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질문들
김경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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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질문들_김경민


질문들로 세상을 바꾼다는 것이 가능할까? 조금은 과장되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들의 질문들로 인해 세상은 바뀌었다. 이들의 질문들과 질문을 찾기 위한 노력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당연시 여겼던 것들, 의문을 품지 않았던 일들이 해결되었고 그로인해 과학, 의학, 문화가 눈부시게 발전했다. 그리고 인간들의 생각, 관념들이 바뀌었다. 아마도 이들은 세상을 바꾸고자 질문을 던지진 않았을 것이다. 단지 당시 사회의 모습과 흐름을 보고 의문을 품게 되었을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 고정관념들을 탈피해서 질문을 던지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 책속의 15명 위인들은 그 일들을 해냈다. 그래서 이들로 인해 세상이 바뀌었다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 안에서는 16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바꿨다 말할 수 있는 질문들과 그 질문들을 생각해낸 15명의 인문들에 대해서 말한다. 당시에 어떻게 해서 이들이 이런 질문들을 던졌는지, 그리고 그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서 어떻게 했고, 그 해답들로 인해 세상과 인류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1.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 [왜 인체 해부학 연구는 실제 해부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것일까?]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는 우리의 몸, 특히 겉이 아닌 표피의 안쪽을 정확하게 알려준 인물이다. 그의 의문은 '인체 해부학을 연구하는 의사들은 왜 실제 해부를 통해 연구하지 않는 것일까?'이다. 현재 의학을 보자면 이 질문은 너무 당연해서 이상해보일 수 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을 보면 이해가 된다.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가 살던 당시에는 2세기 로마 시대에 활약했던 갈레노스라는 의사가 유명했다. 당시는 물론이고 의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의사중 하나로 특히 해부학 분야에서는 베살리우스 이전 가장 독보적인 인물이었다. 하지만 갈레노스의 해부학은 주로 원숭이와 같은 동물 해부를 기초에 두고 있었다. 이쯤 되면 왜 안드레아스 베살리우스가 왜 이런 질문을 했는지 이해했을 것이다.


당시의 해부란 무의미한 일로 여겨졌다. 이유는 모든 것인 이미 갈레노스의 책에 나와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때 강의와 해부를 준비하고 직접 시연하는 과정에서 베살리우스는 갈레노스 해부학에 의구심을 품게 된다. '혹시 갈레노스는 인체를 해부해 본 적이 없는 것이 아닐까? 그도 그럴 것이 만약 인체를 해부했다면 틀릴 수 없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갈레노스가 인체를 해부한 적이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 이제 더 이상 학생들에게 이 오류들을 숨기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배살리우스의 이 결심은 의학사를 넘어 과학사 전체의 진보를 가져오는 중대한 한 걸음이었다.


베살리우스는 실제 인간을 해부함으로써 갈레노스의 오류들을 분석하고 정리했고, 그 결과 2백개가 넘는 오류들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파브리카'가 출간되었다. 파브리카의 출간으로 의학은 결정적인 진보를 이루었다. 베살리우스로 인해 건강과 질병의 치료에 관한 설명이 인체 내부의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베살리우스는 당시의 당연한 진리를 가리고 있었던 천 4백년의 어둠을 걷어내고 이후의 의학 발전을 위한 토대를 닦았다.


2.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는 반드시 선하고 도덕적이어야만 하는가?]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우리에게는 [군주론]의 저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하지만 어떻게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쓰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의 사상이 어떻게 구축되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이 책에서 묻는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훌륭한 군주의 자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혹은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 쓴 군주의 자질은 어떠한 것들이라고 추측하고 있는가?' 지금 시대의 리더상이랑 리더십이 있고, 소통을 잘하며 정의가 살아있는 인물, 더불어 카리스마까지 있는 사람을 리더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키아벨리는 이렇게 서술했따. '만약 군주가 국가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면, 때로는 어쩔 수 없이 진실과 자비, 인간애의 종교와 반하여 행동할 필요가 있다.' 마키아벨리가 가졌던 궁극적 문제의식은 단 하나, 나라에 평화와 부강함을 가져다줄 이탈리아의 통일과 그것을 실현해 줄 새로운 지도자상의 모색이었다.


마키아벨리에게는 정치사상으 필요성은 도덕이나 이상이 아닌 권력의 획득, 유지, 팽창이라는 목적을 위한 기술이었다. 마키아벨리는 말했다. '군주가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은 좋은 상태로 국가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 일에 성공만 하면, 그가 쓴 수단을 누구나 훌륭하다고 생각할 것이고, 칭찬받게 될 것이다.'
 

지금 추구하는 리더의 이상과는 확연히 다르다. 마키아밸리는 좋은 상태의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 국민들이 잘살 수 있는 나라를 위해서라면, 악한 수단이든 상관없다 말한다. 어찌보면 다수의 국민들을 위해서라면 약간의 비겁한 행동들이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마키아밸리가 생각하는 군주에 대한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 생각한다. 정의가 없는 정치는, 국민들을 위한다는 명목하에 올바르지 못한 행동, 결정을 하는 군주는 언젠가는 독재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 국가의 군주로서 정치함에 있어 무슨 일이 있어도 도덕성, 정의는 실현되어 있어야 한다 생각한다.


마키아밸리가 군주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대는 당시의 환경적인 요인이 컸다. 이에대해 설명하자면 얘기가 길어지니 간단하게 설명자면 그가 군주의 자질을 분석할 수 있게 된 것은 여러 군주들을 직접 만나 본 경험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다. 그 중 한명이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의 모델이라고까지 평가되는 교황 알렉산데르 6세의 아들 체사레 보르자이다. 그는 목적의 빠른 성취를 위한 수단 선택, 필요하다면 잠재적 적과도 동맹하는 현실주의, 공공연히 암살하고 지체 없이 정적을 제거하는 대담한. 이 모든 것은 전통적인 가치와 방식을 따르는 여타의 군주들이나 지식인들에게 기이하고 비도덕적으로 비춰졌지만, 마키아벨리가 보기에 이는 체사레가 아버지의 후광 외에 그토록 빠르게 세력을 키운 독자적 방식이었고 성공의 열쇠라고 보았다.


결론만 말하자면 마키아밸리는 현실을 직시하여 이전의 사상가들이 애써 논하기를 꺼렸던 인간의 도덕적이고 선한 부분 이외의 어두운 단면을 정치라는 특정 영역을 통해 과감하게, 그리고 냉정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선구자적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3.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딸은 왜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을까?]


여성의 인권이 많이 올라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남녀 차별은 존재하며 해결해야할 문제점은 많다. 이론적으로는 남녀 차별이 없는 사회라고 하지만 사회 곳곳에서 차별은 존재한다. 하지만 불과 백년도 안된 과거에는 여성에게 투표권도 주어지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여성의 인권이 빠른 시간안에 성장해왔음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이야기할 인물은 여성의 인권에 대한 선구적인 역할을 한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계몽주의 시대의 사상적 혜택을 받아 '이성'을 가진 인간이 가져야 할 '인권'의 중요성을 깨닫고, 더 나아가 그 '이성'을 가질 수 없는 조건에서 성별이 없음을 주장한 인물로 '영혼에는 성별이 없다'고 말한, 그리고 여성 교육이 남녀평등의 첫걸음임을 주창한 선구자이다. 그녀의 문제의식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서 비롯되었다.


'왜 나는 재산을 상속받을 수도, 가질 수도 없는 걸까?'


