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는 책의 저자 엘리자베스 길버트(길버트. 지난 며칠간 나를 들뜨게 했던 길버트. 길버트 아닌 다른 길버트. 하여간 길버트) 이혼 소송 중에 사귀던 사람이다. 눈부시게 잘생기고 세상 경험이 많고, 독립적이며, 채식주의자에 입이 거칠고, 영적이며, 위험한 매력을 지닌 남자. 신의 섹시한 신입 유격수(35). 남자, 아름답고, 완벽하며, 나를 사랑해주는 열정적인 남자가 빨래를 해준다. 빨래를. 




서로를 똑같은 별명으로 부르는 우리는 일심동체였다. 우리에게는 함께 목표, 맹세, 약속, 저녁식사가 있다. 그는 내게 책을 읽어주고, 빨래까지 해주었다. (처음 일이 있던 , 나는 깜짝 놀라 수잔에게 경이로운 사건을 보고했다. 마치 공중전화를 걸고 있는 낙타라도 사람처럼. “남자가 빨래를 해줬다니까! 심지어 어떤 옷은 손빨래까지 해줬어!”라는 말에 수잔은 똑같은 대답을 반복했다. ˝어쩜 좋니, 정말 큰일났다.˝) (36) 




남자, 완벽한 남자, 인생보다 , 소중한, 위대한 남자가 그녀를 떠난다. 절망에 빠져 허우적대던 그녀가 에너지와 자신감을 되찾으면 그녀를 향한 그의 열정이 다시 불붙는다. 둘은 재결합하고, 며칠 혹은 몇주간 꿀맛 같은 며칠을 보낸다. 하지만 결국 그는 다시 뒷걸음질치고, 그녀는 매달린다. 그는 다시 떠난다. 


경제적으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서술하고 있는데도 나는 자꾸 웃는다. 이런 문장 때문에. 데이비드는 내게 흥분제인 동시에 크립토나이트(슈퍼맨을 무력하게 만드는 암석-옮긴이, 41)였다. 흥분제인 동시에 크립토나이트였다. 크크. 크크크. 



그가 아무리 철철 넘치는 매력의 소유자라 해도 취향은 데이비드가 아니라 엘리자베스 쪽이다. 엘리자베스, 그녀가 스타일이다. 정확히는 엘리자베스 길버트. 길버트. , 나의 길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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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12-20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잘 맞는데 왜 그는 자꾸 떠나나요? ㅜㅜ

단발머리 2019-12-20 16:13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ㅜㅜ 엘리자베스 길버트도 그렇게 말합니다. 이토록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녀의 진단은 이렇습니다. 자신이 속한 세계의 몰락으로 인한 충격(9.11 테러사건)과 남편과의 지난한 이혼 소송 과정에서 그녀가 데이비드에게 너무 큰 부담을 준 것 같다고요. 데이비드로서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자신감에 넘치던 여자가 알고 보니 혼자 남겨지면 끝없는 슬픔의 블랙홀이 된다는 사실에 놀란것 같다(37쪽)고요. 그녀 스스로도 말합니다. 나는 그에게 중독되어 있었다. 그의 관심이 시들어가자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증상에 빠졌다ㅠㅠ

다락방 2019-12-20 16:17   좋아요 0 | URL
저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번역서로 몇 년전에 읽었는데 싫어했어요 ㅋㅋ 책이 너무 수다스럽다고 해야되나, 제 타입 아니더라고요. 그런데 단발님 페이퍼 읽으니 다시 읽어봐야하나 싶어져요. 왜냐면 저 사랑.. 기억이 안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독서란 무엇인가.....

단발머리 2019-12-20 16:21   좋아요 0 | URL
저는 이전에 영어로 반 읽고 어제부터 다시 읽고 있는데, 이건 뭐.... 다른 책입니다. 아주 새롭고 재미있고 그러네요. 그 말은 맞는 것 같아요, 수다스럽죠. 근데 오늘 같은 노곤한 금요일 오후에는 어울리는 것 같아요.
중독에 대한 이야기죠. 사랑에 중독된 한 여성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랑이야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12-20 16:25   좋아요 0 | URL
저는 사랑에 중독되진 않았지만 한 남자에게 중독된 적이 있었죠. 그런 제가 이렇게 꼴페미가 되어버렸어요? 인생은 참 알 수 없는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9-12-20 16:29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이에요. 그 무엇에 대해서도,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지나친 확신을 갖는 건 위험한 것 같아요.
우리는 당장 내일 일도 알 수가 없으니까요.
전 한 남자에게가 아니라 사랑이라는 감정에 중독된 적이 있었죠. 앞으로 그러지 않으리라 확신할 수 있을까요? 인생은 참 알 수 없으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확신 금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19-12-20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다시 읽어야겠어요. 근데 다시 읽어야하는데 길버트 보고싶다 ㅋㅋ 길버트 보고난 후에 다시 읽을까봐요.

단발머리 2019-12-20 17:01   좋아요 1 | URL
나.... 넷플릭스 없는데 하루에 길버트 3-40번씩 만나요. 어떻게 가능하냐면요. 계속 Anne & Gilbert를 검색해요.
계속 .... 앤 & 길버트, 길버트 & 앤, 앤과 길버트, 길버트와 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19-12-20 17:14   좋아요 0 | URL
사랑에 빠져버렸나봐 어째............... 제가 한편 보고 다시 와서 댓글을 달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서니데이 2019-12-24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2019년 서재의 달인 북플마니아 축하드립니다.
올해도 좋은 이웃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

단발머리 2019-12-30 07:45   좋아요 1 | URL
어머!! 서니데이님! 댓글 제가 바로 보기는 했는데, 답글을 단 줄 알고 있었네요ㅠㅠ
항상 다정하게 말 걸어주셔서 감사해요.
서니데이님도 올 한 해 좋은 활동 보여주셔서 서재의 달인 되신 거 축하드려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