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창의적인 글쓰기의 모든 것 - 글쓰기의 달인을 위한
로버트 그레이엄 외 지음, 윤재원 옮김 / 베이직북스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글을 쓴다는 것은 마음을 담는 것이다. 형식이나 틀에 구애받지 않고 끼적이는 글이라도 글쓰기를 통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들을 빚어내고 소통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쓰기가 생각처럼 실타래를 술술 풀어 가 듯 막힘없이 쉽게 만들어 가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글쓰기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내밀한 원형적인 본능에서 촉발된 관계가 사회적 인식과 지위를 확인코자 하는 의도된 목적에서 온다. 아울러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의견과 시각, 함의, 단상 등의 건전한 의식거리를 제공하는 순기능적 요소이다.
글쓰기의 순기능을 차치하더라도 오로지 작가의 깜냥을 통한 허구의 세계를 창설하는 문학적 순수성으로서의 기능은 성취할 수 있는 능력의 범주를 가늠하기 힘들다. 만약 작가라면(설령 아니더라도) 혼을 쏙 빼 놓을 만큼 공감 가는 글을 언제고 어느 때고 생산해 내기를 소망하기 때문이다. 독자의 열렬한 반응으로부터 살벌한 외면까지 결국은 살아 숨 쉬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글쓰기를 해야 한다는 작가의 로망인지 모른다.
이처럼 글쓰기에 관한 모든 길라잡이가 있다면 백군만마를 얻는 것과 같을 것이다. 이 책 <창의적인 글쓰기의 모든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비롯되었다. 그렇다고 이 책의 내용이 전적으로 창의적인 글을 쓰고 사용설명서처럼 기능할 수는 없다. 소재를 발굴하고 다듬고 내러티브를 씨줄과 날줄처럼 정밀하게 조합하는 것은 부단한 노력과 역량이 관건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소홀하게 넘어 갈 수 없는 것은 기본 즉, 주춧돌의 튼실함이라 하겠다.
이 책을 통해 글쓰기의 영감과 번득이는 창의성을 개발한다면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아마도 베스트셀러작가를 꿈꾸는 것이 로망이라면 반드시 읽어 봄직한 내용이다. 평범한 일상의 특별할 것 없는 소재를 사실적 묘사, 감정이입, 회상으로 단단한 플롯의 뿌리내림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하나의 통과의례다. 이러한 전개를 통해 담고자 하는 목적과 의도가 분명해 진다.
책은 글쓰기의 메커니즘 순으로 엮은 전형적인 교과서의 형태를 보인다. 크게 6장으로 분류하여 1장에서는 글쓰기를 위한 준비 작업을 제시하고 2장에서는 사회적 관념과 일반적인 태도, 젠더, 인습 등의 다양한 주제를 공통된 틀로 갈무리하였다. 3장에서는 글쓰기를 위한 기법과 장치를 통해 완성도 높은 글로 바꾸는 테크닉을 열거하였다. 4장에서는 글의 형식과 장르를 통해 문법의 적절한 사용법을 5장에서는 탈고된 원고의 다듬기를 위한 출판의 정보를 실었다. 끝으로 6장에서는 작가로서의 이념과 삶을 통해 정체성을 발견하고 소신 있는 자세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혹자는 글쓰기를 위해 뼈 속까지 써 내려갈 것을 요구하며 영혼을 흔드는 글담이 되어야 함을 피력한다. 이 모든 글쓰기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공감이 아닐까? 인간의 오랜 열망과 꿈을 플롯에 담고 감동의 물결을 일으키는 살아 있는 내러티브는 신과의 교감처럼 신성함 마저 든다. 또한, 인간이 타고난 본성이 완성체로 끊임없는 자아의 성찰과 정체성 확립은 글쓰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것이 어떤 장르라 할지라도 인간이 만든 물질세계를 투영하지 않고는 시놉시스조차 건져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문예창작을 준비하는 사람과 글쓰기의 실제와 이론정립을 다지고자 하는 이라면 든든한 길라잡이로 작용하겠다. 물론 다독을 통한 필사와 습작이 선행되어야 하며 간접경험과 자료 수집을 통해 무의식 세계의 무한 영역을 채워 나가야 하겠지만 글쓰기를 위한 이념정립 또한 이에 뒤지지 않게 중요하다. 글쓰기의 성공이 천부적인 재능과 타고난 능력으로부터 좌지우지 된다고 할지언정 순수함과 열정이 없다면 창의적인 글쓰기 또한 요원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