메리가 살던 당시에는 우리나라의 옛날과 마찬가지로 아들을 중시 여기는 관습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더불어 메리의 친할아버지가 사망하면서 상속인을 정하는데 자신을 제외한 친인척 후손들에게만 유언장이 나갔다. 장자 상속제를 기본으로 하는 당시 영국의 재산과 상속에 관한 제도가 가문과 혈통을 중시 여기는 신분 사회에서 딸의 존재를 더욱 보잘것 없는 것으로 만들었다. 부모를 통해 당대 여성의 사회적 위치의 부당함을 경험한 메리의 소녀 시절은 그녀를 '근대 여성운동의 선구자'로 만들었따고 할 만큼 이후 메리의 세계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올스턴크래프트는 '인권의 권리 옹호'를 출근하면서 영국 정치 논단의 주목받는 사상가로 오르게 되는데 이 책에서 그녀는 계급 사회의 왕족과 귀족의 세습적 특권에 반대하고, 이성을 가진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갖게 되는 천부인권론을 지지하였으며, 억압과 구태에 기초한 영국 정치보다 새롭고 급진적인 이론들이 시려혼되고 있는 프랑스 혁명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나아가 자기비판과 여성 스스로의 각성을 촉구하고 남녀 불평등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남성과 동등한 교육이 여성에게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여성의 문제가 생물학적 성별과 여성의 타고난 내적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 특히 교육의 문제에 있다고 보았다. 제한된 교육과 반강제로 주입된 남성 중심적 가치관이 여성들의 각성을 가로막고 그들을 노예 상태로 가둬두는, 보이지 않지만 강력한 쇠사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19세기 중반 미국에서 여권 운동이 활발해지자 울스턴크래프트의 남녀평등 사상이 주목을 받았고, 관습과 속박에 저항한 여성 투사로서의 이미지는 그녀를 선구자이자 순교자로 만들었다.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이성, 정신, 도덕성을 갖추고 있다는 그녀의 주장에 동의하면서 '여성의 권리 옹호'의 사상들은 근대 여권 운동의 기본적 전제가 되었다.


4. 찰스다윈 [인간은 정말 신이 창조했을까?]


'종의 기원'은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인류의 뿌리를 찾고자 다윈의 진화론이 담긴 유명한 책이다. 아마도 지금까지 쓰인 과학책 중 가장 유명한 책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고, 변형되어 현재의 형태에 이르렀다는 '진화론'을 담은 책으로 이 이론은 찰스 다윈이 살던 당시의 신이 만든 완벽한 세계라는 기독교의 '창조론'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찰스 다윈이 진화론에 대해서 책을 쓰게 된 계기는 5년간 비글호 여행을 통해서이다. 5년의 탐사여행 동안 다윈은 자신이 좋아하는 자연 관찰을 마음껏 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자연 세계의 다양성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많은 위대한 과학자들은 어느 순간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발상의 전환이나 새로운 아이디거가 떠올랐다고 말한다. 다윈의 경우는 꾸준히 동식물을 채집하고 지질학을 공부하며 배경 지식을 쌓고, 비글호 여행을 통해 생물의 진화라는 착상을 얻었다. 그는 특히, 갈라파고스의 새들을 연구하면서 종의 불변성에 의심을 갖게 되었고, 그를 통해 모든 생물 개체는 변이를 겪는다고 확신했고, 그 변이는 우연히 일어난다고 보았다.


다윈의 '종의 기원' 이 세상에 나오자마자 예상했듯 수많은 논평이 격렬하게 쏟아져나왔다. 종교계는 물론이고 상당히 많은 대중들에게도 다윈의 이론은 받아들이기 힘든 충격적인 것이었다. 자연의 법칙에서 신의 존재를 몰아내고, 모든 동식물의 점진적 변화를 '자연적인 과정'으로 보는 다윈의 이론은 종교적 색채가 일상 깊숙이 새겨져있는 기독교 문화권에서는 쉽게 받아들여지기 힘들었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이 유인원과 같은 동물에서 진화한 것일까?

다윈은 인간과 고등한 포유류 사이의 지능이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보았으며, 이간도 상황에 따라 야생의 동물 같은 삶을 살 수 있따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한 피부색과 관계없이 인류는 모두 하나의 종이며, '문명'이라는 것은 덧없는 껍데기와 같다고 느꼈다. 다윈이 보기보단 야생 동물과 가축 사이의 차이보다 문명인과 비문명인 간의 차이가 더 큰 것처럼 보였고, 이는 인간은 신의 창조물이 아닌 유인원에서 진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럼에도 인간과 동물들이 다른 것은 인간이 더 뛰어난 개선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따라서 교육을 통해 가장 높은 지적 단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믿었던 인간의 유인원 진화론은 인간이 스스로와 자연을 보는 세계관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았다. 다윈의 '종이 기원'이란 책은 많은 사람들게 비판받아 왔고 21세기인 지금까지 끊임없이 논쟁이 되고 있는 주제이지만 그로 인해 최초의 모든 생물학적 현상과 생물의 다양성에 대한 종합적 이론의 가능성이 구축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지구상의 모든 것의 변화와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다윈의 이론에 현대 생물학은 빚을 지고 있다.


5. 프란츠 파농 [왜 피부색으로 차별당해야 하는가?]


프란츠 파농은 흑인이다. 하지만 프랑스를 조국으로 알고 프랑스인으로 자랐다. 하지만 정작 프랑스인들은 그를 프랑스인으로 인정해주지 않았다. 파농은 그들에게 식민지의 열등한 흑인 원주민일 뿐이었다. 그는 깨달았다. 자신은 진정한 '프랑스인'이 아니었다는 것을.. 애초에 프랑스인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백인'이 아님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리고 자문했다. '나는 백인이 아니다. 나는 누구인가?'


'그러나 나 같은 흑인의 경우 모든 것이 새로운 얼굴을 하고 나타났다. 우리에겐 아예 어떠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는 외부 세계에 의해 화석화된 인종이기 때문이다. 우린 타인들이 우리에게 부여한 어떤 '관념'의 노예가 아니다. 우리 자신의 노예, 외관의 노예인 것이다.

나는 더 이상 변혁을 꿈꾸지 않는 나 자신에게 익숙해진 채 서서히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나의 전진은 포복의 전진이다. 나란 존재는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유일한 시선인 백인들의 시선 아래에서 박살 난지 이미 오래다. 나는 고착화된 존재인 것이다. 백인들은 절단기를 사용해 나라는 실체를 냉정하게 절편화했다. 나는 완전히 발가벗겨졌다. 나는 백인들의 얼굴 속에서 보고 느낀다. 새로운 인간의 출현이 아닌 새로운 인종, 새로운 종자의 출현을. 나는 검둥이므로.'


프란츠 파농의 '검은 피부, 하얀 가면'이란 책에서 나온 내용이다. 이 내용만으로도 프란츠 파농이 자신이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백인들에게 받은 냉대, 차별 등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들과 자신은 달랐다 말한다. 새로운 인종이라, 새로운 종자라 말한다. 그들과 함께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자신의 모습, 검둥이여서 함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


제국주의 시대에 프랑스는 자신들이 점령함 식민지인들에게 일명 동화정책을 펼쳐 점령 지역의 원주민들을 프랑스식으로 교육시켰다. 따라서, 강자가 점령하고 지배하며, 약자가 패배하고 지배당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이러한 상황을 정당화하고 강화하기 위한 이데올로기가 생기기 마련이다. 인종 차별은 여기서 매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프랑스식 교육을 받고 프랑스어를 구하면서 자란 파농은 자신이 당연히 '프랑스인'이며 '백인'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애국심에 불타 독일 나치의 마수에서 조국을 구하고자 군에 자원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그의 조국 프랑스는 식민지 출신의 흑인이라는 이유로 파농과 그의 친구들을 차별했다. 파농은 비로소 유럽 제국주의가 지배하는 이 세계에서 자신의 위치와 서열을 '객관적'으로 파악했다. 그가 직접 겪은 차별은 그에게 흑과 백, 피지배와 지배자라는 비정한 이분법적 구도를 깨닫게 해주었다. 그래서 파농은 스스로에게 질문할 수 밖에 없었다. '백인도 프랑스인도 아닌 나는 누구인가?', '왜 나는 피부색만으로 차별당해야 하는가?'


