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요리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스탠리 엘린 지음, 김민수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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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별 요리』를 처음 알게 된 건 러시아 문학 속 음식들을 분석한 책 『러시아 문학의 맛있는 코드』를 통해서였다. 러시아 문학 중 미식에 탐닉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소설을 다룬 부분에서, 미국의 추리 작가 스탠리 엘린의 단편소설 「특별 요리」의 내용이 소개되었다. 이 소설은 러시아 문학은 아니지만 미식에 집착하느라 더 중요한 것을 놓쳐버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소개되었다. 전체 줄거리가 다 소개되는 바람에 읽어보지도 않은 소설의 스포일러를 당했지만, 그래도 직접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특별 요리」가 수록된 동명의 단편소설집을 찾아읽게 되었다.

직접 찾아 읽어보니, 장르 문학이지만 한 편 한 편이 순수문학 못지않게 문장력과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나다엘린의 문장력이 뛰어나서인지 번역가의 감각이 젊은 것인지 70여 년 전이 배경인데도 전혀 낡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번역문의 문장도 자연스럽고 깔끔하다간결한 문장만으로도 소설의 분위기를 섬세하고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특히 「성탄 전야의 죽음과 「체스의 고수」, 「브로커 특급의 마지막 문장은 그 문장 하나만으로 반전을 제시하며 전율을 일으킨다.

엘린의 단편소설 속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난처한 상황더 심하게는 파국으로 치닫는데안됐다 싶다가도 따져보면 거의 전부가 자업자득인 경우다또 다른 소설이나 영화를 연상시키는 부분들이 중간 중간에 보이는데작품이 쓰여진 시기를 생각하면 엘린의 소설들이 원조가 아닐까 싶다. 엘린의 소설들이 이후에 나온 수많은 스릴러 소설, 영화들의 원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 단편에 대한 단상은 이렇다.


특별요리

등장인물들은 식도락에 미학이니 예술이니 온갖 미사여구를 다 끌어들이지만 정작 이 작품의 결론은 인간들아적당히 미식에 탐닉해라.’코스테인은 식당의 비밀과 래플러의 운명을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방관한 건 아니었는지 미심쩍다이미 스포일러를 당하고 읽었고스포일러를 당하지 않았어도 이런 종류의 이야기의 반전은 뻔하다그런데도 맛의 섬세한 묘사와 인물들 사이의 묘한 긴장감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읽었다.


손발의 몫

사무 보조 아르바이트로 일한 경험이 꽤 많아서 갑자기 낯선 곳에서 사무 보조 일을 하게 된 주인공에게 공감하면서 읽었다사람을 죽이고 나서도 어떻게 계속 아무렇지도 않게 일을 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생계를 생각하면 일을 그만두기는 쉽지 않다그리고 나쁜 짓을 하고도 인간은 생각보다 더 쉽게 일상을 이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인이라는 소재는 내 생계를 위해 다른 사람에 대한 죄책감과 양심도 버릴 수밖에 없게 만드는 사회에 대한 비유이지만, 그저 비유로 끝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누군가가 죽어가고 있을 때 사람들은 자신이 그런 일을 당하지 않아서, 자신도 그런 일을 당하기 두려워서 외면해 버릴 때가 많으니.


성탄 전야의 죽음

이 단편의 반전은 최근에 일어난 줄 알았던 의문사 사건이 무려 20년 전에 일어난 일이라는 것. 20년 동안 찰리와 실리아변호사는 같은 지옥 안에 있었던 셈이다하지만 누구 하나 빠져나올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인간의 집착은 생각보다 더 집요하고 지독하다. 매일 다른 사람에게서 받았던 상처를 곱씹어 보고, 10년도 넘은 상처를 다시 들여다보는 내 자신을 보니 남의 얘기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애플비 씨의 죽음

체호프의 단편 「아내들」을 떠올리게 한 작품「아내들」의 주인공 라울 시냐보르다가 뻔뻔스럽게 사소한 이유로 아내들을 죽여온 자신의 살인 행각을 이야기하는 반면, 애플비는 이제껏 만난 적이 없던 강적을 만나 고전한다하지만 그 강적도 한 순간의 방심으로 목숨을 잃는다하지만 동시에 애플비를 지옥으로 보내버렸다. 짧은 마지막 부분만으로 효과적으로 반전을 묘사한, 깔끔한 블랙코미디.


