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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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은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 권리와 의무에 대한 사회통념을 녹여 만든 최상위 법률의 총체다. 헌법은 어느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평등의 산물인 셈이다. 그만큼 중요하고도 또 중요하다. 하지만 헌법에 대한 우리의 현실적인 태도나 이해는 어떠한가? 헌법 조문의 드러난 의미는 고사하고 딱딱하고 고루한 문체에 거리감마저 생기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의 반영은 무지에서 비롯되었다 본다. 교육의 부재는 물론이고 실재와 당위에서 현격한 차이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하루를 살기에도 벅찬 오늘날 헌법의 진정한 가치를 되새기는 것이 어디 가당키나 하겠는가? 실재로서의 명분이나 규범적 가치를 떠나 현실을 살아내기에 힘겹고 숨찬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람답게 산다는 것도 국가적 시스템과 얼개가 제대로 맞물려 돌아갈 때야 가능한 일이다. 자유와 권리만을 앞세워 서로 충돌한다면 혼돈과 갈등이 난무하는 무법지대가 될 것임은 자명한 이치다. 그러하기에 권력의 남용과 권리충돌현상은 현재도 계속 진행 중인 대한민국호의 항로이자 좌표이다. 


난 유시민의 역량과 사람됨에 대해 중립적인 편이다. 그가 참여정부시절 숱한 갈등과 문제의 중심에 섰을 때에도 치우쳐 생각하지는 않았다. 단지 성숙하지 못한 생각의 알갱이를 현실의 살벌함에 맞서 무모하게 휘둘릴 때 안타까움마저 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국민연금법개정 당시가 그랬고 그의 사적인 치부가 까발림 당할 때도 그랬다. 그나마 싸움닭처럼 달려들던 그의 강단한 용기와 베짱이 오히려 그를 밀어내지 않았던 요인이었으리라. 


그가 펴낸 이 책 <후불제 민주주의>는 지식소매상으로서의 그의 역량을 드러낸 글이다. 헌법을 배웠든 배우지 않았든 알기 쉽게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꽤 성공한 에세이가 아닐까 싶다. 사실 나는 학부시절 전공이 법학이다. 그 알량한 지식조각이 이 책에 대한 선입견으로 작용해 여태껏 피하다 이제야 손에 쥐었다. 아웃당한 정치인이 떠드는 지식전개가 곱게 비쳐 보일 리 만무했다. 책을 덮은 후 이러한 모든 생각은 속 좁은 나를 탓해야겠다. 이 책은 한마디로 유시민답다. 평소 그가 보여준 색깔 그대로 감정의 결이 곧고 정연하여 시종일관 물 흐르듯 흘러간다.  

 

 그렇다고 이 책이 헌법을 상세하게 풀어 이해할 수 있는 도구로서의 기능을 완벽하게 갖춘 교과서는 물론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헌법이 제정되고 공포된 이후로 민주화의 열망과 투쟁의 영혼이 선연히 살아 있는 정신을 되새기기에는 이만한 책도 없지 않을까 싶다. 독재와 탄압에 암흑의 세월을 보낸 선배들의 애환과 고초가 고스란히 각인되어 있기에 당시의 열기와 몸부림의 뜨거웠던 온기 하나하나까지 묻어나기 때문이다. 법이 기록되고 활자화된 것만을 받아들인 세대인 나로서는 머리로는 이해하나 가슴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이것은 강학적(講學的)인 이유만을 내세운 건조함과 딱딱함이 생산한 직접적인 이미지일 수밖에 없다. 민주화의 열사들이 온몸을 던져 획득한 투쟁의 역사는 현실에 파묻히기 마련이다. 


유시민은 이러한 이론과 실제의 착각에 빠진 현재에 무지의 고통과 자유의 소중함을 고하고자 헌법을 그 매개체로 소통하고자 하였으며 화두로 던졌다. 그가 겪었든 겪지 않았든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이 분명하며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고 기회의 균등이 공평하게 돌아가는 나라임을 추종해야 하는 진실이 무엇인지를 선연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진보와 보수의 벽을 허물고 가진 자와 덜 가진 자를 끌어안는 대승적 해법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하였다.