파농은 '검은 피부, 하얀 가면'이라는 책을 쓴다. 이 책에서 파농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우선 그는 왜 식민지 원주민이 자신의 검은 피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하얀 가면을 쓰려고 하는지에 대해 분석한다. 파농은 이러한 문제 해결이 어려운 것은 식민지인들이 흑백의 이분법적 차이를 초월한 운명이나 객관적 진리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한 인식이 사회, 경제적 조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았다. 즉, 원주민들에게 종종 발견되는 백인 의존 콤플렉스나 열등의식은 아프라키아니 고유의 심리적 속성이 아니라, 유럽의 식민 지배가 초래한 사회, 문화적 부산물이라는 것이다.


파농은 후에 알제리 해방을 위해 힘쓴다. 파농이 의사로서 활약하고 있을 때, 알제리는 프랑스에서 독립하기 위한 격렬한 저항을 하고 있었다. 그는 여러 지역을 돌며 의료 활동을 펼쳤다.


인종차별에 대한 그의 심오한 고민은 미국의 흑인 인권 운동가와 사상가들에게 일종의 '성서'로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인종이나 소외, 억압의 문제에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현상과 문제에 대한 심리학적, 역사적 분석을 통해 그들이 총체적 시각을 얻을 수 있게 해 주었다. 또한 지식인지ㅏ 활동가인 그의 삶은 이후의 혁명가들에게 귀감이 되고 그들의 열정에 불을 지폈다.


파농이 궁극적으로 추구한 것은 개인의 자유와 해방이었따. 파농은 알제리의 해방을 위해 싸우다 죽었다. 하지만 그는 알제리인이 아니다. 프랑스인도 아니다. 그는 백인도, 흑인도 아니었따. 그는 그저 자유와 학문을 사랑한 프란츠 파농이었다.


6. 마거릿 미드 [사회적 통념은 전부 맞는 것일까?]


이 책에서 계속 이야기하는 내용이지만 사회의 통념과 고정관념을 깨기란 쉽지 않은 작업이다. 이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용기가 필요하고 다른 누가 비판을 하고 심지어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해도 나의 신념을 지키고 꿋꿋이 나아가는 자세가 중요하다. 마거릿 미드 역시 모두가 '예스'라고 말할 때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지성을 가지고 끊임없이 샘솟는 창조력으로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인물이다.


미드는 자신의 생각과 질문을 남겼다. 미드는 그녀가 죽기 전까지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고 끈히없이 세상에 질문을 던진 인물이다. 겅별에 따른 역할 분리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진정한 남녀평등이란 무엇인가? 원자로 설치는 필요한가? 세대 간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가능한가? 거대한 변화에 맞선 인류의 생존을 위해 인류학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등이다.


미드의 저작 '사모아의 청소년'은 출간되자마자 인류학의 고전으로 평가될 만큼 큰 반향과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을 통해 미드는 사춘기의 심리적 갈등이 특정 문화와 어떤 관계가 있으며 또 성장 단계의 생리적 현상과 어느 정도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문제를 다루었다.


미드는 사모아에서의 연구를 통해 사춘기, 육아, 성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특징들을 발견했다. 사모아 사회의 특징이란 성장기의 순탄한 전환과 다양한 관계로 맺어진 가족 구성원과의 생활을 통한 지위 변화의 융통성, 그리고 사회와 개개인의 어린 시절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형성된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사춘기의 동요가 인간 본연의 특성이 아니란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미드는 학창시절 아버지의 모교인 드포 대학에서 최초의 차별 대우를 겪는 아픔을 겪었다. 이 경험은 그녀가 한 문화 안에서 주류와 다른 개인의 특성은 억압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 제기를 낳았고, 인종이나 계급 같은 모든 사회적 차별에 문제를 제기하고 인류학적 해답을 고민하는 계기가 된다.


미드는 그녀의 저서 '세 부족 사회의 성과 기질'을 통해 남녀의 성 역할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의 이분법적 성 역할을 비판하고 여성 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준 저작이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여성스러운' 여성과 '남성스러운' 남성을 만들어 내는 것은 생물학적 차이가 아닌 사회의 필요에 의해 임의적으로 선택된 기질들이며, 이는 문화적 차이를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미드에게 중요했던 것은 궁극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아닌, 사회가 만들어낸 특정 문화의 성 역할 강요로 인해 개개인의 다양한 기질과 능력이 억압당하는 것이었다. 사회 구성원의 단위가 성차가 아닌 개인에 있다고 여겼으며, 개인의 선택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사회를 원했다. 그리고 미드는 남녀의 문제에서 더 나아가 개개인의 성향과 자질의 존중이라는 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미드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개인의 특성과 능력은 사회가 정해 놓은 규칙에 억압받거나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문화 속에서 자유롭게 길러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는 이래야 한다. 여성이 할일이 있고 남성이 할일이 있다. 등의 사회적 획일화는 그녀에게 있어 개인의 개성을 죽이는 억압의 일종이었다. 여전히 사회속에 남아있는 통념들과 고정관념들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미드의 질문을 더욱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7. 에드워드 사이드 [나는 어디에 속해 있는가?]


세상은 내가 있기에 존재한다. 내가 '설정한' 혹은 '알고 있는'나를 통해 세상을 보고 판단한다. 그러면 우리는 '나'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에드워드 사이드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다. 사람은 그 자신이 사는 세상의 변화와 함께 그리고 관계 맺는 사람들에 따라, 나이가 들어서까지 정체성의 변화를 겪는다.

사이드는 '오리엔탈리즘'이란 책을 통해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는데 '오리엔탈리즘'은 그의 삶의 전환점에서 어떠한 의미를 갖고 있는지 보고자 한다.


에드워드 사이드는 예루살렘에서 태어난 팔레스타인인이다. 그는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에 건국되자 그의 가족은 난민이 되어 이집트의 카이로로 이사를 간다. 학창시절에 학업이 우수했던 사이드는 순수한 유럽인이나 미국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수석이나 차석 졸업생 면단에서 제외되는 차별을 겪게 된다. 팔레스타인인 '사이드'에게 가해진 미국 사회의 차별적이고 냉랭한 시선은 사이드의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정체성을 다시 만들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다면 '오리엔탈리즘'이란 과연 무엇일까? 간단히 말하자면 '서양'이 '동양'을 바라보는 시선이자 관점이다. 그리고 이 시선의 흐름은 수평이 아닌 수직적 흐름으로 우월한 서양이 열등한 동양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궁극적으로 권력이 지식 안에서 작동하는 방식을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서양이 동양을 바라보는 시각과 담론의 재현이라는 측면에서 설명하고자 했다. 이 담론은 문학이나 학문을 통해 실재로는 존재하지 않는 대타적 상상물인 '동양'을 만드어냈다. 오리엔탈리즘적 시각은 서양을 '남성적, 이성적, 강인함, 능동적'인 것으로, 동양을 '여성적, 감정적, 나약함, 수동적'인 것으로 구분했다.


사이드는 '오리엔탈리즘'의 성공으로 탈식민주의 이론의 권위자가 되었지만, 그에게 권위는 안주와 정착, 확고함에서 나오는 것으로, 이 모든 것과 반대편에 서 있던 사이드에게 권위는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짐이었다. 사이드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의해 침묵당한 팔레스타인인 본인들의 말할 권리를 주장하면서도 어떠한 정치적 노선도 따르지 않음으로써 서구와 아랍 세계 양쪽에서 확고한 정치적 입지를 갖지 않고 여전히 '불명확한 정체성'성을 정체성으로 가진 인물이었다. 사이즈가 원한 것은 소통과 연결 그리고 평화였다.


8. 일론 머스크 [인간이 화성에 살 수는 없을까?]


