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볼 1 - 워런 버핏과 인생 경영 ㅣ 스노볼 1
앨리스 슈뢰더 지음, 이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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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의 현인으로 추앙받는 시장의 마법사 워렌 버핏은 금세기가 낳은 최고의 부자이자 경영구루다. 오늘날의 성공은 도전과 열정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지칠 줄 모르는 삶, 바로 위대함이다. 그를 최고의 부자로 만든 이유는 습관처럼 굳은 검소함과 삶에 대한 집중이었다. 그를 닮고자 배우고자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행동과 가르침에 열광한다. 이를 통해 세상을 통찰하는 지혜를 터득하고 부를 다스리는 겸손을 배우고자 함이다.  

“집중이야말로 탁월함을 얻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다”(1권, p-566) 

이 책 <스노볼>은 1,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이다. 아직 현존하여 활동하고 있는 인물을 대상으로 만든 근간에 보기 드문 전기다. 객관적인 시각과 균형감을 갖추어야 한다는 태생적 과제를 안고 출발한 책이기에 진실함이 관건일 테다. 하지만 이 책을 아우르며 관통하는 통찰의 시각은 불과 몇 페이지만 읽어도 기우라는 사실을 금방 알아챈다. 5년여 시간동안 버핏의 생활에 파고들어 그의 행동, 습관, 생각 등을 근접한 거리에서 파악하고 철저하게 분석했다. 그러하기에 유일무이한 전기로 이 책이 세간에 미칠 영향력과 파급효과는 실로 엄청날 것으로 기대된다.  

워렌 버핏은 1930년에 출생했다. 이 책은 연도별로 그가 걸어 온 발자취를 되짚었다. 현재의 그를 세운 원동력이 무엇인지, 지혜의 힘이 무엇인지를 인생 전반을 통해 찾고자 하였다. 굵직굵직한 사건에서부터 그에게 영향을 미친 인물들의 일화까지 크고 작은 일들을 광범위하게 훑어 통찰하였기에 부피가 커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분량의 방대함에 비해 버핏의 유머와 삶의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에 읽는 재미가 있으며 감칠맛이 난다.  

워렌 버핏은 검소와 절약을 미덕으로 삼았다. 어린 시절부터 버핏의 아버지 버핏 집안의 영향으로 근검과 절제된 생활을 체득하고 익혔다. 이러한 영향으로 스스로 독립된 인격체로 성장하기 훨씬 어린 나이에 강인한 생활력을 통해 세상을 구르고 넘어지며 배웠다. 이때 배운 검소한 삶과 절제의 정신이 그의 인생 전반을 지배하며 작동하는 디딤돌로 작용하였다.  

이처럼 그를 일으킨 성장엔진이 절약이었다면 그의 동력에너지는 불굴의 열정일 테다. 한 번 빠져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성취하고 이루어 내는 결연한 의지와 집착이 그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이것이 전 세계의 경영인이 그를 존경하는 기업가로 꼽는 대표적인 이유 중에 하나이자 이 책에서 소개된 내면의 점수판의 배경이다.  

유년기의 버핏이 절약을 배웠다면 학창시절 버핏은 삶의 지혜를 배웠다. 그의 판단과 기준에 배울 가치가 조금이라도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이 들면 집요하게 파고들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배우고 흡수하고자 하였다. 이런 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스승은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벤자민 그레이엄이었다. 그의 투자이론과 경영이론이 어린 버핏에게는 커다란 감동이었다. 그레이엄교수가 만든 “담배꽁초”이론이 버핏에게 넘어 와 가치투자로 이어지는 전신이 되었던 것도 이러한 결과다.   

버핏은 자산 가치보다 저평가된 회사의 주식을 사 들여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를 하는 간단한 방식을 취한다. 내재된 안전마진을 믿고 투자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내를 가지고 기다린다. 그의 투자원칙은 인내와 단순명료함이 결합된 소신의 산물이다. 거창한 투자분석이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옳다고 생각하는 결정에 대한 포지션을 버리지 않고 거머쥔다는 것에 있다.  