지난 10년을 보수정권은 잃어버린 시절로 풀이한다. 그 이유는 한국사회가 더 좌로 좌표를 이동하여 계층 간 균형을 허물고 사회주의식 체제 전환으로 모두 가 못 사는 나라가 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이 그들의 속내다. 결집된 집권보수층의 권력 카르텔이 한 치의 틈도 없이 그들이 닦은 터전을 함께 공유할 수 없다는 아집으로 뭉쳐 우리 사회를 가르고 무엇이 진실인지 여론을 호도하며 진정한 민주주의의 실천을 방해하였던 지난한 세월이었다.


유시민은 그 가운데 섰던 장본인이다. 그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소회를 밝히고 보수층에 대해 신랄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대해 탐탁하게 여기지 않을 이도 있을게다. 물론 호불호에 따라 갈리기는 하겠으나 이제라도 바싹바싹 타들어갔을 그의 가슴에 쌓인 한 줌 재를 토해내었다 생각하면 여유와 관용으로 넘겨 볼 일이다. 그의 주장이 구구절절 옳을 수는 없다. 그의 말마따나 헌법 제 1조 2항에 아로새겨진 자유의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결국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그의 신파 섞인 참여정부시절의 못 다 한 소회의 감정이 아니라 바로 헌법이 가진 실재적 존재의미다. 행복, 자유, 평등의 인권의 보편적 진리가 아무런 대가없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에 우리의 굳어 버린 영혼을 흔들어 깨우자는 의미겠다. 지난 역사를 통해 엄청난 독재와 압제를 극복하고 일궈낸 숭고한 가치를 더 이상 천박한 저들의 행위에 목 놓고 있지 말자는 동참의 목소리다. 이것이야말로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민주주의의 구현이자 인간다운 삶의 참된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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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어 ㅣ 민음사 모던 클래식 65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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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삶은 결국은 같은 말이다. 산다는 것은 죽어간다는 것을 곧 의미하기도 하며 죽어간다는 것은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삶에 대한 깨달음은 살아 있음에 대한 존재감마저 허무하게 퇴색시키는지 모른다. 과거가 현재를 만들고 현재가 미래를 만든다면 미래는 불가해적인 요소라고 하기에는 뭣하다. 차라리 인간은 자신이 새긴 시간의 역사에 오롯이 운명의 방향 추를 힘겹게 부여잡고 끝없이 나아가는 예정된 숙명인지 모르겠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이 책 <국경을 넘어>는 삶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진다. 전작인 <모두 다 예쁜 말들>의 후속 작으로 코맥 맥카시의 관념과 철학이 짙게 묻어 있다. 마치 파올료 코엘류의 <연금술사>에서 익히 보았던 삶의 실존적 해답과 그의 다른 작품 <포르토벨로의 마녀>의 영혼의 빛을 찾아 떠나던 신비주의를 교차해서 펼쳐지는 놀라움을 엿보게 한다. 또한 코맥 맥카시의 작품을 번역한 김시현의 탁월한 어휘 및 문장력이 이 책의 느낌과 감정을 더욱 돋보이게 한 작품이기도 하다. 그의 번역폐인생활의 수고가 아니었다면 다른 뉘앙스를 풍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저 미치니 그의 번뜩이는 작업이 고맙기 그지없다.




이 책의 모티브는 늑대를 따라 운명의 우듬지로 빠르게 흘러가는 카우보이 소년 빌리 파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전작 <모두 다 예쁜 말들>과 후속작 <평원의 도시들>과의 유기적인 알고리즘을 통해 작가가 담고자 한 인간에 대한 질문을 버무렸다.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지대에 카우보이로 척박한 소년시절을 보내던 빌리에게 늑대의 습격은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단초를 제공한다. 늑대는 인디언적인 요소다. 또한 토테미즘적인 성격을 동시에 지닌다. 문명과 비문명이 공존하던 당시의 시대상황을 감안한다면 늑대에 담긴 언어는 자연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책에의 시선은 미국식 영웅주의가 아닌 인간이 가진 본성에 빗댄 프리즘을 통해 고찰했다고 볼 수 있다.




