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 13세기에서 21세기까지 그림을 통해 읽는 독서의 역사, 개정판
슈테판 볼만 지음, 조이한.김정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월
품절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를 두 번 읽는다.
그림(또는 사진)만 감상하며 한 번,
그림(또는 사진)에 곁들인 글을 읽으며 한 번.

마치 그림(또는 사진) 전시회장에 들어온 기분이다.
작품과 멀찍이 거리를 두고 전시회장을 한 바퀴 돈다.
분위기 파악 또는 적응을 위해.
관심을 끄는 작품 앞으로 다가서서 본다.
제목 또는 작가이름을 보기 위해.

작품을 감상한다. 굳이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안내원이 다가와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에서 그림 또는 사진에 대해 써놓은 글이 딱 그만큼, 미술전시장의 안내원 설명 수준이다.

본문에는 그림 53장, 사진 4장이 나오고 각각 안내글이 붙는다. 본문 앞에 30쪽 이상 되는 길다면 긴 '저자의 말'이 나오는데 본문에 없는 그림 7장과 사진 1장이 곁들여진다. 본문 뒤에는 엘케 하이덴라이히라는 사람이 쓴 '추천의 말'이 18쪽 분량으로 이어진다. 여기도 본문에 없는 그림 한 장이 나온다.

정리하면『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에서 우리는 그림 61장과 사진 5장을 통해 70명 이상의 책 읽는 여자를 만날 수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책을 읽거나 책을 들고 있는 여자'라고 해야겠지만..

줄거리는 없다. 주제는 '책 읽는 여자'. '위험하다'까지는 안붙여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책을 다 읽어봐도 위험하다는 의미가 모호해서 그렇다. 책 읽는 여자가 위험하다는데 책 읽는 여자 입장에서 위험하다는 건지, 책 읽는 여자 주변 사람 입장에서 위험하다는 건지, 책 읽는 여자가 속한 가정, 사회, 시대가 위험하다는 건지 모르겠다. 상관없다. 내 관심은 책 읽는 여자가 위험하냐 마냐가 아니라 그냥 '책 읽는 여자' 자체에 있으니까.

『침대와 책』으로 유명한 라디오PD 정혜윤은 추천사에「책은 기본적으로 전복적인 세계를 보여준다. 책에선 술타의 생애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술탄의 사랑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여인의 사람도 그만큼 혹은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 빅토리아 여왕만 중요한 게 아니라 빅토리아 여왕의 마부가 더 중요할 수 있다.(10p.)」고 썼다.

덧붙이자면 책에선 주인공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내가 더 중요하고, 결말만 궁금한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 난 나의 시작, 무엇을 어떻게 새로 시작할 것인가에 더 관심이 많다. 나에게 책은 빛이고 물이다. 햇빛과 물만으로 씨앗은 싹이 트고 자라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를 읽는 나를 상상해본다.(누가 있다면 사진이라도 찍어달라고 했을텐데..) 그림처럼 책에서 빛이 나온다. 그 빛을 쬐며 고개를 내민다. 손을 뻗는다. 나는 오늘도 이만큼 자란 것이다. 어떤 책을 읽는 순간 내 허리춤 어디깨에서 또는 어깨나 목덜미, 팔꿈치 어디깨에서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힐지, 아니 거꾸로, 꽃이 피고 열매 맺는 그 순간 나는 어떤 책을 읽고 있을것인지 궁금하다.


*
이 책은 서재이웃 I님의 선물이다.
꽃 피고 열매 맺는 계절에 내가 어떤 책을 읽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책 읽는 여자' 70여 명을 선물해준 I님을 잊지는 못할 것이다.
결코.




