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하니 친구가 보고 싶어, 친구가 보고 있는 책을 꺼내고, 친구들과 함께 읽는 책을 꺼내고, 친구들이랑 같이 읽는 책을 꺼내고, 친구들이 나눠 읽겠다던 책도 꺼내놓는다. 책을 쌓고는 친구가 쓰는 앱으로 사진을 찍는다.
태풍이 지나가듯 이렇게 한 주가 지나고 흐릿한 아침. 서울은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비가 온다고 해 큰애 가방에 작은 우산을 넣어 주었다.
대부분의 사람이 다니던 직장에서 밀려나 입주 간병인, 대리주차원, 베이비시터 등의 저임금 직종으로 이직하는 나이에 나는 내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도덕적 분노에 불을 지피는 문제에 관해 계속 글을 쓰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그러면서 내가 창립에 깊게 관여한 ‘이코노믹 하드십 리포팅 프로젝트Economic Hardship ReportingProject‘를 통해서 빈곤 혹은 피부색, 성별, 성적 지향 때문에, 혹은 너무 어리거나 너무 나이가 많아서 글을 발표할 수 없는 저널리스트들을 돕는 데 노력하고 있다. 대릴, 조, 린다 같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그들이 번창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큰 기쁨이다. 성화 봉송의 정신으로 이 책을 그들에게 바친다. - P22
나는 닦고, 청소하고, 케첩 병을 채우고, 치즈 케이크가 충분히 있는지 보고 또 봤다. 심지어 고객 평가 카드가 제자리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지 보기 위해 테이블을 돌기까지 했다. 그러는 동안 온전히 매니저에게 보여 주기 위해 이렇게 연극을 하면서 태우는 열량이 얼마나 될까 생각했다. 손님이 하나도 없어서 특히 조용했던 어느 날 오후, 누군가가 놓고 간 《USA투데이》 신문을 내가 곁눈으로 슬쩍 보는 것을 발견한 스튜는 부서진 청소기로 식당 바닥 전체를 청소하라고 명령했다. 손잡이가 60센티미터밖에 안 되는 그 청소기로 청소하려면, 정형외과 신세를 지지 않기 위해서 무릎을 꿇는 수밖에 없었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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