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이 : 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
비키 마이런.브렛 위터 지음, 배유정 옮김 / 갤리온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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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세상은 어디나 그 모양새만 다를 뿐 그 본질은 매 한가지인 모양이다. 경제개발에 얽혀 급격하게 매몰되어 자취를 감춰버린 현실에서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는 가슴 따뜻한 무엇인가를 생산하게 만든다. 사회문화적 구조가 다변화되고 전문화된 현상에서 타인과의 교류와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기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미국이라는 국가는 짧은 역사적 근간에 다민족이 이룬 전형적인 이질적 문화관을 형성한 나라이다. 그러한 연유인지는 몰라도 사물이나 대상에 대해 의인화하거나 상징적인 도구로서 사회문화적 소통의 매개체로 활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 책 <듀이>는 미국인이 가진 기질적 특성을 잘 대변해 주는 소재에 저자의 에피소드가 함께 어우러져 진한 감동을 우러나게 만드는 독특한 매력이 넘치는 가슴 먹먹한 이야기다.




이 책의 주인공 고양이 듀이 리드모어 북스의 저자 미키 마이런은 미국의 조그만 도시의 도서관장으로 재직한 실존인물이다. 그녀가 듀이를 만나게 된 것은 복잡다단한 일상에 단지 하찮은 일에 불과한 평범한 에피소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듀이가 도서관에 미친 영향과 지역사회에 끼친 반향은 실로 대단하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이야기는 미국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아이오화주의 조그만 도시 스펜서의 공공도서관에 찾아든 새끼고양이의 일화를 바탕으로 저자가 겪어 온 인생역정을 자전적 글로 담았다. 듀이를 중심으로 다중장애를 가진 소녀에게 새로운 구원의 전도사가 된 이야기, 미국 전역에서 찾아든 희망을 꿈꾸는 보통사람들, 조그만 도시가 듀이를 매개체로 개발논리에 맞서 전통을 지키는 모습, 무엇보다 저자에게 살아가는 구심점이 되어 준 일화 등은 배타적이고 탐욕스런 오늘날 우리네 모습에 절로 숙연해지게 한다.




분명하게도 이 책은 인간보다 훨씬 인간미 넘치는 고양이를 소재로 한 이야기다. 그러나 그 감동의 이면에는 저자의 세계관이 오롯이 녹아들어 영롱한 아우라를 만들어 낸다. 문명화된 기술이 인간의 자리를 대신하고 그로 인해 파생된 지역사회 해체현상에 대한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적시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발달현상에 대한 부작용이 듀이라는 고양이를 통해 지역 사회 주민들이 담대한 결정을 하게 되고 부가가치가 높은 탐욕스런 천민자본주의를 배척하게 되는 커다란 용단으로 작용하게 된다. 어찌 보면 지나친 확대해석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나 그 속에 담긴 진실한 화합의 마음은 달리 무엇으로 대변할 수 없음에 있다 하겠다.




더불어 저자는 참으로 고단한 일상을 견뎌왔다. 집안병력으로 인해서, 부주의한 의료사고로 인해서 그녀에게 드리워진 어둠의 그림자와 맞서 오랜 세월을 병마와 싸워 이겨 냈으며 싱글 맘으로 고군분투하는 삶을 살아 냈다. 이 책에서 듀이가 희망을 노래하는 상징적 의미라면 그녀의 삶은 용기를 북돋아 주는 역할을 하기에 둘의 조화가 완벽해 보이는 이심동체와 같은 존재라 하겠다.