일론 머스크는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테슬라 모터스의 창업자로서 현실에서의 아이언맨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일단 그는 부자다. 젊었을 적부터 억만장자가 되었으며, 뛰어난 사업적 수완과 엔지니어적인 기술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일론 머스크는 돈을 많이 벌어보기도, 잃어버리기도 한 사람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벌었을 때의 모습보다는 잃고 난 후의 일론 머스크가 어떻게 하는지, 그의 삶을 주목해보고자 한다. 일론 머스크의 꿈은 질문에서 나온 것과 같이 인류를 화성에 이주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아마도 모두가 불가능한 일, 미친 짓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봐온 14명의 인물들이 살았던 당시에도 이들의 질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같이 미친 짓, 획기적인 질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질문들로 인해 세상은 변했다. 일론 머스크의 질문 역시 그러리라 확신한다.


일론 머스크는 실리본밸리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큰 기업에 높은 가격으로 매각시킴으로서 31세의 나이에 억만장자 대열에 함류한다. 하지만 인터넷 업계에서의 성공 역시 그의 삶에서 중요한 발판이었지만, 그 이후의 행보를 보자면 시작한 미미할 정도다. 그의 관심 분야는 '우주'였기 때문이다. 그는 우주 산업의 새로운 방식과 가능성을 자신이 세운 새로운 회사 '스페이스엑스'를 통해 우주산업이 NASA만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님을 증명해 보였다.


사실 나사가 화성 연구나 화성 이주 문제를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고, 기술적 문제로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문제는 돈이었다. 기술을 개발하고 화성으로 보낼 유인선을 제작하여 운용하는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포기한 것이었다. 머스크는 생각했다. '그렇다면 내가 직접 화성행 로켓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머스크는 진지하게 인류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보기에 70억명을 돌파한 인류의 숫자와 그로 인한 지구의 심각한 환경 오염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인류의 조속한 멸종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머스크가 가장 주목했떤 문제는 우주 산업에 왜 그렇게 많은 돈이 들어가느냐 하는 것이었다. 사실 나사와 같은 국가 기관의 우주 사업에 그렇게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은 재료비보다는 거대한 조직의 폐해인 비효율적인 관계제적 업무 방식과 너무 거대한 조직 구조가 가장 컸다. 그래서 그는 기존의 10분의 1 비용으로 로켓을 쏘아 올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스페이스엑스를 시작했다.


일론 머스크는 또다른 생각을 했다. 화성으로 인간이 이주할 때까지 지구 환경을 최소한 현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화석 연료의 사용을 크게 줄여야 했고, 그는 그것의 한 방책으로 환경오염의 주원인인 가솔린 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바꿔야 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전기작동차 제조업체인 '테슬라 모터스'를 세운다. 머스크에게 있어 전기 자동차는 환경을 위한 이동 수단의 대책인 것은 맞지만, 마치 사람들이 가끔씩 혹은 생각날 때 친환경적 행위와 기부 같은 행동으로 이용하기 위한 자동차가 아니다. 머스크는 단벌의 혹은 화제성 있는 전기 자동차를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가솔린차를 전기차로 완전히 교체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의 사업에 큰 시련도 있었고, 모든 돈을 다 잃게 되는 위기도 있었지만 일론 머스크는 모든 시련을 극복함으로써 그의 도전의 가치를 증명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근거 없는 두려움은 무시해야 한다. 반면에 그 두려움이 합리적이고, 냉정히 생각했을 때 실패할 가능성이 높더라도 도전할 가치가 있따면 그 두려움을 무시하고 전진해야 한다. 설사 실패하더라도 도전할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왜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같은 인물이 나오지 않는가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때이다. 그 첫걸음은 머스크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가치 있는 질문을 만들어내는 사고와 상상력을 가진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다. 돈을 모으는 것보다 그 돈을 모을 인재를 키우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중요하며 궁극적으로 더 가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한다. 그래서 어쩌면 익숙해져 편안해진 사회의 구조 혹은 관습을 힘들고 어렵게, 불편하고 귀찮게도 바꾸려 하는 자들에게 거부감을 느끼는 걸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의 15명의 위인들과 같이 역사적으로 천재라고 불리거나 선구자로 불린 이들은 거의 모두가 동시대의 무언가를 거부하거나 깨뜨리고 새로운 것을 창조한 사람들이다. 당시에는 아무리 무시당하고 비난받아도 꿋꿋이 자기만의 길을 가며 결국 언젠가는 그 가치를 인정받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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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없는 에세이 - 지적 쓰레기들의 간략한 계보
버트런드 러셀 지음, 장성주 옮김 / 함께읽는책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인기없는 에세이_버트런드 러셀

인간은 자신이 생각하고 싶은대로 믿고 행동한다. 악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여러 욕구가 강한 동물로서 남들보다 우위에 서고 싶은 우월감, 더 많이 가지고 싶은 소유욕 등 다른 동물들에 비해 욕심이 많은 동물이다. 그리고 언어를 사용함에 있어 좋은 점도 있지만 다른 사람을 현혹시키는 도구로서도 사용되어 왔다. 버트런드 러셀은 이 `인기없는 에세이`라는 책을 통해 역사적으로 뱀의 혀로 사람들을 현혹시켜온 인물들에 대해서 과감하게 꼬집고자 한다.

`그들은 책략을 부려 우생학적 목적을 위한 제비뽑기를 조작하고, 교활한 거짓말로 상층 계급과 하층 계급 사이에 생물학적 차이가 존재한다고 국민들을 설득한다. (...) 플라톤에 따르면 이러한 국가 공동체에서 사람들이 행복한지 불행한지는 중요하지 않다. 덕이란 전체에 존재하는 것이지 부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독자는 선이니 불변성이니 하는 번지르르한 문구에 홀린 나머지 철인이 지배자가 되어야 하고 이 지배자의 목표는 천상계가 그러하듯이 지상에서도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학설에 동의하고 만다.`

지식 없는 확실성, 특히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생각 없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허구들로 인해 많은 전쟁이 일어났고 그로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리고 자신의 것이 비판당하거나 누군가 맞지 않다 이야기하면 동조할 수 없다. 자신이 틀렸다는 것이 확실하고 역사적으로 증명되었는데도 말이다. 확실성은 무서운 해악이다. 종교의 믿음을 기반으로 많은 인류를 해친 교조주의가 그러했고, 거짓 사상을 가지고 정치를 하는 정부들이 그러했다. 이 세상에 확실한 것은 없다 말한다. 그래서 철학이 필요하다.

`지식이 없으면 그 철학은 예외 없이 어리석은 철학이 되고 만다. 이렇게 되면 인류는 서로 대립하는 광신도 집단으로 나뉘어 저마다 자신들의 허튼소리를 신성한 진리로 굳게 믿는 반면 다른 집단의 진리는 가증스러운 이단으로 여기게 된다. (...) 그때 철학이라고 할 만한 것이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이처럼 대립하는 쌍방 모두에에게 자기편이 옳다고 자부할 근거가 충분치 않음을 보여주었을 것이다. 교조주의는 평화의 적이자 민주주의를 가로막는 철벽이다. 앞선 시대와 다름없이 오늘날에도 교주의는 인류의 행복 앞에 놓인 가장 커다란 정신적 장애물이다. (...) 확실성을 요구하는 것은 인간의 천성이지만 한편으로 지적 해악이기도 하다. 확실성을 요구하는데 이 때 그 요구를 받는 대상은 모두를 약속의 땅으로 데려가겠다고 천명하는 사람이다. (...) 터럭만큼이라도 철학이 있었더라면 이런 식의 피에 굶주린 허튼소리가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떠한 미덕이든 그것을 배우려면 적절한 훈련이 필요하다. 그리고 판단을 유보하는 법을 배우는 데에는 철학이 가장 훌륭한 훈련이다.`