기실 작가는 늑대를 통해 공존의 삶을 통찰했는지 모른다. 문명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고 소통을 차단한 인간의 파괴적인 행위를 분연히 수면위로 끌어 올렸다. 의례 작가는 인간의 언어를 회피하고 자연의 가르침을 깨닫고자 하였다. 코맥 맥카시는 자연의 시계는 영원한 것은 없다는 현재의 명제는 관점의 차이로 이해한다. 빌리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그가 걸어 간 길에서 만난 모든 것들에게서 의미를 부여하며 깨달음으로 가는 의미를 재촉했다.




분명 난데없고 진지한 구원의 반영은 혼란스러운 대목이다. 길에서 사는 집시들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은둔자를 통해, 점쟁이를 통해, 전쟁 중 처참하게 눈을 잃은 늙은 군인을 통해, 어느 촌로들의 친절함을 통해 빌리는 자신의 삶을 걸어간다. 빌리는 고뇌, 번민, 방황, 슬픔의 감정을 통해 삶의 진실을 찾고자 하였다. 빌리를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동화되어 내가 걷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받는다. 황량함의 뜨거운 광야에서 전해 오는 대기의 기운과 온도를 고스란히 전달받는 느낌이다. 바람이 달려가듯 시냇물이 나릿나릿 흘러가듯 삶을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계속된다는 불변의 진리를 어느새 전율처럼 촉촉이 적셔오니 말이다.




이처럼 작가는 빌리를 통해 인간의 삶에 대한 모순과 편견을 걷어내고자 하였다. 보이는 것에만 집착하는 삶의 보편적 믿음과 인간의 역사에 기록된 삶의 일방성에 대한 일종의 비틀기인 셈이다. 더불어 보이드를 통해 바람처럼 머물다 간 삶의 부질없음을 그에 따른 고통 또한 인간의 기억 속으로 사라짐을 되새겼다. 광분의 악취를 뿜어대는 탐욕에 사로잡힌 무법자임을 알면서도 기계적으로 복종하는 감독관의 삶을 통해 인간의 보잘 것 없음을 보여주고 하였다.




코맥 맥카시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포괄적으로 통찰하였다. 상당한 노력과 고뇌의 시간 없이는 불가능한 해석이다. 참된 자아를 찾기 위해 인생의 대장정을 걸어 간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생각의 잉태다. 어떤 변수가 기다리고 있는 지 알 수 없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존재론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한층 사고의 범위를 확장시켰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생각의 경계와 영혼을 흔드는 그의 문체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다. 은밀하게 창백히 쏟아지는 달빛처럼 삶의 의미를 반추하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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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원의 도시들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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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메카시의 글의 매력은 독특함이 주는 오묘함이 맛이다. 건조한 문체에 더 해 장중한 위압감이 꼬리표처럼 빠트릴 수 없는 이미지로 항상 주변을 맴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이야기의 흐름은 작중인물을 수시로 넘나들며 다양한 시선처리를 통해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하며 의미전달자로의 역할을 충실히 한다. 이렇게 모여 이루어진 이야기의 얼개는 일정한 규칙과 당위를 부여하며 행위나 대상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기능을 탁월하게 수행한다.




이 책 <평원의 도시들>은 국경 3부작의 최종편이다. 전편의 <모든 다 예쁜 말들>, <국경을 넘어>로 이어지는 이야기로 각 편마다 등장하는 인물이나 배경이 어슷비슷하게 얽혀 전개된다. 20세기 초반 빠른 도시화와 문명화의 이행기로 과는 과정에 놓인 하류 인생의 애환과 삶에 대한 집착을 명멸하듯 써 내렸다. 저자가 이렇게 탈고한 작품들은 하나같이 유려한 문장과 상황을 지배하는 글감으로 가득 채워 져 있기에 질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완성도가 매우 높다.




