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지기 시작했어. 나무들이 노랗게 물들어가는 모습이 눈앞에 보인단다.
하루하루 노란색이 짙어져가. - P295

이런 소재들에는 확실히 멋진 우수가 감돈다네. 이런 황야에 나와 작업하는것도 유쾌한 일이고 가져온 물건들을 바람이 모두 쓸어가지 않도록 이젤을돌들 사이에 고정시켜야 해. - P295

고갱이 일전에 내게 말했지. 클로드 모네가 그린 일본식 큰 화병에 담긴 아주 훌륭한 해바라기 그림을 보았는데, 그는 내 해바라기 그림을 더 좋아한다고.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나 자신이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믿어. - P305

고갱은 이 멋진 도시 아를에 다소 실망한 것 같아. 우리가 작업을 하는 이자그마한 노란 집과, 특히 내게 실망하고 있는 듯싶어. 실제로 이곳엔 우리 두사람이 극복해야 할 몇 가지 중대한 문제가 아직 남아 있단다. - P305

하지만 이 난관들은 다른 어디에 있다기보다 우리 자신 안에 있지. - P305

반 고흐는 자신의 귀를 자르는 그 악명 높은 사건에서 곧 회복되어 1889년 1월에 병원을 떠난다. 그러나 2월에이웃들이 다시 그를 병원에 감금할 것을 청원한다. 하지만 이런 패배와 좌절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 작업을 하여 여름 해바라기 그림의 모사 몇 점과 정물화 여러 점을 완성한다. - P309

고흐는 병원 구내와 주변의 전원 풍경에서 수많은 그림의 소재를 발견한다. 진짜 정신병자들 사이에 살면서 받는 스트레스와 7월에 또 한 번 겪는 발작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 동안 그는 가장 유명한 그림 몇 점을 완성한다.
<별이 빛나는 밤>을 비롯해, 편백나무와 밀밭과 올리브나무 숲을 그린 출렁이는 느낌의 습작들이 그것이다. - P309

이곳은 아직 겨울이니 내가 계속 이렇게 작업을 하도록 내버려두렴. 이것이 정신병자의 작업이래도 할 수 없지.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구나. - P310

서양협죽은 사랑을 말하며, 퓌비 드 샤반 Puvis de Chavarines의 레스보스섬―그 바닷가의 여자들을 포함해 만큼이나 아름답단다. 하지만 올리브나무는 좀 다르지. 그걸 무언가와 비교하고 싶다면 아마도 들라크루아의 그림일 거야. - P312

일을 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있단다. 조만간 일할 수 있는 힘을 완전히 되찾게 되리라 믿어. 그런데 일에 몰두하다 보면 종종거기에 온통 마음을 빼앗겨 그 밖의 다른 생활에는 서툴고 요령부득일경우가 많지. - P314

머릿속이 온통 편백나무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해, 해바라기 그림들처럼 편백나무로 무언가를 하고 싶단다. 지금까지 아무도내가 바라보는 방식으로 편백나무를 그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으니까. - P322

그것들은 이집트의 오벨리스크처럼 아름다운 선과 균형미를 지니고 있지.
그리고 아주 품위 있는 녹색이란다. - P322

그건 햇빛 가득한 풍경 속의 검은 얼룩이야. 하지만 더없이 흥미로운 검은 색조이면서, 내 상상이 미치는 가장 표현하기 어려운 색조 중 하나이기도 해. - P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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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에 대해 수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 인물화를 꾸준히 그리다보면새로운 아이디어를 더 찾을 수 있을 거야. - P285

하지만 실제로는 주어진 상황에 적응하기에 때로 나 자신이 너무 약하다는 느낌이 들어. 성공하려면 더 총명하고 부자고 젊어야 할 테니까. - P285

다행히도 내 경우는 성공 따위에는 더 이상 관심이 없단다. 그림은 내게 삶을견디어내는 수단일 따름이지. - P285

아우야, 내가 원하는 것이 무언지 이따금 분명히 깨닫는 순간이 있단다. 내 삶이나 그림에서 난 하느님 없이도 아주잘 지낼 수 있어. 하지만 고통스럽더라도 나 자신보다 더 큰 무엇이며 나의 생명인 이 창조력 없이는 살 수 없단다. - P286

내가 <밤의 카페>라는 그림을 통해 전달하려는 의미는 이거야.
카페는 사람들이 자신을 망치러 가는 곳이며, 이곳에선 미쳐버리거나 범죄를저지르게 된다는 것. 어찌 보면 이 싸구려 술집에서 어둠이 행사하는 세력을표현하고 싶었던 거지. 연분홍과 핏빛 진홍색, 적포도주색, 루이 15세풍의 연한 녹색과 베로니즈 그린을 짙은 녹황색 및 청록색 색조들과 대조시킴으로써말이지. 이 모두가 파리한 유황의 뜨거운 용광로 같은 분위기 속에 녹아들어있단다. - P288