이것이 ‘스노볼’처럼 커지고 커져 복리의 마술을 부려 현재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되었다. 버핏은 원칙에 반하는 행동을 철저히 배척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정직이라는 진정성으로 그의 투자행위가 기업을 파괴하고 사회공동체를 뒤흔드는 파렴치한 행동으로 나아가지 않은 이유 또한 그것이다. 그가 마음만 먹었다면 더 많은 수익과 부를 창출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변하지 않는 원칙을 고수하며 시장의 냉소주의를 물리치며 ‘난소로또’를 떠올리며 탐욕을 경계하였다.  

나무는 하늘 끝까지 자라지 않는다. 하지만 버핏은 자기가 새로 자라나는 어린 나무가 뿌리를 내리는 일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버핏은 단 한 번도 사업에 대한 집중성을 놓친 적이 없었다. (2권, p-680) 

워렌 버핏은 벤 그레이엄 외에도 앤드류 카네기의 사상에도 영향을 받아 매료되었다. 그레이엄이 원칙을 만드는 계기였다면 카네기는 소신을 완성시키는 바탕이 되었다. 카네기가 바라 본 세상의 향한 원칙과 소신에 대해 그는 불평에 맞서 싸우고 아첨과 겸손을 구별하는 힘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버핏은 인맥관리를 누구보다 소중하게 여겼다. 그의 분신과도 같은 찰리 멍거와의 인연은 영원처럼 함께 했다. 가는 곳마다 버핏은 날카로운 눈으로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고 자신의 영역으로 들어서길 바랐다. 그것은 버핏 그룹이라는 철옹성의 견고한 슈퍼개미들을 일구어 낸 버크셔 헤서웨이의 사람들이었다. 그는 인간관계를 통해 진실된 마음을 얻고 사랑을 얻었으며 인생을 통찰하는 에너지를 얻었다.


그는 투자에 관한 원칙을 분명하게 지켰다.  

투자의 제1원칙 돈을 잃지 말라  

투자의 제2원칙 제1원칙을 잊어버리라.

투자의 제3원칙 빚을 지지 말라 

손실 가능성과 효율성 및 안전성을 살피고 기대 수익을 통한 안전 마진을 설정하는 신중함으로 내재가치가 높으나 저평가된 주식에만 투자하였다. 소위 말하는 그레이엄과 토드가 개발한 ‘담배꽁초’이론이다. 이러한 투자의 소신은 경제효율성의 법칙을 보기 좋게 깨트리며 경제학의 일반적인 이론에 인간의 행동심리가 지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따라서 그의 이런 투자방식은 단기이익에 사로잡힌 시장의 조급함을 통렬하게 지적하며 시장의 가치를 보호하고 기업의 항상성을 추구하는 방식의 투자이며 요체다.   

실제 워렌 버핏은 지독한 현실주의자였다. 자신의 엄청난 부를 자식들에게 상속하는 것을 반대하며 빌 게이츠 재단에 재산의 대부분을 기부하였다. 노력 없는 성공은 공으로 얻은 것이기에 인생의 가치를 근면과 집중에서 찾았다. 부단히 노력하고 또 집중하다보면 위대한 기회가 온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이러한 기회를 끊임없이 살피고 노력하였기에 버핏은 남들보다 탁월한 기회를 분별하는 안목을 갖추었던 것이다. 그래서 워렌 버핏을 일컫어 미다스의 손이라고 한다. 그의 손을 거치기만 하면 꺼져 가던 불꽃도 활활 다시 타올라 생명의 불씨를 되살린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워렌 버핏을 통해 많은 것을 보았다. 1956년 단돈 100달러로 시작해서 주식투자만으로 거부가 된 그의 놀라운 성과보다 그가 닦은 명성이 더 값어치가 있고 빛나 보인다. 자기에게 투자하고 열정을 믿고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면 성공한다는 명명백백한 진리를 몸소 실천한 그의 삶이기 때문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무엇인지를 선연히 사람들의 가슴 속에 아로새긴 그의 아름다운 삶,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그의 부가 아닌 바로 삶을 향한 열정과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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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명 작가님의 신작 가제 <나에 관한 너의 거짓말> 이벤트에 신청했으나  

당첨되지 못해 아쉬움이 짙었다.  

허나, 정체불명의 우편물을 받고 가제본이 배달되어 왔다는 놀라움과 즐거움에  

단숨에 삼켜 버렸다.