전작 <핏빛 자오선>에서 작가는 인간의 파괴적 본능을 통해 악의적 모습을 사실적으로 소묘하여 섬뜩하다 못해 끝없는 공포심으로 내몰았다. 인간이 토해 내는 분노와 광기어린 행위들이 어떻게 자행되고 되풀이 되는지를 거름망 없이 날 것 그대로 구현해 냈다. 인간의 실존적 의미를 반추케 하는 역할을 <핏빛 자오선>이 맡았다면 이 책 <평원의 도시들>은 소외받은 자들의 삶의 원형을 통찰한다. 버림받고 결핍된 인간 군상들의 사랑과 애환에 초점을 맞추었다. 전편인 <국경을 넘어>에서 빌리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찰하였다면 이 책에서는 카우보이 존 그레이엄의 신산한 삶을 담았다.




이야기의 큰 줄기는 빌리와 존 그레이엄이 우연히 찾아 간 국경 허름한 매음굴에서 만난 창녀 막달리나와의 사랑을 그린 내용이다. 존과 막달리나의 사랑은 외줄타기를 하듯 위험천만한 상황과 현실로 내몰리며 어느 한 순간도 예정된 삶의 범주의 틀로 이끌 수 없다. 존 그레이엄이 소몰이의 삶을 통해 체득한 거칠고 험한 세상에서 익힌 소통의 언어와 그에게 새겨진 원초적 순수함이 동시에 꿈틀 거리는 본성의 충돌은 상당한 대비효과를 이룬다. 그러하기에 그를 둘러싼 외부로의 현실은 마치 예정된 수순으로 체스 판의 말을 옮기듯 한 치의 오차 범위 없이 돌아가는 현실과의  심각한 괴리감이다.




반면 작가의 시선은 줄곧 암울하고 어두운 곳으로 향해 있어 차갑고 냉소적이다. 가감 없이 벌어지는 살육의 현장과 거칠고 말라비틀어진 사막의 정경, 뒷골목 어스름한 홍등가의 매음굴 등은 따뜻함과는 거리가 멀다. 이러한 모든 관점의 진실은 정해진 상황의 불투명한 미래와 현실의 불안정한 상황을 지배적으로 이용한 작가의 비범한 재능이다. 인생의 나락 저 끝 밑바닥까지 추락한 인간들에게서나 맡을 수 있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거나 한 치를 예정할 수 없는 의미 없는 삶의 전형들이기에 패배감과 동물적 본능만이 똬리를 틀고 독기를 머금었다. 이처럼 그들의 윤기 없으며 각박한 일상을 지극히 건조하고 사무적으로 관망하는 모습을 전편에 걸쳐 유지하는 작가의 일관된 스토리 전개에 대단함을 감출 길이 없다.




따라서 코맥 메카시의 글의 특징은 시선의 자유로운 이동과 작중인물의 심리세계를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한 채 의도적인 억제와 거세를 끊임없이 자행하는 이채로움에 있다. 또 그는 주위 배경이나 자연 속에 있는 사물의 특성을 마치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의인화시켜 인격을 부여함으로서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결부시켜 표현한다. 오감이 전이된 자연의 섬세한 묘사와 공감은 그를 미국현대문학의 거장으로 추켜세우는 견인차가 되며 상당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실제 그의 책을 접하고 있노라면 친절하지도 상세하지도 않은 낯선 풍경에 생경한 느낌마저 든다. 여기에 암울한 시대상을 반영하듯 변두리 내지는 외곽, 경계가 주는 고정된 이미지의  고착화는 실패와 불안으로 점철한다. 그가 왜 미국과 멕시코 국경의 맞닿아 있는 끝없는 사막지대에 애착을 가지고 글감으로 사용하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인간 본성에 내재된 이중성에 상당부분 도취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처럼 작가는 서로 닮아 있는 그들을 통해 연민과 삶의 다양성 및 정체성을 찾고자 하였는지 모르겠다. 인생의 막장에 다다른 미래를 잃은 불투명한 영혼들을 통해 각자의 삶이 필연적으로 예정되었음을 의미하며 불가지론적인 무의미한 믿음이다. 작가는 작중 등장인물인 빌리, 눈먼 장님 마에스트로, 거리의 부랑자들을 통해 인간의 어리석은 욕망과 집착이 만들어 내는 헛된 소망과 번민이 모두 부질없음을 일갈한다.