정말이지 난 인상주의에서 외젠 들라크루아의 부활을 목격해. 하지만 양편 모두 해석 방식이 분분해 화해가 불가능할 정도여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론을인상주의에서 찾아내기는 어려울 거야. - P290

내가 인상주의자들 사이에 머무르는 것도 그 때문이야. 인상주의는 아무것도고백하지 않고 아무 명령도 내리지 않으니까. 그래서 그들과 친구로 지내더라도 나의 생각을 밝힐 필요는 없지. - P290

이제 이곳 여자들의 아름다움이 더 잘 보이기 시작한단다.
이 지방 여자들의 아름다움에는 색채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 - P293

몽티셀리와 들라크루아의 그림이 그토록 진실하다는 걸 파리를 떠나오기 전에는 미처 생각 못했지. 수개월이 지나고 또 몇 달이 지나 이제야 이들의 작업은 무엇 하나 상상해낸 것이 아님을 깨닫기 시작한단다. 내년에도넌 같은 소재를 다룬 그림들을 보게 될 거야. 하지만 과수원이나 추수 같은동일한 소재들도 색상이 다르고 무엇보다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되겠지. - P293

나 자신이 늙고 추하고 병들고 가난해질수록 오히려 반짝이고 활기가 넘치는잘 정돈된 색채를 만들어내 앙갚음하고 싶단다. -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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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의 국지적 폭력은 목적의식적이기 보다는 우발적이었고, 그것을 전국적 차원으로 끌어올릴 만한 지도력의 결핍으로 인해일제 통치권력 자체를 겨냥한 조직적 폭력투쟁으로 발전하지 못함. 무장투쟁의 기운도 고양시켜 갈 수 있을 긴급한 행동방책으로 새로이 구사된 것이 국내 방면의 작탄투쟁이며, 그 행동대 창철이 1919년 6월경부터 길림에서 추진되었고, 마침내 11월에결실을 보게 된 것이 의열단 창립임. 의열단의 창립은 대한독립군부의 후신조직으로 성립한 조선독립군정사기획 작품이며, 재정책임자(회계과장) 황상규가 창단 준비 과정을 주도함." - P70

특히 밀양 독립운동기념관은 의열단 창립 당시의 조직원을 열 명으로봤는데 기존의 열세 명 의열단 창립 설과는 차이가 있다. 열 명은 김원봉, 곽재기, 강세우, 김상윤, 서상락, 신철휴, 윤세주, 이성우, 이종암, 한봉근 등이다. 기존에 알려진 멤버에서 한봉인, 배동선, 권준 등이 제외됐다. 이 중에서 약산과 김상윤, 윤세주, 한봉근 등이 밀양 출신이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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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고난의 길, 민족해방의 길,
벅찬 가슴을 억누를 수 없는 눈물 나는 길
김태영 박사(약산 김원봉 장군의 생질)
지난 백년의 세월, 우리는 어떻게 지냈는가?
지난 백년의 세월, 우리는 어떻게 싸웠는가? - P4

약산은 스스로를 직업 혁명가라고 했다. 그 혁명은 강도요, 악마인 일제를 내나라에서 몰아내는 혁명이요, 착취에 고통 받는 조선 민중을 해방시켜 진정한자유와 평등을 실행하는 혁명이다. - P4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정부를 거치며 우리는 일제의 악행을 능가하는 처참한 살육과 착취의 현장을 보았고, 민중들의 기본권이 유린당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또 다시 희망을 본다. - P4

그러나 김종훈 기자는 젊다.
그래서 나는 우리에게 미래가 있음을 느낀다. 김종훈 기자의 말처럼 약산의길을 따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P5

반 토막 난 독립운동을 완수하는 그 길.