독서하는 처녀 1850년. 프란츠 아이블Franz Eybl(1806-1880)
벨베데레 박물관의 오스트리아 회랑, 오스트리아 빈


(120p.)
아름다운 책을 읽는 것은,
책이 말을 걸어오고 우리의 영혼이
그것에 대답하는 끊임없는 대화다.
앙드레 모로아





책 읽는 여자 1880/90년경. 장 자크 에네르Jean Jacpues Henner(1829-1905)
오르세 미술관, 프랑스 파리


(145p.)
가끔씩 나에게 의미가 있는 대목,
어쩌면 한 구절만이라도 우연히 발견하면
책은 나의 일부가 된다.
서머셋 모옴





편지 1720년. 장 라우Jean Raoux(1677-1734)
루브르 박물관, 프랑스 파리





독서하는 처녀 1888년. 로비스 코린트Lovis Corith(1858-1925)
개인 소장





책과 나 사이에
당신이 들어올 자리는 없다


(183p.)20세기에 들어와 책은 이제 대량 생산품이 되었다. 이처럼 많은 책이 이렇게 싸게 제공된 적은 결코 없었다. 이런 조건이라면 지금이야말로 독서의 황금기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책이 신문이나 영화, 라디오, 텔레비전 그리고 컴퓨터나 인터넷과 비교해서 점점 더 의미를 잃어간다는 냉정한 결론은 결과적으로 남자에게는 들어맞는 말이다. 하지만 여자는 책을 더 많이 읽을 뿐만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읽기도 한다. 여자는 책에서 삶의 중요한 질문에 답을 찾는다. 커다란 열정에서 짧은 도피가 만들어졌다.


커다란 열정에서 짧은 도피가 만들어졌다?
뭔 소린지..

(238p.)
때때로 독서는 생각하지 않기 위한 기발한 수단이다.
아서 헬프스


(208p.)
독서란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타인의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다.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1905년경. 하인리히 포겔러Heinrich Vogeler(1872-?)
오르세 미술관, 프랑스 파리


(186p.)
사람은 죽어도 책은 결코 죽지 않는다.
벤자민 프랭클린





독서하는 카린 1904년. 카를 라르손Carl Larsson(1853-1919)
소른삼린가르나(소른 컬렉션)


(188p.)
어떤 책은 그 맛을 음미하며,
어떤 책은 그대로 삼키고,
그리고 몇몇은 잘 씹어서 소화해야 한다.
프랜시스 베이컨





책 읽는 여자들 1909년. 로베르트 브라이어Robert Breyer(1866-1941)
롤프 다이레 수집품, 슈투트가르트


(202p.)
사귀는 친구만큼 읽는 책에도 주의하라.
습관과 성격은 전자만큼이나 후자에게서도
영향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팩스튼 후드





책 읽는 여인 1668/70년. 피터 얀센스 엘링가Pieter Janssens Elinga(1626-1682)
알테 피나코테크, 독일 뮌헨





책을 읽고 있는 노파 1631년. 렘브란트 반 라인Rembrandt van Rijn(1606-1669)
레이크스뮈세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앙드레 케르테츠 사진집《독서에 관하여》수록
본 지방의 병원, 1929년


(44p.)「케르테츠의 사진에서는 책을 읽는 것은 실존의 몸짓이고, 곧 닥칠 죽음을 앞에 두고도 여전히 지속되는 행위로 보인다. 이는 곧 단순한 자극이나 시간 보내기가 아니라, 자체 내에 진리를 담고 있는 행위인 것이다.」




아키텐 출신의 엘레오노르의 묘비 1204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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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2-02-18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에 관한 글귀가 좋네요^^
저는 새책 펼쳐놓고 사진 못 찍겠던데 (자꾸 넘어와서 짜증;;) 짱이에요!
맨 마지막 저 여자는 미라 같은데;; 꿈에 나올 것 같은데;;

잘잘라 2012-02-19 17:52   좋아요 0 | URL
맨 마지막 저 여자는 엘레오노르 왕비의 모습을 새긴 조각이래요. 용도는 그녀의 무덤 석관 덮개..;;

