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 삶의 군더더기를 버리는 시간 배철현 인문에세이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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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성장시키고 싶은 욕구가 존재한다. 하지만 매 순간 다른 욕구에 이끌려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허비한다. 나 자신을 바로 잡고 싶을 잡고 싶을 때, 혹은 지금 내가 잘 살고 있는지 불안할 때 이 책을 읽으면 조그마한 창문에서의 한 줌 빛이라도 볼 수 있지 않을 까 생각한다.
P. 11
나는 내가 되고 싶은 ‘나’를 향해 매일 조금씩 나아간다. 나만의 고유한 삶은 이 걷어내는 작업을 통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따라서 수련의 완성은 목표점에 도달하는게 아니라 매일 새로운 지점을 정해 묵묵히 인내하면 걸어가는 것이다.
저자는 ‘수련’을 통해 개인을 발견하고 완성시키는 방법을 말해준다.
하지만 내가 되고 싶은 ‘나’를 모르고 있다는게 큰 문제이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과연 걷어내는 작업을 통해 되고 싶은 ‘나’를 찾을 수 있을까?
수련을 통해서 묵묵히 인내하며 걸어가면 되고 싶은 ‘나’가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읽기 쉽다. 주요 글귀가 이 책의 중간 중간 여백의 미와 함께 한두페이지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1~2시간이면 다 볼 수 있을 것이다. 읽다가 주요 포인트라고 해서 밑줄 그은 문장이 다음페이지에 있으면, 내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포인트를 알고 있다는 뿌듯함도 같이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수련의 완성은 목표점에 도달하는게 아니다. 매일 새로운 지점을 정해 묵묵히 인내하며 걸어가듯이 이 책 역시 다 읽는데 목표를 두지 말고 천천히 내용 하나하나 의미를 느끼면서 읽어보길 권한다. 그리고 읽고나서 명상을 하는 것도 많이 도움이 될 것이다.
1. 직시, 감추고 싶은 나를 마주하는 시간
지금 (只今)
P. 25
‘지금’을 포착하는 능력은 새로운 시작의 총성이다.
당신은 당신의 심연에서 요동치는 찬란한 빛을 본 적이 있는가? 거기에서 흘러나오는 숭고한 선율을 들은 적이 있는가? 당신의 마음 깊은 곳에서 천둥치는 그 울림을 느낀 적이 있는가?
바로 그 순간을 포착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지금이 아니면 언제란 말인가?
지금이란 순간은 미래의 과거가 되고 미래는 지금이 된다.
우리는 이러한 시간이란 사이클 속에 살고 있으며, 매일 과거의 나 자신을 회상하고 미래의 나를 그리며 살아가고 있다. (그 중간의 지금은 어쩌면 존재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지금 이 순간은 미래의 ‘나’를 위한 순간이기에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할 때 내가 원하는 미래의 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 유기, 삶의 군더더기를 버리는 연습
P. 108
단순은 오랜 수련을 거쳐 도달한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거의 완벽한 상태다. 인생이란 삶을 위한 최적의 상태인 단순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필요 없이 복잡하게 만들지 마십시오.’
P.120
성공한 사람은 스스로에게 만족할 줄 안다. 그는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한 가지를 찾았거나 찾는 과정에 있는 사람이며,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남을 부러워하는 삶, 남이 소유한 것을 나도 갖고자 하는 삶, 남이 말하는 성공을 자신의 성공으로 착각하는 사람, 나는 그런 삶을 무식이라고 말하고 싶다. 무식이란 자신을 위한 최선을 모른 채 어영부영 사는 삶이다.
단순을 위해서는 내가 찾고자 하는 신념, 인생관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핵심을 모르면 군더더기가 많이 붙는다. 불안해서... 불안하면 소유욕이 강해지는 것 같다. 불안한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서 생각이 많아지고 부동산을 많이 보유해야 할 것 같고 그러다보면 인생이 복잡해진다. 오랜 수련을 거쳐야 하기에 오래 생각하고 길게 보고 과감하게 버리자. 매일 매일 어제의 나보다 나은 나를 위해 노력하다보면 찾을 수 있을 것이라도 믿는다.
3. 추상, 본질을 찾아가는 훈련
P.197
나는 오늘도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해 무엇을 덜어내고 잘라내야 하는가? 인생의 첫날이나 마지막 날처럼 살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만의 고유함은 무엇인가?
P.219
우리는 인생이라는 집을 짓는 건축가다. 내가 지어야 할 집은 나의 삶을 위한 철학이다. 당신이 지을 집의 원칙은 무엇인가? 당신은 오늘이라는 건축 재료로 예술품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이내 철거될 가건물을 지을 것인가?
P.230
시련은 인간을 완성시키는 훈련이다. 시련을 통해 자신을 수련하는 사람에게는 매력이라는 선물이 주어진다. 당신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시련을 피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인가, 아니면 미래의 자신을 위해 시련을 기꺼이 훈련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인가? 시련은 수련자의 유일한 지름길이다.