그래서 철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철학은 옳은 지식을 바탕으로 중요한 실천적 의미를 지닌 여러가지 문제를 엄밀하고 사려 깊게 사고하는 습관을 길러준다 말한다. 그리고 사람의 목적이라는 개념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바라볼 수 있는 폭넓은 지평을 제공한다. 사람은 철학을 통해 자신이 사회와 맺는 관계, 현재를 사는 사람이 과거에 살았던 사람, 또 미래에 살 사람과 맺는 관계, 인류 전체의 역사가 광대한 우주와 맺는 관계 등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사고의 대상을 넓힘으로써 철학은 현재의 불안과 고뇌에 해독제를 제공한다.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현재 핵으로 인해 인류가 위협받고 있다. 핵전쟁으로 인해 인류가 멸망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영화, 책 심지어 현실에서도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면서 위험성을 알려주고 있다. 핵이 아니면 기아와 질병으로도 인류가 멸망할 수 있지만 어쨌든 인간은 많은 전쟁, 질병의 위협속에서도 계속해서 살아남았다. 그러나 발견과 발명의 속도를 조금도 늦추지 못한 채로 큰 전쟁이 계쏙해서 재발한다면, 오늘날 우리가 예상하는 파괴력은 인류를 절멸시키지는 못할지라도 앞서 말한 원시적 사회 체제로 돌려놓을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가까운 장래의 이런저런 고난과 일어날 법한 비극 너머에는 무한한 선과 일찍이 인간의 운명에 단 한 번도 주어지지 않았던 거대한 행복의 가능성이 놓여있다. 만약 서유럽 민주주의가 굳건하고(지금은 북유럽이지만) 기민하게 나아간다면 그 가능성을 실현될 수 있다. 전쟁의 위험이 사라지면 과학 기술은 마침내 인간의 행복을 키우는 일에 사용될 수 있다. 전쟁이 인간의 사상과 에너지를 더 이상 지배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한 세대 안에 세계 곳곳의 심각한 빈곤의 문제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이다. 버드런트 러셀은 이러기 위해서는 오로지 전 세계를 통제하는 단일 군대를 만듦으로써 가능하다 말한다. 즉, 법의 지배를 받는 사회적 조직을 키워야 한다. 무력은 한 개인이나 국가의 특권이 아니라 미리 정한 규칙에 따라 수립된 중립적 권력이 행하는 힘이어야 한다 말한다.

인간들의 바보짓은 영원히 계속되지만 그럼에도 인류는 끊임없이 살아남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먼저 종교적인 부분, 신앙에 대한 인간의 지적 쓰레기라 부르는 성직자들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성직자들은 신앙의 힘이라 말하며 사람들을 현혹해왔다. 신앙의 힘은 역사적으로 대단했다. 특히, 하느님이라는 이름 하에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과 같은 학설들이 종교와 도덕의 벽을 허물지 못했고, 심지어 점성술에 대한 믿음을 무너뜨리는 데에도 성공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지금도 하느님의 계획이 인간과 특별한 관계를 지닌다고 생각하며 특별한 섭리가 선한 자를 돌볼 뿐 아니라 악한 자를 벌한다고 믿는다.

`하느님 보시기에`라는 말을 보자면, 우리는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보신다고 가정하지만, 이는 명백한 착각이다. 사람들이 지닌 신념에는 다양한 근거가 있다. 하나는 자기 신념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어느 정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좀 더 논의할 필요가 있는 문제로 옮겨가는 순간, 신념의 근거는 지키기가 힘들어진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스스로를 좋은 사람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을 믿는다. 즉, 이성을 포기하고 편하게 권위에 기대는 순간 우리는 끝없이 펼쳐진 고민을 마주하게 된다. 우월한 인종이라는 개념 전체는 그저 권력을 쥔 집단의 자존심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만들어진 미신일 뿐이다. 유럽 이곳저곳의 다양한 인구 집단에 인종 이론을 적용하는 짓은 특히 불합리하다.

인간을 과학적으로 조종할 수 있다는 사실, 또 정부가 대중을 마음 내키는 대로 휘두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우리가 처한 불행의 근원 가운데 하나이다. 교육은 애당초 모든 사람에게 읽고 쓰는 힘을 길러 줄 목적으로 널리 시행되었으나 실은 사뭇 다른 목적을 수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허무맹랑한 사상을 서서히 주입함으로써 국민들을 통합하고 집단 열광을 자아냈던 것이다.만약 언젠가 세상에 평화가 깃들게 하려면 각국 정부는 자기 나라 국민들에게 독단적인 사상을 주입하지 않기로 합의하거나, 아예 모두 똑같은 사상을 주입하기로 합의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위대한 스승이 되기 위한 지침서이다.

오늘날의 교사들은 스스로 생각한 것을 가르치는 대산에 자신의 고용주가 유용하다고 여기는 신념과 편견을 주입하는 일이야말로 교사의 소임이라고 선명하게 의식하는 듯하다. 진정한 스승이 되고자 하는 충동을 지닌 사람은 누구나 육신보다 자기 책을 통해 살아남으려는 열망이 더 강할 것이다. 교사가 자신의 소임을 올바르게 수행하려면 지적 독립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오늘날에는 이른바 교육이라는 것이 보통은 국가를 통해, 때로는 교회를 통해 만인에게 제공된다. 저마다 광적인 민주주의를 아동 교육에서 가장 강조해야 할 것으로 삼았고, 그 결과 자국의 국민들이 다른 나라 국민들과 어떠한 공통의 토대로 갖지 못했을 뿐 아니라 공통의 문명이라는 개념을 통해 호전적인 잔혹 행위를 막는 데에도 철저히 실패했다.

이러한 위험을 막는 유일한 길은 사상의 자유를 믿는 사람들이 경각심을 갖고 교사들을 지적 구속으로부터 보호하는 것뿐이다. 정부는 교육을 통해 논쟁적인 문제에 대해 특정한 신념을 주입하고 권력자들 입장에서 편하거나 불편한 사고 습관을 창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여론을 통일하고 자유를 억눌러야 국가가 강해진다는 믿음이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당파 간 투쟁으로부터 비켜서서 아이들에게 공평무사한 탐구 습관을 길러주고자 힘쓰는 것, 아이들로 하여금 여러 현안을 스스로 판단하도록 이끄는 것, 또 일방적인 성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경각심을 심어 주는 것 등을 교사의 업무로 삼아야 한다.

교사들은 다른 어떤 계층보다 훌륭한 문명의 수호자이다. 따라서 그들은 문명이란 무엇인지를 상세히 알아야 하며 학생들에게 문명화된 태도를 심어 주고자 열망해야 한다. 교사가 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는 학생들 앞에 넓은 지평을 펼쳐 주고 거기서 즐거울 뿐 아니라 유용하기도 한 활동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유는 하나의 이상으로서 실로 파란만장한 역사를 거처왔다. 자유라는 단어는 시대마다 서로 다른 이상한 의미를 지녔다. 공화정 말기와 제정 초기의 로마에서 자유란 막강한 권력을 가진 원로원 의원이 자기 배를 불리려고 속주를 약탈할 때 휘두르는 권력을 뜻했다. 오늘날 `자유`라는 말은 산업계의 거물들을 묘사할 때 이와 비슷한 용도로 쓰이곤 한다. 하나는 어떤 나라가 외국의 지배에서 해방되어 얻는 자유이고, 또 하나는 시민이 자신의 적법한 직업을 마음껏 추구하는 자유이다. 나는 민주적 대의제 정부야말로 그것이 작동하는 데 필요한 관용과 자제력을 지닌 사람들에게 최선의 형태라고 굳게 믿는다.

우리 인류는 두 관념에 빚을 지고 있따. 법률과 정부이다. 이 둘 중에서는 정부가 더 근본적이다. 정부는 법률이 없어도 수월하게 존재할 수 있지만 법률은 정부 없이 존재할 수 없다. 정부는 `공동체가 지닌 힘을 총체적으로 집중시킨 특정 조직`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이렇게 힘을 집중한 덕분에 시민 개개인을 통ㅈ제하고 외국의 압력에 저항할 수 있었다.