이렇듯 인생을 살아가는 순간순간이 소중하고 경이로워 보일 수 있는 것은 사랑의 다른 이름 가족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한다. 듀이와 저자 비키는 가족보다 더 진한 피를 나눈 사랑으로 묶인 든든한 무엇이 있었기에 아름답고 감동적이지 않을까 싶다. 아직도 듀이를 그리워하며 찾는 많은 이들 또한 외로운 영혼을 달래고 인간미 넘치는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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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휴머니스트다 - '5초남'이 부르는 인생별곡
최영록 지음 / 수북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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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무리 숨 돌릴 틈 없이 치열한 하루를 산다 할지라도 무언가 허전하고 감성에 목말라 할 때가 있다. 지금 걸어가는 길이 올바른 길인지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인지 의문스러울 때가 반드시 있다. 이럴 때 누군가 넉넉한 가슴과 따스한 손길로 보듬어 준다면 더 없이 고마워 눈물이 다 날 지경일 게다.




다른 여타 이유를 차치하더라도 이 책 <나는 휴머니스트다>의 저자 최영록님의 글은 팍팍하고 메마른 삶에 가슴부터 머리끝까지 명징해지는 참으로 고마운 글이라 하겠다. 세상을 바라보는 진솔한 처세와 철학이 오롯이 녹아들어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교감을 주며 새로운 희망을 샘솟게 하는 힘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 책은 잡문형식으로 구성되어 월간지에 게재된 글을 한데 모아 책으로 펴냈다. 전체 구성은 4장으로 나누어 분류하였다. 1장 “문화, 삶의 틈새를 엿보다”에서는 외면 받고 소외당한 문화 기피현상에 대한 저자 특유의 거친 쓴 소리를 담았다. 더불어 근현대를 관통하는 시대적 아픔과 절절한 몸부림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현대를 사는 오늘날과 함께 호흡하며 진실한 대화를 시도하였다. 작가의 신실함 마저 엿보이게 한다.




뿐만 아니라 2장 “ 일상, 삶의 그림자에 비틀거리다”에서는 작가가 온몸으로 체득한 감성적 리듬을 바탕으로 잊혀 져 가는 우리네 소중한 전통의식을 그리워하기도 하고 일상에 스며든 소소한 즐거움을 인생의 참된 맛으로 빗대어 소묘하여 살갑게 하는 사람냄새 폴폴 풍기는 멋이 깃들여 있다.




3장에서는 “아들에게 쓰는 편지”를 주제로 작가가 자식에게 보낸 글을 모았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조선 조 이황, 박지원, 박제가, 유성룡 등 쟁쟁했던 유생들의 자식에 대한 사랑을 편지로 대신했던 <아버지의 편지>의 저자 정민, 박동욱이 이 글을 읽었다면 어찌 생각했을까? 아마도 작가의 자식사랑이 예전 그들과 다르지 않음에 감복하였을 성 싶다. 시대가 달라 글이 아닌 e-mail로 대신하였다지만 자식을 향한 염려와 조바심은 달리 보이지 않게 하며 그 속에 담긴 아버지의 가르침은 시대가 바뀌어도 어색하지 않으며 변함이 없다.




저자는 삶의 진정성과 치열함, 성실성이 무엇보다 우선됨을 강조하며 더불어 책읽기의 중요성을 일러주며 덜 여문 아들의 사상적 근간을 기반부터 단단히 여물어 질 것을 바라며 사랑을 듬뿍 담아 구구절절 읊조린다. 어찌 부럽지 아니할까? 아버지와 자식 간의 소통이 소원한 대개의 경우를 보더라도 작가의 자식사랑이 부러움을 넘어 경이로워 뵈기까지 한다.




끝으로 저자는 왜곡되어 삐뚤어진 우리말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실었다. 좋은 우리말이 있음에도 무턱대로 남용하는 외래어 사용, 근본도 모르는 외계의 사용, 일제 강점기 잔재가 남긴 밉상스런 일본말 등 문화 전반에 만연한 잘못된 언어사용습관을 꼬집고 바로잡기를 권한다.




읽는 내내 작가와 함께 호흡하며 연신 주억거리는 새 시나브로 끝장을 뒤적이게 하였다.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들어 흘려버릴 것이 없으나 ‘강아지똥‘의 삶을 살다 자연으로 돌아 간 동화작가 故권정생님의 이야기는 성마른 세태에 크나큰 가르침을 주는 것으로 내면 깊숙이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선다.




