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은 636년 당나라에 유학하여 청량산(淸凉山, 일명 오대산)에 들어갔다. 자장은 청량산 북대(臺)에 올라 문수보살상 앞에서 삼칠일(21일)간정진하니 하루는 꿈에 이역승(僧 또는 梵僧)이 나타나 범어로 게송을들려주었다.
하라파좌 달예다거야낭가사가 달예노사나자장은 이 희한한 범어의 뜻을 당연히 알 수 없었는데 이튿날 아침 다시 이역승이 나타나 번역해주었다.
모든 법을 남김없이 알고자 하는가.
본디 바탕이란 있지 않은 것.
이러한 법의 성품을 이해한다면곧바로 노사나불을 보리라. - P135

그러고는 비록 가지 가르침을 배우더라도 이보다 나은 것이 없소"
라고 덧붙이고는 가사와 사리 등을 전하고는 사라졌다. 자장은 이제 수기(記)를 받았으므로 북대에서 내려와 당나라 장안으로 들어가니 당태종이 호의를 베풀며 맞아주었다. - P135

가르쳤으나 가르침이 없는 경지
글쟁이를 업으로 삼은 것은 아니지만 논문, 비평문, 해설문, 잡문에 답사기까지 식성껏 글을 써오다보니 나도 모르게 몇 가지 글버릇이 생겼다. 고백하건대 반드시 만년필이어야 하고, 원고지는 나의 전용 1천자원고지여야 하며, 구상은 밤에 엎드려 하고, 글은 낮에 책상에 앉아서 쓰며, 먼저 제목을 정해야 쓰기 시작하고, 첫 장에서 끝 장까지 단숨에 써야 되는데 글쓰는 동안에는 점심 저녁도 무드 깨질까봐 대충 때운다. - P137

아내는 월운스님이 강술한 금강경을 주고 간다. 밤새 읽어가다보니25번째 마디, 화무소화(化無所化), 번역하여 ‘교화(化)하여도 교화함이없음‘ 풀이하여 ‘가르쳤으나 가르침이 없는 경지‘에 이러한 구절이 나온다. 부처님이 장로(長老) 수보리(須菩提)에게 하는 말이다. - P139

수보리야! 너희들은 여래가 중생을 제도하리라고 여기지 마라. (...)진실로 어떤 중생도 여래가 제도할 것이 없느니라. 만일 어떤 중생을여래가 제도할 것이 있다면 이는 여래가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相), 수자상(壽者相)이 있다는 것이니라. 수보리야! "아상이 있다"라고 한 것은 곧 아상이 아니건만 범부들은 아상이 있다고 여기니라 수보리야! 범부(凡)라는 것도 범부가 아니고 그 이름이 범부일 뿐이니라. - P139

*이렇게 아리랑은 지역과 세대를 불문하고 광범위하게 전승되고 있다는 점과 누구나 쉽게부를 수 있고 재창조할 수 있다는 다양성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2015년에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보존·전승되고 있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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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라 : 킹 오브 몬스터
마이클 도허티 감독, 밀리 바비 브라운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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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지구적 생태계 교란 사태(타이탄 각성)에 따른 위기관리 및 내부통제 부실 검토보고

— 영화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2019)를 통해 본 외래 생태계 교란종 무단 방사의 폐해와 지휘통제 시스템 붕괴

※ 본 보고서는 2019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 속 사건을 오늘날의 행정제도 및 위기관리 시스템에 비추어 재구성한 풍자적 검토보고서임. 아래 행정절차 누락 및 지적사항은 가상의 감사 관점에서 작성한 것으로, 실제 법령 적용 및 위법 여부를 판단한 것은 아님.