민주주의는 정부와 자유를 융화시킬 도구로서 고안되었다. 모든 시대의 역사가 보여주듯이 어느 집단이든 일단 다른 집단 위에 군림할 권력을 위임받는 자들은 무사히 넘어갈 수만 있으면 자신들의 힘을 남용하게 마련이다. 사람들의 권력행사 기간에 제한을 두고 대중으로 하여금 이를 인정하게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의도이다. 사회 진화의 역사를 보면 거의 예외없이 먼저 어떤 형태의 정부가 수립되고 나서 뒤이어 정부와 개인의 자유를 타협시키려는 시도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조금이나마 바람직하다고 여길 만한 종류의 질서 정연한 사회생활은 느리게 발전해 온 여러 관념과 제도, 즉 정부와 법률, 개인의 자유, 민주주의 등이 서로 융합하고 균형을 이룰 때에만 가능하다.

이 외에도 버트런드 러셀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말은 너무 많다. 정리하면서도 어떻게 정리를 해야할지 모를 정도로 뒤죽박죽 내용인 듯 싶지만 모든 말들이 머리 그리고 가슴이 속속 박힌다. 심지어 전체 필독을 하고 싶을 정도로 모든 말들을 내 가슴에 담고 싶다. 필독까지는 못하더라도 재독은 꼭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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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음보다 다름 - 기획에서 마케팅까지, 무엇을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가
홍성태.조수용 지음 / 북스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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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음보다 다름_홍성태_조수용

`마케터는 엔지니어에게 상식을 뛰어넘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제품을 만들어주기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차별화는 엔지니어가 아니라 마케터가 이루는 것이다. 즉 아주 작은 차이를 소비자에게 `어떻게 각인시키느냐`가 차별화를 결정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로 경쟁사들과 근본적인 차이를 만들기 힘들다. 그보다는 작은 차이 하나를 제대로 세워 소비자 한 명의 마음을 흔들고, 그 요소가 다른 사람의 마음도 흔들고, 그 진동이 시장 전체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다는 것이 차별화의 원리다`

최근 갤럭시에서 아이폰으로 갈아탄 나는 이 말을 보고 바로 이들의 차이가 뭘까 생각해봤다. 두 핸드폰의 기술적인 차이는 별로 없다. 디자인 역시 똑같은 화면에 몇개 안되는 버튼들의 위치도 같고, 노래의 음질이나 카메라 기능 역시 분간이 안갈 정도로 두 제품 모두 뛰어나다. 아무튼 기술적인 차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난 개인적으로 아이폰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삼성과 애플이 주는 브랜드의 이미지의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아이폰을 쓰기 전, 삼성폰만 쓰던 나는 애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며 삼성폰만 고집하던 나였다. 내가 느끼는 두 제품의 차이가 뭘까? 나의 마음을 흔든 아이폰이 가지고 있는 작은 차이가 무엇이며, 이 작은 차이가 어떻게 시장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것인가?

`브랜드 컨셉의 중심에 `인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을 오래도록 보고 싶다는 `인간의 마음`이 브랜드 컨셉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

기업이 추구하는 목적은 이익이다. 이익이 나지 않는 기업은 망한다. 하지만 브랜드 컨셉의 중심에 `인간`이 있어야 한다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기업이 만드는 제품의 목적은 이익이겠지만, 난 이익 추구가 두번째 목적이 되어야 한다 생각한다. 첫번째 목적은 소비자, 즉 `인간의 마음`을 흔드는 것이 되어야 한다. 당연한 말 같겠지만, 대한민국의 많은 기업들에게는 쉽지 않은 말 같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알아서 자신들의 제품을 사고 써줄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기 보다는 지갑을 흔드는데만 취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별이라는 말은 단순히 `남들과 다르다`에 그쳐서는 안된다. 남들이 쉽게 흉내를 낼 수 있는 거라면 진정한 차별이 아니라 말한다. 즉 `차별적`이란 경쟁자가 `쉽게` 휴애 낼 수 없을 만큼 달라야 한다는 뜻이다. 이 말은 궁극적인 차별화를 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이 될 수 있다. 요즘은 기술수준이 높아져 남들이 흉내낼 수 없는 제품을 만들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렇지 않다 말한다. 기술이나 효용의 차별성은 한계가 있을지 몰라도 소비자의 마음속에 `하나밖에 없는 제품(서비스`이라 인식시키는 것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별점`을 눈에 보이는 실제적인 차이에만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인식상의 차이가 더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 말한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전자제품을 보자면 처음 샀을때는 마음에 든다. 신기술도 들어가 있고 소비자를 위해서 만들었다며 다양한 편리기술들이 탑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입해 사용하다보면 이 신기술, 편리기술들을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리고 고장이 나는 이유는 이 신기술들의 내구성이 부족하다.(내구성 시험을 통과했다며, 시험 증명서을 보여주지만 그 시험이 잘못 되었다면? 시험을 신뢰할 수 있을까?) 꼭 2년 정도만 지나면 고장이다. 그렇다고 A/S를 잘해주느냐, 1년이 끝이다. 기술로 소비자를 끌기보다는 제품의 가치로 소비자를 끌어야 한다.

` 차별이라고 하면 무조건 뭔가 새롭고 획기적인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노이로제에 걸려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남보다 앞서야겠다는 생각에 몰두하다가는 자칫 혁신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품질이나 기술의 실제적인 차이도 중요하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인식상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인식상의 차이는 사람들의 마음에 한번 각인되면 빠라 하기가 훨씬 어렵다.`

즉 진정한 차별화는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인식`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책에서 말하는 `다름`이란 더 크고 더 좋은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아주 작은 차이를 `인식시키는`과정이다.

`경쟁사보다 더 잘 만드는 걸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다르게 만들 궁리를 하세요.`

실질적인 차이는 `보이지 않는 뿌리`가 되어 드러내지 않되, 그 위에 색깔을 입혀야 한다. 그것이 인식상의 차별화다. 즉 우리는 소비자의 머릿속에 왜 이 브랜드를 사야 하는지 이유와 명분을 `커뮤니케이션`해줘야 한다. 고객을 향해 `우리 제품은 다르다니까요!` 라고 백날 외쳐봐야 좀처럼 설득되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의 기술적 상상력이나 디자인 감각이 탁월한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그가 만든 제품들이 반드시 더 편리하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애플 제품들의 차별적 장점을 소비자들에게 임팩트 있게 인식시키는 그의 능력을 가히 천재적이다.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이 된다는 의미이다.

비싸서 못 판다는 말은 옳지 않다.
고객에게 `기꺼이 돈을 지불할 만한 가치`를 제공하지 못했을 뿐이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품질`을 뜻한다. 즉 가격대비 가치있는 제품을 의미한다. `저렴한 가격 대비 최상의 품질을 제공한다.`라는 것은 많은 제품들의 기본 철학일 것이다. 가성비 경쟁력을 추구할 때 중요한 것은 지향하는 가치가 뚜렷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치는 상대적인 것이기에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지만, 어떤 기업이 가치 있는 기업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는 있다. `만일 그 기업이 사라진다면 사람들이 아쉬워하겠는가?`라고 질문해보자. 사람들이 아쉬워한다면 가치가 높은 제품을 만드는 기어이다. 그러나 그 기업이 없어져도 사람들이 아쉬워하지 않는다면 가치 높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슈퍼노멀`의 의미는 지극히 노멀한 제품을 일컫는다. (최근 신형 아바떼의 광고에 이 단어가 쓰이고 있다.) 과도하거나 눈길을 끄는데 급급한 디자인보다 본질에 충실한 제품을 만들라고 호소하는 것이다. 이런 제품들의 눈높이는 어디일까. 그들의 목표는 `그것이 좋다`가 아니라 `그것으로 좋다`이다. 즉 `그것이 아니면 안되겠다`는 최고의 의미가 아니라,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최적의 의미라 하겠다. 최고의 향해 필요 이상 과도한 디자인으로 치닫던 제품에 절제와 중용의 개념을 더한 것이다.

자라는 패션의 속성상 속도로 승부를 보겠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1년 365일 최신 디자인을 만들어낸다. 패션이란 유행을 뜻하기에 패션의 가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남들보다 빨리 소비자에게 전달함으로써 값어치는 내는 것이다.