(옮긴이 주석, *엘레오노르: 1122년경 프랑스 남서부의 아키텐을 지배했던 기욤 10세의 맏딸로 태어났다. 기욤10세에게 남자 후계자가 없었던 관계로 1137년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아키텐 백작령을 통치. 루이7세와 한 첫 결혼은 아들를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무효가 되었으며, 나중에 잉글랜드의 왕 헨리 2세가 되는 양주 백작과 다시 결혼해서 5남 3녀를 낳음. '사자왕 윌리엄'이 그 아들 중 하나. 말련에 그녀는 아버지에게 반기를 든 아들들을 지원했기 때문에 남편 헨리에게 포로처럼 대우받았다. 죽기 직전 자신이 세운 프랑스의 수도원으로 가서 1204년 82세로 생을 마감했다. 그녀는 중세에 가장 영향력이 컸던 여자 군주 중 하나였다. 그녀가 루이 7세와 이혼한 사건은 나중에 후계자 문제를 불러일으켰으며, 그 분쟁에서 '백년 전쟁'이 시작되었다.)

cyrus 2012-02-18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그림이 많아서 너무 좋아요,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이에요 ^^

잘잘라 2012-02-19 17:53   좋아요 0 | URL
동감입니다. ^^

순오기 2012-02-19 0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런 책이었어요?
호기심 상승~ ^^

잘잘라 2012-02-19 17:58   좋아요 0 | URL
일곱번째, <독서하는 카린> 보자마자 순오기님 생각났어요.
설명은.. 생략합니다. 호기심 더 급상승하시라고.. 히힛^^

순오기 2012-02-23 01:29   좋아요 0 | URL
이 책 중고샵에 나왔길래 당장 건졌어요~ 장정일 독서일기에도 이게 나왔더라고요.^^
사실 예전에 볼때는 무심히 지나쳤는데, 포핀스님 리뷰 때문에 눈에 확 들어왔어요.ㅋㅋ

잘잘라 2012-02-23 10:03   좋아요 0 | URL
저도 중고샵에서 많이 건지고싶은데 늘 신간도서에 집중하고 있어서 그런지 중고샵에 잘 뜨지도 않고 떠도 거의 알라딘 판매가랑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싼책도 있어요. 어찌된 일인지.. 그래도 꼭 중고샵 확인해보구 주문하는 기특한 메리포핀스! 이게 다 순오기님 덕분이지요^^

차트랑 2012-02-21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는 여자가 위험하면,
그럼 저는 위험한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이되겠습니다요 ㅠ.ㅠ

잘잘라 2012-02-22 09:04   좋아요 0 | URL
위험한 여자를 좋아하는 위험한 차트랑공님.. 흐흣
 
스케치업 8 완전정복 - 실전 예제로 배우는 건축.인테리어
신명철 지음 / 대가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34,200원, 학원 가는셈 치고 지불. 728쪽, 엄청 두껍다. 그만큼 화면 설정하는 방법부터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책 사길 잘했다. 언제든 궁금한거 찾아볼 수 있고 단계별로 건물 유형 다르게 한 점도 아주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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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고래논술토론 2012-02-17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저희집 꼬마가 스케치업 가지고 노는데 이 책 주면 좋을 것 같아요!
쪼만한 손으로 마우스 잡고 쪼물딱거리면서 집이라고 그려내면 되게 웃겨요~

그런데, 가격이 후덜덜...

잘잘라 2012-02-17 17:24   좋아요 0 | URL
아.. 일하느라 배우는 스케치업 말고, 놀면서 익히는 스케치업!!! 부러워요^^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게임이든 뭐든 매뉴얼 안보고도 즉각적으로 프로그램을 익히고 사용하던데요, 굳이 책 사주실 필요 있을까요? ^^;; (저도 가격이 후덜덜하여 망설이다가, 후배한테 자꾸 물어보기도 뭐하고, 놀면서 배우자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학원 가는 셈 치고 샀어요^^)
 
벽난로, 구들방을 데우다 - 서양식 벽난로와 전통 구들의 만남
이화종 지음 / 시골생활(도솔)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오호라! 대박이다. 내가 찾던 바로 그런 이야기.

 

서양식 벽난로와 전통 구들의 만남, 멋지다. 절묘하다. 이게 바로 '창조' 아니겠어? 창의력이 어떻고 디자인이 어떻고 말들이 많지만, 바로 이거, 직접 만들어내고 사용하고 살아가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 다 보여주는 이런 태도야말로 두 말 필요없는 '창조적인 삶' 자체라고 생각한다.

 

 

글.그림 이화종, 저자 소개가 특이하다.

1948년 강원도 원주 치악산 남향 골짝 출생.