체스의 고수

조지 허니커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체스에 집착한 것보다도 아내와 소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애초에 아내가 조지의 취미 생활을 존중해 줬더라면 그는 가상의 체스 상대또 다른 자신을 만들어내지도 않았을 것이다조지가 아내를 회피해 가짜 상대를 만드는 대신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했더라면 파국은 없었을 것이고소통과 존중이 없는 결혼생활이 이렇게 무섭다조지가 화이트에게 완전히 잠식당했음을 보여주는 마지막 문장은 소름끼친다.


최상의 것

영화 <태양은 가득히>를 떠올리게 했던 단편. 불행히도 이 단편의 배경인 1940년대 미국과 2020년대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은 그리 다르지 않다빈부 격차가 또 다른 계급 사회를 만들어냈다따져 보면 상류층들도 그렇게 대단한 인간은 아니고그들 사이의 규칙과 유행도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고 어떻게 보면 유치하기까지 하다엘린은 이 사실을 70여 년 전에 이미 간파했었다. 2020년대인 지금도 상류층에 대한 선망열등감증오상승 욕구로 가득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다그러니 아서 같은 사람들의 비극도 끊이지 않을 것이다.


배반자들

주인공이 한 여자의 파란만장한 삶을 추적하다 마침내 그 여자와 마주치지만그 여자가 비참한 최후를 선택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는 점에서 영화 <화차>를 연상시킨다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좀 더 애정과 관심을 기울였다면남편이 에이미를 학대하지 않았다면그리고 에이미 자신도 친구 제니의 말에 귀 기울였다면 비극을 막지 않을 수 있었을까로버트의 말대로 그들 모두가 배반자들이었다아니면 로버트가 조금이라도 용기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로버트도 배반자들까지는 아니어도 방관자였다로버트가 마지막에 의자를 부순 것은 그런 자신에 대한 분노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우스 파티

이 모든 일이 끊임없이 반복되어 오고 있다는 반전은 밝혀지지만왜 모든 일이 반복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이 반복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는다이 모든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에 마일스는 더더욱 진저리를 치고 벗어나려고 애를 쓰고 있었을 것이다새 연인과 도망치는 대신아내와 자신의 배역에 충실하기로 선택한다면 반복의 수렁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그가 매번 도망치기로 선택했기에 아내에게 총을 맞고 다시 정신을 차리는 일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브로커 특급

영화나 드라마에서 악당들은 항상 자기 사정 다 말하다가 망한다이 단편의 주인공 역시 마찬가지다아내는 어차피 다 눈치 채고 끝까지 주인공까지 지옥으로 끌고 갔겠지만그나저나 아내는 어차피 돈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버리고 남편과 결혼한 거면서 남편한테 왜 그리 당당한 건지 모르겠다.


결단의 순간

정말 사소한 자존심 싸움이 사람을 잡을 때가 있다이 단편에서는 그런 사소한 자존심 싸움과 그에 따른 미묘한 심리를 날카롭게 포착한다이 자존심 싸움의 끝이 어떻게 될지 작가는 열린 결말로 남겨뒀지만나는 휴가 레이먼드가 갇힌 방문을 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자신감 있게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진퇴양난의 상황이 오지 않는다는 자신의 의견이 이미 깨졌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를 얽매고 있던 감정이 생각보다 중요한 것이 아님을 깨닫는 순간이 한 번은 꼭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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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의 모든 것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정영목 옮김 / 까치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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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과 이브 이야기를 듣고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지 않았으면 이 세상에는 아직도 아담과 이브 두 사람만이 살고 있지 않을까이브가 고통스럽게 아이를 낳는 벌을 받았기에 우리가 존재하는 게 아닐까그렇다면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은 게 우리에게는 다행인 건데아주 단순한 이야기여서 군데군데 빈 곳이 많으니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데 지금의 나뿐만 아니라 수천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아담과 이브 이야기를 놓고 나름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아담과 이브 이야기 자체에 또 다른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는 힘이 있는 듯하다. “세계 역사에 이렇게 오래 지속되고이렇게 널리 퍼지고이렇게 집요하게 뇌리를 사로잡을 만큼 현실감이 있었던 이야기는 거의 없다.” 아담과 이브의 모든 것은 아담과 이브 이야기가 시작되고 이야기 이상의 권력을 가질 정도로 흥했다가 다시 이야기의 위치로 내려오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그 과정 자체가 고대의 메소포타미아부터 현대의 우간다까지 수천 년의 세월과 수만 킬로미터의 거리를 넘나드는 거대한 이야기이다.


