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쉽게 가르치는 유아영어 - EQ지수를 높여주는 우뇌 영어학습법
정부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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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배우고 익힌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문화적, 관습적 토양으로 익힌 모국어의 틀에 새로운 외국어를 의식세계로 밀어 넣는다는 것은 가히 상당한 노력이 뒤따른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환경은 영어에 미쳐 돌아간다. 사회인으로서 능력여부를 가늠하는 잣대로 항상 우위를 점하는 것을 보면 당체 어느 나라에 살고 있는지 의심마저 든다. 그러나 글로벌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영어를 구사할 수 없다는 것은 커다란 핸디캡이 아닐 수 없다. 어찌할 수 없이 영어를 잘 해야 된다는 것이 또한 정답이다.


이러한 영어만능시대에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당연 고민거리와 화두가 영어로 이어지는 것 또한 무리도 아니다. 시중에 넘쳐 나는 영어교재, 영어유치원, 영상물 등 각기 제 각각 나름의 팔색조를 자랑하며 만사형통을 부르짖지만 실상 어떤 교재로,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어느 시점에 접근하여야 할지를 선택한다는 것은 엄청난 부담이다. 만약 부모가 원어민에 근접하는 수준의 회화능력을 구사한다할지라도 아직 인지 및 사고체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아이를 염두에 둔다면 이 또한 고립무원이 아닐 수 없다.


이 책 ⟪엄마가 쉽게 가르치는 유아영어⟫의 저자 정부연은 ‘아트 잉글리시‘라는 독창적인 영어교수법을 개발하여 현재 국제어학개발원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가 책을 펴낸 동기 또한 무분별한 암기식 교육과 획일적인 선행교육의 폐단을 바로 잡고 한국인에 맞는 영어교육방향을 제시하였다는 데 커다란 의의가 있다. 아울러 아이를 가진 모든 부모들의 공통된 고민과 걱정거리인 영어교육의 이정표를 세웠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인 일이라 하겠다.


저자는 유아기 영어교육의 패러다임을 뇌의 역할에 따른 차별성을 통해 전환코자 하였다. 우뇌에 중점을 둔 언어혁명은 아이의 감성을 키우고 브로카의 영역으로 확장하는 천부적인 능력에 중심을 맞추었다. 인간의 뇌는 좌우의 기능적 차별로 인해 좌뇌는 이성적, 계획적, 분별력에 의지한 수리, 논리적 사고를 관장하며 우뇌는 감성적, 공간적, 음악적, 예술적, 직관에 의지한 창의적 사고를 관장하는 명확한 역할구분이 된다.


이처럼 우뇌중심의 프리즘을 통해 영어를 배우게 되면 그 효과가 실로 대단함을 역설한다. 이를 통해 아이가 스스로 즐기며 몰입하게 되며 별다른 거부반응 없이 감성을 발달시키고 창의적 인재로 거듭날 수 있는 지지기반을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우뇌학습을 통한 영어교육의 중심에 저자는 애착형성이 원만한 엄마가 있기를 바란다. 엄마를 통해 모국어로 충분한 관계를 형성하고 말문 열기에 돌입할 것을 권한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영어에 대한 긴장과 두려움으로 인해 부모가 가이드를 해 주는 역할에 주저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는 검증되지 않으며 문화적 코드가 다른 원어민강사보다 오히려 부모의 관심이 아이의 말문을 여는 첩경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밑바탕에 저자가 제시하는 연령별 학습교재를 통해 놀이와 학습을 통한다면 아이의 이중언어 구사능력은 순풍에 돛단 듯 날아 갈 것으로 말한다.