1. 검토 배경 및 목적

가. 검토 배경

ㅇ (대규모 인명 및 재산 피해 발생) 2019년 모나크 소속 엠마 러셀 박사가 환경 테러리스트와 결탁하여 거대 생명체인 기도라와 로단 등을 각성시켰으며, 이후 기도라가 전 세계 타이탄을 동시다발적으로 깨우면서 초유의 재난과 대규모 사상자 발생

나. 검토 목적

ㅇ (위기관리 시스템 붕괴 원인 규명) 생태계 복원을 명분으로 자행된 미확인 외래 생명체 무단 방사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신무기 사용에 관한 지휘부의 오판 및 국가핵심기술(오르카) 통제 부실 등 총체적 행정 실패의 원인 분석

2. 주요 문제점 및 행정관리 부실 검토

가. 미확인 외래 생태계 교란종(기도라) 무단 방사 및 검역 부재

ㅇ (원산지 미확인 및 생태계 파괴) 자연 생태계 복원이라는 자의적 신념에 빠져 남극에 봉인된 기도라를 각성시켰으나, 이후 기도라가 지구 토종 생명체가 아닌 외계 기원 생명체로 밝혀지면서 전 지구적 생태계 파괴 초래

ㅇ (검토의견) 아무리 생태계 복원이라는 선의의 목적이라도 미확인 생명체를 자연에 방사하기 전에는 원산지 교차 검증과 생태계 교란 여부에 대한 철저한 사전 평가가 선행되어야 할 사안임

ㅇ (주요 지적사항) 생태계위해성평가 누락, 외래 생태계 교란종 수입·반입 및 자연환경 방사 허가 절차 전면 위반

나. 현장 전문가 의견을 배제한 지휘부의 탁상행정

ㅇ (전문가 패싱 및 무기체계 오남용) 기도라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토종 생명체인 고질라의 방어 기제를 신뢰해야 한다는 현장 전문가(세리자와 박사)의 강력한 권고를 묵살한 채, 미군 지휘부가 신무기(산소 파괴자) 투하 강행

ㅇ (검토의견) 그 결과 정작 박멸해야 할 교란종(기도라)은 생존하고 생태계 방어종(고질라)만 치명상을 입게 된바, 책상머리 판단이 현장의 실체적 진실을 가린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실패 사례임

ㅇ (주요 지적사항) 중대 재난 현장 대응 시 관계기관 협의 및 현장 전문가 자문 절차 누락, 무기체계 환경영향 검토 부실

다. 국가핵심기술(오르카) 내부통제 및 보안 시스템 붕괴

ㅇ (전략 자산 사유화 및 유출) 전 지구적 거대 생명체의 행동을 유도하고 통제할 수 있는 비대칭 대량살상무기급 음파 발생 장치(오르카)가 개발자인 엠마 러셀의 테러조직 공모로 악용되어 범지구적 재난 유발

ㅇ (검토의견) 이는 단순한 개인의 도덕적 해이를 넘어, 위험 기술을 개발하고 관리한 모나크 조직 전체의 보안 인가 시스템과 내부 감찰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치명적 관리 부실임

ㅇ (주요 지적사항) 국가핵심기술 유출 방지 조치 위반 및 연구시설 내부통제, 보안관리 매뉴얼 전면 부실

라. 자의적 판단에 따른 구제 활동(결자해지)의 한계

ㅇ (개인적 죄책감에 기인한 사태 수습) 사태를 유발한 엠마 러셀이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고 가족을 구하기 위해 오르카를 이용한 기도라 유인작전에 참여하였으며, 마지막에는 홀로 남아 가족과 구조대의 대피 시간을 확보하고 희생

ㅇ (검토의견) 마지막 희생(결자해지)을 통해 인명 구조에 기여한 정상은 참작되나, 재난 유발자가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는 이유로 이미 발생한 대규모 인명 피해의 본질적 책임까지 면책될 수는 없음

ㅇ (주요 지적사항) 고의적 재난 유발행위에 대한 책임 규명 및 사후 구제 활동에 따른 정상참작 범위 검토

3.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가. 종합 판단

ㅇ (참사의 본질) 본 사태는 개인의 맹목적 신념이 낳은 외래 생태계 교란종 불법 방사 참사이자, 현장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한 지휘부의 오판과 조직의 내부통제 부실이 결합하여 발생한 총체적 행정 재난임

나. 정책적 시사점

ㅇ (팩트 기반의 위기관리) 검증되지 않은 가설이나 개인적 신념보다 객관적인 위험정보와 현장 전문가의 의견에 기반하여 재난 대응 정책 결정

ㅇ (책임 행정의 구현) 타인이 초래한 재난을 수습하기 위해 스스로 희생한 세리자와 박사의 사례를 거울삼아, 의사결정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과 조직의 내부통제 체계 확립 필요