아시리아의 점토판에 새겨진 길가메시와 엔키두의 모습. 아담과 이브 이야기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신화의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몇 가지 면에서 메소포타미아 신화와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저자는 아담과 이브 이야기가 고대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맞서는 일종의 저항 서사로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다아담과 이브 이야기가 담긴 창세기는 모세가 썼다고 전해지는 모세 5’ 중 첫 번째 책이고, ‘모세 5은 기원전 5세기에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이때는 바빌로니아에게 점령당해 바빌로니아로 끌려갔던 유대인 포로들이바빌로니아를 점령한 새로운 정복자 페르시아의 키루스 왕 덕분에 유대 땅으로 돌아가던 시기였다바빌로니아에서 수십 년 동안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종교와 신화에 노출되어 있던 유대인들에게는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 줄 이야기가 필요했다그래서인지 아담과 이브 이야기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신화의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메소포타미아 신화와는 몇 가지 차별점을 갖게 되었다. 메소포타미아의 영웅 서사시 <길가메시 이야기> 속 등장인물 엔키두처럼 아담과 이브는 신이 진흙으로 만든 존재이고, 길가메시와 엔키두처럼 서로 떼어낼 수 없는 한 쌍의 파트너가 된다. 엔키두도, 아담과 이브도 아무것도 모르는 야생의 존재에서 이성과 문명을 접하면서 변화되고, 죽음을 피해가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엔키두에게 문명인으로 변화하는 것이 축복이었던 반면, 아담과 이브에게는 그것이 저주였고, 엔키두에게 죽음이 정해진 운명이었던 반면 아담과 이브는 자신들이 저지른 죄에 대한 벌이었다. 이렇게 유대인들은 메소포타미아의 신화에서 영향을 받으면서도 그와는 차별점을 만들어내면서 자신들의 서사를 완성시켰다. 

(위) 알브레히트 뒤러의 판화 <아담과 이브>(1504)

(아래) 얀과 후베르트 반 에이크 형제의 <헨트 제단화>(1432) 중 아담과 이브 부분.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은 인체에 대한 면밀한 연구와 뛰어난 기술을 토대로 아담과 이브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해 냈다.


이 이야기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유대의 아담과 이브 이야기였다성경을 경전으로 삼는 기독교가 유럽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종교가 되었기 때문이다.(고대 메소포타미아 신화는 수천 년 뒤 유럽의 고고학자들이 쐐기 문자 기록들을 다시 발견할 때까지 잊혀 있었다.) 기독교 신학의 기틀을 다진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가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가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교리를 확립한 이후기독교인들에게 아담과 이브 이야기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적 사건이자 삶의 지침이 되었다뒤러나 반에이크 같은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은 인체에 대한 면밀한 연구와 뛰어난 기술을 바탕으로 완벽하고 생생한 육체를 갖춘 아담과 이브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17세기 영국의 작가 밀턴은 자신이 이상적으로 여겼던 부부관계와 현실에서 보아온 정쟁을 반영해사탄과 하나님의 갈등아담과 이브의 복잡 미묘한 애정 관계를 생생하게 그려낸 대서사시실낙원을 완성했다이렇게 아담과 이브 이야기는 문학적으로나 시각적으로나 생생한 현실성을 갖추게 되었다.