 

이미 접한 다른 분들처럼 나 또한 반응이 엇비슷하게 뭉개진다. 국내에 보기  

드문 정통 프로파일러 소설을 접한 느낌이다. 시리도록 차가운 문체와 반전을  

거듭하는 서사구조는 읽는 이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아울러 빠른 전개와  

세밀한 심리묘사가 탁월하며 인간내면의 본성을 날것 그대로 보여 준 작가의  

필력이 예사롭지 않아 눈길을 잡아 붙들어 맨다.

 

 또한, 장소나 배경이 국내가 아닌 가상의 세계를 통해 만들어 진 특히, 미국을 연상케

하는 지명들은 범죄프로파일러로 유명한 도시와 친숙한 배경이라 거부감이 없다는

것도 이채롭다. 이미 미국드라마를 통해 매니아층이 생긴 범죄관련이야기는

상당한 반향을 일으킬 것이며 상당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프로파일러에 대한 연쇄살인범의 심리묘사를 제대로 잡아 낸 것이 이 책의

강점이다. 범죄를 구성하는 행위와 범죄자의 심리를 연계하여 접근한 방식과

퍼즐을 끼워 맞추듯 제시된 메타포를 통해 전체를 통찰하는 기교적 장치는

예술이다. 다중나선고리형 연쇄살인의 심리묘사와 의사기억을 통한 인간 본성을

지배하는 무의식(잠재력) 세계는 이야기의 추론적 과정을 담보하는 발판으로

작용하는 든든함이다.

 

 하지만 연쇄살인범 데니스 코헨과 형사 매코이를 연결시켜 주는 매개체가

다소 매끄럽지 못한 느낌을 받는다. 헐리반장, 찰리 카슨의 경우는 전형적인

권력구조의 생리에 순응한 먹이사슬을 만들어 읽는 이와의 정서적 교감을 충분히

모색할 수 있다. 반면, 라일라 스펜서가 매코이를 통해 자신의 트라우마를

치유한다는 이중반전을 위해서는 조금 더 객관적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하는 짧은 생각 한 자락이 미친다.

 

 첫째, 메코이가 데니스 코헨의 잠재적 인성이 발현되어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과정과 라일라 스펜서와의 연결고리를 찾기가 힘들다. 라일라가 이 사건을 지배

하는 숨은 배후 조정자로서의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메코이가 심리적 이탈현상을

겪는다는 불안요인을 처음부터 알고 접근하여야 한다는 의문을 남긴다.

 

 둘째, 라일라가 겪은 어릴적 트라우마인 여동생 레이첼의 범인이 데니스 코헨

이라는 가정을 통해 연결시킨 것은 매끄럽게 넘어가나 이미 메코이를 통해 예전에

사망한 데니스 코헨을 굳이 되살린 이유가 무엇인지 언뜻 이해하기가 힘든 면이 있다.

라일라 또한 심리적 상처가 아물지 못한 상태였기에 정신적 교란상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면 상황적 이해가 가능하지만 단순히 복수를 위한 대상을

만들기 위한 범죄심리라면 연결고리를 찾기가 힘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머문다.

 

 따라서, 라일라와 메코이의 관계를 명확하게 부각시키기 위해서라도 간접배경을

조금 더 풀어 내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라일라가 레이첼의 죽음을 통해 겪은

심리적 크레파스를 치유하기 위해 메코이와 교감을 나누고 연민을 일으키는

구조에 반전을 깔기 위해서는 라일라가 왜 메코이와 데니스 코헨을 혼동하여

동일한 선상에서 놓게 되었는지를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잘 만든 책에 이러쿵 저러쿵 참견할 능력이 되는 지 모르겠으나 부족한 생각

한꼭지 보탠다. 정성들여 만들어 진 책이기에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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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읽고 있는 <스노우 볼>은 워렌 버핏의 경영철학이

녹아 있는 평전이다. 2권으로 이루어 진 책은 총 1,600페이지에

육박하는 방대한 분량에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현재 6부능선을 올라섰지만 분량에 반해 조금도 지루함이 없다.

대개의 인물사가 그렇듯 그 사람의 발자취에서 훝어 써 내려간다는

사실에 기인해 보면 사실 재미를 논하기 그렇다.

 

평범한 일상의 낱알 하나 하나가 모여 커다란 현재를 이루었기에

그렇지 싶다. 하지만 성공한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것은

끈기, 인내, 긍정, 도전의 마인드가 습관처럼 배어 있다는 사실이겠다.