나 자신을 알기 위해 원칙을 세우고 오늘을 마지막인 것처럼 살고 자신을 수련하기 위해서 시련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이렇게 하루하루 살다보면 나만의 인생 하우스가 생길 것이다. 인생을 건축이라는 예술품이라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벽돌과 나무를 쌓아올리는 작업을 해보자.
4. 패기, 나를 지탱해주는 삶의 문법
P.265
신체와 마찬가지로 정신적인 환각지도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고유한 임무를 수련하지 않는 사람은 생각이라는 근육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점차 더 이상 자신에게 존재하지 않는 ‘헛것’을 추구하는 환각에 빠진다.
감각은 나 스스로 세상을 보려는 시선이다. 그 시선은 매일 매일 나에게 주어지는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생각하는 정신 근육 운동에서 시작한다.
배운이란 오늘을 어ᄄᅠᇂ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는 훈련이다.
생각은 당연하거나 하찮게 여기는 것들을 다시 천천히 바라보는 정신 훈련이다.
P.287
하루는 한 장의 사진이다. 우리는 이 하루를 삶의 결정적인 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오늘 하루를 위한 간절하고 감동적인 순간을 담은 사진은, 무아의 상태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검지의 힘으로 나온다. 당신의 고귀한 생각을 실천한 지금은 바로 당신의 결정적 순간이다.
P.302
당신은 익숙한 모든 것들과 결별하고 다른 곳으로의 이주를 감행할 자신이 있는가?
마음속 깊이 숨어 있는 신의 모습을 감지하고 그것을 회복하고자 한다면, 지금 바로 이주를 결심하고 실행하라.
P.307
어떤 사람에게 탁월함이 있다면 그것은 그의 습관이다. 내가 처한 환경은 나의 습관이 지은 집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의 환경과 운명을 원망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생각과 말을 살펴 매일매일 개선하려고 노력한다.
40을 앞둔 지금 어떤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는다는 불혹이란 단어를 매일매일 곱씹는다.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을 나이. 인생의 반동안 살아온 날들이 후회스럽다면 남은 인생의 반은 하루하루 간절한 마음을 담아 셔터를 누르고 익숙한 모든 것들을 과감히 내던지는 마음으로 이주를 결심하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나의 감각와 배움 그리고 생각을 단련하고 습관을 바로잡자.
매일매일 새로운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나만의 인생 하우르를 지을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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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할 것인가 - 쫓기지 않고 시간을 지배하는 타이밍의 과학적 비밀
다니엘 핑크 지음, 이경남 옮김 / 알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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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타이밍에 관한 책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문제는 우리가 타이밍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우리의 삶은 ’언제When’ 라는 결정의 끊임없는 연속이다. 언제 직장을 바꿀지, 언제 안 좋은 소식을 전할지, 언제 수업 일정을 정할지, 언제 결혼생활을 청산할지, 언제 마라톤을 할지, 언제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할지 등등...‘ 그러나 이런 결정들은 직관과 억측들로 난무하기 십상이다.’
고민! 결정! 후회!
아~ 그 때 주식(부동산)을 샀어야 했는데, 팔았어야 했는데, 팔지 말았어야 했는데...
아마도 타이밍하면 주식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은 한결같이 고민하다가 결정하고 마지막엔 후회한다.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다. 우리는 그걸 모를 뿐이고, 그러니 우리는 매번 우리가 내린 결정에 대해 후회를 한다.
이 책은 시간을 이야기한다.
하루 시간별로 우리의 기분의 기복은 어떻게 되는가? (생체 시계)
언제 시작을 하면 좋고 기회를 노리고 마지막 감동을 줄 수 있는가? (스타트 포인트)
그룹 내에서의 협업에 대한 타이밍(그룹 타이밍)
그리고 이 책의 각 챕터별로 ‘시간 해커를 위한 안내서’라고 총 6가지의 저자가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시간 관리법을 알려준다. 이 책을 구매하지 않고 훑어서 보고 싶다면 안내서는 꼭 읽어보시길...
