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의미


이번주 동상이몽에서는 수시로 감정이 바뀌는 엄마가 걱정된다는 아들의 사연이 소개되었다. 아들은 엄마가 잘 웃다가도 갑자기 돌변해서 발길질과 짜증을 내고 심지어 욕까지 한다며 엄마가 갱년기가 온듯 하단다. 아들 입장에서의 시선으로 촬영된 영상을 보면 아들 말대로 엄마의 행동에 문제가 있어보였다. 하지만 매번 동상이몽에 나온 사연들이 그렇듯이 상대방의 입장, 즉 엄마의 시선으로 가족들의 생활을 보면 엄마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엄마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충분히 이해되고 공감이 간다.

엄마는 남자 4명과 같이 살기 위해서 몸부림치고 있었다. 남편은 쇼파에 접착제라도 붙여놓은 듯 딱 붙어서는 조선시대 남자들마냥 집안일에 대해서는 무관심해 보였다. 부인이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달라는 말에 오늘 일이 너무 힘들었다며 못하겠다 당당히 말한다. 첫째 아들은 핸드폰으로 여자친구와 통화하기 바빠보였다. 심지어 아무렇지도 않게 엄마 앞에서 여자친구에게 `솨랑해`란 말을 남발한다. 둘째의 꿈은 랩퍼다. 집에서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는 여느 랩퍼가 되겠다는 친구들과 똑같이 알수없는 말들로 자신만의 언어를 내뱉는다. 마지막 셋째는 특이하게도 스피닝 강사가 꿈이란다. 둘째 못지않는 시끄러운 음악소리와 함께 앞으로 가지도 않는 자전거 위에서 정신없이 춤을 춘다. 이렇게 각자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져 살고 있는 4명의 남자들과 한 집에 산다는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척이나 힘들어 보였다. 여기에 더해 집안 살림은 고스란히 엄마만의 몫이다. 음식, 설거지, 빨래, 청소 등 해도 티도 안나는 집안일을 혼자서 묵묵히 실행한다.

아들이 많은 집에서는 첫째든 막내든 누구 한명은 딸처럼 엄마와 같이 놀고 위로해주고 공감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집에서는 엄마에게 다정한 말 한마디 건내는 사람이 없다. 엄마는 한명이라도 자신을 바라봐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애타게 남편과 자식들을 불렀지만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는다. 이렇다보니 집에서 남자들만 보면 짜증과 분노가 나다가도 자신을 뒤돌아보면 마귀할멈과 같이 변해간다는 걸 스스로 느끼기에 웃어 넘겨 보려 하다가도 다시 아무도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 남자들과 마주칠 때면 외로움과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한데 모아져 다시금 폭발하는 것이다.

마지막 엄마와의 인터뷰에서 엄마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내가 왜 사는지, 자신의 삶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왜 사는지 모르겠어요. 자신은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자식들을 위해 사는 것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니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모르겠더라고요. (...) 그래서 이제는 내 자신을 위해서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특히, 일을 할 때면 내가 노력한 만큼 성취감도 생기고, 만족감이 생겨서 너무 좋았어요.`

누구든지 고통, 외로움, 갈등, 즐거움이 없는 삶 등 자신을 힘들게 하는 요소들과 마주칠 때면 우리는 인생이 무의미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모두가 지금보다 나아지는 상황을 바라게 되고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인생이 무의미하다는 느낌을 갖게 만드는 원인들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이 원인들을 줄이기 위해서 노력한다. 이 집의 엄마 역시 사막에 홀로 남아있는 듯한 집 구석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엄마는 스스로 위로해야했고, 스스로 행복을 찾아야 했고,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찾아야했다. 어찌보면 이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자신 삶의 의미있는 일들이지 않을까? 무의미한 삶에서부터 의미있는 삶을 찾기 위한 여정들 하나하나가 모두 가치있는 일이며, 이 가치들이 모여 자신의 인생의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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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2-21 22: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놀랍네요..결혼하고 이날까지 음식물 쓰레기 ..각종 쓰레기는 와이프 손에 맺겨 본적이 없었습니다....왜 저러고 살지 이해가 안되네...누군가 아내를 도와줄 남편이나 자식을 만들지 못한게 문제군요..이해가 안되네..아내가 ...엄마가...안스럽지 않나?????

제시스패로우 2016-02-21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방송에 나와서도 다른건하겠지만 음식물 쓰레기버리는건 못하겠다고 하더라고요..남자의 자존심이라나??ㅎㅎ처음들어봤어요...정말 여자들이.대단하단 생각이 마니드네요..특히 엄마들이요

yureka01 2016-02-21 2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음식물쓰레기 버린다고 남자 자존심 떨어지는 건 단순 핑게죠. 사랑이 뭔지를 모르는 인간형들의 논리가 저런거니까요....ㅎㅎㅎ 그런데 늙어서 뒷방 늙은이 되고 나서 ㅎ할머니들에게 열라 까임 당하는 늙은 영감이 상상이 가네요.ㄷㄷㄷㄷ보통 나이들어 할아버지 되면 그때 할머니들이 복수하는 이유입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