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중앙박물관 마나 모아나전에 다녀왔다
태평양 오세아니아 원주민 문화전이다. 마나는 신성한 힘이고 모아나는 바다라는 말이니 대략 신력의 바다라는 제목이다
휴양지로 많이 가기도 하고 제주 섬문화와 비슷한 느낌도 있고 뉴질랜드 럭비팀의 하카춤을 통해 접하기도 하고해서 의외로 폴리네시아는 한국에 낯설지 않다. 심지어 번지점프, 타투, 타부처럼 우리말에도 폴리네시아어가 프랑스 번역서를 통해 들어와 굳어져 사용되고 있다. 마치 몽셸통통(사랑하는아저씨), 카페오레(우유커피), 셀로판처럼 말이다
프랑스 께브랑리 쟈크시라크 박물관과 협업한 전시다. 불어 께quai는 강가 나루라는 뜻이다. quai de la Seine세느강변 quai de la gare기차역 플랫폼이다. 브랑리 강변에 있는 비서유럽 문명에 특화된 프랑스 박물관이다
여수의 전남도립미술관 슈발리에 이이남전시에 갔을 때 미술관 연간 스케쥴에서 이 전시를 순회한다는 것을 보았다. 국중박에서 9월까지하고 전남도립이 릴레이 바톤을 이어 받는다. 께브랑리랑 협업하는 오세아니아전 아니냐고 전남도립미술관 데스크에 물어봤더니 말꼬리를 흐렸다. 정말 몰랐을 수도 있으나 공식명칭이 프랑스 순회전으로 표시된 걸 봐서 아무래도 지방에서는 원주민 문화전이라고 브랜딩하기보다 프랑스 문화권력의 힘을 빌려오는 것이 훨씬 사람의 이목을 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국중박의 이번 전시는 대중타겟팅 상업전시 비엔나, 내셔널갤러리전을 필두로 투 트랙으로 가는 국중박의 박물관으로서 본업 모먼트라고 할 수 있다. 정말 박물관만 할 수 있는 전시로, 씨족공동체, 추장의 권력, 곤봉에 깃든 신성함 등의 설명이 외국의 선사시대를 공부하는 느낌을 준다
외부전시실이 아니라 최근 리뉴얼해 훌륭해진 선사고대관 앞의 특별전시실2에서 한국과 외국의 선사시대 유물이 마주보고 있다. 단 한 가지 으잉 하는 것은, 아무래도 전시실 출구 위치의 문제겠지만, 프랑스 박물관 전시를 잘 감상하고 나온 출구가 대한제국과 연결되어 있어, 프랑스 신부를 죽이고 프랑스군과 맞서 싸운 흥선대원군의 양이침범 비전즉화 주화매국 글씨가 눈 앞에 두둥 하고 보인다는 것이다. 그것도 거대한 대포 포구가 기세등등 프랑스 박물관쪽을 향해 있어 감시의 눈초리를 매섭게 치켜뜨고 있다.
전시의 기획은 8가지 장점이 있는 것 같았다.
1. 광활한 바다의 태평양 휴양지 감성
2. 외국의 전근대 유물 비교문화분석
3. 깨끗한 자연을 보여주며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
4. 수적로도 지역적으로도 소수인 서유럽회화가의 반대로 지구의 1/3을 차지하는 바다문명에 대한 초점
5. 프랑스 네임밸류 사용(피지미술관과는 행정적으로도 불편하고 어텐션 획득도 어려웠을)
6. 제주섬문화와 연관성
7. 디즈니 모아나와 연계해서 흥미유발
8. 프랑스군 제복착용 원주민 기마병을 전복시킴으로써 오리엔탈리즘 반성
한국사는 고조선부터 이어져 오는 단일한 역사가 지역적으로도 고정되어 있으나 유럽사의 고대는 그리스로마히브리로 이동해야한다.
사회학은 발달된 사회, 인류학은 전근대사회를 대상으로

코코넛으로 만든 투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