반 토막 난 독립운동사와 약산 김원봉의 길
참 도발적이게도 난 약산 김원봉을 통해 ‘반 토막 난 우리 독립운동사‘를 말하고 싶었다. 그만큼 ‘빨갱이 김원봉, 공산주의자 김원봉‘이라는 소리가 듣기 싫었는데, 무엇보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너무나 당당하게 약산을 빨갱이라 외치는 그들에게 "좀 알고 떠드시오"라는 말과 함께 《약산로드 7000km》를 던지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나온 약산관련 이야기와는 좀 더 다르게 쓰고자 했다. 좀 더 현장감 넘치는 이야기를치밀하게 담아내고 싶었다. 배낭을 메고 지난 1년을 걷고 또 걸은 이유다.
약산의 고향 밀양을 시작으로 서울, 지린, 베이징, 상하이, 난징, 우한, 광저우, 구이린, 치장, 충칭을 추적했다. - P23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국립묘지 안장을 막거나 강제 이장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은 지금까지 모두 다섯 번이나 발의됐다. 2007년 김원웅 전 의원(현 광복회장)이 처음 발의했는데 시간만 허비한 채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013년 김광진 전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 역시 마찬가지다. 친일 인사는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도록 개정안에 규정했지만 제대로 된 논의 한 번 못하고 폐기됐다. 2016년과 2018년 6월, 같은 해 8월에 발의된 개정안 모두국회 상임위 회의에서 언급조차 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 P35

2019년 여름, 제21대 광복회장에 당선된 김원웅 전 의원은 필자와의 통화에서 ‘어떻게 친일파와 애국지사가 국립현충원에 함께 묻혀 있을 수 있냐‘면서 이 때문에 독립유공자 중에는 일부러 국립현충원에 묻히는 걸 거부한 애국지사도 있다‘고 성토했다. - P35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친일반민족행위자 무덤에 세워진 비석 옆에 최소한 그것과 같은 사이즈의 비석에 ‘친일‘ 공적을 기록하면 된다. 어떻게 될까? 단언컨대 후손들은 떠나지 말라 해도 그들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옮길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를 위한 ‘운동‘을 준비 중이다. 여러 시민들과 뜻을 모아 현충원에 잠든 친일파 무덤 옆에 공적으로 친일공적비를 세울 것이다. 지금은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 중이다. - P37

"장택상은 수도청장이 된 뒤 이승만의 정적들을 공산당으로 몰아 때려잡았다. 약산과 조소앙이 붙잡혀갔다. 약산은 붙잡혀갈때 화장실에 있었는데 일제 경시 출신 노덕술이 그대로 수갑을채워서 끌고 갔다. 약산은 수모를 당한 뒤 나에게 와사흘을 울었다. 그는 ‘여기서는 왜놈 등쌀에 언제 죽을지 몰라……….‘라고 울면서 말했다." - P39

정정화 지사는 약산보다 2년 늦은 1900년 여름에 태어났다. 대한민국 여성독립운동가의대표 격이며 애국지사 김의한 선생과 1910년 열 살 나이에 결혼했다. 그의 시아버지는 구한말 고위 관료를 지낸 뒤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고문 역할을 맡은 김가진 선생이다. 그는 1920년 먼저 상하이로 망명한 남편과 시아버지를 따라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망명했다. 그녀는 감시가 덜한 여성이라는 점을 이용하여 임시정부의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하는 역할을 맡아서 중국과 국내를 오가면서 10여 년간 자금 모금책, 연락책으로 활동했다.
중국 망명 27년 동안 자신의 가족뿐 아니라 이동녕, 백범 김구 등 임정 요인 및 그 가족들을 돌보며 임시정부의 안 살림꾼으로서 임정 요인들이 지속적으로 독립운동을 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였다. 광복 후에는 미군정의 홀대 속에 1946년 개인 자격으로 귀국해야 했다. 오랫동안 임시정부에서 함께 활동했던 김구가 암살된 뒤에는 한국 전쟁 중 남편 김의한 마저 북으로 납북됐다. 남한에 남은 정정화는 부역죄로 투옥되는 등 고초를 치렀다.
1982년에야 뒤늦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1991년 영면했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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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봉 선생에게 마음속으로나마 최고급의
 독립유공자 훈장을 달아드리고 술 한 잔 
바치고 싶다.˝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독립운동가를 독립운동가라 부르자.
<약산로드 7000km>는 독립운동 역사기행 전문가인 <임정로드 4000km> 김종훈 기자가 서울을 시작으로 밀양·지린·베이징·상하이 · 난징 · 우한·광저우 · 치장 · 충칭 · 평양까지 약산과 의열단의 발자취를 직접 걸으며 생생한 현장으로 안내하는 국내 최초김원봉 역사기행 가이드이다.

대한민국 100년 의열단 100년, 우리의 독립은 아직도 완수되지 않았다. 약산의 길을 따라 평생을 살아왔지만 나 역시 이제는 기력이 쇠함을 느낀다. 그러나 김종훈 기자는 젊다.
그래서 나는 우리에게 미래가 있음을 느낀다. 
김종훈 기자의 말처럼 약산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김태영 박사(약산 김원봉 장군의 생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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