비단 이 책이 영어의 표준 준거 틀로 유아기 영어교육의 전형적인 방법이 된다고 할 수는 없다. 각기 다른 개성과 다양성으로 나름의 교육방침이 자리 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파닉스나 알파벳 교육과 같은 읽기 교육이 선행되고 말하기가 후행한다고 해서 영어교육이 망치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말하기와 읽기의 선후관계의 왜곡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분명 상당한 차이가 벌어지기 마련이다. 이것저것 팔랑팔랑 혹해 벌려 놓는다고 아이가 나아진다는 보장은 없기에 이제라도 부모가 확실한 전략과 믿음으로 아이와의 관계를 통해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최상이라 믿는다. 이 책을 통해 유아영어교육의 혼란스런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할 기준이 될 좋은 지침임은 사실이다.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좋은 교재의 선택과 활용으로 아이의 감성에 튼튼한 날개를 달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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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성적 충동 - 인간의 비이성적 심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조지 애커로프, 로버트 J. 쉴러 지음, 김태훈 옮김, 장보형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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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경제학을 연상해 보면 분배, 효율성, 수요와 공급의 함수를 떠올리게 된다. 경제학이 가치판단적인 정의와 명확성에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경제학을 통해 실물경제를 예측하고 표본적인 준거 틀을 설정하는 접점에 닿아 있다는 것도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최근 비이성적인 불황과 경제 후퇴의 국면에서 전통적인 거시경제학은 이렇다 할 모범적 답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국가적인 경제모델의 기준으로 다양한 학제와 접근이 가능한 것이 사실이지만 일련의 변수에 의한 탈 이데올로기적 접근, 자본주의 가치의 우위, 자율과 분배의 규범적 신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경제학의 이념적 접근을 확장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과 경제학적 결합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였으며 우리의 경제현상을 위시한 세계경제의 큰 축을 하나의 통합경제로 묶는 작업이 진행되었음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처럼 거시경제학이 동서해빙기를 지나 탈동화된 사회로 이전함에 따라 자율과 낮은 통제에 입각한 모델의 주류적 필요에 따라 신고전학파(신자유주의)가 출현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신자유주의는 현재 그 명맥을 다했으며, 그로기 상태에 빠진 식물인간이나 다름없는 상태다. 지난 4반세기 동안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였던 신자유주의의 침몰은 이념과 주의를 맹신한 지나친 과신과 남용의 경고인지 모른다. 아울러 경제학을 특정한 시각으로 치우쳐 재단하는 우편향적 사고와 행동은 위험천만한 착각이며 합리적인 판단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현재 우리는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불황의 나락으로 세계경제가 진입하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 이 책 <야성적 충동>은 불완전한 경제현상과 비이성적인 통제시스템을 진단하고 케인스의 불황에 대처하는 탁월한 사상적 접근과 논리적 현상을 통해 현재를 바라보고 재구성하는 얼개로 짜여 져 있다. 전형적인 경제학의 계량적이고 정량적, 정성적인 접근을 배제하고 사회심리학적 관점을 접목시켜 흥미를 높였다. 폭 넓은 독자층을 고려하여 학문적 깊이를 한 꺼풀 낮추었기에 보다 밀도 있게 접근이 가능하며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또, 신자유주의에 치우친 경제학의 폐단과 불완전한 현상을 어느 책보다 쉽고 빠르게 수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 있으며 대안경제학으로 손색이 없는 호소력이 짙은 책이다.


책은 경제학의 전반적인 현상을 케인스의 저서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의 주된 논점인 야성적 충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야성적 충동이란 비이성적이고 예측 가능할 수 없는 동물적 감각이 중요함수로 작용하는 경제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야성적 충동의 주된 동인은 자신감, 공정성, 화폐착각, 부패, 이야기가 경제학의 변수로 작용한다는 것으로 기존의 가치판단의 틀을 뒤집고 흔드는 내용으로 이루어 져 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전통적인 경제학은 수요와 공급에 의한 가격형성, 화폐조절, 물가조절을 통제하는 시스템으로 이루어 져 있음에 반해 이 책의 거대담론은 비이성적인 요소인 야성적 충동을 부각시켰다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저자는 ⟪일반이론⟫의 논리적 이해를 위해 크게 2부로 나누어 집필하였다. 1부에서는 야성적 충동이론의 실제와 이론을 사회심리학적인 접근과 분석을 통해 설명하였으며 어떤 방식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치며 사회 전반의 가치기준으로 작용하는지를 면밀하게 보여 주고 있다. 2부에서는 1부의 개론적인 설명을 토대로 각론적 해석으로 공통적인 경제문제의 주된 의문점을 8가지 이유로 열거 압축하여 난해한 현상과 문제 및 방법을 통찰하였다.