 

문제는 아담과 이브 이야기가 이야기 이상의 권력을 갖춘 교리이자 역사적 사실의 위치에 놓이게 되면서남들을 배척하고 억압하는 수단으로 쓰였다는 것이다. 5세기에 아담과 이브 이야기에 대해 아우구스티누스와 다른 견해를 주장했던 펠라기우스가 이단으로 공격받고 추방당한 것에서부터 배척의 역사는 시작되었다신의 명령을 어겨서 에덴으로 쫓겨난 데는 아담의 책임도 있는데도많은 남성들은 이브에게만 책임을 돌리며 여성들의 악덕이 이브에게서 시작되었다고 여성 혐오적인 편견을 드러냈다근대에 들어서도 아담과 이브 이야기의 허점을 지적하거나 허구라는 암시를 한 사람들은 자객의 습격을 받거나 화형당하기까지 했다한때 외세에게 점령당해 고통 받던 유대 민족에게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아담과 이브 이야기는 사람들을 억압하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는 수단이 되어버렸다.

 

세상에 아담과 이브그들의 자식밖에 없었다면 맏아들 가인은 왜 동생 아벨을 죽였을 때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벌할까 두려워했을까가인이 고향을 떠나 결혼했다는 여자는 누구고가인이 만든 도시의 주민들은 어디에서 나온 걸까어떤 억압도 이런 의문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성경에서 언급한 세상의 역사보다 훨씬 더 오래된 지층이 발견되고다윈의 진화론을 통해 인간이 단 한 번의 창조로 완성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면서아담과 이브 이야기는 역사적 사건이라는 절대성을 잃게 되었다


이제 아무도 아담과 이브 이야기의 허점을 지적했다는 이유로 생명을 위협받지 않는다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아담과 이브 이야기가 오히려 이야기의 위치로 돌아온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그리고 아담과 이브 이야기가 다시 이야기로 돌아왔다고 해서 그것이 가치를 잃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그 이야기는 여전히 인간의 연약함과 책임의 문제인간의 성과 노동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한 이야기가 어떤 절대적인 것으로 굳어버리는 것의 위험성을 깨닫게 된다그렇게 되면 그 이야기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까지 막혀 버리면서 이야기 자체의 생명력을 잃게 된다단순히 이야기의 매력과 생명력을 잃을 뿐만 아니라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을 억압하고 해치는 데 이용되기까지 한다이야기를 이야기 자체로 즐길 수 있는 것 자체도 많은 사람들이 탄압당하는 것을 무릅쓰고 의문을 제기해서 얻어낸 축복이다아담과 이브 이야기의 흥망성쇠는 우리에게 이야기의 힘과 위험성가능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한다.


P. S. 이 책의 모든 도판은 책 한가운데 몰려 있다도판이 있는 페이지는 텍스트만 있는 나머지 페이지와 재질이 다른데도판이 있는 페이지들만 도판을 찍어내는 데 최적화된 재질의 종이로 해서 비용을 절감하려던 게 아닌가 싶다하지만 텍스트가 설명하는 도판이 그 텍스트 바로 옆에 있었다면 자연스러운 흐름에 따라 책을 읽을 수 있었을 것이다이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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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어 수업 - 다음 세대를 위한 요즘 북한 말, 북한 삶 안내서
한성우.설송아 지음 / 어크로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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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대학교에서 공부했던 영어 교재나 제2외국어 교재는 주요 인물을 설정하고 그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그 대화에서 사용된 단어와 표현들을 익히는 형식이었다문화어 수업은 수업이라는 제목에 맞게 이런 외국어 교재와 비슷한 형식을 하고 있다평양에 1년 동안 체류하게 된 남한의 방언학자 한겸재와 그의 가족(저자 자신과 가족들을 모델로 한 것으로 보인다.)들이 북한의 미대 교수 리청지’ 가족과 함께 보고 듣고 겪은 일들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더 자세히 보면 식사 시간’, ‘교통수단’, ‘학습 용어’, ‘두음법칙’ 등 20개의 주제에 대한 단어와 표현그에 대한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다외국어 교재처럼 대화만으로 구성된 것은 아니고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문화어에 대한 설명이 녹아 있는 모습이다.

