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로폴리스>를 리뷰해주세요.
페트로폴리스
아냐 울리니치 지음, 노시내 옮김 / 마티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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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수많은 상을 받고, 이미세대의 아픔과 성장을 이야기한 소설 페트로폴리스. 동화 같은 표지에 이끌려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었는데, 완전히 내 착각일뿐이었다. 나의 세계와는 동떨어진 환경과 고민들에 마냥 당황스럽기만한 독서였다.  

처음에는 도통 이해할 수 없었던 책 내용을 간단히 이야기하면 아래와 같다. 소련에서 어렵게 자라고 있던 샤샤는 인텔리겐치라는 자부심만을 갖고 살아가는 엄마 밑에서 큰다. 그녀는 엄마 손에 이끌려 미술학원에 가게 되고, 그곳에서 사귄 친구의 오빠의 아이를 낳게 된다. 샤샤의 엄마는 어쩔 수 없이 샤샤의 아이를 자신의 아이로 입적시키고, 샤샤는 그 와중에 미국으로 떠나게 된다. 미국에서 샤샤는 다시 그녀의 사라진 아빠를 찾게 되고, 아빠의 모습에 실망하지만 그녀는 영주권을 얻고, 그녀의 딸을 보러 다시 러시아로 향한다.  

 샤샤의 이야기는 읽어내려가면서도 뭔가 찌뿌둥함이 남았다. 그녀가 정말 이런 사건들을 통해 성장하는 건지, 그저 그녀의 꼬인 인생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샤샤 뿐만 아니라 그녀의 엄마 아빠 역시 답답하고 한심하게 느껴지긴 마찬가지이다. 공감하기 어려운 가족 구성원들의 행동들과 샤샤가 겪어야 했던 파란만장한 사건들 모두 흥미롭다기보다는 막막하고, 어지러울 뿐이었다.  

이 책을 읽어 내려가느라 상당히 힘이 들었다. 여러모로 극찬을 받은 책이니만큼 무언가 얻어갈게 있었을텐데, 나에게는 한줄 한줄 읽어내려가는게 버겁기만 했던 것 같다. 답답한 현실 속에서 더 암울한 소설을 읽어버렸다. 부디 다음에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좀 더 스마트하게 대처해나가는 인물들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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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좀 이상하다
오치 쓰키코 지음, 한나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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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시작했을 때는 한참 내 삶에 대해 불안해지고 있던 시기였다. 지금 내가 맞는 길로 가고 있는건지 매일 밤 야근을 하고, 피곤에 쩔어있는 내 모습이 자신없어지고, 힘들어졌었다. 그런 찰나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싱글 여성들의 다양한 모습이 들어있을 것 같아... 나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괜찮다는 위안을 얻게 되리란 기대를 하면서 이 책을 펼쳤다.  

그런데 이 책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이 책에 나오는 여인들은 내가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었다. 나이 먹어가는 본인과 주위 사람들 그 어느 모습도 내가 생각한 것 만큼 쿨하거나 멋지지 않았다. 오히려, 현실이 이렇단 말이야?! 정말 싫어?! 라고 외치고 싶어지는 마음이었다. 이 책은 싱글여성은 물론 제 때 결혼한 여성, 연애를 하고 있는 여성의 모습도 다루고 있다. 사회생활에 있어서 크게 성공하지 않은 여성도,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하는 여성의 모습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 같이 그녀들은 썩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책 뒷표지에 나오는 그녀들의 외침이 너무도 공감이 갔었다. 살을 빼고 싶어도 수면욕과 식욕이 지는 모습이, 모든 것을 다 갖고 있어도 나이를 먹고 있다는 두려움이... 그녀들의 불안감을 통해 나의 불안감 역시 조금이나마 해소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저자는 책 속의 그녀들을 너무나도 제 3자적인 입장에서 바라보고 있고, 나는 그들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 같지 않아 불안불안해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떻게든 그녀들에게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나길 바랐지만, 끝내 그러한 결말을 저자는 보여주지 않았다.  

