 고아로 친구인 지미와 함께 살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 오던 중,그들이 생일파티를 하고 그녀의 여자친구인 마리사가 그에게 고백할 것이 있어 생일파티를 준비해둔 장소로 이동하던 중에 그가 사라진 것이다. 지미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그녀와 아이를 위해 결혼을 하여 살고 그녀의 딸인 제시는 자신의 삶을 비관하던 중 정신과 의사를 찾아온다. 우연한 기회에 방송을 타게 된 에단은 방송으로 인하여 유명인사로 부유층이 되어 있고 운명의 날, 방송후에 자신의 사무실에 들러 사진을 찍다가 대기실에 있던 소녀가 자살을 하면서 그의 운명은 꼬이게 되고 만다. 

자신이 죽는 것으로 끝나는 운명은 다시 눈을 떠보면 요트에서의 아침으로 다시 시작이 된다. 아름다운 여인은 옆에서 잠이 들어 있고 그의 차는 심하게 쭈그러져 있고... 전날일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는 요즘 그의 생각에서 비롯된 꿈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비틀어진 하루를 다시 원상복귀하려 노력하지만 한가지 일을 처리하면 다른 일은 다시 엉클어지고 만다. 그렇게 세번의 시도끝에 사랑하는 여인인 셀린과의 사이도 회복하고 <운명의 하루>가 끝날 즈음 그는 다시 죽음과 부딫히고 그의 심장은 사랑하는 여인의 목숨을 살리고는 운명의 마침표를 찍는다.

에단, 그는 정신없이 하루를 뛰어 다니며 자신의 잘못된 운명을 수정하려 여러모로 생각하며 발더둥쳐 보지만 커티스의 <당신이 하려는 그 싸움에서 이긴 사람은 아무도 없다> 는 말처럼 운명을 이길 수는 없었다. 운명에 순응하며 사는 것이 도리라는 것을 깨우쳐 준다. <인생에서 정말로 낙담할 순간이 찾아올 때 인간은 혼자야. 사랑이 떠나갈 때도 혼자고, 이른 새벽 경찰이 들이닥칠 때도 혼자고, 의사에게 암선고를 받을 때도 혼자고, 죽을 때도 혼자고..> <때때로 죽음은 하나의 경계일 뿐이지요. 생의 끝자락과 또 다른 생의 시작, 그 사이의 경계말입니다.> 작가는 죽음과 운명에 대한 그의 생각을 곳곳에 숨겨 놓았다. 작품속의 에단처럼 마지막을 알고 있다면 미리 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이다. 죽음은 예고없이 찾아올 수 있기에 겸허히 받아 들이기에 더 힘든것 같다. 마지막부분,사랑하는 여인의 가슴속에 안주한 사랑, 그 사랑이 안타깝기만 하다. 살아 있을때 더 많이 사랑하고 표현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인듯 하다.

이 책을 읽는 중에 남편의 친구가 산행중에 갑자기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소식을 접했다. 책에도 나오는 심장을 다시 뛰게 하기 위한 일들이 그 일과 겹쳐지며 몹시 괴롭게 했다. 현실에서도 고인을 좀더 빠르게 이송을 했다면 다시 심장을 뛰게 할 수도 있었겠지만 정해진 운명이 거기까지인지 불리한 일들이 계속적으로 일어나 결국엔 심장을 멎게 만들었다. 삶과 죽음의 차이는 <심장이 뛰느냐, 안뛰느냐>처럼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한 나의 왼쪽 가슴이 갑자기 소중한 존재로 느껴졌다. 작가가 독자를 이끄는 필력도 대단하지만 그의 소설에 탑승한 순간, 그와 함께 행동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어 그의 작품을 계속 접하게 만드는것 같다. 운명의 마지막 날을 뒤집는다 해도 마지막엔 내 운명을 순순히 받아들여야 함을 운명에 저항 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껴본다. 그러므로 지금 현재, 내 삶이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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