저자가 감정 사이클에 대해 연구한 내용을 간추려 보자면 긍정적 기분, 따뜻한 감정, 즐거운 감정 등 대부분의 감정은 오전 중에 좋아지고 오후에 시들해지고 다시 저녁에 높아진다. 점심을 먹은 이후 나른해지면서 일하기도 싫고 집중도 안 되고 그냥 퇴근하고 싶어지다가 오후 퇴근시간 때쯤 돼서 다시 기분이 올라오는 패턴은 이 책을 읽지 않고서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회사에서 회의 시간을 정할 경우 혹은 중요한 결정과 협상을 할 때는 하루 중 가장 이른 시간에 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자신에게 맞는 시간대를 찾는 방법, 더 좋은 아침을 위한 조언 등 타이밍, 시간 관리에 대한 내용은 재미있었다.
다음은 낮잠이다. 이 책을 읽고 바뀐 점이라면 점심 식사 이후에 꼭 낮잠을 20분 정도 자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낮잠을 자면 건강, 두뇌 학습 능력 향상, 몰입의 강도 증가 등 여러 가지 혜택이 많다고 한다. 특히, 30분~40분 이상 장시간 낮잠을 자는 것 보다는 이상적인 낮잠은 보통 10분에서 20분 사이이며, 카페인을 섭취하고 낮잠을 즐기는 것이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 챕터의 마지막 낮잠을 완벽하게 자는 법도 꼭 읽어보시길...
다음은 인생의 스타트 포인트 즉, 새로운 시작을 위한 타이밍과 올바른 시작을 위한 조언들이 담겨 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 그 ‘반’을 어떻게 그리고 언제 시작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마지막 안내서 부분에서는 ‘새로운 일자리에서 빠르게 성과를 올리기 위한 4가지 요령’, ‘결혼은 언제 해야 하는가?’ 부분이 직장인, 혹은 사회 초년생이라면 흥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슬럼프는 누구나 찾아온다. 직장인이라면 매너리즘에 빠지는 시기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1년차, 5년차, 10년차 온다고 한다. 나 역시도 매너리즘, 슬럼프에 자주 빠지는 편인데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빠져나오지만 이 책에서 나오는 ‘중간 슬럼프에서 다시 의욕을 불태우는 5가지 방법’ 내용은 나중에 다시 슬럼프에 빠지면 꼭 다시 읽어보려고 한다.
그럼 인생의 후반이라고 할 수 있는 노년은 어떻게 보내야 할까?
한편의 영화를 만들 때, 특히 요즘같이 유투브 시대에서는 무엇보다 편집이 중요하듯 마지막 인생의 마무리 역시 편집 작업이 필요하다. 인생의 3막에서는 사회관계망이 크게 위축되고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떠나가는 시기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었을 때 친구가 줄어드는 것은 환경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적극적으로 가지치기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P.182
‘인생을 살아가면서 그들은 어던 의미에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현실을 실감하게 된다. 그럴 때 사교적인 접촉은 기존의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단단한 결속감과 달리 피상적이고 대수롭지 않은 관계로 여기게 된다. 미래의 보상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는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중년까지는 관계망을 넓게 가졌다면 노년기에는 주변의 꼭 필요한 사람들로 채워진 작고 밀집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남은 인생을 보내기로 선택한다. 다만, 코로나 시대에서는 노년기까지 갈 필요가 없다. 20대, 30대들 역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모두들 집에서 일상을 보내는 환경이 노년과 같기 때문이다. 평소 단체 톡방의 열정이 많이 시들해졌고, 그 중에서 가장 친한 친구들과만 골라서 연락을 하게 된다. 60대 이후에 편집 작업을 20대, 30대에 시작한 것인데 결말이 아직 먼 나이에 이른 가지치기는 현재의 상황이 더욱 씁쓸해지게 만든다.
마지막은 그룹 타이밍이다. 어떻게 그리고 어느 시점에 팀 내 협업을 잘 이끌어 낼 수 있는지 그룹 타이밍의 원칙에 대해서 알려준다. 사회적 유대로 인해 우리는 타인과의 타이밍을 맞출 수 있다 말한다. 암호, 복장, 접촉 이 세가지 형태로 집단을 협동을 유도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심장 즉 마음이다. 사람들에게 자양분을 주고 가족의 유대를 강화시키는 물리적으로 벅찬 일을 함으로써 좋은 사람이 되고 더 좋은 사람이 되면 더욱 협렵을 잘한다. 그리고 마지막 ‘소속감을 높일 수 있는 네 가지 기법’ 내용이 직장인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나는 ‘인생은 운이다’라는 말을 믿는다. 다만 이 운 역시 순간순간의 타이밍에 의해서 결정된다. 운이 조금 빠르거나 늦으면 운이 되지 않는다. 꼭 그 타이밍에 와야지 운이 되는 법이다. 그리고 그 타이밍을 선택하는 건 바로 자신이다. 자신이 자신의 시간을 지배해야 운이 따라온다는 말과 같고, 그 시간을 지배하기 위해서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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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젊은 날의 숲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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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눈이 아프도록 세상을 들여다보았다.`