전편과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이는 전개가 작가의 다른 작품과 비교한다면 낯선 느낌이다. 아름다움보다는 추하고 역겨운 곳에서 인간의 원형을 통찰하고자 했던 작가의 노력이 매우 인상적인 작품이다. 쉽게 읽히지 않는다는 어려움도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난해한 생각줄기도 한 번의 긴 호흡보다 여러 번에 나누어 생각하다보면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이 책은 삶이 주는 무게감이 무엇인지 공감할 좋은 재료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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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용설명서 - 단 한 번뿐인 삶을 위한 일곱 가지 물음 ㅣ 인생사용설명서 1
김홍신 지음 / 해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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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잘 산다는 것은 참으로 알기 힘든 물음이다. 주어진 그릇이나 무게의 값이 다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천양지차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인생의 값어치를 부의 척도와 혼동하고 사는지 모른다. 급기야는 덜 가진 것 보다 더 가지려하고 좋은 것만 추구하게 되는 물질의 욕망과 정체성을 혼동한다. 혹자는 그럴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금욕적 생활을 영위하는 종교인이나 구도자가 아닐 지라면 그 또한 사회통념상 용인되고 통용될 수 있는 미덕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이다.




물론 인생에 정답이 없으니 그르다 옳다의 견해로 단정 지어 재단할 수는 없겠다. 하지만 우리는 물질이 주는 욕심에 사로잡혀 진정한 행복을 잊고 사는지 모른다. 나만은 깨끗하고 청순하기에 세속적 잣대를 들이대지 마라는 것도 다 이러한 이유에서 파생된다. 일종의 묵시적 거부감이 강하게 생기는 이유도 마지막 남은 알량한 자존심의 표현일까. 이것은 자아 중심적 세계관이 일으킨 편협한 자기착각의 표현이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생각과 뭐가 다르겠는가.




나는 평소 김홍신 교수에 대해 호불호를 달리 두지 않고 살았다. 오히려 발해에 대한 솔직하고 담대한 그의 역사론에 한때 감흥 했던 기억만이 오롯이 남는다. 그가 이 책 <인생사용설명서>를 집필한 순수한 의도만을 놓고 볼 때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내용이다. 아직 할 것이 많고 열정이 넘쳐흘러 나에게 인생은 벅차고 숨 가쁘다. 인생을 관조적으로 보기에는 쉼 없이 빠르게 돌아가고 복잡다단한 일생이기에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터득하고 깨우친 진리를 후학들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아름다운 마음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와 닿는다. 




어차피 인생을 논하는 책들은 철학적이거나 스스로 구린내를 맡지 않고는 향기로울 수가 없다. 나름의 생각과 가치관으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건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후회라는 거추장스런 삶의 조각이 붙들어 매는 것을 볼 때 말이다. 그 속에 담긴 욕심과 자만, 반목, 질시의 껍질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책은 흐려진 눈을 맑게 하고 혼탁한 공기를 정화시켜 가뿐하게 해 주는 고마운 느낌마저 든다. 가르침이 되었든 충언이 되었든 가슴 속 깊이 아로새긴다. 멈춰 서 서 흐트러진 생각의 기운을 차분하게 돌게 하고 마음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기에 적합한 그것이다.