이렇듯 작가를 통해 실로 살맛나는 세상의 구수한 맛과 신명나는 우리네 삶을 엿보는 지혜를 공으로 넘겨보았다. 근래처럼 신산한 이때 단비와 같은 존재라 하겠다. 이래저래 치이는 맴맛한 50대 쉰둥이라 빗대어 희화해서 말하고 있지만 저자의 생각의 지도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세상을 보는 지혜의 창이 가일층 넓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되리라. 어지러운 이 때 일독하기를 진심으로 권한다.




少年易老學難成 소년이로학난성

一寸光陰不可輕 일촌광음불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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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기술 - 심리학자의 용서 프로젝트
딕 티비츠 지음, 한미영 옮김 / 알마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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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일평생 살아가면서 화를 내지 않고 타인에게 -고의였든 아니었든지 간에- 실수 내지는 잘못을 범하지 않고 살아가기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라 할 만큼 어려운 일이다. 순간적인 감정이 극도의 평행선을 긋고 충돌이 대치되는 상황에서는 이성을 가지고 평정심을 찾는다는 것은 어지간해서는 하기 힘들다.  


흥분상태는 격렬한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게 되고 관계의 단절 내지는 소통부재의 상황을 끌어 오게 된다. 그런 후 긴장관계가 일시에 해소되고 나면 쓰디쓴 후회와 동시에 사악한 감정이 지배하기 시작하며 상대방을 비난하고 불행의 단초가 상대방에게 있음을 합리화시키며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을 전가시키기 마련이다. 이로부터 파생된 비난의 행위는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자신이 만든 과거의 행위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암울한 결과를 초래한다.

 

이 책 <용서의 기술>은 인간의 본성에 따른 지극히 보편적인 심리세계를 중심으로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과 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 딕 티비츠는 오랜 임상실험을 통해 용서의 개념과 본질을 분석하고 용서가 가진 치유력의 놀라움에 주목하고 있다.

 

“용서란 현재의 평온을 회복하고 미래의 희망과 삶의 목적을 되살리기 위해 과거에 받은 분노와 상처에 새로운 틀을 씌우는 작업이다.“(p-21)

 

인간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부정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해결하는 것의 최선의 방법은 용서에 있다고 일갈한다. 용서를 특정 갈등이나 위기에 대처하는 수단으로 파악하지 않고 관습으로 받아들이고 일상화되고 더불어 사회 상념으로 자리 잡을 때 적극적 강화(positive reinforcement)로 더욱 힘을 발휘한다고 한다.

 

올바른 용서의 과정은 과거의 상황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상황을 공감하며 재해석하고 새로운 틀을 씌우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한다. 아울러 용서의 시기적 접근과 수단으로서의 사용을 경계하고 회피, 복수, 희생은 상황을 더욱 왜곡시키는 효과를 가져다주기에 잘못된 방향임을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용서를 하기 위한 환경적 조건으로 심리이완상태의 극대화를 부각시키기 위해 다양한 기술적 방법을 권하고 있다. 칼라테라피를 통한 긴장관계 해소, 기氣 수련을 통한 명정상태유지, 마인드서핑 등 용서를 돕는 부수적 방법을 소개하여 실생활에 즉시 접목시킬 수 있게 하였다. 이 책은 분명 용서의 본질을 개념적으로 이해하고 삶에 투영해서 보다 나은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것에 역점을 두었다 하겠다.

 

우리는 용서에 너그럽지 못하다. 대개는 용서의 과정을 생략하고 두루 뭉실 남은 앙금을 제거하지 않은 채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논리로 넘기기를 강요당한다. 아니면 상대방의 압력이나 힘에 굴복당하거나 포기해 버리는 나약함을 선택한다. 상황적 비열함을 외부로부터 합리화한다. 여기에 지독한 비난과 분노를 퍼붓고 긴장된 상황이 종료되었음을 자기최면을 건다. 부정적 암시에 의한 최면은 상대에 대한 외면의 결과를 낳는다. 