자동차도 이젠 패션이다. 이전같으면 독일, BMW, 아우디 같은 명차가 선발주자로서 자동차 트랜드를 이끌어 갔다. 반명 현대, 도요타와 같이 이들의 트랜드를 따라가는 후발주자들은 이들의 트랜드에 맞추기는데 급급했기 때문에 개발기간이 턱없이 부족했다.(그래서 노동자들은 이들보다 하루에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 각각의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획기적인 디자인과 함께 더 빠른 출시에 목말라 있다. 품질은 평준화되었기 때문에 이젠 속도와 디자인 경쟁이다. 5년만에 구식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쉴 틈없이 새로운 디자인을 내놓아야 한다. 이젠 중국도 무시할 수 없기에 더 열심히 일해야하는 현실이다.

좋은 품질의 잣대가 되는 세가지 요소를 소개한다.
첫번째는 `중심적 요소`로서 인간이 만들수 있는 최고 수준의 성능과 내구력이다. 아울러 결함의 범위 내지 빈도도 중요하다. 마음이 급하더라도 완성도가 떨어지는 제품을 서둘러 내놓기보다 완벽을 기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둘째로는 `심리적 요소`로서 신뢰성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좋은 품질로 인식되는 심리적 요소로 마무리 능력도 무시할 수 없다. 이는 제품의 성능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을지 몰라도, 소비자의 인식이라는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겉보기에 매끈하지 않으면, 즉 깔끔하게 마무리되어 있지 않으면 품질은 더 볼 필요도 없다는 말이다. 셋째로는 `주변적 요소`로서 품질을 가늠하게 해주는 요소들이다. 디자인이 좋으면 더 우수한 제품으로 인식된다는 식이다.

브랜드의 명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이젠 다른 무엇보다 더 중요한 요소인 듯 싶다. 명품의 이미지는 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품질 문제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왔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즉, 브랜드가 사람들 마음속에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말이 된다. 그래서 오랜 노력 끝에 갖게 된 좋은 이미지는 누구도 침범하기 어려운 진입장벽이 된다. 그래서 기술이 인문학과 결합해야 된다 말한다. 그래야 새로운 문화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기술은 쉴 새 없이 발전하고 품질은 평준화되어가고 있기에 기술적 우위만으로는 강자의 자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 하지만 내가 만든 고유의 문화와 습관에 길들여진 솝지는 쉽게 떠나지 않는다. 즉 우리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이 새로운 습관이 되고 결과적으로 사람들의 생각과 라이프스타리을 바꾸게 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다면, 그 진입장벽이야말로 더없이 높은 경쟁력이 될 것이다.

벤츠, BMW가 현대, 도요타와 같은 자동차 회사에 한말이 있다. `너희가 품질, 기술력으로는 우리 차와
같은 수준의 차를 만들수 있어도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역사가 있으며 오랜기간 형성해온 고급차 브랜드의 이미지, 즉 명차하면 벤츠, BMW를 떠올릴 수 있는 명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름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책에서는 최초(THE FIRST), 유일(THE ONLY), 최고(THE BEST) 이 세가지를 만족하라 말한다. 다양한 성공한 기업들을 사례로 들면서 이들이 최초로, 그리고 유일하게, 그리고 최고라는 다름을 보여줌으로써 어떻게 대중에게 사랑받게 되었는지 설명해준다. 그리고 이 책에 실린 차별화 성공 사례는 대단히 혁신적인 기술이나 엄청난 비용을 들인 공룡 브랜드가 아닌, 모두가 자긴만의 공고한 컨셉을 가진 작고 단단한 브래드를 소개해주기 때문에 `궁극의 차별화`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다소 성공한 기업들 위주로 실례를 든 점이 아쉽기도 하지만, 실패 기업들은 무수히 많기 때문에 그러했을 거라 생각이 든다. 아마도 실패한 기업들의 실패 사례를 이야기하자면 아마도 끝이 나지 않을 거것이다. 책에 실린 사례들은 특별히 성공한 것만을 모았을 뿐이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무조건 반대로 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훨씬 많다는 사실이다. 즉 생각 없는 차별화는 위험하다.

`반대의 법칙`을 빛나게 하는 차이는 `정확한 계산`에서 나온다.

- 소바자들이 정말 호감을 갖는 포인트인가?
- 소비자들에게 독특한 포인트라고 인식될 수 있는가?
- 과연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포인트일까?

어떤 차별화 전략이든 성공하려면 반드시 이를 충족해야 한다.

이 책은 기업 경여자의 입장에서 시작하는 다른 차별화 책들과 달리, 현장의 실무자들에게 좀 더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한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차별화가 단순히 `튀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치밀한 `논리적 과정`임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궤도에 오르기까지의 대장정을 단계별 로드맵으로 제시하고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에 집중해 특이한 것만 쫓는 것을 멈추고, 경쟁적 우위를 점하는 차별화 전략을 모색할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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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 씨의 행복 여행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오유란 옮김, 베아트리체 리 그림 / 오래된미래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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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씨의 행복여행_프랑수아 를로르

`나 역시 지금의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이 질문에 자신있게 `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안 될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꾸뻬 역시 정신과의사로서 자신의 진료실을 가지고 있을만큼 꽤 성공한 삶을 살아가던 사람이었지만, `행복하세요?`라는 질문에 쉽게 대답을 할 수 없다.

꾸뻬는 궁금했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어떻게하면 만족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행복의 비밀이 무엇이고, 무엇이 이렇게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인가? 처음에 말했듯이 우리들 역시 행복의 비밀을 찾고자 하지만 행복이 무엇인지 어떻게 얻을 수 있는 것인지 모른다. 남들 사는대로 열심히 일하면서 살아가고 있지만 행복하지 않다. 오히려 불행하다. 나는 이런데 TV 속의 연예인들, 돈 많이 버는 재벌들, 그들의 자식들, 유명인들 모두 행복해 보인다. 비교의 대상들이다. `나도 저들처럼 한번은 저런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 열심히 일하지 않아도 별 걱정없이 살 것 같은 저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부럽다!

하지만 꾸뻬의 진료실에 상담을 받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 역시 (우리가 부러워 하는)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던 사람들이었지만 그들은 자신의 삶에 그다지 만족해 하지 않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어떤 것을 잃어버렸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시간이 모두 흘러가 버려 결국 자신이 원하는 삶에 다가서지 못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마침내 그들은 자신이 행복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꾸뻬는 행복의 비밀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수첩을 하나 들고.

꾸뻬가 택한 여행의 첫 행선지는 중국이었다. 어릴 적에 본 `푸른 연꽃`이라는 만화의 기억을 가지고 중국에 가면 행복의 비밀을 풀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하지만 어릴 적 `푸른 연꽃`속의 중국은 없었다. 현대화된 중국의 섬 도시였다. 꾸뻬가 떠나온 도시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중국의 은행에서 근무하는 뱅쌍이라는 친구를 먼저 만난다. 그는 돈을 목적으로 일을 한다. 자신의 행복이 돈을 통해서 얻을 수 있으리라 굳게 믿고 있는 친구로서 부자가 되고자 한다. 하지만 그 역시 자신이 별로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뱅상 같은 친구를 만나면서 꾸뻬는 행복에 대한 목록을 하나씩 채워 나간다.

중국을 여행하던 중, 꾸뻬는 사원 하나를 발견한다. 이 안에 들어가면 여러 가지 흥미진진한 것들을 알고 있는 노승이 꾸뻬에게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지도 모른다 생각하며 노승을 만나고자 무작정 들어간다. 그리고 노승에게 자신의 목적을 이야기하자 노승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첫번째 원인은 사람들이 행복을 목표라고 믿는데 있소!

그리고는 여행이 끝날 때 다시 나를 찾아 오라 말한다.