다. 결론

ㅇ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외래 위험(기도라)을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세상에 풀어놓은 개인의 교만과, 이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 조직의 관리 부실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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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스컬 아일랜드 (1disc)
조던 보트 로버츠 감독, 존 굿맨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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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컬 아일랜드 탐사사업 사전 행정절차 및 안전관리 실태 검토보고

— 영화 《콩: 스컬 아일랜드》(2017)를 통해 본 무분별한 사업 추진의 폐해와 사전 행정절차의 중요성

※ 본 보고서는 1973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 속 사건을 오늘날의 행정제도에 비추어 재구성한 풍자적 검토보고서임. 아래 행정절차 누락 지적은 가상의 감사 관점에서 작성한 것으로, 실제 법령 적용 및 위법 여부를 판단한 것은 아님.

1. 검토 배경 및 목적

가. 검토 배경

ㅇ (대규모 인명 피해 발생) 1973년 모나크 소속 빌 랜다가 주도한 스컬 아일랜드 탐사 과정에서 무분별한 폭발물 투하와 거대 생명체의 공격으로 다수의 군인과 탐사대원이 사망하는 참사 발생

나. 검토 목적

ㅇ (사업관리상 문제점 규명) 탐사 대상 지역에 대한 사전조사와 위험성 검토, 현장 안전관리 및 정보 공유 실태를 분석하고, 오늘날 각종 영향평가와 사전 행정절차의 필요성 고찰

2. 주요 문제점 및 사전 행정절차 검토

가. 산림 훼손 및 원주 생태계 침해

ㅇ (생태계 보전대책 부재) 원시림과 독자적인 생태계가 유지되고 있는 미지의 섬에 사전조사 없이 진입하여 폭발물을 투하함으로써 기존 생명체의 서식환경을 침해

ㅇ (검토의견) 스컬 크롤러와의 싸움으로 부모를 잃고 섬의 생태계를 지켜온 콩의 영역까지 침범한 것으로, 오늘날 산지관리 및 자연환경 보전 관점에서는 개발행위에 앞서 생태계 현황과 보전 필요성에 대한 검토가 요구되는 사안임

ㅇ (주요 지적사항) 산지전용허가 및 산지전용타당성조사 등 관련 절차 검토 누락

나. 환경영향평가 및 재해영향평가 사전검토 부실

ㅇ (환경 및 재해 위험 간과) 지진파 탐지를 명분으로 폭발물을 대량 투하하면서 소음, 진동에 따른 생태계 교란과 거대 생명체의 반응 등 잠재적 위험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헬기 추락 등 대규모 인명 피해 초래

ㅇ (검토의견) 오늘날 환경영향평가 및 재해영향평가의 취지는 사업 시행 전에 위험요소를 예측하고 피해를 예방하는 데 있으므로, 사업별 적용 요건에 따른 평가와 필요한 안전대책을 우선 검토했어야 할 사안임

ㅇ (주요 지적사항) 전략환경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및 재해영향평가등의 협의 대상 여부 검토 누락

다. 지하안전 검토 부재 및 지하 생태계 교란

ㅇ (지하 생태계 교란) 섬의 지하 구조와 생명체의 서식환경을 충분히 파악하지 않은 채 지진파 탐지용 폭발물을 투하하여 지하 생명체를 자극하고 생태계 교란 위험 초래

ㅇ (검토의견) 현행 지하안전평가가 모든 탐사행위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나, 지반 진동과 지하 공동 등에 대한 위험성 검토 없이 폭발물을 사용하는 것은 사전 예방 원칙에 부합하지 않음

ㅇ (주요 지적사항) 지하안전평가 대상 여부 및 지하 공동에 대한 사전 안전성 검토 누락

라. 국가유산 영향진단 및 매장유산 조사 부실

ㅇ (문화유산 조사 부족) 원주민의 독자적인 생활문화와 거대 생명체의 유골 등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있는 흔적이 존재함에도 관련 현황을 파악하기 전에 무장 진입과 폭발물 투하 강행

ㅇ (검토의견) 오늘날 국가유산 보호 관점에서는 국가유산 영향진단과 매장유산 지표조사 등 관련 절차를 검토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시굴조사, 발굴조사 및 보존대책을 마련해야 할 사안임