기존의 획일적인 시각과 접근은 불황의 현상을 분석하는 틀로 작용하기에는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이 책에서 보여 주는 함의와 진실은 더 이상 기존의 시각적 착각과 이분법적인 도해로 나누어 재단할 수 없음을 경험칙상 일깨운다. 또한 비자발적 실업이 수요 감소와 실업율의 관계를 설명하기에는 효율성임금이론이 턱없이 단순하며 자연실업률의 명제가 현재의 실업문제를 풀지 못함을 공론화하였음은 대단한 성과라 하겠다. 이는 저자들을 통해 기존의 아성을 허무는 시도로 새로운 준거 틀을 마련하는 또 다른 계기로 인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 주는 단상은 인간심리의 행동적 측면을 고려하였다는 데 있다. 이는 행동경제학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한 셈이다. 사회심리적인 시각적 공유와 패러다임의 접목은 경제학의 참조 틀을 확장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부동산의 하방경직성에 집착하는 기존의 관념과 주식시장의 펜더멘탈에 근거한 민감성이 모두 야성적 충동에서 기인한 인간 본성에서 비롯된다는 획기적인 발견은 더 없이 중요한 함의다. 여태껏 소외된 분배의 불공정성, 소수인종의 차별적 태도, 비체계적인 행동방식 등은 이 책을 가로지르는 오랜 통찰의 흔적이다.


따라서 애덤 스미스의 고전적 주장인 ‘보이지 않는 손’의 자가통제체계는 현재의 불완전한 경제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많은 허점이 있음을 이 책은 여실히 보여 준다. 1929년도의 대공황에서도, 아시아를 요동치게 한 화폐불안에서도, 남아메리카의 극심한 불황경제에서도 기존의 통찰과 사고는 여지없이 무너졌음이 그 방증이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저자 장하준 교수가 극찬하며 감탄한 이 책이 담은 비전이, 현재의 무너진 경제하락의 간극을 메우는 지렛대로(레버리지효과) 사용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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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경제학
폴 크루그먼 지음, 안진환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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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비이성적 불황, 케인스주의에서 해답을 찾다 

최근 발생한 경제위기를 암흑의 1930년대 미국 발 대공황에 빗댄다. 글로벌 경제화 되고 세계화된 작금의 현상이 우리의 허리띠마저 졸라매게 하였다. 물 건너 촉발된 경제위기가 우리 경제에는 대공습의 전야를 방불케 한다. 그렇다면 왜 우리에게 더욱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이며 언제부터인지도 모르게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한 물가와 경제 후퇴는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일까? 아울러 이러한 모든 경제 현상의 주범은  누구일까? 깊이 고민할 필요성조차 없이 지금 나에게 묻는다면 바로 신자유주의자들을 지목할 것이다. 교묘하게 조작되고 가공된 첨단금융공학시스템을 내세 워 건전한 펀더멘탈을 흔들고 시장을 교란하고 파국으로 몰고 간 사악한 악의 축에 다르지 않다. 
 

 

 

실제 우리는 1988년 미국의 배후 조정아래 있던 IMF으로부터 처절한 경제굴욕을 경험했다. 통화정책의 실패로 물가불안과 신용경색상황의 공포는 패닉상태로 이끄는 그 자체였다. 당시 회생을 위한 돌파구는 긴급원조였으며 그 대가는 실로 가혹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시장개방(특히, 금융부문) 등을 통해 미국이 원하는 세계경제의 열린 시장의 일원으로 알몸으로 내던져 졌다. 하지만 그 결과는 아직도 허약한 경제기반구조를 드러내며 신뢰를 구축하지 못하였으며 이리저리 조난당한 모습을 여전히 보여준다.