중학교에 입학하여 처음 전깃불을 봄.

고등학교에 유학하여 처음 전차를 타 봄.

대학교에 다니다가 고향의 푸른 들판이 그리워서 시골로 내려옴.

시골집이 너무 추워서 방 안에 아궁이를 만듦.

장마가 끝나면 꾸불꾸불한 시골 도랑이 깨끗이 씻기는 것을 보고 유선형 구들고래를 만듦.

또 또아리를 틀고 독사가 그 형태에서 나오는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것을 보고 또아리 고래(황금률 고래)를 시도함.

지팡이에 의지하는 할머니를 애처롭게 보다가 자신도 꾸부정하게 뒷짐 지고 있음을 깨달음.

 

괜시리 허리를 한 번 쭉 펴보게 하는 저자 소개를 읽고 첫 장을 넘기면 제목도 없는 시 한 편과 책상 다리를 하고 꼿꼿이 앉아 책을 읽는 저자 사진이 나온다. (맨 위 사진) 그 뒤로 곧장 저자가 직접 지어 살고 있는 집과 벽난로 구들방 사진, 저자가 지어준 김호영 씨 댁 또아리 이중구들 시공 과정 사진이 수십 장 이어지고, 사진에 이어 저자가 시공한 벽난로 구들방 여섯 채 도면이 나온다.

 

'다 보여주는구나. 다 보여줘. 이야호~

 사진만 봐도, 도면만 봐도 벌써 마음이 들썩 들썩~

 아, 어디 주인 없는 땅 좀 없소!'

 

 

 

 

 

 

 

 

 

우와!!! 지금 시각, 바로 이 사진 시간!

럴수럴수 이럴수가!!! 기념으로 우선 글 저장!

 

 

 

 

 

글씨에 사람 성품이 담기듯 도면도 그렇다. 손으로 그리든 컴퓨터로 그리든 상관 없다. 저자의 도면을 보면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이렇게 간단하게, 이해하기 쉽게 도면을 그릴 수도 있는 것이구나. 음~ (보기 쉽고 간단해 보이지만 실은 이 도면 한 장에 정말 많은 생각과 경험을 담았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확인할 수 있음)

 

많은 사진과 도면으로 일단 한 번 확- 보여주고 난 다음, 비로서 '책을 펴내며'가 나온다. 인상깊은 내용이라 길지만 전체를 옮겨 쓴다.

 

|책을 펴내며|

시골생활은 생동감으로 충만하다

 

필자는 뇌성마비로 태어난 아들의 병을 고치려고 젊은 시절을 보냈습니다. 병원, 한약방, 침과 뜸, 기도원, 일본과 인도의 명상처 등 용하다는 곳을 찾아다녔습니다. 성직자가 되면 하늘의 능력으로 자식의 병쯤이야 고칠 수 있을 것 같아서 마흔 살에 신학대학을 졸업했습니다. 귀가 얇은 바보라서 들은 대로 도시를 헤매다가 다 포기하고 쉰 살에 귀향을 했습니다. 사는 날까지 맑은 물과 공기나 마시게 하려고 시골에 내려왔는데, 뜰을 지나 마당 끝에 있는 변소에 가서 아들을 안고 변을 보게 하자니 힘들고 추웠습니다.

 

 

예전에는 하룻밤에 지을 수 있는 뚝딱집이 있었는데, 대문짝 두 개를 서로 마주보게 놓고 흙을 퍼부으면서 동네 장정들이 절구로 다지면 하룻밤 만에 방 한 칸을 만들었다 합니다(토담집). 귀가 얇은 바보이다 보니 곧바로 실행에 옮겨, 친구들의 도움으로 일주일 만에 20평 되는 집의 토담벽을 쌓았습니다. 이상한 방식(?)이라서 입소문을 타고 구경꾼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토담벽보다 실내에 있는 (굴뚝 없는) 벽난로에 매료되었습니다. 천정을 뚫고 올라가는 콧대 높은 난로 연통을 겸손하게 눕혀 놓고 편평한 돌과 흙을 펴서 구들방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실내로 연기가 나와도 안 되고, 방도 골고루 따뜻해야 하고, 아랫목도 타지 않게 되기까지 시행착오를 많이 했습니다. 실험용 집이라면 금방 포기했겠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집이므로 어쩔 수 없이 혈고 쌓고를 반복했습니다. 아직도 완전하지는 못하나, 그런대로 쓸 만하여 책으로 정리하였으니 개성대로 응용하고 개량해서 흙 예술품 창작을 해 보십시오.

