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적 정치 - 좌·우파를 넘어 서민파를 위한 발칙한 통찰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민적정치』 는 정치인에게만 맡겨 두기에 너무나 중요한 정치’(드골)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국 정치의 아쉬운 점을 말하고 이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에 더해 그 해결책을 고민한다. 정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판단을 위해 저자는 다양한 책읽기와 사색, 그리고 타인과의 의견 교환을 제안한다. (31) 하지만 그보다 더욱 강조하는 것은 바로 지금, 한국 정치에서 세월호가 갖는 의미를 이해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앞에서 길게 세월호를 말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세월호는 하나의 상징이었다. 국가가 버린 국민의 삶이 얼마나 참혹해지는지 보여 주는 사건. 그러니 우리 정치의 회복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그곳에서 우리는 국가가 책임을 방기했던 과정을 볼 것이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시스템의 재건을 확인할 것이다. 진상 규명 과정들이 낱낱이 투명하게 밝혀질 때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과 유가족들, 그리고 살아 있는 사람들이 수장되는 상황을 무력하게 지켜봐야만 했던 우리의 이 처참한 아픔들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55)


2014 4 16.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세월호가 침몰했고, 국가는 국민들을, 어린아이와 수학여행중인 고등학생들을, 선생님들을, 승객들을 구조하지 않았다. 이게 세월호 참사의 전부다. 세월호 사건은 놀러가다가 교통사고 난 것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일부 극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 우리나라 국민 전체에게 잊을 수 없는 아픈 상처를 남겼다. 세월호 이후 내수 시장이 침체에 빠지고 오랫동안 헤어나오지 못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세월호는 소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사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게 했다. 사람은 언제든 죽을 수 있고, 갑작스러운 죽음 역시 도처에서 일어나지만, 전 국민이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침몰하는 배를 바라보고 골든타임의 1, 1초에 가슴 졸이는 일은 전혀 다른 경험이다. 우리 모두 상처 입었고 두려웠다.


김밥 도시락과 음료수, 과자와 돗자리를 가방에 넣어줄 때마다, 세월호를 생각한다. 그 아이들도, 몰래 쥐어준 용돈에 웃음을 터뜨리며 그렇게 수학여행을 떠났다. 다시 돌아오지 못 했다. 숨막히는 입시 위주의 교과와 성적이 주는 엄청난 부담감 속에서도 뭐가 그리 좋은지, 교복 입은 아이들은 히히히 웃고 까르르 웃는다. 아이들 가방에 매달려 이리저리 흔들리는 노란 리본을 보며 세월호를 생각한다. 그 아이들도, 교복을 입고는 그렇게 환히 웃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못 했다. 세월호의 아픔은 우리 시대를 꿰뚫는다. 아무도 세월호가 갖는 무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 정치의 회복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에 있다는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의 말이 옳다. 철저한 사건의 진상규명만이 우리의 후회와 슬픔, 그리고 아픔을 달래는 유일한 길이다. 오직 그것만이 세월호 사건 이후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국가란 무엇인가이게 나라냐의 질문, 가장 정치적이며 가장 서민적인 우리의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적 혹은 사회적 주요 사건에 대한 저자의 방대한 지식은 저자의 전공이 정말 정치학이 아닌 기생충학이 맞는가 의심이 들 정도다. 책 곳곳에 숨어있는 촌철살인 유머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 특히 2012년 대선 직전 색깔론에 대한 칼럼은 정말 최고다. 저자의 전공과 정치학적 혜안의 절묘한 조화가 그의 칼럼 좌변기의 꿈에서 아름답게 꽃피는 광경을 직접 확인할 수 있으리라.


무엇보다 나는 저자의 용기와 기백에 감탄했다.


착한 대통령은 아무나 욕한다. 일개 검사와 마주앉아 토론하겠다는 대통령에게는 예의에 어긋나는 말도 쉽게 던진다. 장관도 아니고, 수석도 아니고, 청와대 기술직 직원들과 마주앉아 밥 먹는 대통령에게는 대통령이라는 최소한의 호칭조차 빼버리는 게 언론이란다.


하지만, 논조가 마음에 안 든다고 언론사 사장을 불러다 조인트 까는 정권의 대통령, 정권과 반대되는 의견을 표현했다는 이유로, 세월호를 추모하는 글을 썼다는 이유로, 작가를, 출판사를, 언론사를 친절하게(?) 따로 관리하는 정권의 대통령에게는 침묵의 무거운 무게를 감당하는게 언론이다.


만약 언론이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성실히 이행했다면, 국가 운영 전체를 마비시켰던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최소한의 감시 기능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던 언론, 세월아 가라~ 힘이 빠지는 정권 말기만을 기다렸던 언론은 암흑의 시간에도 건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던, 가장 졸렬한 정권에게도 당당했던 서민의 기개를 본받아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정치는 권리이자 책임이다라는 문단에서 저자는 국민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대통령을, 국회의원을, 기타 공직자를 부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이상 금배지의 전횡과 특권을 방관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자고 말한다. 감시와 견제, 관심과 애정만이 자신들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고 움직이는 정치인들의 시선을 국민들의 시선과 일치시킬수 있는 방법이라 말한다.


홍대 프리허그에 참여(?)하기 위해 집을 나설 때만 해도, 그 행사가 수도권에서의 마지막 유세인줄 알았는데, 대선 전날 광화문 유세가 예정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주말에 혼자 외출하고, 엄마가 또 나간다는 말에 어색한 분위기 만들어질 찰나.


딸애에게는 어버이날 선물 특별히 준비한 거 없으면, 선물을 이걸로 하자고 했다. 아롱이에게는 참치김치볶음밥을 만들어놓았다. 남편에게는 카톡을 보냈다. “여보, 오늘까지만내일은 가정으로 돌아올께요.”


그 다음날부터는 가정으로 돌아올 줄 알았는데, 웬걸, 이런 아름다운 사진들이 주의를 끈다. 관심과 애정. 나는 관심과 애정을 쏟으려 한다. 거짓말과 말 바꾸기, 유체이탈 화법과 불통의 정치가 이제 막 변하고 있다. 증세 없는 복지 안구정화 서비스, 진정한 소통, 찾아가는 민원 해결 서비스, 상식의 상식화가 눈앞에서 펼쳐진다.


자고로 진정한 서민정치, 서민적정치의 시작이다.


시작이다. 이제부터.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galmA 2017-05-19 0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갈 때 잘 다녀오라고 등 두드려주던 동네 꼬마도 인상 깊었져~

단발머리 2017-05-19 11:20   좋아요 1 | URL
요즘에 문대통령님 사진 찾는게 제 일인데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말씀하신 사진 못 봤어요.
찾아볼 것이야요~~~~~ 헤헤^^

2017-05-19 1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9 14: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9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19 15:3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