책은 크게 7장으로 나누어 인생을 통찰한다. 오욕칠정의 인간 시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보따리를 펼쳤다. 살다보면 치이고 넘어지고 다치는 과정을 어떻게 극복하고 받아들일 것인가에 집중하여 현실 그 너머에 담긴 진정한 행복의 세계를 넌지시 일러준다. 아울러 민족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자 하는 저자의 뜻 깊은 속내도 발해에 담긴 웅혼한 역사관에 한가득 심어 놓았다. 구구절절 옳고 그른 말이기에 가볍게 생각의 문을 열수 없겠다. 조용히 사색하고 인식하는 과정에 인생의 참된 의미를 어렴풋하나마 알게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절로 생긴다.




용이하고 평이한 문체로 기술된 책이기에 부담 없이 다가선다. 저자의 경험을 반추해서 읊조려 거름망에 걸러 만든 이야기이기에 글귀 하나하나에 따사롭고 소중함이 물씬 배어 오른다. 삶이 조금 더 밟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염원을 행복의 문으로 함께 더불어 드려다 볼 기회를 가졌기에 읽는 것만으로 삶의 가치를 공유하게 되는 힘이 느껴진다.




 

인생을 산다는 것은 관계의 연속이다. 타인과의 교감과 상호관계 속에서 타협하고 이해하며 배려하는 신실한 마음에서 비롯된다. 그렇지만 그게 말처럼 뜻처럼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욕심이라는 뜨거운 돌멩이가 손위에 쥐어진 것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우매한 행동을 일삼아 불행을 자초하는 현실을 살기 때문이다. 용서가 미덕이라는 고귀한 뜻은 누구나 이해한다. 하지만 이해가 실행으로 옮겨지고 사랑으로 감싸는 조건에는 덕이라는 원대한 의지가 필요하다. 그저 잊는다고 덮어 둔다고 용서가 되는 것이 아닌 사랑으로 포용하는 너그러움이 있어야 한다.




옛말에 복을 받으려면 덕을 베풀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랑의 온도는 섭씨 100˚C가 넘어 자칫 델 수도 있지만 덕의 온도는 36.5˚C로 사람의 온기가 같다고 생각합니다. 차갑거나 뜨겁지 않아 누구라도 끌어안을 수 있고 누구에게 주어도 불편하지 않은 것입니다.(P.106)

 

베풀면 돌아온다는 경구는 빈말이 아니다. 소탈하게 자신을 대하고 검소한 생활을 유지한다면 이로써 정신이 윤택해지고 맑아진다는 변하지 않는 진리다. 하지만 인간은 순간의 집착과 번민, 탐욕을 참지 못해서 행과 불행이 나뉘는 것을 알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현실인 모양이다. 어차피 인생을 여러 번 나누어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매순간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해답이다. 이제라도 저자가 일러주는 사용설명서에 따라 밝고 활기차게 인생을 헤쳐 나간다면 역경도 고난도 행복을 위한 디딤돌이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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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바이러스 H2C
이승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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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에 대한 이미지는 밟고 쾌적함으로 통한다. 이미 레드오션으로 후끈 달아오른 유통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업체였다. 하지만 현재 홈플러스를 뺀 유통시장을 상상하기는 어려울 만큼 그 영향력이 크다. 이러한 성공의 중심에는 당연 홈플러스를 움직이게 한 동력원이자 성공의 발판이 있었다. 바로 홈플러스 그룹을 세운 회장 이승한을 지칭한다. 물론 오늘의 성공이 그만의 노력을 이루어진 것이 아닐지라도 그의 리더십과 성공에 대한 열망은 한편의 드라마처럼 실로 대단하다.

 


대개 성공한 사람들은 주어진 환경이나 조건이 다를지라도 엇비슷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 성공을 향한 도전의식, 열정, 패기, 신명에너지의 활력체가 어떤 어려운 환경도 꿋꿋이 이겨내고 뛰어 넘는 현실을 도출해 내기 때문이다. 이러하기에 이승한회장의 인생이야기는 성공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들려주는 성공담은 어릴 적 듣던 무용담처럼 솔깃하기도 하고 인생의 지혜를 통찰하는 진지함이 묻어난다.

