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뭐 해?
- 나 여기 바깥에야.
- 이이? 더워 죽겄는데 바깥에 나갔어?
- 여기 시원해. 평상에 앉었으믄 바람 불어서 시원해.
- 그래두!
- 그래두는 무신. 지금 냉커피 마셔.
- 냉커피? 어떻게?
- 000호가 타 왔어. 돌아가면서 한번씩 타갔구 와서 마셔.
- 그럼 이따가 저녁에 전화 할까?
- 저녁에 뭐, 뭐 할 말 있어?
- 아니 그냥. 알았으요. 끊어. 커피 잡솨~
와따 참말로.
이 날씨에 솔솔라라 높은음 빠른 박자로 80대 노인한테 "시원해"라는 말을 들을 줄이야.
뭐지 이거? 엄마한테 뒤통수 맞은 기분.
믿을 수 없어서 기상청 들어가서 엄마네 동네 날씨 확인을 다 하고,
나도 참..

으아, 오후 4시 경기도 용인 현재 기온 36도, 체감온도 34도!
내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을 수가 없다. 증말이지.. 와따매!
아무튼 엄마, 딸 전화보다 냉커피가 더 급한 거 보니 덥긴 더운 거지 뭐.
아 근데 뭔가 뭔가 엄마한테 까인 거 같은 이 느낌, 가시질 않는다.
여운이 아주 길이 길이 길게 가는군.
책이나 보자.
『런던은 건축』 볼수록 재밌네.
작아서 한 손에 딱 들고 읽으니 런던을 통째로 손아귀에 넣은 느낌!
알짜배기 런던 가이드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