지금에서야 악몽 같았던 당시를 회고할 여유가 조금은 남아 있다지만 답답하기 이를 때 없던 시기였다. 별다른 과오나 아무런 이유가 없음에도 실업자의 대열에 편승한 88만원 세대인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불평등한 사회구조였다. 이러한 불균형과 지독한 불황의 단초를 제공한 주된 원유는 바로 방만한 자유방임, 규제완화정책, 글로벌경제화, 민영화가 주역이라 할 수 있다.


이 책 <불황의 경제학>의 저자 폴 크루그먼은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프린스턴대학 경제학교수이다. 그가 작금의 시점에 이 책을 통해 지난 1세기 동안 각 나라의 경제를 위협한 구조적 원인과 불황의 양상을 소개한 목적에는 신자유주의의 폐해가 직간접적으로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현재 미국이 처해있는 금융위기의 촉매제가 그림자금융으로 명명된 유사금융 파생상품의 난립과 헤지펀드의 예측 불가해성에 초점이 맞추어 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30년간 세계 경제는 동서 이데올로기의 변화, 자본주의체제 강화 등을 통해 경제시스템의 강력한 통합 체제를 탄생하였다. 저자가 짚은 신자유주의 경제주의(신고전주의) 역시 이러한 맥락과 이념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렇게 전통 자본주의 강대국인 영국(대처주의)과 미국(레이거니즘)의 지배적 이념이 어떻게 제3세계 국가와 신흥국가에 영향을 미치는지 이 책은 상세하게 보여 준다.


다른 경제학 저서와는 달리 단편적 조치나 개념분석에 그치지 않고 왜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었는지를 경제후퇴(불황)의 현상과 결부시켜 알기 쉽게 보여 준다는 점은 탁월한 차별성이 돋보이게 하는 책이다. 전통적으로 동남아시아 국가(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는 정실자본주의(정계유착)의 연결고리가 짚은 국가적 특성을 보이는 곳이며 우리나라 또한 유래 없는 독점재벌경제를 키웠다. 기실 건전한 경제의 선순환 고리는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된다고 볼 수 있는데 특이한 경제구조로 인해 상당부분 견실한 자본시장을 형성하기엔 무리가 있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저자가 아시아의 경제요동현상을 전후로 구원이라는 미명아래 사악한 무리들을 앞세워 시작된 신자유주의자들의 간섭은 더욱 자생적 경제토양과 기반을 허약하게 하였다는 데 있다. 분명 선진경제의 지원과 정책으로 상황이 개선되어야 함에도 오히려 악화된 것의 이면에는 이익은 사유화하고 피해는 국유화하는 이념적 흐름이 짙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신뢰기반이 붕괴된 경제는 연쇄부도로 이어지고 모라토리엄(국가부도)의 상태까지 몰릴 수밖에 없다. 더불어 심각한 경제 불황의 전방위적 원인을 제공한 금융 부실은 비열한 모럴헤저드를 양산하였음을 이 책은 또한 정확하게 복기한다.


세계의 경제주체는 정보의 비대칭성에 빠지는 우를 상당기간 범했다. 이 책의 주요테마로 소개된 라틴아메리카의 사례, 멕시코의 테킬라위기, 인도네시아 • 한국의 통화위기와 특히 일본의 유동성 함정은 수없이 많은 불황의 심각성을 예고하였음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자승자박의 참혹한 결과였다. 이처럼 세계 경제를 처절하게 굴복시키고 무너뜨린 주된 이유에는 현대 거시경제학에서 간과한 즉, 신자유주의경제가 묻어 버린 경제 주체 간  신뢰와 예측하지 못한 비이성적 행동(행동경제학)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저자가 밝힌 문제의 주된 원인도 그 범주와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미국이 1930년대 경제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의 강력한 금융통제와 수혈자금의 사회간접자본으로의 유입과 투자는 공황의 끝을 막는 중요한 열쇠가 되었다. 또한 때마침 발발한 제2차 세계대전은 경제를 살리는 소방수로, 커다란 동력이 되었음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처럼 미국이 공황의 그늘을 벗어날 수 있었던 핵심역량은 당근과 채찍의 적절한 사용 즉, 규제와 보호의 울타리를 튼튼하게 채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금융위기는 어떠한가? 구멍 난 물독처럼 제3세국가가, 일본의 덫이 그러했던 것 보다 훨씬 강력하게 울트라 괴물로 변신한 셈이다.