 

경영구루로 세계인의 존경과 부러움을 한몸에 받은 그의 성공비결은

원칙과 굽힐 줄 모르는 열정에 있다. 그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어떻게 현재의 부를 거머졌나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그 결과를

도출해 낸 과정을 터득하였나하는 데 있다.

 

관성처럼 인이 밴 검소함과 긍정마인드는 그가 카네기의 철학에서

감명을 받았듯, 그의 스승 벤 그레이엄의 영향을 받았듯 현실의 기회를

솎아 내는 그의 비범한 능력보다 열정에 무게가 더 실린다.

 

이처럼 아직 그의 인생 중 전반부에 올라섰지만,  책은 상당히 흥미롭고

입체적이다. 신변잡기를 까발리는 로맨스소설도 아닌데 말이다.

 

앞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분량에 놀라고 가격에 한번 놀라겠으나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시라. 후회하지 않을 시간을 선사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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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브야드 북
닐 게이먼 지음, 나중길 옮김, 데이브 매킨 그림 / 노블마인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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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있다 보면 엉뚱하고 기발한 질문을 간혹 받곤 한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분명하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이겠으나 재밌기도 하고 순수해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한 없이 아이가 뿜어내는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다 보면 어느새 세상이 한결 가벼워 보이는 기분이 든다. 이처럼 판타지에서나 있을 법한 상상의 세계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만드는 마법과 같은 힘이 느껴진다.

 

이 책<그레이브 야드 북>은 기발한 상상력이 빚어 만든 재미난 이야기다. 죽은 자와 산자의 경계를 넘나드는 기상천외한 모험의 세상이다. 현실과 이상의 경계에서 꿈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상상스토리는 언제 읽어도 물리지 않는다. 빠른 전개와 복합적인 갈등구조, 신비로운 캐릭터의 등장, 다양한 창조물들이 넘쳐나는 흥미로운 세상은 여태껏 맛보지 못한 새로움으로 가득하다.

 

이야기는 오랜 믿음으로부터 그들을 지켜 내려는 고대 바빌론 조직의 무자비함으로 시작된다. 이 책의 주인공인 노바디 오언스를 둘러 싼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현실은 대립으로 점철된 세상이다. 대개 엇비슷한 판타지 소설이 그러하듯 이 책 또한 대립은 갈등을 낳고 갈등은 도전과 지혜를 통해 극복한다. 이렇게 승화된 스토리라인은 전형적인 판타지서사구조다. 평범한 구조라 읽기도 쉽고 이해도 빠르며 잠시 앉아 푹 빠져 들기에 제격인 책이다.

 

아울러 이 책의 배경이 묘지라는 것도 엉뚱한 발상이 주는 묘한 재미가 있다. 죽은 자의 안식처가 주는 고정관념을 이용해 능수능란하게 펼쳐지는 캐릭터들의 심리묘사는 몰입으로 이끈다. 이러한 작가의 지배적 시점의 구사는 이 책을 읽는 맛을 더 한다. 게다가 죽은 자들과의 교감을 공포심을 배제하고 소통한다는 아이디어는 순수한 영혼으로 세상을 보는 맑음 영혼의 숨결처럼 들린다.

 

이러한 판타지 소설이 추구하는 진정한 맛은 상상력의 확장과 모험과 도전을 통한 믿음을 발견하고 한 아름 선사해주는 것에 있다. 일정한 틀에 얽매이지 않고 흔한 소재에 생기를 불어 넣는 영감은 호기심이라는 선물이 준 보석이다. 비록 그것이 현실에 어울리지 않는 가상의 세계일지라도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그럴듯한 착각이 드는 것도 그런 이유겠다.

 

저자는 키플링의 <정글북>에 많은 신세를 졌다고 속내를 비쳤다. 알다시피 <정글북>은 동물과 인간의 사랑을 아름답게 소묘한 성장소설이다. 그런 만큼 이 책에 드러난 캐릭터들 또한 정글북의 그것과 구조나 기교가 매우 흡사하다. 이러한 낯익은 캐릭터 설정은 식상한 맛을 불러 일으킬수도 있겠으나 의도된 오마주이기에 설정과 방향을 안전하게 유지해 주는 효과를 가져다 주는 이점도 있겠다. 실제 이 책의 주인공 노바디(보드)를 돕는 사일런스, 루페스쿠 선생, 리자 마녀, 묘지의 영혼들은 정글북의 바키라(흑표범), 발루(곰), 늑대형제등과 쉽게 오버랩된다.

