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영의 시대예보: 수고인류의 시간 재밌게 읽었다. 작년 경량문명의 시대는 전체적으로 고르게 설득력이 있었고 표현도 기억에 많이 남았는데 이번에는 만듦새가 우둘투둘하다. 어느 부분은 괜찮은데 어느 부분은 제안에만 그칠 뿐이라, 그래서 어쩌라는건지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이제 진단과 이론이 지나니 구조의 정합성으로 승부할 수 없고, 무수한 디테일과 예시로 현란한 드리블을 뽐내야하는데 그 모든 사례를 다룰 수 없는 까닭일지도. 어쨌든 AI가 자동화업무를 다 가져가고 나면, 인간은 정말 어렵고 까다로운 업무만 남아 수고롭다, 는 핵심 메시지는 확실히 각인되었다. 중간에 두 부분 정도 경량문명의 시대에서 읽었던 부분이 나와 반가웠다.김난도의 트렌드코리아는 처음에는 정말 혜안이 있었는데 이제 이십 년이 되어가니 갈수록 대중의 감성과 유리되고 현학적인 말장난만 하고 있는 것 같다. 일단 최근 몇 년 동안 그가 제시한, 재치는 있지만 그닥 입에 붙지 않는 키워드를 다른 매체나 스피커가 사용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다.
김정운이 말하지 않고 말하기, 창조적 시선 등에서 짜잔하며 자랑하는, 단어의 사용빈도를 보여주는 구글 앤그램으로 검색해봐도 비슷할 거다.26년의 근본이즘? 필코노미? 25년의 무해력? 토핑경제? 23년의 디깅 모멘컴? 인덱스 관계? 그래도 이번에 해봄(have-a-go)경제는 위트있었다.그런 점에서 트렌드를 선점하고 정의하려고 했지만 트렌드와 유리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책이 매년 트렌드붐을 세팅한 파이어니어 역할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경제뿐 아니라 교회트렌드까지 세분화되었을 정도.김난도의 트렌드코리아가 코로나 즈음해서 키워드가 번잡해지는 동안 송길영은 새로운 니시마켓을 개척했다고 본다. 인구에 회자되기 쉽도록 핵심을 사자성어 형식의 네 글자로 표현했고, 메시지를 간결하게 하는 한편 데이터과학자라는 배경으로 권위를 어필하며 뉴미디어에 자주 등장해 얼굴을 각인시켰으며 표현도 유려하게 다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