 

 

장거리 여행을 하고 나면 운전기사는 멀쩡한데, 승객은 녹초가 됩니다. 승객은 구경꾼이고 운전기사는 일꾼입니다. 구경꾼은 앉아서 경치가 좋다 나쁘다, 밥맛이 있다 없다 판단하지만, 일꾼은 매순간마다 정신을 집중하여 일을 하므로 긍정ㆍ부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창작을 하는 중입니다.

 

일꾼은 두부를 만들거나 두부찌개를 만드는데, 구경꾼은 그 맛을 즐길뿐입니다. 일꾼은 감자를 심고 가꾸는데, 구경꾼은 구워 나온 감자 맛을 평할 뿐입니다. 일꾼은 장작을 패고 난로를 피우지만, 구경꾼은 구들방에 누워 땀을 빼거나 코를 골겠지요. 예술가는 일꾼이지만, 관람객은 구경꾼일 뿐입니다.

 

나뭇짐을 지고 땀을 흘리면서 조심조심 언덕길을 내려오는 것은 기도보다 더 정성스럽습니다. 새벽이슬을 머금고 수줍게 올라오는 새싹을 보면, 명상보다 더 순수해지고 생동감이 넘칩니다. 인생은 끝까지 역동적인 일꾼으로 사는 것이지 3일만 누웠다가 죽기를 바라면서 TV 앞에서 벌벌 떠는 구경꾼이 아닙니다. 일꾼 또는 예술가로 즐겁게 움직이면 병들 시간이 없지만, 구경꾼으로 앉아서 판단하고 걱정하면, 그것이 곧 병입니다.

 

시골생활은 생동감으로 충만합니다.

 

2012년 1월, 이화종

 

 

"그런대로 쓸 만하여 책으로 정리하였으니

개성대로 응용하고 개량해서

흙 예술품 창작을 해 보십시오."

 

"네 네 네~!!!  그런대로 쓸 만하다는 말씀은 겸손의 말씀입니다. 책을 보면서 한시라도 빨리 이런 집을 만들어보고 싶어서 들썩거렸습니다. 마음 들썩, 엉덩이 들썩. 일러주신 대로 따라하면서 틀림없이 개성대로 응용하여 나만의 개성 넘치는 집을 만들어내겠습니다.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구경꾼 아닌 일꾼으로 살아가렵니다. 꼭."

 

 

자연과 한통속

『벽난로, 구들방을 데우다』는 제목대로 서양식 벽난로와 전통 구들을 창조적으로 결합한 흙집 얘기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다. 그보다는 자연과 한통속이 되어 살아가는 시골 생활, 순리대로 살아가는 시골 생활, 생명을 살리는 시골 생활을 더욱 강조한다. 벽난로 구들방은 그런 시골 생활의 한 부분일 뿐이다.(그렇다고 그 부분을 소흘이 다뤘다는 뜻은 아님. 절대! ^^) 그래서 책에는 별별 얘기, 별별 그림이 다 나온다. 예를 들면 이런,

 

 

 

 

 

 

'자율신경의 균형을 찾아주는 등배운동' 그림(위)이나

'혈액순환에 좋은 팔다리 떨기' 그림(아래)

 

 

 

 

 

 

저자의 말대로 자연과 한통속이 되어 시골 생활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나도 돈이 되는대로 시골에 땅을 사서 내 맘대로 집 짓고 살겠다고 생각하지만 40년 이상 전기 쓰고 가스 쓰고 자동차 타고 다닌 내가 과연 얼만큼까지 자연과 한통속이 될 수 있을 것인지 자신 없다. 하지만, 그 누가 알겠는가. 직접 해보지 않고서는. 나는 분명 도전할 것이고, 『벽난로, 구들방을 데우다』 이 책이 훌륭한 안내자 역할을 해주리라 생각한다. 든든하다.