책을 읽는 동안 괴로웠다. 김훈 작가의 책을 읽을 때는 문맥들간의 연결고리를 찾고 단어들 하나하나를 곱씹으면서 읽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나무와 꽃과 바람과 빛과 어둠과 땅과 공기가 하나가 되는 숲 속의 풍경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글로 표현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하였을지.. 얼마나 뚫어져라 쳐다 봤을지... 책을 보면서 느꼈다.

그래서 나도 숲을 다녀왔다. 글을 쓰기 위해서 다녀온 것은 아니었지만, (숲태교를 위해서였다.) 숲에 가서 김훈 작가처럼 나무와 꽃들을 뚫어져라 쳐다보러 갔다왔다. 숲 해설가가 해준 말도 일부는 포함되어 있지만, 많은 것을 느꼈다. 와이프와 배속의 아이들과 함께...

숲은 지친 인간에게 안식처같은 곳이다. 산에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지고 너그러워진다. 그래서 산에서는 화를 내거나 인상을 쓰면서 등산을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거나 심적인 고통이 있으면, 산에 가야 한다. 숲에서는 마음의 치유가 가능하다.

눈을 감고 숲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다. 물소리, 새소리, 낙엽소리... 음악도 아닌 것이 듣기가 좋다. 그리고 자연스레 내 입은 미소를 짓는다. 아까 숲을 걸으면서 나무들이 흔들 흔들 춤을 추듯 흥겨워 보인 이유는 어쩌면 숲에서 나는 소리들이 바람을 타고 이들에게 전해지는 모양이다. 물과 새, 낙엽, 바람이 나무들에게는 음악인 셈이다.

이 중에서도 새들은 당연 메인 보컬처럼 자신들의 하모니를 자랑한다. 여러 마리 새들이 동시 다발적이 아닌 주거니 받거니 순서를 지키며 각자 자신의 경쾌하고 깔끔한 노랫 소리를 뽐낸다. 우리는 다른 동물들이 짓거나 울때 `노래한다`는 표현을 쓰진 않는다. 하지만 새들에게는 `노래한다`라는 표현을 허락한다. 그 이유는 내 생각에 (새들의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이기도 하겠지만) 다른 동물들은 자기들마다 울거나 짓는 이유가 분명하지만 새들이 우는 이유는 순전히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이기 때문일 것이다. (순전히 내 생각임. 우는 이유는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을 테지만... 그건 모르겠다.)

4월 초, 봄을 맞이하는 숲의 모습은 파랗다. 계곡의 물은 흐르는 물소리가 시원하다. 아마도 아직 봄준비가 덜 끝난 나무들보고 깨어나라며 재촉하는 듯하다. 그리고 빛들 역시 나무들을 따스하게 비쳐주고 있다. 하지만 추운 겨울 동안 부족한 수분과 빛을 온몸으로 받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며 싸운 나무들은 봄을 맞이하기 위해서 준비가 더 필요한 모양이다. 그래서 숲은 초록으로 가기 과정 중이기에 파랗다.

