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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정원에 핀 꽃들처럼 - 신학자 현경이 이슬람 순례를 통해 얻은 99가지 지혜
현경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2001년에 일어난 911 테러 사건은 이슬람에 대한 공포와 편견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평범하고 선량한 무슬림들까지 테러리스트 후보로 오해 받았고, 이슬람은 폭력과 여성 차별을 부추기는 종교로 치부됐다. 이런 이슬람에 대한 오해를 벗기기 위해, 이슬람 여성들이 생각하고 바라는 평화는 어떤 것인지 알기 위해 여성 신학자 현경은 이슬람 국가들로 순례를 떠난다.
현경이 17개 국가에서 만난 200여 명의 이슬람 여성들은 기존의 인식처럼 수동적이고 남성에게 지배당하는 여성들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들이 이슬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녀들은 남성들이 코란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그 해석을 이용해 여성들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것을 비판한다. 그녀들은 남성들의 가부장적인 코란 해석에서 벗어나 코란을 새롭게 해석한다. '나의 이슬람 종교는 히잡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인간을 도울 수 있느냐에 근거한다'는 모로코의 여성 시민운동가의 말은 종교는 인간을 억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을 돕기 위해 존재하고, 이슬람교 역시 그렇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물론 현경이 만난 이슬람 여성들이 모든 이슬람 여성들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녀들은 고등 교육을 받았고, 자기 직업을 가지고 있어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고 있으며, 자신들을 이해하는 좋은 남편이 있거나 독신이기 때문에 남편에게 매어 있지 않다. 그런 특별한 배경을 지니고 있지 않은 평범한 이슬람 여성들의 목소리는 이 책에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서구의 이슬람 비판 중에서도 정당한 면이 있는데 그러한 비판을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대하는 이슬람 여성들의 모습, 서구 여성들은 화려한 겉모습을 중시하고 이슬람 여성들은 내면을 중시한다는 이슬람 여성들의 이분법적인 사고, 탈레반들도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사람이니 어머니의 사랑으로 감화시킬 수 있다는 현경 교수의 지나친 낙관주의(IS에서 대원들에게 자신의 친어머니를 사살하게 한 사건에 대해서 현경 교수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도 이 책에서 우리가 비판적으로 보아야 할 부분이다. 그러나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인간과 평화를 사랑하는 진정한 이슬람의 정신을 실천하려는 그녀들, 신의 정원에 피어난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들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