 

나는 운 좋게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공짜로 책을 선물 받았다. 기쁘고 감사한 일이지만 리뷰를 쓰는 이 순간만큼은 그 사실이 아쉽다. 읽어보니 참 유용하고 고마운 내용이라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데 선물 받은 책이라고 무조건 좋게 얘기하는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으니까.. 뭐 할 수 없지. 어쨌든 나는 마음을 다해 추천하겠다.  

 

흙집, 벽난로, 구들, 온돌, 시골 생활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필독! 강추! 필독!! 강추!! 필독!!! 강추!!!

 

 

 

 

 

 

 

 

 

 

 

 

 


 

이 글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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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고래논술토론 2012-02-12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탐나는 책이에요! 갖고 싶어요! 꿀꺽!

글을 보다 젤로 웃겼던건요, '혈액순환에 좋은 팔다리 떨기'예요.
저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또 오래(10분 이상)해야 종아리가 시원해지고요.
그리고, 같이 사는 사람이 있다면 꼭 동참시켜야해요.
전 혼자 하다가 엄마한테 '바퀴벌레 체조 하냐?'라는 말을 들었어요. ㅋㅋ

잘잘라 2012-02-13 12:30   좋아요 0 | URL
흐흐흣. 바퀴벌레 체조! 하긴.. 저도 해봤는데 뭔가 어색하긴 했어요. 운동을 한다기보다는 무슨 전기 감전 흉내내는 느낌이랄까요? ㅎㅎㅎ

꿀꺽- 침흘리실만 합니다. ㅎㅎ

차트랑 2012-02-13 0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들방의 원리를 아주 세밀하게 소개하고 있군요.
이책이 소개해준대로 하나 만들수도 있을 것 만 같습니다.

참 시골스럽고 자연스러운 책이라 친근감이 배어있습니다 그려~
저 그림들 좀 보세요.
직접 손으로 그렸지 않습니까??
그림을 많이 못그리시는 분의 솜씨인 듯 ㅠ.ㅠ
그림솜씨가 쩜 별로이긴 하지만
참으로 푸근합니다요.
저버러 그려보라고하면
저는 더 못그리지요.
그러니 저처럼 그림 못그리는 사람이 읽을 때 많이 안심되겠습니다.

메리포핀스님~
쩜 멋진 책 소개해주셨습니다요~~

잘잘라 2012-02-13 12:33   좋아요 0 | URL
그러니깐요, 흐흣. 소개하면서 흐믓한 기분이 든, 몇 안되는 책 가운데 한 권이예요. 정말이지 어디 땅만 있으면 당장이라도 만들어보고 싶은 그런 흙집이구요^^
 
건축가 - 프리츠커상 수상자들의 작품과 말
루스 펠터슨 엮음, 황의방 옮김 / 까치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특이하다. 건축물을 나열한 기존 건축책과는 다르다. 건축물 뿐 아니라 ‘건축가’가 드러난다. 건축가가 한 말에 포커스를 둠으로써 얻어낸 특별한 성과다. 전공서적이 아닌 교양서적으로서 아주 만족스러운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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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6 0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6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6 1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07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2-02-07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좋은 책인가 보군요. 검색해 볼게요. ㅋ

잘잘라 2012-02-12 15:45   좋아요 0 | URL
네 좋아요. 진짜루. 건축책은 대개 사진만 보게되는데 이 책은 반대예요. 글 먼저 읽고 사진 보고, 사진 보고 글 또 보고.. ^^

차트랑 2012-02-08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말입니다요~ 저도 감색을??

잘잘라 2012-02-12 15:46   좋아요 0 | URL
흐흐흐흐..??!!
 
녹지대 2
박경리 지음 / 현대문학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빨려든다. 한 번 잡으면 계속 읽어야한다. 다음 장면 다음 대사가 궁금해서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오랜만에 이야기 속으로 확 빨려들어가는 이 느낌.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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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4 04: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2-02-07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녹지대에 빠지셨군요. 나중에 리뷰 올려 주세요. 보고 싶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