 

이렇듯 용서의 행위가 쉬운 일은 아니다. 잊고 지낸 것 같은 과거의 아픈 기억이 유사한 상황이 재현되면 또다시 분노의 감정을 슬그머니 비집고 나와 고삐를 그러 매곤 하는 현실을 보면 아직도 한참을 멀었지 싶다. 용서의 과정이 삶의 목표를 세우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사는 개인으로서 중요한 미덕임은 두말할 나위 없기에 일독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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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빚 - 빚 권하는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남기
고란 지음 / 원앤원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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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바른생활의 대명사 철수와 영희는 해피 엔딩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현재의 그들은 빚 공화국이 씌운 덫에 걸려 허우적대는 꼴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이 책 <굿바이, 빚>의 이야기는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처럼 보인다. 치열하게 펼쳐 진 무한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고 버텨 여기까지 견뎌 왔으나 달콤한 손길로 유혹하던 빚이란 녀석이 발목을 잡고 늘어진다.

 


이 책은 재테크 열풍이 가져 온 우리나라 주류 젊은 세대의 경제상에 주목하여 비즈니스우화형식으로 엮어 놓았다. 도식화된 스토리라인을 따라 정형화된 방식을 채택하여 전개되는 관계로 쉽고 빠르게 금방 읽히게 한다. 여기에 저자가 경제전문기자로 활동하며 터득하고 익힌 금융지식을 각단원의 부록으로 수록하여 알기 쉽게 설명하여 놓고 있는 것이 강점이라 하겠다.

 


철수는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30대 대기업과장으로 펀드와 부동산열풍이 몰아치던 당시 무리하게 빚을 내어 과감한 공격형 투자성향을 보였다. 그러나 이듬해 리먼 브러더스의 몰락으로 촉발된 미국 발 금융 불안이 국내에도 영향을 끼쳐 그가 가지고 있던 자산이 일시에 폭락하기 시작하고 자신에게 화살을 돌리는 둔탁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이렇게 숨 가쁘게 조여 오는 빚의 압력에 철수는 이성적 판단을 상실하게 되고 전의를 상실한 상태가 되어 실의에 빠지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아내 영희 또한 출산을 위해 퇴직을 한 상태라 빚은 돌덩이처럼 무겁게만 느껴진다. 이때 구세주처럼 등장한 사내 부하직원 장태경대리의 도움과 재무전문가 김도움의 조언으로 지긋지긋한 빚의 굴레에서 탈출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저자가 동시대를 사는 젊은 세대에게 주목한 것은 사회적 차별현상에 기반을 두고 있음이다. 실제 우리 이전세대인 386세대는 학업, 능력, 자본, 기술 등의 성공요소 중 한 가지만 그럭저럭 잘 해도 먹고 사는 것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라고 지적하는 우석훈의 <88만원 세대>의 이념적 근거가 일맥상통함을 알게 한다. 이는 세대 간 불균형에서 오는 불가피한 현상이라 하겠다.

 


이에 더해 암묵적으로 퍼져 있는 일반화된 사회통념이 경제적 다소에 따라 지위고하를 구분하고, 불안감을 조장하며 빚에 내몰리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신 계급사회의 이기적인 단상이라 하겠다. 저자가 서두에서 밝힌 바와 같이 미디어의 장밋빛 전망이 활활 불타오르는 숲에 기름을 끼얹은 격으로 들불처럼 무섭게 대중들에게 번져 나가는 데에 크나큰 역할은 한 것은 사실이지 싶다.    