 

이처럼 <정글북>의 스토리라인을 맹아(萌芽)로 차용하여 새롭게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모험의 세계는 성장소설이 주는 모든 것을 다 갖추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진감 넘치는 지하세계, 영혼들과의 사랑, 모험을 향한 화려한 서스펜스 등은 이 책을 사로잡는 백미이자 압권이다.

 

노바디 오언스가 주는 상징성은 세상을 향한 도전이다. 두려움과 불안을 극복하고 세상을 향해 소리 높여 외칠 수 있는 도전은 한 단계 도약을 위한 성장의 발판이다. 누구나 삶을 배우고 인생을 통찰하는 지혜를 배운다. 지혜의 밑바탕은 바로 잠재력이다. 사일런스가 노바디에게 던진 잠재력의 의미는 세상을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비켜갈 수 없는 성취해야 하는 목표 그 자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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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의 테러리즘
헨리 지루 지음, 변종헌 옮김 / 인간사랑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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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신자유주의가 생산해 내는 문제에 대해 갑론을박이 잦다. 현재의 금융위기를 위시해서 불거져 나오는 각종사회현안문제에 이르기까지 곱지 않은 시선 일색이다. 불과 사반세기 전만해도 타의추종을 불허할 만큼 기세가 등등하여 하늘을 찔렀던 이념의 헤게모니가 끝없이 추락중이다. 왜 신자유주의는 대중들의 외면을 받고 지탄의 대상이 되었는가? 왜 신자유주의는 탐욕과 집착의 구렁텅이에서 헤어나지 못하는가? 이 모든 문제의 중심에 신자유주의는 어떠한 명쾌한 해답도 내 놓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제 신자유주의의 태동은 영국의 대처수상에 의해 비롯되었다. 대처리즘으로 불리며 가라앉은 정국을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획기적인 경제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하면서 비롯되었다. 이렇게 그 빌미를 제공한 신자유주의는 미국으로 건너 가 더욱 공고히 다져지게 되었으며 확고부동한 이념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사상적 흐름이 미국의 레이건대통령을 중심으로 확고부동하게 다져지기 시작하여 현재 오바마정권 이전의 돌아온 탕아 부시대통령에게로 정점의 봇물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강력한 경찰국가를 지향하며 정부의 다운사이징을 기치로 공공영역의 민영화를 주도하였다. 그런데 미국이 이러한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열광하며 빠르게 시민적 가치를 소비적 가치로 재편하는 현상의 속내는 무엇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꼬리표처럼 따라 붙는다. 그것은 자본주의를 토대로 한 미국식 제국주의의 야망이다. 누구나 능력이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의 표상도 알고 보면 신자유주의가 배출한 이념의 터전이다.


이 책 <신자유주의의 테러리즘>의 저자 헨리 지루는 신자유주의가 뿌리 내린 미국사회의 부정적 현상을 고발하고 부시정권이 다진 오만한 정권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그는 거시적 안목으로 사회전반에 걸친 신자유주의의 영향을 광범위한 분석과 치밀한 자료를 통해 세밀하게 고찰하고 그 속에서 드러난 거대담론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통찰하였다. 미국이라는 거대제국이 이념의 중심을 잃고 표류하던 세계정치의 강력한 이데올로기를 한손에 거머쥐고 새로운 미국식 파시즘으로 돌변한 이유도 신자유주의라는 욕망의 정체가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기실 미국의 최근 행보는 위험하고 돌발적인 깡패국가의 전형을 여실히 보여 준다. 타협과 관용은 부덕의 소치요 방종과 방임에 의한 군사주의화로의 이행이다.