 

이 책의 저자인 방언학자 한성우 교수의 전작 우리 음식의 언어노래의 언어를 재미있게 읽었는데앞의 책은 우리 음식과 관련된 우리말을뒤의 책은 우리 대중가요 가사 속 우리말을 탐구해 보는 책이었다이 책들에서 한성우 교수는 우리말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풀어나갔는데문화어 수업에서도 특유의 이야기 솜씨를 발휘한다앞의 책들과 달리 각자의 개성을 가진 인물들이 서로 대화하고 같이 뭔가를 하며 이야기들을 만들어가니 더 흥미롭다공저자인 북한 출신 설송아 기자는 상자 글에서 본문을 읽는 데 참고할 만한 지식을 전하고 있다북한 사람들의 언어 습관뿐만 아니라 밥상 구성주택 상황교육 제도 등 북한의 현재 상황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문화어가 남한의 언어와북한 사람들이 우리와 그렇게 많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제의 각을 뜨자’ 같은 과격한 북녘 언어는 구호나 뉴스에서나 쓰이지 일상생활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다북한 사람과 남한 사람이 대화를 하면 대부분은 서로 이해할 수 있으며가끔 귀에 걸리는 낯선 어휘들도 맥락을 살피면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다북한 사람들은 남한에서 들어온 옷가지들을 장마당에서 사 입고젊은이들은 몰래 남한 아이돌의 노래를 듣는다심지어 남한 젊은이들처럼 남자친구를 오빠라고 부르는 젊은이들도 있다.

 

그래서 저자는 20강 내내 줄기차게 이야기한다남과 북은 다른 점보다 같은 점이 많고다른 점마저 온전히 이해해야 한다고한겸재 교수의 딸 슬기와 리청지 교수의 딸 예리는 서로가 사용하는 단어나 맞춤법이 이상하다고 고개를 갸웃거린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가 사용하는 단어의 뜻을 맞춰보는 놀이를 할 정도로 편안하게 서로의 언어를 받아들인다한겸재 교수는 이런 아이들의 모습에서 우리 언어의 미래를 본다통일이 된 이후 무조건 한쪽을 기준으로 삼아서 거기에 모든 것을 끼워맞출 수는 없으니우리도 북한의 어문 규정을 어느 정도 수용해야 할 것이다맞춤법을 잘 알아야 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새로운 어문 규정을 다시 배우는 게 번거롭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하지만 내가 불편하다고 다른 사람에게 내 것에 맞추라고 강요할 권리는 내게 없다한겸재 교수(의 입을 빌린 한성우 교수)의 말처럼 남한 사람들과 북한 사람들이 언어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살아남는 말들사람들이 언어생활을 편안하게 할 수 있게 하는 규칙들을 잘 활용하면 될 일이다.

 

이 책은 왜 남한에서는 두음법칙을 쓰고 북한에서는 쓰지 않는지, 남한과 북한에서 한글 자음, 모음을 부르는 명칭이 왜 다른지, 남한의 이 단어가 북한에서는 어떤 다른 뜻으로 사용되는지 같은 남북 언어에 대한 다양하고 흥미로운 지식들을 전달한다. 하지만 지식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태도임을 책 전체에 걸쳐 강조한다. “남북의 말 차이를 가장 크게 보여주는 사례가 뭔가요?” 북한말 중 재미있는 사례 몇 개만 들어주시겠어요?”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이런 질문이 사라지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라고 저자는 맺음말에서 이야기한다. 저자의 바람처럼 남북 사람들이 서로의 언어를 우스꽝스러운 흥밋거리로 여기기보다는, 같은 점을 바탕으로 서로의 다른 점들을 수용하고 조화시켜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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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개츠비 웬일이니! 피츠제럴드 X시리즈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맥스웰 퍼킨스 지음, 오현아 옮김 / 마음산책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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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H군 


코로나 때문에 요새 도서관엔 못 가고 있어. 대신 사 놓기만 하고 읽지 않았던 책이 여덟 권이나 돼서, 두 달 정도는 이걸로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얼마 전 피츠제럴드의 여정을 따라가는 책을 읽고 났더니 피츠제럴드와 담당 편집자 맥스웰 퍼킨스가 나눈 편지를 모은 서간집도 읽고 싶어졌어. 작가와 편집자가 나눈 이야기니 이제 막 편집자가 된 나로서 더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래서 사 놓은 지 몇 달 만에 이 책을 읽게 됐지. 


