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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빚 - 빚 권하는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남기
고란 지음 / 원앤원북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알던 바른생활의 대명사 철수와 영희는 해피 엔딩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현재의 그들은 빚 공화국이 씌운 덫에 걸려 허우적대는 꼴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이 책 <굿바이, 빚>의 이야기는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처럼 보인다. 치열하게 펼쳐 진 무한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고 버텨 여기까지 견뎌 왔으나 달콤한 손길로 유혹하던 빚이란 녀석이 발목을 잡고 늘어진다.
이 책은 재테크 열풍이 가져 온 우리나라 주류 젊은 세대의 경제상에 주목하여 비즈니스우화형식으로 엮어 놓았다. 도식화된 스토리라인을 따라 정형화된 방식을 채택하여 전개되는 관계로 쉽고 빠르게 금방 읽히게 한다. 여기에 저자가 경제전문기자로 활동하며 터득하고 익힌 금융지식을 각단원의 부록으로 수록하여 알기 쉽게 설명하여 놓고 있는 것이 강점이라 하겠다.
철수는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30대 대기업과장으로 펀드와 부동산열풍이 몰아치던 당시 무리하게 빚을 내어 과감한 공격형 투자성향을 보였다. 그러나 이듬해 리먼 브러더스의 몰락으로 촉발된 미국 발 금융 불안이 국내에도 영향을 끼쳐 그가 가지고 있던 자산이 일시에 폭락하기 시작하고 자신에게 화살을 돌리는 둔탁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이렇게 숨 가쁘게 조여 오는 빚의 압력에 철수는 이성적 판단을 상실하게 되고 전의를 상실한 상태가 되어 실의에 빠지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아내 영희 또한 출산을 위해 퇴직을 한 상태라 빚은 돌덩이처럼 무겁게만 느껴진다. 이때 구세주처럼 등장한 사내 부하직원 장태경대리의 도움과 재무전문가 김도움의 조언으로 지긋지긋한 빚의 굴레에서 탈출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저자가 동시대를 사는 젊은 세대에게 주목한 것은 사회적 차별현상에 기반을 두고 있음이다. 실제 우리 이전세대인 386세대는 학업, 능력, 자본, 기술 등의 성공요소 중 한 가지만 그럭저럭 잘 해도 먹고 사는 것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라고 지적하는 우석훈의 <88만원 세대>의 이념적 근거가 일맥상통함을 알게 한다. 이는 세대 간 불균형에서 오는 불가피한 현상이라 하겠다.
이에 더해 암묵적으로 퍼져 있는 일반화된 사회통념이 경제적 다소에 따라 지위고하를 구분하고, 불안감을 조장하며 빚에 내몰리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신 계급사회의 이기적인 단상이라 하겠다. 저자가 서두에서 밝힌 바와 같이 미디어의 장밋빛 전망이 활활 불타오르는 숲에 기름을 끼얹은 격으로 들불처럼 무섭게 대중들에게 번져 나가는 데에 크나큰 역할은 한 것은 사실이지 싶다.
이렇듯 저자가 빚이라는 드러내기 쉽지 않은 은밀한 골칫거리를 모토로 삼아 끝 모를 늪지대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하여 줄 것으로 보여 든든하게 한다. 그렇지만 저자가 내포한 개념적 의미는 빚에 대해 경계할 것을 넘어 단절을 강요하는 것으로 조금 아쉬워 보인다. 적절하게 이용한다면 빚은 독이든 성배가 아닌 경제적 자유를 가져 다 줄 희망의 디딤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테크의 최종 목표인 경제적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꼼꼼한 재무계획과 계획적 소비구조가 선행된다면 적절한 빚을 통해 레버레지효과를 보여 성큼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소신을 가지고 원칙을 고수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에 저자와 같은 진심어린 조언이 절실한 현실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