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모두 유죄/노희경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 김영사on / 2008년 12월

책을 읽고 난 느낌은 무언가 가슴이 아린다. 그러면서도 2% 부족함에 해갈되지 않은 목마름에 다시금 책표지를 본다. 그녀가 그렇게 앉아서 자신이 인생사를 이야기 하는 듯 하다. 난 그녀의 드라마를 즐겨 본것도 아니고 한편의 드라마라도 날마다 챙겨서 보는 시청자가 아니었지만 그녀에 대해 들은 이야기들은 있기에 조금은 더 많은 기대치가 있었나 보다. 하지만 웬지 책의 느낌은 얼마전에 티비에서 했던 <그들이 사는 세상>의 홍보물인가 하는 생각을 한편으로 하게 만들었다. 책의 중간중간에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그녀와 그남자가 했던,아니 그녀가 썼던 말들이 필요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내가 책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함도 있으리라.
 
하지만 여백이 많았던 책에서 그녀가 들어내려던 자신의 인간적인 면을 읽을 수 있었지 않았나싶다. 자신의 탄생과 어머니에 얽힌 이야기들, 그리고 얼마전에 보내드린 아버지의 이야기에 난 더 공감이 가고 그녀가 잘해드리지 못하고 보낸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보내는 참회록, 그들을 이제 받아 들이는 화해록처럼 받아 들여지기도 했다. 너무 많은 것을 바래던가 너무 많은 것을 들어 내려면 오히려 배탈이 나고 말듯이 너무 얼키고 설킨 실타래처럼 아직 풀리지 않은 이야기가 남은 듯한 여운을 남겨 주기도 했다.한편으로는 내가 그녀의 드라마의 열성팬이 아니었기에 그런면이 있을것도 같다. 그녀의 열성팬이었다면 드라마에서 보여주었던 그녀만의 톡톡쏘는 맛을 간직하고 있었다면 좀더 이 글들이 다가오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때문에 찌르르 하기는 했다.
 
<바그다드 카페>와 <화양연화>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보았던 화양연화의 양조위와 감독을 좀더 적나라하게 다시 만나게 된 것 같아 잊고 있던 화면들이 정지화면으로 내게 다시 온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같은 영화를 정말 괜찮게 보았다는 공감에서 오는 그녀에게 향하는 나의 촉수, 하지만 그녀가 전해주려던 모듬세트 같은 책에서는 어찌보면 많은 여백과 일러스트로 인해 그리고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반감을 살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그녀가 말한것처럼 드라마작가이지 소설을 쓰는 작가는 아닌것 같은 웬지 어색한 느낌이 책속에 내포되어 있다.
 
난 이 책을 읽고난 느낌이 그녀에게 너무 많은 기대하지 않았기에 그녀 '노희경'을 알은 것만으로 만족하려 한다. 그녀의 출생과 그녀가 그런 글을 쓰게 된 이야기며 그녀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그녀에게 느끼는 감정들이나 그녀가 아끼는 배우들과 맘을 터놓고 나누는 대화속에 그녀 '노희경'을 보는 것같아 인간적인 면에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다. 그녀의 에세이이니 그녀가 쓴 드라마를 만나려고 한것도 아니고 그녀가 쓴 드라마속에 녹아났던 그녀의 빛나는 언어구사를 만려고 한것도 아니었고 단지 인간적인 그녀를 만남으로 만족하려 한다.부족함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더 채울 수 있다는 믿음으로 남기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