거품경제(닷컴붕괴, 주택붕괴)가 꺼지기 시작하면서 항공모함 미국의 운명이 풍전등화와 같다. 흥청망청 한도를 넘어 써 버린 과소비의 책임을 호되게 받고 있는지 모른다. 이러한 불황의 타개책으로 저자는 신용경색완화와 소비지원을 꼽는다. 이처럼 미국경제의 앞날이 불투명한 현실이 우리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저자의 주장처럼 공황은 희박하나 불황은 지속될 것이라는 말처럼 하루 빨리 자유방임의 방만한 경제를 붙들어 매지 못한다면 희망의 불씨를 살리기에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작금의 경제현실을 어느 책보다 잘 분석한 이 책을 MB정부에게 일독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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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글쓰기의 모든 것 - 글쓰기의 달인을 위한
로버트 그레이엄 외 지음, 윤재원 옮김 / 베이직북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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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은 마음을 담는 것이다. 형식이나 틀에 구애받지 않고 끼적이는 글이라도 글쓰기를 통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들을 빚어내고 소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쓰기가 생각처럼 실타래를 술술 풀어 가 듯 막힘없이 쉽게 만들어 가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글쓰기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내밀한 원형적인 본능에서 촉발된 관계가 사회적 인식과 지위를 확인코자 하는 의도된 목적에서 온다. 아울러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의견과 시각, 함의, 단상 등의 건전한 의식거리를 제공하는 순기능적 요소이다.




글쓰기의 순기능을 차치하더라도 오로지 작가의 깜냥을 통한 허구의 세계를 창설하는 문학적 순수성으로서의 기능은 성취할 수 있는 능력의 범주를 가늠하기 힘들다. 만약 작가라면(설령 아니더라도) 혼을 쏙 빼 놓을 만큼 공감 가는 글을 언제고 어느 때고 생산해 내기를 소망하기 때문이다. 독자의 열렬한 반응으로부터 살벌한 외면까지 결국은 살아 숨 쉬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글쓰기를 해야 한다는 작가의 로망인지 모른다.




이처럼 글쓰기에 관한 모든 길라잡이가 있다면 백군만마를 얻는 것과 같을 것이다. 이 책 <창의적인 글쓰기의 모든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되었다. 그렇다고 이 책의 내용이 전적으로 창의적인 글을 쓰고 사용설명서처럼 기능할 수는 없다. 소재를 발굴하고 다듬고 내러티브를 씨줄과 날줄처럼 정밀하게 조합하는 것은 부단한 노력과 역량이 관건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소홀하게 넘어 갈 수 없는 것은 기본 즉, 주춧돌의 튼실함이라 하겠다.




이 책을 통해 글쓰기의 영감과 번득이는 창의성을 개발한다면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아마도 베스트셀러작가를 꿈꾸는 것이 로망이라면 반드시 읽어 봄직한 내용이다. 평범한 일상의 특별할 것 없는 소재를 사실적 묘사, 감정이입, 회상으로 단단한 플롯의 뿌리내림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하나의 통과의례다. 이러한 전개를 통해 담고자 하는 목적과 의도가 분명해 진다.




