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한가람 대본집 2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한가람 대본집 2
한가람 지음 / 시공사 / 2020년 5월

해원이 가정 폭력 피해자인 엄마에게 "그래도(가정 폭력범이어도) 아빠잖아!"라고 외치는 장면, 윤택을 좋아하는 여자 작가의 캐릭터가 너무 납작한 것만 빼면 마지막 화까지도 좋은 퀄리티를 유지한다. 전반적으로 인간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느껴진다.

[100자평]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한가람 대본집 1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한가람 대본집 1
한가람 지음 / 시공사 / 2020년 5월

서문에서 책 한 권을 16부작의 대본으로 늘리느라 힘들었다고 하는데 꽤 잘 해냈다. 지문까지 원작 못지않게 서정적이다. 그냥 흑백으로 처리할 수 있었는데 등장인물 이름, 대사, 지문을 각각 다른 색으로 인쇄하고 원작 소설과 비슷한 느낌으로 만들어낸 책의 만듦새도 정갈하다.

[100자평] 당신은 제게 그 질문을 한 2만 번째 사람입니다

당신은 제게 그 질문을 한 2만 번째 사람입니다 - 지치지 않는 페미의 대답
오혜민 지음 / 날(도서출판) / 2025년 2월

앞으로도 수많은 편견과 맞서야 하는 사람에게도, 편견에 사로잡혀 올바로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따뜻한 애정을 보내면서도 혐오와 편견에는 단호하게 맞서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좋았겠다 싶기도 하지만 날카로운 이성과 따뜻한 감성을 모두 갖추었다.

[100자평] 폐월; 초선전

폐월; 초선전
박서련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7월

작가는 초선을 자기 삶의 주인이 되려고 했던 여인으로 재해석하려는데 왕윤, 동탁, 여포에게 이용당하고 착취당한 원작의 내용을 바꿀 수는 없으니 그 둘이 서로 어긋나면서 이 소설의 개연성과 완성도가 떨어졌다.

[100자평] 새벽의 사원

새벽의 사원 ㅣ 풍요의 바다 3
미시마 유키오 지음, 유라주 옮김 / 민음사 / 2025년 1월

전반부의 태국와 인도 묘사는 미시마의 재능을 여실히 보여주고 윤회에 대한 이론도 흥미롭다. 그러나 자기 주관을 갖고 행동하고 그 내면도 충분히 묘사됐던 기요아키, 이사오와 달리 잉 찬은 이국의 신비로운 여인, 욕망의 대상으로 대상화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