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거면 그냥 테일러 회사에 들어가! 라고 말하는 엄마가 있었다. 그게 나다. 큰아이는 테일러에 대한 칭찬을 자기 것으로, 그에 대한 비난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녀의 희노애락이 모두 그 애의 것이다. 큰아이는 테일러 스위프트를 사랑한다. 테일러가 도쿄에서 공연을 했을 때, 자기 인생을 통틀어 테일러가 자기한테 제일 가까이 왔다고 지나치게 감격해하기에, 도쿄 티켓팅에 실패한 아이의 마음을 위로하고자 지나가는 말로 한 마디 했다. 그니깐, 그냥 개인이 테일러 표를 구하는 거는 거의 불가능한가 봐, 그치? 그에 영감을 받은 건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큰아이는 그 때부터 표 구하기 어려운 유럽이나 땅덩어리가 너무 넓은 미국보다는 그나마 접근성이 좋은 싱가포르의 티켓을 ‘기업적으로‘ 리셀하는 사이트에 들락날락하였고. 웃돈을 주면 그 표를 구할(!) 수는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혼자 가겠다고 하면 아빠가 허락 안 할게 뻔해서 어째야 하는 상황. 큰아이의 베프도 광클 기예로 일본 아이돌의 공연을 예매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가지 못했다는 것을 알기에 망설이던 찰나에. 그래, 그럼 엄마가 같이 갈게. 엄마가 같이 가면 되잖아.
그래서 싱가포르에 간다. 남동생이 초대해서 엄마, 아빠, 우리 가족 셋이 싱가폴에 갔던게 10년 전. 남동생이 다 알아서 해주니깐 신경쓸 게 하나 없었지만, 초등생이었던 아이 손 꼭 잡고 다녔는데, 이제는 그 손 놓치면 내가 더 큰일이라 열심히 따라다니겠다 약속을 했다. 아빠 닮아서 얼마나 계획을 촘촘히 짜는지 보다 못한 내가... 근데, 거기 30도고, 한낮에는 돌아다니지 말라는데... 라는 말을 덧붙이기는 했다. 하루 평균 1,500보, 맥시멈이 8,000보인 내가 잘 따라다닐지 너무나 걱정되지만. 가긴 간다.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나가면....
아이패드에 다운받아 가는 책은 이렇게 두 권. 짐 마지막 확인하고 냉장고 청소하고 집 대충 정리하는 그 바쁜 아침에 알라딘 셀럽 페이퍼 보고 구입한 책은 이거. 하나도 못 읽어도 가져는 가는 마음. 취미요? 아, 취미는 ….. 독서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