책은 글쓰기의 메커니즘 순으로 엮은 전형적인 교과서의 형태를 보인다. 크게 6장으로 분류하여 1장에서는 글쓰기를 위한 준비 작업을 제시하고 2장에서는 사회적 관념과 일반적인 태도, 젠더, 인습 등의 다양한 주제를 공통된 틀로 갈무리하였다. 3장에서는 글쓰기를 위한 기법과 장치를 통해 완성도 높은 글로 바꾸는 테크닉을 열거하였다. 4장에서는 글의 형식과 장르를 통해 문법의 적절한 사용법을 5장에서는 탈고된 원고의 다듬기를 위한 출판의 정보를 실었다. 끝으로 6장에서는 작가로서의 이념과 삶을 통해 정체성을 발견하고 소신 있는 자세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혹자는 글쓰기를 위해 뼈 속까지 써 내려갈 것을 요구하며 영혼을 흔드는 글담이 되어야 함을 피력한다. 이 모든 글쓰기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공감이 아닐까? 인간의 오랜 열망과 꿈을 플롯에 담고 감동의 물결을 일으키는 살아 있는 내러티브는 신과의 교감처럼 신성함 마저 든다. 또한, 인간이 타고난 본성이 완성체로 끊임없는 자아의 성찰과 정체성 확립은 글쓰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것이 어떤 장르라 할지라도 인간이 만든 물질세계를 투영하지 않고는 시놉시스조차 건져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문예창작을 준비하는 사람과 글쓰기의 실제와 이론정립을 다지고자 하는 이라면 든든한 길라잡이로 작용하겠다. 물론 다독을 통한 필사와 습작이 선행되어야 하며 간접경험과 자료 수집을 통해 무의식 세계의 무한 영역을 채워 나가야 하겠지만 글쓰기를 위한 이념정립 또한 이에 뒤지지 않게 중요하다. 글쓰기의 성공이 천부적인 재능과 타고난 능력으로부터 좌지우지 된다고 할지언정 순수함과 열정이 없다면 창의적인 글쓰기 또한 요원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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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완벽한 하루
멜라니아 마추코 지음, 이현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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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운명론을 그다지 믿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무수히 많은 운명의 갈래 중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지에 대한 의문은 석연치 않은 게 사실이다. 운명의 우듬지처럼 다양한 색깔을 뽐내고 어떤 선택과 결정에 따라 달리 변한다는 것은 어쩌면 숙명일지도 모른다. 인간만이 고민하고 갈등하는 운명의 판도라 상자에서 각자의 삶을 결정지으며 받아들이는 몫은 오로지 자신이다.

 


그로부터 파생된 운명의 향방은 불가피하게 타인과의 관계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우리의 삶에 원하든 원하지 않던 간에 생명의 존귀와 같은 존엄성의 가치를 넘어 신분의 계층과 지위로부터 오는 양극화는 알게 모르게 엄연한 경계선을 구분한다.

 


이 책의 모티브는 운명이다. 인간의 심리 속에 내재된 복잡한 상태를 감정의 선을 따라 정체성을 찾아 가는 이야기다. 전형적인 인간 군상의 롤 모델을 통해 열망, 갈등, 반목, 시기, 질투, 부러움, 죄의식을 시립도록 차갑게 소묘하였다. 모니카 벨루치가 열연한 ⟪말레나⟫에서 보았던 대중심리의 이중적 태도와도 일맥상통하며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의 시대적 어둠 속에서도 끈끈한 가족애의 결정체를 갈망한 오마주의 흔적이 역력하다.

 


프롤로그의 낯선 총격사건을 뒤로 하고 이야기는 하루 24시간을 따라 째깍거리듯 달려간다. 재선이 불확실 되는 타락한 국회의원 엘리오와 그의 경호 팀장 경장 안토니오의 가족을 중심으로 파상적으로 분포된 갈등의 연결고리를 하나의 알고리즘으로 묶어 전개한다. 구태여 사회적인 신분과 지위를 이분법적인 도해로 나누어 재단하지 않아도 사회적 계층과 경제력의 척도에 따라 운명이 나뉜다는 일그러진 출발이 이 책을 휘감는 얼개이다.