이 책을 통해 무언가를 해소한다는 느낌 보다는 그저 사실위주의 이야기들을 훌훌 넘겨본다는 느낌으로 읽어내려가는 게 적당할 듯 싶다. 안도감을 얻기에는 사실만을 이야기하고, 무언가 통쾌함이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나 역시 종종 이상할 때가 있긴 하지만, 그러한 나의 감정이 이렇게 일일이 이야기 되어지는 것은 썩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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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무지 헤어나올 수 없는 아홉 가지 매력>을 리뷰해주세요.
자전거, 도무지 헤어나올 수 없는 아홉 가지 매력
윤준호 외 지음 / 지성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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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중국 출장에서 돌아왔다. 이번 중국 출장에서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바로 자전거였다. 중국이나 동남아의 많은 나라에서 자전거는 주요한 교통수단으로 여겨져왔고, 차가 많이 다니는 지금도 자전거는 생활 속의 중요한 교통수단 중 하나였다. 따라서 도로 한쪽에는 자전거 도로가 따로 있었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오가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환경이나 연료 문제 등으로 인해 자전거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다. 정치쪽에서도 이러한 자전거 타기를 독려하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자전거 타기는 항상 2%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도로 어느 곳에서도 제대로 된 자전거 도로는 찾아보기 힘들었고, 막상 자전거를 끌고 나와도 매연 등으로 인해 오히려 건강을 해치면 해쳤지, 도움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집 근처에 자전거를 탈만한 공원이나 강변이 있으면 쌩유~한 그런 움직임일 뿐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종종 눈에 띄었다. 그런 사람들을 움직이는 매력이야말로 자전거의 진짜 매력일텐데... 건강에 좋다고, 자연 친화적이다고... 전혀 와닿지 않은 말들과는 다른 무언가가 분명히 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진 9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전거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 매일 듣던 이야기만이 아니었다. 자전거가 원래 품고 있던 이야기도 있었고, 자전거의 매력을 알게 된 사람들이 만들어 나간 이야기도 이 책은 알려주었다. 자전거에 대한 애정으로, 자전거를 좀 더 알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개최하게 된 자전거 콘서트, 어떻게 보면 그리 주목받지 못하던 일상 생활의 경범죄로 느꼈던 자전거 도둑 이야기, 그리고 항상 동경해온 프랑스의 벨리브 이야기.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졌다.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는 단순히 자전거에 대한 감상적인 느낌, 개인적인 경험담이 담겨져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 생각은 반쯤 맞았고, 반쯤 틀렸다. 각 지은이들의 경험담이 녹아져서 이야기는 더욱 감칠맛있었고, 자전거에 대한 열정은 다른 나라의 이야기들까지 엮어 충분히 배우고, 알아야할 정보들도 전달해주었다.  

 얼마 전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동료를 길에서 보았다. 작은 접이식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는 모습이 사무실에서 늘 보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그런 자유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자전거, 지금까지 모르던 자전거의 매력에 폭 빠져볼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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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의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를 리뷰해주세요.
퀸의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 - 낯선 세상에 서서 보헤미안 랩소디를 노래하다 뮤진트리 뮤지션 시리즈 2
그레그 브룩스.사이먼 럽턴 지음, 문신원 옮김 / 뮤진트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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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내가 아는 퀸의 노래는 무엇이 있는가. 이 책을 시작하기 전 퀸에 대해 살짝 검색을 해보았다. 종종 들어보았던 보헤미안 랩소디, 위아더 챔피언 등 의외로 내가 아는 노래들도 있었다. 퀸...은 물론 락에 대한 관심도 없었기에, 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 일단, 사람에 대해 배운다는 자세로 책을 펼쳐들었다.  

 이 책은 퀸의 리드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시각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실제로 그의 육성을 바탕으로 씌여진 책이다. 유명했던 그룹의 리더싱어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게 그는 비사교적이었으며 인터뷰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랬던 그가 퀸이라는 그룹의 위기와 영광을 가감없이 이야기했다고 한다.  모든 성공한 그룹이 그랬던 퀸 역시 수많은 어려움을 겪고 그 자리에 섰다는 것을 이 책을 알수 있었다. 당당한 목소리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그가 유명해지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알려준다. 자신의 음악과 동료들을 믿었던 그. 그만큼 자부심도 강해, 다른 이들과의 작업은 수월치 않았던 단점도 분명 있었다고 본다.  