 

이렇듯 저자가 빚이라는 드러내기 쉽지 않은 은밀한 골칫거리를 모토로 삼아 끝 모를 늪지대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하여 줄 것으로 보여 든든하게 한다. 그렇지만 저자가 내포한 개념적 의미는 빚에 대해 경계할 것을 넘어 단절을 강요하는 것으로 조금 아쉬워 보인다. 적절하게 이용한다면 빚은 독이든 성배가 아닌 경제적 자유를 가져 다 줄 희망의 디딤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테크의 최종 목표인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꼼꼼한 재무계획과 계획적 소비구조가 선행된다면 적절한 빚을 통해 레버레지효과를 보여 성큼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소신을 가지고 원칙을 고수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에  저자와 같은 진심어린 조언이 절실한 현실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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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공보경 옮김, 케빈 코넬 그림, 눈지오 드필리피스.크리스티나 / 노블마인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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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다른 70살의 노인으로 태어 나 점점 젊어진다면 즐겁기만 할까? 한편으론 인생의 최고 순간을 거꾸로 맞본다는 즐거움이 있겠으나 왠지 허무할 만큼 텅 빈 공허감이 감돈다.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이 현실로 다가온다면 분명 또 다른 매력이 존재할 것 같으나 실상은 모든 것에 우울해 질 것 같다.

 


인간이 태어 나 성장하고 부딪히는 인생의 매 순간을 예정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적응해 나가고 관습과 환경 속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지극히 보편적인 진리이다. 움직일 수 없는 이와 같은 섭리가 뒤집힌다는 것은 관계의 부조화의 한 단면이라 하겠다.

 


아마도 저자는 인간이 가진 운명론적 현상에 초점을 맞추어 마크 트웨인의 "우리네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 맨 처음에 오고 최악의 순간이 마지막에 온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라는 것에 자신만의 특유의 상상력으로 생명을 불어 넣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쉽게 읽히고 긴 여운을 남기지 않는 간결함이 매력이다. 게다가 친절하게도 케빈 코넬이 원본 전체를 삽화로 처리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무한상상의 수고스러움을 미연에 덜어 준다. 비록 무한상상의 나래를 일방통행으로 바꾸어 놓기는 하였으나 읽는 재미 외에 보는 재미가 쏠쏠하기에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음 직하다.

 


이야기는 벤자민의 괴이한 출생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구조적 모순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에서 시작하여 나이를 먹어 가는 동안 남들과 다른 차별의 긴 그늘이 그의 뒤를 쉴 사이 없이 괴롭히고 뒤쫓는 인생의 전 과정을 그려 놓고 있다. 이러한 움직일 수 없는 모순적 갈등은 가족과 사회로부터의 외면과 철저하게 고독한 소외상황으로 몰고 가게 하고 그를 끝없이 벼랑으로 내 몰게 하는 상황을 연출한다.

 


남들과 다른 삶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우월한 순간을 접할 기회가 있다는 것은 흥분되고 신나는 일이지만 반대로 자신은 더욱 젊어지는 것에 반해 사랑하는 사람들의 피할 수 없이 예정된 늙고 시들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고통스럽기만 한 일로 여겨진다. 하지만 벤자민은 남들과 다른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용하여 긍정적인 삶을 통해 인생의 멋진 순간을 최선을 다해 즐기고 자연 그대로 왔던 곳으로 돌아간다.

 


인생에서 썰물과 밀물의 순간은 시기상의 문제이지 필연적인 숙명이라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으로 거꾸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아픔을 예정한 고독한 삶이 아닐 수 없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함은 각자의 몫이겠으나 기이한 소재를 통해 인간이 가진 감정의 이면을 굴곡 있게 잡아내어 다양한 인물들과의 관계를 생동감 있게 엮어 놓고 있다.

 


이렇듯 벤자민을 제외한 이야기 속 인물들은 지극히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모습을 보인다. 비현실적인 구조가 가족마저 외면하게 만들게 한다는 설정이 그리 달가워 보이진 않는다. 아버지에게서 다시 아들에게서 마치 지킬박사의 숨겨진 하이드와 같은 괴물을 대하듯 하는 현실에 가슴 저리게 하는 것은 비열하고 잔인함에서 오는 익숙한 분개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거꾸로 된 삶을 살아간다면 벤자민의 긍정에너지를 닮고 싶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숨겨져 있는 재미가 느껴지는 이야기라 하겠다.

 

2009.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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