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고사리 나물을 무쳤다.
아침에 일어나서 씻고 밥 먹고 회사 가지 않고, 고사리 나물 요리법을 검색하더니 진짜로, 고사리 나물 한 접시를 만들었다.
그 다음 도라지 나물을 볶아내고,
그 다음 시금치 나물을 무쳤다.
그가 심부름을 시켰다.
다진 마늘을 사오라고 했다.
국간장을 사오라고 했다.
고향의 맛 찹쌀 만두피 세 개, 곰표 찰진 햇밀가루 한 봉다리, 다진 마늘(힉, 드럽게 비싸), 햇살 담은 한식 국간장을 샀다.
나는 심부름을 하고 당면을 삶고 전감을 준비하고 만둣속을 준비하고 맛을 보고 티비를 보았다. 만두는 김치 만두. 히히. 웃음 난다. 김치 만두.
그가 전을 부쳤다.
그가 미역을 튀겼다.
그가 웃었다.
이것은 어제 일기.
오늘은 어떻게 될까?
아주 아주 드라마틱, 스팩타클, 반전의 묘로 넘실대는 설날 아침.
커피를 마셨다.
한 잔 더 마시자.
그는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
떡국을 끓일지
북엇국을 끓일지
,
물어볼까?
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