숲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주인의 허락이 필요하다. 우리가 남의 집에 들어가기 전에 주인의 허락을 받듯이, 숲 역시 주인의 허락이 필요한 셈이다. 숲의 주인은 누구일까? 나무? 꽃? 지구? 동물들? 아마도 모두가 숲의 주인들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숲의 주인이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이기에 숲에 가기 전에는 잠시나마 묵상으로 허락을 구해야 한다. 허락을 구하기만 하면 숲의 주인들을 언제 어디서든지 허락을 해줄 것이다. 그러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숲에 들어가 숲의 기운을 받고 마음을 치유받으면 된다.

우리들 역시 자연이기에 어쩌면 자연과 같이 있을 때가 가장 인간다울 때가 아닌지 생각해본다. 그래서 숲에 있으면 평온해지고 자연스러워진다. 인간은 원래 자연과 같이 선한 존재라 생각이 든다. 자연과 떨어져지내다 보니 악해지는 건 아닐까? 그래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야 하는 건 아닌지... 숲에 있다보면 자연이 부르는 듯 하다. come back home... 언젠가는 자연으로 돌아가리라... 죽는 것이 아닌... 살아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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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저항력이다 - 무기력보다 더 강력한 인생 장벽
박경숙 지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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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야 하는데 일어날 수가 없다. 엉덩이가 무겁다. 침대와 쇼파 위에선 중력이 더 크게 작용하는 듯 하다. 몸이 땅 속으로 꺼져가는 느낌이다. N극과 S극이 서로 만나 붙어 있는 느낌과도 비슷하다. 가위 눌린 것도 아닌데... 몸을 움직일 수가 없다. 몸이 저항하는 건지, 영혼이 저항하는 건지 헷갈린다. 정신은 그대로인대 몸이 안 움직이는 걸 보면 병에 걸린게 아닌지 의심이 들때도 있다. 모두 다 내 꺼 같은데, 내 꺼가 아닌 듯... 둘다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응답하라...

몇일 전, 거실 한가운데 누워있을 때 든 감정이다. 이 책의 표지에 누워있는 남자와 똑같은 포즈 그대로 누워있었다. (얼굴에 뭔가를 덮어놓지는 않았지만) 와이프는 일어나라며 소리치는데 일어날 수 없었다. 아니, 일어나기 싫었다. 모든게 귀찮고 이대로 있고 싶었다. 그날은 할머니 생신이었다. 일어나서 씻고 준비를 해야 했지만 손가락도 까딱하기 싫었다. 영화 `킬빌`에서 초반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주인공이 발가락을 쳐다보며 `엄지발가락이 움직여야 돼`라고 말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몸을 움직인다는 것은 뇌에서 보내준 신호를 받은 신경 세포가 반응을 한다는 것일 텐데, 당시의 내 몸은 뇌에서 신호를 계속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신경 세포가 죽은 듯, 손가락이 반응을 안했다. 내 몸이 저항하고 있었다.

`저항은 외부 요소와 결탁하기를 좋아한다. 시간이 부족해서, 경제적인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방해하는 사람이 있어서 등과 같이, 하지 않는 이유를 잘 만들어 낸다. 우리 마음은 너무나 쉽게 이런 식으로 심리적 타협을 한다. 그래서 곧잘 `해야 할일`은 `하지 않아도 좋은 일`이 되고 하는 것이다. 주로 회피하고 변명하며 할 일을 시작하지 않게 하거나 미루는 행동 패턴을 유별하는 경향이 있는데, 심리학적으로 보면 `미루기`와 `게으름`으로 정의할 수 있다.` (P. 26)

나 역시 글을 매일 써놓기로 해놓고, 매일 미룬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고생한만큼 좀 쉬자며 잠깐의 휴식을 주고자 하지만 한번 앉은 몸뚱아리는 좀처럼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앉아있다 보면 쓰기 싫은 핑계거리를 찾기 시작한다. `어제 썼으니깐`, `직장인이 이정도면 됐지, 이정도면 잘하고 있는거야` 등 자아도취에 빠지거나, `글 쓰다보면 책 읽는 시간이 없으니, 책 부터 읽자`라고 그럴듯한 이유를 대며 회피하기도 한다. 억지로 책상 앞에 앉아 몇 자 적다가도 몇 분후면 무의미한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다.