 


이는 마치 마크 트웨인의 고전 ⟪왕자와 거지⟫의 현대적 해석과 재탄생으로 볼 여지가 충분한 강한 인상을 남긴다. 그 속에 담긴 고전의 순수함과 현대적 의미에 맞게 혼합첨가물을 섞어 일차적 영향의 범주를 확장한 것으로도 보아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제목에서 주는 강한 반어적 의미의 속내는 상당한 아이러니를 불러일으킨다. 어느 것 하나 완벽할 수 없는 삶의 편린들을 등장인물들의 사실적 심리묘사를 통해 재구성해 나간다는 설정은 가히 압권이라 할 만하다.

 


더불어 강한 집착과 강박증세로 인한 편집증과 의처증에 사로잡힌 안토니오를 통해 손창섭의 ⟪잉여인간⟫에서 익히 보았던 현실부적응자를 손쉽게 떠올리게 만든다. 갈피를 잃고 허우적대는 모습을 통해 우리의 정서에 낯익은 인간군상과 오버랩되고 행운과 불행의 갈래에서 얄궂은 운명의 양면성을 그대로 재현한 것과 같은 착각과 익숙함을 엿 볼 수 있다.

 


저자가 창조한 다양한 캐릭터의 사실성을 통해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 회고하게 되고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반추하게 만든다. 그녀의 필력을 통해 우리는 대서사적 구조의 지배적 제어와 완벽에 가까운 통제의 정교함에 새삼 놀라게 한다. 진공청소기로 빨아 들이 듯 감각적으로 묘사된 이야기는 우리를 거침없는 몰입의 세계로 빠져 들게 하며 통속적인 관념마저 송두리째 날려 버리게 만든다. 흡인력이 대단한 작품이다. 어느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운명의 몸부림과 손짓은 독자의 호기심으로 가득 찬 마음을 훔치기에 부족함이 없다.

 


뿐만 아니라 대립각을 세우는 갈등구조가 조밀하게 짜여 져 있는 것 또한 이 책의 또 다른 볼거리다. 엘리오와 안토니오를 주축으로 한 행복과 불행의 뒤엉킨 삶의 향방은 극과 극의 대립적 관계의 설정으로부터 파생된다. 성공을 거머쥔 계층과 성공을 향한 가지지 못한 자의 열망의 범주가 그들 사이를 지리멸렬하게 관통함을 알 수 있다. 거스름처럼 일어난 가난의 굴레가 안토니오와 엠마, 그의 자녀 케빈, 발렌티나를 향해 끈질기게 괴롭히는 광경을 지켜보는 것은 오염된 늪처럼 그 깊이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또 엘리오와 마샤, 그의 자녀 제로(아리사), 카멜라의 사회적 신분으로 무장한 이중적 심리세계는 탐욕과 부를 향한 열망과 지독한 집착의 부르주아적 이미지를 그대로 재현하였다.

 


이렇게 그들에게서 얽힌 관계의 틀은 운명의 큰 울타리 속으로 쉴 새 없이 돌고 도는 쳇바퀴 속 다람쥐를 연상케 하며 현재와 과거의 시간을 시나브로 넘나든다. 인생의 참된 행복이 무엇인지, 삶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 채 인식하기도 전에 아스라이 사라져 버리는 삶의 오묘한 진리는 인간을 고뇌하고 사색하게 만드는 영원한 화두인지 모른다.

 


정상과 바닥의 간극이 반드시 존재하듯 황폐한 침묵의 늪 속으로 빨려 들어가 허무하게 사라져 버리는 안토니오의 가족들의 비극적 운명을 통해 우리는 다시금 성찰하고 삶의 목적을 회고하는 계기를 생산할 것 같다. 첨언컨대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이 책의 내용을 음미한다면 숨은그림찾기의 재미와 같은 흥미로움과 묘한 느낌을 오롯이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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