ㅇ (주요 지적사항) 국가유산 영향진단 및 매장유산 지표조사, 필요시 시굴조사 등 관련 절차 검토 누락

마. 해상 접근 및 탐사 안전대책 부재

ㅇ (위험한 기상조건에서 탐사 강행) 거대한 폭풍우로 둘러싸인 섬에 헬기를 이용해 진입하면서 기상 위험과 비상 상황에 대한 대응체계 미흡

ㅇ (검토의견) 해상 및 항공 안전관리 관점에서 접근 경로의 위험성, 기상 악화 시 중단 기준, 통신체계 및 비상 철수계획 등을 사전에 확보할 필요가 있었음

ㅇ (주요 지적사항) 해상교통안전진단 대상 여부 검토 및 해상, 항공 접근에 관한 사전 안전대책 수립 누락

바. 발주기관의 정보 은폐 및 현장 책임

ㅇ (탐사 목적 및 위험정보 공유 부족) 빌 랜다는 일반적인 지질조사와 지도 제작을 명분으로 탐사대를 조직했으나, 실제 목적이었던 거대 생명체의 존재 확인과 관련 위험을 군 지휘부 및 현장 참여자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음

ㅇ (검토의견) 탐사 목적과 핵심 위험정보를 보유한 모나크 및 랜다의 책임과 명령에 따라 현장에 투입된 군인들의 책임은 구분되어야 하며, 정보 부족 상태에서 위험을 감당한 현장 인력의 희생을 불가항력적 사고로만 볼 수 없음

ㅇ (주요 지적사항) 탐사 목적 및 위험정보 공유 절차 부실, 지질조사용 굴착행위를 수반하는 경우 관할 지자체 굴착행위 신고 여부 검토 누락

3. 결론 및 정책적 시사점

가. 종합 판단

ㅇ (참사의 본질) 스컬 아일랜드 참사는 미지의 생태계에 대한 충분한 조사 없이 탐사를 강행하고, 위험정보를 현장에 제대로 알리지 않은 사업 추진 주체의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된 인재임

나. 정책적 시사점

ㅇ (사전 예방의 중요성) 오늘날의 각종 영향평가와 안전관리 절차는 이러한 위험을 사업 시행 전에 발견하고 예방하기 위한 제도로, 사업별 적용 요건에 따라 필요한 절차를 이행하고 그 결과를 실제 사업 추진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함

다. 결론

ㅇ 결국 문제는 콩이 아니라 랜다였음. 콩은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 했지만, 랜다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 애먼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렸음

원칙은 지키면서도 일을 되게 만드는 것.

일을 되게 하겠다고 원칙부터 무너뜨려서는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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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 블루레이] 나는 전설이다 : 슬립케이스 증정 (1disc: 4K UHD Only)
프랜시스 로렌스 감독, 윌 스미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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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설이다

— 영화 《나는 전설이다》(2007)를 보고, 문명 붕괴 속 고독한 생존과 인류를 위한 마지막 희생

영화 소개

* 제목 :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
* 감독 : 프랜시스 로런스
* 주연 : 윌 스미스(로버트 네빌), 앨리스 브라가(안나), 샐리 리처드슨(조이 네빌)
* 제작국가 : 미국
* 개봉연도 : 2007년
* 장르 : SF, 재난, 스릴러, 좀비
* 작품 특징 : 바이러스 감염으로 문명이 붕괴한 뉴욕을 배경으로, 홀로 살아남은 한 인간의 고독과 상실, 인류를 위한 마지막 희생을 그린 영화

1. 사람이 사라진 뉴욕

암을 정복하기 위해 개발한 신약이 인류를 멸망의 위기로 몰아넣는다.

영화 《나는 전설이다》는 이렇게 시작한다.

암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한 KV 바이러스가 치명적인 변이를 일으키면서 인류는 사실상 붕괴한다. 영화 속 설정에 따르면 바이러스의 치사율은 90%에 이르고, 약 5억 8,800만 명은 변종 인간으로 바뀌었으며, 면역을 가진 사람은 1,200만 명도 남지 않았다.

