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비켜난다는 것은 때론 자극이 되는 일입니다. 도시에서 살아 간다는 것은 일정한 틀 속에서 매일 쳇바퀴돌듯 흘러가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그 틀에서 아웅다웅 살고 있지만 한 번 즈음 경계를 벗어나는 일은 신선한 자극이 됩니다.
9월의 달콤한 휴가와 일상의 이탈은 매혹적이었습니다. 보이지 않던 새로운 세상이 차오르고 마음은 혼곤히 젖어 들었습니다. 잠시 궤도를 수정해서 달려 보는 것도 결코 허투루 사는 것이 아님을 체득합니다. 이처럼 여행은 삶의 완급을 조절하고 쉼을 통해 비워진 감성의 에너지를 채우는 멋진 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여행 내내 제주의 하늘을 높고 푸르렀습니다. 가을을 시샘하듯 뒤 늦은 폭염이 쏟아졌지만 모처럼의 여행에 장애가 될 수는 없었나 봅니다. 가는 곳, 보는 곳마다 눈길이 머물고 마음은 평온에 휩싸였습니다. 제주도의 그 푸르름,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푸름입니다.
대양의 원대한 공기를 마음껏 채우기위해 가슴이 벅차 올랐지만 시간은 참으로 속살같습니다. 시간의 요상한 관념의 사이, 아쉽기도 야속하기도 하지만 마음만은 추억을 담고 기약없는 날을 헤아려 봅니다.
다시, 일상입니다.
부러 밀쳐 냈던 책도, 글쓰기도, 일도 소홀히 할 수 없습니다. 빈집이지만 관심을 갖고 들러 주신 님들에게도 부족한 글이나마 트위터처럼 굴러야겠습니다.
덕분에 달콤한 여행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