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것인 줄 알았는데알고 보니 내 것인물 한 꾸러미그 속에서 헤엄치고 싶어잠들면 내 가슴을 헤적이던,물의 나라그곳으로 잠겨서 가고 싶어당신 시선의 줄에 매달려 가는조그만 어항이고 싶어 - P50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너에게 쓴 마음이벌써 길이 되었다.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마침내는 내 생 풍화되었다. - P52
‘나는 유전자가 만든 몸에 깃들어 있지만 유전자의 노예는 아니다. 본능을 직시하고 통제하면서 내가 의미 있다고 여기는 행위로 삶의 시간을 채운다. 생각과 감정을 나눌 수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가치 있다고 여기는 목표를 추구한다. 살아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삶의 방식을 선택할 권한을 내가 행사하겠다. 유전자·타인·사회·국가·종교·신, 그누구 그 무엇에도 의존하지 않겠다. 창틀을 붙잡고 선 채 죽은 그리스인 조르바처럼!‘본문 128p.
복하는 것을 열성性이라고 한다. 모든 유전자는 가장 먼저대립유전자와 경쟁한다. 그렇지만 유전자는 목적의식을 가진 행위 주체가 아니다. 단지 잘 흩어지지 않는 염색체의 조각일 뿐이다. 그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 P123
호모 사피엔스는 20만 년 전 등장해 지구의 최상위포식자로 등극했다. 언어·예술·종교·농업·산업·도시·국가를 창조하고 과학기술을 연마해 자기 자신과 우주가 무엇이며 어디에서 왔는지 알아냈다. - P126
그러나 인류의 시간은 찰나에 불과하다. 지구생명의 역사를 하루로 환산하면 20만 년은 여름밤 반딧불이가 두어 번 깜박인 정도의 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 P126
생명의 나이는 곧 유전자의 나이다. 어떤 생물 개체와동식물의 군집도 유전자처럼 오래 존속하지 않았다. 오직 유전자만이 40억 년 가까운 시간 동안 생존하고 번성했다. 유전자는 다양한 기계를 만들어 생존에 성공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대단히 복잡한 생존기계다. - P126
우리는 개인으로 그리고 때로는 집단으로 생존경쟁을 한다. 다른 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겉보기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보면 자연선택은 유전자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 P126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나는 인문학이 준 이 질문에오랫동안 대답하지 못했다. 생물학을 들여다보고서야 뻔한답이 있는데도 모르고 살았음을 알았다. ‘우리의 삶에 주어진 의미는 없다.‘ 주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찾지 못한다. 남한테 찾아 달라고 할 수도 없다. 삶의 의미는 각자 만들어야한다. ‘내 인생에 나는 어떤 의미를 부여할까?‘ ‘어떤 의미로 내 삶을 채울까?‘ 이것이 과학적으로 옳은 질문이다. 그러나 과학은 그런 것을 연구하지 않는다. 질문은 과학적으로하되 답을 찾으려면 인문학을 소환해야 한다. 그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인문학의 존재 이유이자 목적이다. - P127
‘나는 유전자가 만든 몸에 깃들어 있지만 유전자의 노예는 아니다. 본능을 직시하고 통제하면서 내가 의미 있다고여기는 행위로 삶의 시간을 채운다. 생각과 감정을 나눌 수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가치 있다고 여기는 목표를 추구한다. 살아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삶의 방식을 선택할 권한을 내가 행사하겠다. 유전자·타인·사회·국가·종교·신, 그누구 그 무엇에도 의존하지 않겠다. - P128
창틀을 붙잡고 선 채 죽은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나는 어릴 때부터 종교에 대해 여러 의문을 가졌고 독서와 대화와 경험으로 답을 생각해냈다. 대략 이런 것이다.신은 존재하는가? 아니다. 누구도 신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했다. 증명할 책임은 신을 믿는 사람에게 있다. 종교가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가? 아니다. 종교는 인간이 만들었고 종교인은 보통 사람과 다르지 않다. 종교는 도덕을 제공하는가? 그렇다. 그렇지만 종교가 없다고 해서 도덕을 세울 수 없는건 아니다. - P130
마르크스는 『공산당선언』에 이러한 ‘공산주의 천년왕국의 꿈‘을 펼쳐 보였다. - P135
도조신道祖神 도로의 악령을 막고 여행하는 사람을 수호해 준다고 하는 신
오메쓰케에도 막부에서 무사의 비행을 감찰하던 직책
참근교대参勤交代 에도 시대에 각 지방의 영주들이 격년 교대로 에도에 올라가 막부에서 근무하던 제도
노름을 좋아하시고 어쩌다 크게 져서 엄청난 곤경에 빠졌다. 하지만 다른 땅의 산물을 따내어 주신 적도 있다. 등에 신과의 거래도, 육면 님도 등에의 신도 뿌리부터 사악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성립된 이야기다. 어딘가 익살스럽고 귀엽다.
사람과 가깝고, 사람과 비슷하고, 사람과 똑같이 웃거나 기뻐하거나 즐거워하거나 분하게 여기기도 하는, ‘우리의’ 토지신.
"그렇다면 지금 이러고 있는 지상은 어떨까. 타지 사람인 새 번주의 호불호만으로 수호신을 통째로 불태우고 부수고 지워 버리는 벌 받을 짓이 허락되는 이곳은 어떤 곳일까."
사쿠지카타作事方 에도 막부의 건축, 토목 공사 관련 하급 관리를 이르는 말
"후회하고 계시기 때문이군요" 하고 도미지로는 말했다. "아버님과 형님과 누님을 구하려고 하지 않았다. 찾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오로지 도망치는 것만 생각하고 말았다. 자신의 목숨을 우선으로."
맑은 가을날, 오전에 미시마야의 부엌문으로 늘 드나드는 채소장수가 왔다. "좋은 밤이 들어왔는데 어떠십니까?"
늦더위도 오래 앉아 있는 손님처럼 질질 끄는데 사라질 때는 인사도 없다. 그리고 가을은 닌자처럼, 정신을 차려 보면 거기에 있다.
야요이를 지키기는커녕 야요이의 부축을 받으며 모치타로는 집으로 돌아왔다. 물터에서 다시 한번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이 나라의 그림 지도 위에 많은 땅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는, 그런 주사위 놀이였지요." 그 위에서 병의 신과 가뭄의 신이 주사위를 던진다. 나온 눈의 수만큼 나아가기도 하고 쉬기도 하고 되돌아가기도 한다. 어디에서 멈출 것인가, 역신은. 어디로 갈 것인가, 가뭄의 신은. 도미지로도 그 무서운 의미를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다음 갈 곳을 정하고 있었다는 거로군요."
우울해하지 말자, 겁먹지 말자. 강해지자. 서로 격려하는 소녀와 소년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설날 노름의 마을은 몹시 북적거렸고 여관에는 신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긴 뒤에는 더 이상 노름을 하시면 안 됩니다. 부디 한 번만, 딱 한 번의 승부로 그만두십시오. 그리고 이 마을에는 두 번 다시 오지 마십시오."
눈꺼풀 안쪽에 하타마무라의 목화밭 위를 날아다니는 산제비를 떠올려 보았다. 마음이 따뜻하게 젖고, 아버지와 형, 누이의 웃음소리가 귓속에 되살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