그런데 의외의 진입 장벽이 나를 가로막았어. 바로 돈 이야기. 피츠제럴드는 한때 작가로서의 명성과 부를 누렸지만, 사치스러운 생활과 아내의 병 때문에 자신이 번 돈을 탕진하고 평생 빚에 허덕여야 했어. "편집자님, 돈 좀 빌려 주세요.", "편집자님, 돈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책 전체에 걸쳐서 얼마나 자주 나오는지. 피츠제럴드가 아무리 재치 있는 문장으로 이야기해도 돈 빌려달라는 얘기는 유쾌하지 않아. 텍스트로만 보는 나도 짜증이 나는데 퍼킨스는 한 번도 짜증내거나 꾸짖지 않고 돈을 빌려주더라. 그걸 보면서 편집자의 중요한 자질 중 하나는 인내심이 아닐까 싶었어.  


그래서 도통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었는데, 결국에는 나도 퍼킨스처럼 피츠제럴드의 돈타령에 익숙해지더라. 내가 지금 출판사에서 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고민을 이 사람들도 하고 있으니 공감도 됐고. 표지는 어떤 색으로 하고 어떤 그림, 어떤 홍보 문구를 넣을 것인지. 어떤 단편을 싣고 어떤 단편을 싣지 않을 것인지. 어떤 장면을 살리고 어떤 장면을 버려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지. 책의 제목은 무엇으로 할 것인지. 피츠제럴드는 이 표지 그림은 등장인물을 정말 정확히 표현했다, 이 홍보 문구는 너무 식상해 보인다, 이 제목보다는 저 제목이 좋겠다, 이 장면은 작품의 주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에 절대 삭제할 수 없다는 식으로 자기 작품에 대해 퍼킨스와 함께 고민해 왔어. 서로 의견이 충돌할 때도 있지만 둘은 서로의 의견을 존중해. 피츠제럴드는 퍼킨스의 글 보는 눈과 작품에 대한 통찰력을 신뢰하고, 퍼킨스는 작가의 소신을 자신이 꺾는 일이 없도록 하려고 노력해. 편집자로서 이렇게 함께 좋은 책을 만들어갈 수 있는 작가를 만나고 싶어. 


그런데 이들이 이야기하는 작품 중 내가 읽어 본 거라곤 '위대한 개츠비'와 '벤자민 버튼'밖에 없으니,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 아무래도 내가 읽어 봤기에 잘 알고 있는 '위대한 개츠비'에 대한 부분에서 집중도가 높았지. 이들이 '위대한 개츠비'를 놓고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 건지 이해할 수 있었고.(특히 '위대한 개츠비'의 제목을 둘러싼 둘의 의견 차이가 흥미로웠어. 피츠제럴드가 제안한 제목('트리말키오', '웨스트에그로 가는 길', '높이 뛰어오르는 연인' 등등)들은 정말 무슨 책인지 감도 안 오고 어려운데, 퍼킨스가 제안한 '위대한 개츠비'는 지금까지도 '개츠비가 정말 위대한가, 정말 위대한 거면 왜 위대한 건가'를 놓고 독자들이 끊임없이 토론하게 만들었거든.) 내가 영문학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피츠제럴드와 퍼킨스가 이야기했던 피츠제럴드와 당시의 다른 미국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특히 피츠제럴드의 단편들. 피츠제럴드는 단편보다 장편이 가치 있다고 느끼고 단편을 생계 수단으로 생각하긴 했지만, 장편과는 다른 독특한 매력이 있을 것 같아. 그리고 헤밍웨이의 에세이집 '호주머니 속의 축제'도 읽어볼 생각이야. 인터넷 서점에서 미리보기로 몇 페이지 읽었다 반해서 사 뒀거든.)


