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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폭의 시대 - 소수의 증폭된 개인이 전체를 바꾸는 세상
마리나 고비스 지음, 안진환.박슬라 옮김 / 민음사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인적 네트워크
회사 교육 중에 강사가 간단한 실험을 했다. 1분동안 누구든 상관없으니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 중 아무나 이름을 적어보란다. 핸드폰의 연락처를 봐도 상관없다며 어떻게든 많은 사람을 적으라고 하기에 사람들은 최대한의 인원을 적으면 좋은 줄 알고 열심히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짧은 1분의 시간이 지나고 강사는 최고 몇명까지 적었는지 물어보았다. 많게는 1초에 한명꼴로 60명 이상의 사람 이름을 적은 사람도 있었고, 아무리 적어도 30명 이상은 되는 듯 했다. 나 역시 50명 가까이 되는 사람 이름들을 보며 `내 인맥이 이 정도야`라는 식으로 자신만만해하고 있었다.
강사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각자 적어 넣은 사람 이름들 중에 가족을 지우란다. 5분의 1이 지워졌다. 다음은 친구들이다. 가족을 제외한 3분이 1의 이름들이 지워졌다. 다음은 회사 동료들이나 자신과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빼란다. 다 지우고 나니 남은 인원은 0명이었다. 50명이나 되었던 사람들이 모두 가족, 친구, 회사동료들이었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내 인맥은 이랬다.
다른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모두가 똑같이 가족, 친구, 회사동료들의 이름을 적었고, 마지막까지 남은 이름의 수가 5명 정도? 되는 사람이 우리 교육생들 중 1등이었다. 실험의 총평으로 강사가 말하길, `인적 네트워크라는 것은 가족, 친구, 회사동료들을 제외한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안다는 것은 자신에게 있어서 엄청난 인프라입니다. 내가 어려울 때, 위급할 때, 힘들 때 자신이 얼마나 많은 인적 네트워크를 쌓았냐에 다양한 경로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그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인적네트워크는 다단계처럼 뻗어나가 꼬리에 꼬리를 물다보면 우연히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이와 비슷하다. 더 나아가 이 책에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맥을 통해 사회적 인맥과 사회적 보상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제를 창출하고 있다 말한다. 즉, 친분과 인맥,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행위가 경제적인 가치를 지닐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를 사회적 자본구축이란 의미와 함께 `소셜스트럭팅`이라 부른다.
`소셜스트럭팅은 실제로 새로운 종류의 글로벌 경제뿐 아니라 새로운 종류의 사회도 가능케 하고 있다. 증폭된 개인, 즉 소셜 네트워크의 집단지성과 신기술로 무장한 개인이 전에는 대규모 조직만이 수행할 수 있었던 기능을 떠맡을 수 있는 사회 말이다. 이제는 증폭된 개인이 대형 조직보다 종종 더 효율적으로, 비용을 전혀 들이지 않거나 저비용으로 훨씬 더 접근해서 그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p.13)
우리 나라에서는 혈연, 지연, 학연을 따지며 이런 연줄들이 공공연하게 나쁜 관습과 부패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지만, 사람은 누구나 기본적으로 어디에 소속되고자 하는 소속감과 그로 인해 만족감을 느끼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현재 인터넷이라는 막강한 도구를 이용해 이러한 욕구를 해결하고자 소셜 스트럭팅이 형성되고 있으며 미래에는 이러한 소수들로 인해 경제 환경이 형성될 것이라 말한다. 특히, 자동화와 로봇이라는 산업들이 나날이 말전하고 있는 이때, 인간이 기계적인 일을 할 수 있는 날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리고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개인`이 기업, 혹은 거대 권력 기구처럼 영향을 발산하고 역량을 증폭시킬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알려주고자 한다.
유비쿼터스 무료 콘텐츠로 온 세상이 교육이 된 세상, 엘리트에서 시민으로의 권력이 이양된 뉴아고라 시대의 시민 행정, 폐쇄적이고 비싼 정보에서 공개적이고 폭넓게 접근 가능하게 바뀐 과학 정보의 시대, 정교한 시스템인 인체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협업하는 새로운 의료 보건 모델 등 지금도 이러한 가능성들이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의 미래 사회에서는 더욱 더 많은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종류의 네트워크가 형성될 거라 말한다.
이렇게 되다보면, 소수만 살아남고 다수는 일자리가 없어 낙오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영화 `엘리시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