인류를 구하려던 의학의 성과가 도리어 인류를 멸망 직전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뉴욕은 봉쇄되고, 사람들은 죽거나 변종 인간으로 바뀌었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번화했던 도시에는 더 이상 사람도 자동차도 보이지 않는다. 거리는 텅 비었고, 야생동물들이 도심을 돌아다닌다.

그곳에 홀로 살아남은 사람이 로버트 네빌이다.

네빌은 군의관이자 과학자다. 낮에는 식량과 필요한 물자를 구하고, 밤에는 집 안에 숨어 지낸다.

변종 인간들은 햇빛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따라서 낮에는 네빌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지만, 밤이 되면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다.

낮의 뉴욕은 고요하고 평화로워 보인다. 그러나 밤의 뉴욕은 변종 인간들이 지배하는 공포의 공간이다.

결국 그 넓은 뉴욕이 네빌에게는 벗어날 수 없는 생존의 감옥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무섭게 느껴지는 것은 변종 인간들의 모습이 아니다.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다.

먹을 것도 있고, 살 집도 있고, 필요한 물건도 구할 수 있다. 사람들의 간섭을 받을 일도 없다.

하지만 아무리 넓은 집에서 좋은 음식을 먹고 살아간들,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어떨까.

사람이 가장 많이 모여 살던 뉴욕이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공간으로 바뀌었다.

그 역설이 이 영화의 첫 번째 공포다.

2. 샘, 마지막으로 남은 가족

네빌에게는 반려견 샘이 있다.

샘은 단순히 주인을 따라다니는 개가 아니다. 가족을 잃고 홀로 살아가는 네빌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동반자이자 가족이다.

네빌은 샘과 함께 매일 정해진 일상을 이어간다.

낮에는 먹을 것을 구하고, 필요한 물자를 확보하고, 연구실에서 치료제를 개발한다. 허드슨강 쪽에 정박한 배에서 샘과 함께 골프를 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또한 살아남은 사람이 있기를 바라며 방송을 송출하고, 누군가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찾아오기를 기다린다.

이러한 일상이 인상적이었다.

이미 세상은 무너졌는데도 네빌은 정해진 시간에 움직이고, 운동하고, 연구하며 자신의 생활을 유지한다.

그에게 일상의 규칙은 단순한 습관이 아닐 것이다.

완전히 무너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 붙잡고 있는 삶의 질서다.

그런 네빌의 곁에는 언제나 샘이 있다.

이야기를 나눌 사람 하나 없는 세상에서 샘은 네빌의 말을 들어주는 유일한 존재다.

그런데 샘마저 잃는다.

변종 개들과 싸우던 샘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네빌은 샘을 살리려 하지만 결국 감염이 진행되고, 자신의 손으로 샘의 마지막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참으로 가슴 아픈 장면이다.

이미 아내와 딸을 잃은 사람이다.

인간관계가 모두 사라진 세상에서 유일하게 남은 가족이 샘이었는데, 그 샘마저 자신의 손으로 떠나보내야 한다.

그동안 네빌이 견뎌왔던 외로움과 슬픔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것만 같다.

샘의 죽음 이후 네빌은 이전과 달라진다.

규칙적으로 유지하던 일상이 무너지고,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그동안 가까스로 버티게 해주던 마지막 정서적 버팀목이 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해 보면 사람은 먹을 것과 잠잘 곳만 있다고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의지하고,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살아간다.

그런 관계가 모두 끊어진다면 살아남는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샘의 죽음은 단순히 반려견 한 마리의 죽음이 아니다.

네빌이 끝까지 붙잡고 있던 삶의 마지막 끈이 끊어지는 순간이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 가장 가슴 아픈 장면을 하나 고르라면 나는 샘의 죽음을 꼽겠다.

3. 인류를 구하려던 과학이 재앙이 되다

영화의 출발점에는 과학기술에 대한 인간의 믿음이 있다.

암을 정복하겠다는 것이다.

얼마나 훌륭한 목표인가.

수많은 사람이 암으로 고통받고 목숨을 잃는 현실에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이 개발된다면 인류에게는 엄청난 축복일 것이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바로 그 신약이 인류를 멸망 직전으로 몰아넣는다.

인류를 살리기 위해 만들어낸 기술이 오히려 인류를 파괴한 것이다.

여기에는 과학의 양면성이 드러난다.