작품을 읽지 않았어도, 둘의 편지에서 서로와 동료 작가들에 대한 감정이 엿보여서 흥미로웠어. 출판사에 불만이 있을 때 퍼킨스에게 툴툴거리긴 했어도 피츠제럴드는 자신과 헤밍웨이, 토머스 울프를 퍼킨스의 '아들들'이라고 할 정도로 퍼킨스를 믿고 따랐어. 다혈질이고 욱하는 성격의 헤밍웨이와 자기중심적이고 제멋대로인 토머스 울프에 대한 마음의 앙금이 느껴지긴 했지만, 그래도 둘의 문학적 재능을 인정하고 아끼는 피츠제럴드의 마음이 느껴지더라. 퍼킨스는 그들 중간에 서서 그들 모두를 존중하면서 그들에게 굳건한 버팀목이 되어주었고. 내가 볼 수 있는 건 편지 속 그들 인생의 단편들이지만, 그 단편들을 가지고 그들의 삶과 관계를 엿볼 수 있는 게 흥미로웠어.


나는 앞으로 어떤 작가들을 만나고 어떤 글들을 만나게 될까? 이렇게 좋은 작가들을 만나고 그들과 좋은 관계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겠지. 그들이 살고 있던 당시의 미국 출판계와 내가 몸 담고 있는 한국 출판계는 정말 많이 다를 거고. 환상을 가지지는 않으려고 해. 그래도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이렇게 치열하게 함께 고민해 온 사람들이 있었고, 나도 함께 좋은 책을 만들어갈 작가를 만났으면 좋겠다고 소망해. 좋은 편집자가 될게. 너도 좋은 작가가 되어줘.언젠가 좋은 편집자와 좋은 작가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어. 


너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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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영국 언론은 조선을 어떻게 봤을까 - 『이코노미스트』가 본 근대 조선
최성락 지음 / 페이퍼로드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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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100년 전 이코노미스트의 한국 관련 기사를 분석했을까?

너무 다른 나라의 시선을 의식해서도 안 되겠지만그렇다고 우리가 다른 나라에게 어떤 이미지로 비치는지에 대해 너무 무관심해서도 안 된다우리는 세계 속에서 수많은 나라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고그 나라들에게 비치는 이미지가 세계 속 우리의 위상과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치니까그리고 그들이 우리를 보는 시각에서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100년 전 영국 언론의 시각으로 본 조선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100년 전은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서구를 포함한 전 세계에 문을 열었던 시기이고외세의 부당한 개입으로 국권을 잃어갔던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당시 세계의 패권을 쥐고 있던 제국주의 국가가 당시의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았는지 살펴보면서당시 조선이 저지른 실책과 과오를 돌아보고 그것을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경계할 수 있다.

그런데 저자는 왜 100년 전에 있었던 세계의 수많은 언론 중 이코노미스트의 한국 관련 기사에 주목했을까이코노미스트는 1843년 창간되어 지금까지도 간행되고 있는 영국의 경제 전문지이다이코노미스트는 100여 년 동안 세계 각지의 주요 정보를 전달해 왔으며자유경제가 기본 논조이기는 하지만 찬반양론을 모두 다루며 비교적 균형 잡힌 시각에서 사건을 보고 해석해 왔다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이코노미스트가 조선을 보는 당시 세계의 시각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통로라고 생각했다.