 


그가 이 책 <창조바이러스 H2C>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진정한 의도는 창조가 생산해 내는 진귀한 보물이다. 그는 창의력의 키워드를 제대로 읽어내고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 성공을 거머쥐었다. 이렇게 성공의 특급열차를 탄 그가 자신의 지난 성과를 자랑하기 위해서도 아니며 단지 누구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최선을 다 한다면 성공에 성큼 다가 설 수 있다는 경험에서 오는 노하우를 함께 공유하고 전수해 주고자 이 책이 탄생되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굴곡이 없다면 성공을 논하기 어렵다. 다양한 경험과 다채로운 상황을 불굴의 의지와 엉뚱한 상황해석으로 유리하게 바꾼 기지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디어는 쥐어 짜 낸다고 해서 툭 하고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기에 포기하기 쉬운 성질을 가진다. 이 책의 저자가 일러주는 아이디어의 비결은 긍정에너지에 있다. 상황을 인식하는 틀을 높게 맞추고 시선을 멀리, 높게, 넓게 바라보는 비전에 맞닿아 있다 하겠다.

 


이 책의 구성은 그의 성공파노라마에 맞추어 기술되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야기는 1장 창의의 씨앗을 뿌려라. 2장 스스로를 불태워라. 3장 보이지 않는 저 너머를 보라. 4장 상자 밖에서 상상하라. 5장 거침없이 바꿔라. 6장 끝까지 포기하지 마라로 이루어 져 있다. 그의 인생역정에 따라 그를 키운 성공 멘토가 무엇이고 변하지 않는 의지와 창의력 상자가 무엇인지에 맞추어 져 있다. 홈플러스를 테스코와 합작하여 만들게 된 과정, 최고를 향해 달려가는 거침없는 승부사 기질,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미래 성장 동력의 가치추구에 매진하는 그의 열정과 비전의 속내를 흥미진진하게 엮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주어진 일에 대해서는 집요할 만큼 최선을 다 했다. 그가 하는 일이라면 누구든 믿고 맡기는 보증메이커가 되었으며 언제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불평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다져 진 혹독한 자기 시련의 과정을 이겨냈기에 오늘의 성공도 값질 것이며 드라마와 같은 이야기로 재탄생 될 수 있겠다. 여기서 우리는 성공의 키워드가 무엇인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음을 안다. 그가 들려주는 성공이란 자신을 사랑하고 인생을 소중하게 여기며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세상과 소통하는 자신을 믿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홈플러스의 성공신화 뒤에 숨은 성공스토리의 중심에 그의 이야기가 있다. 그는 소탈한 성품과 아랫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 줄 아는 인간미 넘치는 인심 좋은 여느 평범한 아저씨를 연상케 한다. 그의 넉넉한 웃음 뒤로 울려 퍼지는 성공에피소드가 복잡다단하고 성마른 세상에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아울러 상상으로 넘쳐흐르는 희망에너지가 되어 젊은이들에게 무한영감을 주는 것 같아 절로 흐뭇해진다. 게다가 공으로 그를 만든 성공비결을 함께 공유할 수 있게 되어 더없이 값지며 모두가 더불어 성공하는 함께 사는 세상이 되기를 소원해 본다. 성공이란 부의 척도가 아닌 값진 노력과 열정을 통해 결실을 맺은 세상과 함께 하는 진정함에서 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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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늘의 홈플러스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from 감똘나라님의 서재 2010-01-27 20:43 
    홈플러스,요즘은 SSM으로 시끄럽다.그러나 작자는 회장으로 있으면서 까르푸에서 홈에버를 지나서 이 점포들이 홈플러스가 되는 과정과 영국의 테스코를 현지화한 모델을 제시한 사람이다.홈플러스에서는 자기네 회장이 썼다고 싸게 팔았다.그리하여 2010년에 나온 홈플러스 다이어리는 창조바이러스의 모토를 구현한 다이어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