과학기술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지만,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는 사실이 그 기술의 모든 결과를 통제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인간이 자신의 능력을 과신할 때 그 결과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과학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재앙을 해결할 마지막 희망 역시 과학에 있다.

홀로 살아남은 네빌은 인류가 거의 사라진 상황에서도 치료제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다.

실험을 반복하고 실패를 겪으면서도 계속 연구한다.

어쩌면 그에게 치료제 개발은 살아남은 과학자로서의 책임이자, 자신의 삶을 끝까지 지탱해 주는 또 하나의 이유였을 것이다.

과학이 인류를 멸망의 위기로 몰아넣었지만, 과학을 통해 다시 인류를 구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역설이 흥미롭다.

문제는 과학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인간의 판단과 책임에 있을 것이다.

4. 뜻밖의 생존자들과 마지막 희생

샘을 잃은 네빌은 절망에 빠진다.

결국 변종 인간들에게 무모하게 맞서며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린다.

그런데 그 순간 안나와 어린아이가 나타나 네빌을 구한다.

네빌이 계속 송출해 온 방송을 듣고 찾아온 생존자들이다.

다른 생존자가 있다는 사실은 반갑지만, 솔직히 이 장면은 개연성이 조금 아쉽다.

네빌조차 밤이면 철저하게 집 안에 숨어 지내야 하는 상황이다.

변종 인간들이 우글거리는 밤의 뉴욕에서 안나와 어린아이가 어떻게 네빌을 찾아와 구할 수 있었을까.

영화의 전개를 위해 필요한 장면이라는 점은 이해한다. 그러나 그 과정이 충분히 설득력 있게 그려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도 안나와 아이의 등장은 중요한 전환점이다.

네빌이 끝까지 찾아 헤매던 다른 생존자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세상 어딘가에는 아직 사람이 살아 있고, 인류가 다시 살아갈 가능성도 남아 있다.

네빌이 포기하지 않았던 치료제 연구도 마침내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다.

하지만 변종 인간들이 네빌의 집을 습격하면서 마지막 위기가 찾아온다.

네빌은 안나와 아이를 보호하고, 자신이 개발한 치료제가 담긴 혈액을 안나에게 넘긴다.

그리고 수류탄을 터뜨려 변종 인간들과 함께 죽음을 맞는다.

자신은 죽더라도 치료제가 다른 생존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마지막 선택을 한 것이다.

그렇게 안나와 아이는 살아남고, 치료제는 생존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전달된다.

네빌은 끝내 살아남지 못했다.

그러나 인류가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겼다.

이 장면을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네빌은 오랫동안 혼자 살아남기 위해 애썼다. 매일 먹을 것을 구하고, 밤의 위험을 피하고, 끊임없이 살아남을 방법을 찾았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는 자신의 생존보다 다른 사람들의 생존을 선택한다.

살아남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던 삶에서, 다른 사람들을 살리는 것이 마지막 목적이 된 것이다.

그것이 네빌의 희생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든다.

5. 그는 왜 전설이 되었는가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나는 전설이다》라는 제목이 다시 눈에 들어온다.

네빌이 전설이 된 것은 단지 멸망한 세상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았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그는 외로움과 두려움에 흔들렸고, 때로는 삶의 의지마저 잃었다. 결코 완벽한 영웅은 아니었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자신이 살아서 누리지 못할 미래를 다른 사람들에게 남겼다.

그것이 이 영화에서 말하는 전설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살아남았느냐가 아니라, 끝까지 무엇을 지키려 했느냐일 것이다.

《나는 전설이다》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문명이 붕괴한 세상을 그린 SF 재난영화이자 좀비영화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난 뒤 더 오래 남는 것은 변종 인간들의 공포보다 한 인간의 고독과 상실, 그리고 마지막 희생이다.

괴물보다 더 무서운 고독 속에서도 인류를 위한 희망 하나를 남기고 사라진 사람.

로버트 네빌.

그는 그렇게 전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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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희생시키면서 세상을 구하겠다는 사람보다,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서 남을 구하려는 사람이 더 위대하다.

괴수들은 본능 때문에 싸웠지만, 인간들은 신념 때문에 재앙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신념의 대가를 치른 것은 대개 다른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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