 

세상은 생각보다 우리에게 무관심하다

저자는 1800년대 후반, 1900년대 초반의 이코노미스트를 보면서 한국 관련 기사가 거의 없다는 점에 놀랐다고 한다당시 조선에서는 강화도 조약임오군란갑신정변을미개혁대한제국 성립 등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이 줄지어 일어났지만국제적으로는 아무런 관심도 받지 못했다. 100년 전의이코노미스트에서 조선 이야기가 많이 나올 때는 청일전쟁러일전쟁 등 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 강대국의 역학 관계에 조선이 얽힐 때였다국가 경제 규모도 수출입 규모도 중국일본에 비교할 수도 없이 작은 나라제국주의 국가들이 탐내는 자원도 풍부하지 않은 나라였던 조선은 오직 동아시아의 패권을 둘러싼 역학 관계에서만 의미가 있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을 때이코노미스트는 안중근의 이름조차 언급하지 않고 한 한국인으로 지칭하며 이토의 삶과 업적만 자세하게 다루었다일본의 근대화와 세계화에 기여하고 말이 통하는 외교 파트너였던 이토에 비해안중근은 그다지 중요한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심지어 조선은 차라리 외국으로부터 현대적 행정 시스템의 도움을 받는 것이 조선 국민들의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다도 이것이 조선인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정치적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라고 일본의 조선 통치를 옹호했다아예 인종이 다른 서구 국가들보다는 같은 동양인인 일본이 조선을 통치하는 게 더 쉬울 것이라고 예상하기까지 했다.이코노미스트에 담긴 제국주의 국가의 시선은 이렇게 놀랍도록 차갑다그들은 타인에게 강제로 점령당하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여기에서 뼈저리게 느꼈다세상은 생각보다 우리에게 무관심하고선의만으로 타국을 돕는 나라는 없다복잡한 역학관계에서 살아남으려 할 때 우리를 도울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밖에 없다지금도 우리는 세계의 강대국들과 복잡한 역학관계로 묶여 있다그 속에서 지혜롭게 살아남으려면 100년 전 조선은 세계의 이해관계 속에서 철저히 외면당했고조선은 그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코노미스트의 예상을 깬 나라

 

지난 몇 년간 이뤄진 일제의 가혹한 군국주의 통치는 원래부터 거친 것과는 거리가 멀었던 이 은자의 나라의 국민에게서 반항할 만한 기질과 여력을 모두 빼앗아 가버렸다.”

 

100년 전의이코노미스트에게 조선은 무기력하고 나약해다른 나라에게 지배당하는 것이 마땅한 후진국이었다차라리 외국의 식민 지배를 받아 현대적 행정 제도와 정치 제도의 수혜를 입는 것이 도움이 되는 나라.

하지만 조선과 그 뒤를 이은 한국은이코노미스트의 예상을 깼다. 1919년 3.1 운동으로 한일합병은 조선 사람들의 의사와 전혀 무관하게 강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고우리는 독립을 원한다는 것을 세계에 선포했고끊임없이 일본에 저항했다거친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했던 한국인들은 광복 이후 한국 정부가 세워지고 나서 수십 년 동안 정치적 자유를 위해 피를 흘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고결국 정치적 자유를 얻어냈다너무 자만하고 나태해져서도 안 되겠지만, 100년 전이코노미스트의 선입견을 깨고 국가의 정치적 독립과 국민의 정치적 자유를 이룬 것은 충분히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좋은 점과 아쉬운 점

이 책은 1800년대 후반과 1900년대 초반의 이코노미스트속 한국 관련 기사 한 꼭지씩 원문과 함께 소개하고그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과 그 사건을 해석하는 이코노미스트의 시각그 시각에 대한 저자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는다개항 이후부터 한일합병까지의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고본문 뒤에는 연표와 연도별 주요 역사적 사건이 정리되어 있어 당시의 한국 근현대사를 정리하기에 좋다그때의 조선이 어떤 점에서 세계사의 흐름에 대처하는 데 미흡했는지도 명쾌하게 짚어낸다.

하지만 현재의 이코노미스트속 한국 관련 기사는 100년 전과 비교해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더 언급했으면 좋지 않을까 한다서문에서 지금도 이코노미스트에는 한국 관련 기사가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언급하지만, 100년 전의 한국 관련 기사와 지금의 한국 관련 기사를 비교 분석해 보면 이코노미스트를 역사의 거울로 삼아 보려는 의도가 더 잘 살아나지 않았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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