이 책은 관심도 없었고, 잘 알지도 못했던 세계에 즐겁게 입문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락, 음악가... 이러한 분야에서 그들 역시 우리와 똑같이 어려움을 겪고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당당했다. 실력이 있어서였을까?) 처음 시작이 어려웠지만, 한 번 집어들자 비교적 수월하게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락이라는 음악에도 조금 더 관심이 생겼다. 일단 이 책을 읽고난 후 퀸의 음악이 어떻게 들리는지 익숙한 곡부터 한곡씩 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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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서아 가비>를 리뷰해주세요.
노서아 가비 - 사랑보다 지독하다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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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노서아 가비를 좋아하는 이유는 말이다...... 이 쓴 맛이 꼭 내 마음을 닮아서이니라."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각양각색일 것이다. 수많은 현대 여성들이 그렇듯 나 역시 커피 중독이라 할 만큼 하루에 커피를 꼭 2잔 이상씩 마신다. 초코시럽과 생크림이 듬뿍 얹어진 카페모카, 씁쓸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매력인 아메리카노, 우유를 넣어 아침에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카페라떼, 그 외에도 각 커피샵에서 내놓는 다양한 신제품들까지. 커피 전문점의 커피도, 편의점의 캔커피도, 인스턴트도 각각 때에 따라 다른 매력이 느껴져 다양하게 즐기곤 한다. 그런 나에게 '노서아 가비'는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커피와 여자에 대한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선뜻 손이 안 갔던 것은 아마 작가 때문이었을 것이다. 책을 여럿 읽은 주위 분들의 추천에도 불구하고 나와 김탁환 작가님의 첫만남은 썩 좋지만은 않았다. 처음 만난 책인 열하광인은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이었지만, 난해한 한문이며, 고어가 책을 즐기기 힘들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이 책 역시 알수 없는 두려움에 손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옆에 있던 책을 무심코 펼쳐보았던 나는 순식간에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역관의 딸로 태어났지만, 곧 나라에 죄를 범한 아버지로 인해 순식간에 가문이 몰락하고 러시아까지 흘러들어간 '따냐'는 사기꾼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고, 그곳에서 다른 사기꾼인 '이반'을 만나게 된다. 천부적인 소질을 지닌 따냐는 이반과 함께 일하고, 사랑하게 된다. 시간이 흘러, 그들은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게 되고, 그곳에서 따냐는 러시아 대사관에서 머물고 있는 고종의 커피 시중을 들게 된다.  

역사 소설가답게 실제 역사 사건을 흥미로운 상상력을 덧붙여 멋진 이야기로 풀어내었다. 활기차고능동적인 여주인공 따냐. 그리고 또다른 주인공인 노서아 가비. 그녀가 커피를 내리는 모습이 책의 내용에서 큰 부분을 차지 하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커피향이 맴도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커피로 사람을 움직이고, 사람을 여는 그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면서도 사기꾼이었던 그녀의 모습이 좋았다. 커피로 위안을 얻는 그녀의 모습도 공감이 갔다.  

"사랑하는 사이에 왜 그런 거리를 두느냐고 묻는 이도 있겠다. 그러나 사랑은 사랑, 습성은 습성이다."  

이 책은 말 그대로 드는 순간 한잔의 커피를 마시듯 순식간에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한문장을 읽을 때마다 날 막히게 했던 어려운 단어들도 없었고, 주인공들의 생각 흐름에 쉽게 공감이 되었다. 이 책을 계기로 다시 한번 김탁환 작가의 다른 책들에 도전해봐야겠다. 작가의 글에 나오듯 나처럼 항상 아메리카노와 라떼 사이에서 고민을 하다 라떼를 택하고, 마시고, 후회하는 그의 모습이 나와 똑같아 기분이 좋아진 건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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