신자유주의의 핵심은 자율, 책임의 사유화, 무관용에 있다. 이 책을 관통하는 권위주의에 도착된 미국의 실상도 신자유주의의 이념에 경도된 그것과 같다. 정부의 기능을 축소하고 감세를 통한 양극화를 부추기고 사회보호망을 뒤흔드는 정책의 모든 출구는 탐욕과 통한다. 소위 말하는 천민자본주의의 악취 나는 현실의 대변이며 분출이다. 애국심을 무기로 군국주의를 자극하고 미란다원칙을 유린하는 오늘날 미국의 현실은 시민민주주의의 자유가 송두리 채 뽑힌 희망이 얼어붙은 암울한 모습이다.


저자는 총6장으로 나누어 신자유주의로 물든 미국을 묘사하였다. 전체적인 흐름과 맥락을 유지하며 권위주의로 탈바꿈한 미국의 모습과 신자유주의의 주된 이념을 통찰하며 속속들이 그 폐해와 문제점을 까발렸다. 결국 사회 전 방위적으로 퍼진 신자유주의정책은 정치로부터 파생된 통치행위에서부터 제반 영역의 구석구석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포괄적 파급효과는 공교육의 붕괴, 인종차별, 부의 양극화의 다양한 문제의 핵심으로 부상하였다는데 그 초점이 맞추어진다.


신자유주의는 지구적 통치권에 상응하는 국내적 통치권을 나타내는 조직편성이다. 이러한 통치권은 비밀스런 첩보국가의 행위, 요컨대 기업화된 미디어, 학교, 교도소 그리고 한층 강화된 행정적, 규제적 경찰력을 위한 다양한 기술들을 통해서 성취된 것이다. (P-300)


따라서 신자유주의사상은 민주적 가치의 기본이념을 소비적 가치의 경제구조로 인식의 패러다임을 뒤바꾼 결과에 다름 아니다. 이 책의 사례로 소개된 미국의 문화적 현상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권위주의에 압도된 숨 막히는 탐욕과 광기만이 오롯이 남는다. 7살 유치원생이 사소하게 벌인 장난을 경찰의 무분별한 진압과 결박은 도를 지나쳐 제국의 피비린내만 연상케 한다.


또한 신자유주의가 사회 저변으로 퍼져 나가는 현상의 요체는 미디어의 장악에 있다. 미디어를 통한 치우친 이념의 확대재생산은 문화적 변질을 혼동을 빠르게 전파하고 사고를 경직시킨다. 무자비한 규율과 도덕적 무관심의 풍토를 사회의 문제에서 개인의 문제로 격하 시키며 인간의 존엄성을 유린하게 된다. 이러한 파괴적 행태는 미국사회의 문제를 떠나 전 지구적 신자유주의에 도취된 문화적 현상이다.


이것이 현재 미국의 현실이라면 과연 신자유주의의 광기는 언제까지 그들을 유린하고 목을 죄어 올까? 과연 그들은 이러한 암울한 현상을 타개할 지성과 인식이 실종된 것일까? 비판적 지성이 사라지고 견제와 균형이 요원한 세상은 희망이 없다. 공정하지 못한 출발이 자행된 게임에서 페어플레이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순진한 착각인지 모른다. 신자유주의는 공공선을 승자원칙에 시장의 기능에 모든 것을 맡기고 자유방임이라는 허울 속으로 사라진다.


그렇다면 저자가 신랄하게 꼬집은 미국의 신자유주의의 망령에 젖은 모습이 그들에게만 국한된 문제일까? 그건 아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설익은 신자유주의의 정책이 남발하는 것을 보면 위태하기가 이를 때 없다. 우리는 신자유주의가 우리를 가둘 것이라고 말한다. 신자유주의가 금융시스템 뿐만 아니라 거대기업의 출현과 사회민주주의 붕괴로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 부의 이익으로 바뀔지 모른다. 그것은 시장의 가치가 인간의 의지마저 지배하는 암울하기 짝이 없는 어둠의 세상이다.


이처럼 이 책의 저자가 통찰한 거대담론의 실체에 한 번 놀라고 매우 정교하게 정리된 그의 주장에 또 한 번 놀란다. 신자유주의가 만든 외투 속 내밀한 풍광을 속속들이 드려다 본 기분이다. 중구난방으로 드러나는 신자유주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 아울러 미국이라는 거대국가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국제사회의 협약을 비웃고(교토의정서와 관련한 환경협약) 거대 금융기구를 내세워 이익을 착취하는 실체를 제대로 바라보고 인식하는 것 또한 중요한 문제다. 더 이상 신자유주의는 그들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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