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은 모처럼 연휴가 길어서 여유의 폭이 긴장을 늦춥니다.
이래저래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을 테지만 평소 만나기
힘들었던 가족과 친구 소식에 흐뭇하기만 합니다.
저는 자고 나란 곳에서 줄곧 살았기에 귀성길 전쟁을 대하면 사뭇
거리감이 듭니다. 그 고생이야 말로 어떻게 표현할까마는 한번은
어딘가로 달려가 반겨줄 고향이 있다는 것에 대한 동경이 있다면
배 부른 소리로 들리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손이 귀한 집안이라 일가친척이 드문드문해 시끌벅적한
명절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이번 추석연휴에 저는 늦은
여름휴가를 이제사 가려고 합니다. 물론 추석 전에 돌아오는
일정이라 크게 무리없이 추석이 주는 막간의 여유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제주의 푸른 하늘 속과 넓은 바다의 안에서 이글을
포스팅합니다. 이국적이라는 판이 박힌 말이 듣던 것과 보는 것의
경계에서 황홀하게 무너집니다. 제주의 풍광은 바람이 빚고
태양이 채웠음을 피부 깊숙히 스며듭니다.
아이들은 새벽 잠 부비고 일어나 첫비행기를 타는 순간부터 지치지도
않는지 에너지가 넘칩니다. 옆지기의 완연한 미소, 입덫으로 인해
고생하던 거뭇한 눈가가 펴짐에 여유가 찾아듬을 압니다.
여행은 경직된 눈매를 풀어 주고 뭉친 마음을 느슨하게 이완시켜주는
것임은 다시금 느낍니다. 저 혼자만 흥겨운 여유에 빠져 드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살짝 들지만 제대로 잘 쉬었다 돌아 가는 것이
나으리란 믿음으로 푹 취했따 돌아 가겠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추석은 평안하고 즐거운 한가위 명절이 되시기를
바라며 부족한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신 모든 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행복한 추석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