`우리가 잘 살아가려면 `죽음의 본능`이 아닌 `삶의 본능`에 이끌려야한다. 삶의 본능은 살아가려는 삶의 의지를 만들며, 그러므로 저항을 이길 힘은 의지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의지로 생명을 유지하고 살아갈 수 있다.` (P.78)

`행동은 동기와 인지와 정서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다. 따라서 동기, 인지, 정서가 변할 때 행동도 변한다. (...) 한가지 행위가 반복되어 숙달될 때 그 행위에서 유능감이 생기면 행동이 강화된다. 행동이 만들어내는 유능감과 자신감이 동기와 인지와 정서에 다시 역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행동 자체가 즐거운 일이 된다.` (P 302)

`의지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기를 통제하고 수용하는 조절 기능을 하는 마음의 영역이다. 우리 마음 전체를 통제하는 마음의 CEO라고 볼 수 있다. 의지에 의해 마음의 다른 부분을 통제할 수 있다. 그래서 자기 조절, 절제력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P332)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지인 듯 싶다. 자신의 마인드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 이로 인해 자발성이 생기고 욕구와 본능을 조절할 수 있으며, 자기 자신에 대한 용기와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자기 자신을 버릴 수 있는 용기, 자기 마음 속에 있는 분노라는 성난 말을 진정시킬 수 있는 마음,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만들 수 있는 자세, 자만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는 감정 등 이 모든 것들은 자신의 의지만으로만 가능하다. 의지! 모든 것은 의지가 약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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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의 30년 베스트셀러 영업기밀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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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글을 쓰고 싶다면 훌륭하게 쓰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못난 글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만 하면 된다.(...) 훌륭한 글을 쓰고 싶으면 잘 쓴 글을 따라 쓰는데 그치지 말고 잘못 쓴 글을 알아보는 감각을 키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바르고 정확한 문장을 구사할 수 있어야 제 나름의 멋진 스타일을 입힐 수 있다.' (p169)


'짜투리 시간 글쓰기의 주제와 내용은 정하기 나름이다. 출근길 버스나 지하철 풍경을 그려도 좋고 단골 카페 인테리어를 묘사해도 괜찮다. 거리에서 진한 스킨십을 하는 젊은 연인을 부러워해도 된다. '키도 큰'친구에 대한 시기심을 토로해도 무방하다. 프로이트나 융의 심리학이론에 관한 생각, 70미터 굴뚝 위에서 농성하는 해고 노동자들에 대한 연민, 드라마 [미생]시청 소감을 적어도 된다. 어제 읽은 책 독후감도 나쁘지 않다. 뭐가 되었든 많이 쓰면 되는 것이다.' (p. 229)


'잘 쓰려면 왜 쓰는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왜 쓰는지 모르면 잘 쓸 수 없기 때문이다. (...) 방법만 배운다고 해서 글을 잘 쓰게 되는 것은 아니다. 시와 소설을 쓰는 작가들도 재주가 아니라  삶으로 글을 쓴다고 말한다. (...) 기술만으로 잘 쓸수는 없다. 잘 살아야 잘 쓸 수 있다. 살면서 얻는 감정과 생각이 내면에 쌓여 넘쳐흐르면 저절로 글이 된다. 그 감정과 생각이 공감을 얻을 경우 짧은 글로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세상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요즘 귀찮니즘이 찾아와 글을 쓰기 어렵다. 이제까지 꾸준히 잘 쓴건 아니었지만 요즘은 더 귀찮다. 바빠서 못 쓴다는 핑계도 변명에 불과하다는 걸 누구보다 내 자신이 더 잘 알기에 다른 변명거리를 찾아야 할 판이다. 하지만 다른 핑계거리를 찾고 싶어도 찾을 수가 없다. 문제는 내 자신에게 있는데. 아직 왜 쓰는지 모르는건가? 쓰고 싶은데... 안되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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