꾸뻬는 이후에도 여행을 마주치는 사건들에 자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관찰하고, 저마다 행복과 불행의 이유들을 가진 타인들을 만나면서,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무엇이 불행하게 하는가를 서서히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행복에 대한 목록을 하나씩 채워나간다. 모험에 찬 여행은 그를 행복에 대해 깊이 사색하게 만들었고, 그가 발견한 배움 하나하나는 실제와 일치하는 것이었다. 비록 아프리카에서 강도들에 의해 목숨이 위태로웠던 경험도 하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는데 행복을 느낀다. 꾸뻬가 수첩에 적어놓은 행복의 비밀들을 다음과 같다.

배움 1. 행복의 첫번째 비밀은 자신을 다른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배움 2. 행복은 때때로 뜻밖에 찾아온다.
배움 3.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이 오직 미래에만 있다고 생각한다.
배움 4. 많은 사람들은 더 큰 부자가 되고 더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배움 5. 행복은 알려지지 않은 아르다운 산속을 걷는 것이다.
배움 6. 행복을 목표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배움 7. 행복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다.
배움 8. 불행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다.
배움 9. 행복은 자기 가족에게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음을 아는 것이다.
배움 10.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배움 11. 행복은 집과 채소밭을 갖는 것이다.
배움 12. 좋지 않은 사람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에서는 행복한 삶을 살기가 더욱 어렵다.
배움 13. 행복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쓸모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배움 14. 행복이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받는 것이다.
배움 15. 행복은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배움 16. 행복은 살아 있음을 축하하는 파티를 여는 것이다.
배움 17. 행복은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생각하는 것이다.
배움 18. 태양과 바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준다.
배움 19. 행복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배움 20. 행복은 사물들을 보는 방식에 있다.
배움 21. 행복의 가장 큰 적은 경쟁심이다.
배움 22. 여성은 남성보다 다른 사람의 행복에 대해 더 배려할 줄 안다.
배움 23. 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행복은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남이 잘되기를 바래줘야 내가 행복할 수 있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잘되면 배가 아프다 말하는 사람들을 결코 자신도 행복해질 수 없다. 즉, 질나쁜 심보를 가진 사람, 남이 안되기만을 바라는 사람은 자기 자신도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 우리 엄마는 텃밭을 가꾸는데 텃밭을 볼 때마다 엄마의 행복해하는 표정을 볼 수 있다. 난 텃밭이라 하면 귀찮은 일로 생각하는데 내가 키운 열매, 식물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데 엄마를 통해 꾸뻬와 같인 배울 수 있었다. 퇴근길에는 핸드폰을 되도록 안보고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공간을 자세히 보려 노력중이다. 간혹 이쁜 여자에게로 눈낄이 자주 가 신경이 쓰일 때도 있지만 내가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들을 놓치지 않고 유심히 관찰하면 평소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볼 수 있고 그 안에서 나는 행복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큰 위로가 되었다.

꾸뻬는 이렇게 행복을 정리하고 여행의 마지막에 노승을 다시 찾아간다. 그리고 다시 묻는다.

`행복을 목표라고 여기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그것은 무슨 뜻인가요?

`진정한 행복은 먼 훗날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행복을 찾아 늘 과거나 미래로 달려가지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자신을 불행하게 여기는 것이지요. 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현재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요. 지금 이 순간 당신이 행복하기로 선택한다면 당신은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을 목표로 삼으면서 지금 이순간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는다는 겁니다.`

진정한 행복은 지금 이 순간에 있다. 눈을 뜨고 바라보기만 하면 발견할 수 있다. 내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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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 - 법정 스님이 추천하는 이 시대에 꼭 읽어야 할 50권
문학의숲 편집부 엮음 / 문학의숲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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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

`우리가 책을 대할 때는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자신을 읽는 일로 이어져야 하고, 잠든 영혼을 일깨워 보다 값있는 삶으로 눈을 떠야 한다. 그 때 우리는 비로소, 펼쳐 보아도 한 글자 없지만 항상 환한 빛을 발하고 그런 책까지도 읽을 수 있다.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세상에 책은 돌자갈처럼 흔하다. 그 돌자갈 속에서 보석을 찾아야 한다. 그 보석을 만나야 자신을 보다 깊게 만들 수 있다.`

`좋은 책은 세월이 결정한다. 읽을 때마다 새롭게 배울 수 있는 책, 잠든 내 영혼을 불러일으켜 삶의 의미와 기쁨을 안겨 주는 그런 책은 수명이 길다`

서점에 갈 때마다 보석같은 책을 찾기란 쉽지 않다. 책의 머릿말이나 목차를 보고 보석일 것 같아 책을 구입해 읽어보지만 한낱 돌덩이인 경우가 많다. 아님 보석이였지만 내게 치장하기에는 내 자신이 아직 초라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보석 찾는 작업이 힘들다 여겨질 때 쯤 우연찮게 `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을 읽어보게 되었다. 법정 스님이 추천하는 이 시대에 꼭 읽어야 할 책 50권의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하니 법정 스님의 보석 같은 책들이 말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그런 책이다.

법정 스님은 `책에 읽히지 말고 책을 읽으라.`말한다.

난 책을 읽을 때 책에 이끌리는 경향이 있다. 좋은 구절이 나오거나 내 마음을 훔쳐가는 그런 말들이 나오면 무조건 줄을 치고 본다. 그 다음엔 줄 친 부분을 이렇게 블로그에 올린다. 그런데 내가 과연 진정 책을 읽고 있는 것인지 의심이 들때가 있다. 좋은 구절인 것 같아 옮겨적는 작업만 하는 느낌! 법정 스님이 말한대로 잠든 영혼을 일깨워 보다 값있는 삶으로 눈을 떠야 하는데 내가 과연 나의 잠든 영혼을 일깨우고 있는지... 그리고 책을 통해 보다 값있는 삶을 살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하지만 아래 말과 같은 법정 스님의 다른 말로 인해 용기를 얻는다.

`나는 이 계절에 몇 권의 책을 읽을 것이다. 술술 읽히는 책 말고, 읽다가 자꾸만 덮이는 그런 책을 골라 읽을 것이다. 좋은 책이란 물론 거침없이 읽히는 책이다. 그러나 진짜 양서는 읽다가 자꾸 덮이는 책이어야 한다. 한두 구절이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주기 때문이다. 그 구절들을 통해서 나 자신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양서란 거울 같은 것이어야 한다. 그 한권의 책이 때로는 번쩍 내 눈을 뜨이게 히고 안이해지려는 내 일상을 깨우쳐 준다. 그와 같은 책은 지식이나 문자로 쓰인게 아니라 우주의 입김 같은 것에 의해 쓰였을 것 같다. 그런 책을 읽을 때 우리는 좋은 친구를 만나 즐거울 때처럼 시간 밖에서 온전히 쉴 수 있다.`

법정 스님은 이 책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을 가르쳐준다.

단순하고 간소하게 사는 삶, 이웃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삶, 영혼과 재능을 찬양하고, 말이 아니라 침묵으로 대화하고, 물건이 아니라 마음으로 행복해지는 삶, 조용한 분위기 속에 기쁨을 느끼는 삶, 산책을 통한 행복, 밭을 키움으로써 행복을 느끼는 삶 등 다양한 사회, 인물들을 바탕으로한 책들을 소개하며 우리 역시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왜 우리는 이런 삶을 못살고 있는 것일까? 모두가 현재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나 자신이 아닌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불행한 지금 이순간을 살고 있다.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며 살면 이런 지겨운 삶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지금 내가 사는 모습, 긍정적으로 살고자 노력하는 자기의 모습은 연극무대의 주인공처럼 자신을 속이면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살기 힘든데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산다는 것은 행복한 척하면서 살고 있다는 말이 아닐까?

법정 스님이 소개해 주신 이 책들의 주인공들처럼 살기 위해서는 큰 용기, 그리고 능력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자신에게 솔직한 삶, 자기 자신다운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자신을 속이지 말고 자기자신의 마음이 말하는 말대로 살면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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