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저항력이다 - 무기력보다 더 강력한 인생 장벽
박경숙 지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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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야 하는데 일어날 수가 없다. 엉덩이가 무겁다. 침대와 쇼파 위에선 중력이 더 크게 작용하는 듯 하다. 몸이 땅 속으로 꺼져가는 느낌이다. N극과 S극이 서로 만나 붙어 있는 느낌과도 비슷하다. 가위 눌린 것도 아닌데... 몸을 움직일 수가 없다. 몸이 저항하는 건지, 영혼이 저항하는 건지 헷갈린다. 정신은 그대로인대 몸이 안 움직이는 걸 보면 병에 걸린게 아닌지 의심이 들때도 있다. 모두 다 내 꺼 같은데, 내 꺼가 아닌 듯... 둘다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응답하라...

몇일 전, 거실 한가운데 누워있을 때 든 감정이다. 이 책의 표지에 누워있는 남자와 똑같은 포즈 그대로 누워있었다. (얼굴에 뭔가를 덮어놓지는 않았지만) 와이프는 일어나라며 소리치는데 일어날 수 없었다. 아니, 일어나기 싫었다. 모든게 귀찮고 이대로 있고 싶었다. 그날은 할머니 생신이었다. 일어나서 씻고 준비를 해야 했지만 손가락도 까딱하기 싫었다. 영화 `킬빌`에서 초반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주인공이 발가락을 쳐다보며 `엄지발가락이 움직여야 돼`라고 말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몸을 움직인다는 것은 뇌에서 보내준 신호를 받은 신경 세포가 반응을 한다는 것일 텐데, 당시의 내 몸은 뇌에서 신호를 계속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신경 세포가 죽은 듯, 손가락이 반응을 안했다. 내 몸이 저항하고 있었다.

`저항은 외부 요소와 결탁하기를 좋아한다. 시간이 부족해서, 경제적인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방해하는 사람이 있어서 등과 같이, 하지 않는 이유를 잘 만들어 낸다. 우리 마음은 너무나 쉽게 이런 식으로 심리적 타협을 한다. 그래서 곧잘 `해야 할일`은 `하지 않아도 좋은 일`이 되고 하는 것이다. 주로 회피하고 변명하며 할 일을 시작하지 않게 하거나 미루는 행동 패턴을 유별하는 경향이 있는데, 심리학적으로 보면 `미루기`와 `게으름`으로 정의할 수 있다.` (P. 26)

나 역시 글을 매일 써놓기로 해놓고, 매일 미룬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고생한만큼 좀 쉬자며 잠깐의 휴식을 주고자 하지만 한번 앉은 몸뚱아리는 좀처럼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앉아있다 보면 쓰기 싫은 핑계거리를 찾기 시작한다. `어제 썼으니깐`, `직장인이 이정도면 됐지, 이정도면 잘하고 있는거야` 등 자아도취에 빠지거나, `글 쓰다보면 책 읽는 시간이 없으니, 책 부터 읽자`라고 그럴듯한 이유를 대며 회피하기도 한다. 억지로 책상 앞에 앉아 몇 자 적다가도 몇 분후면 무의미한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다.

`우리가 잘 살아가려면 `죽음의 본능`이 아닌 `삶의 본능`에 이끌려야한다. 삶의 본능은 살아가려는 삶의 의지를 만들며, 그러므로 저항을 이길 힘은 의지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의지로 생명을 유지하고 살아갈 수 있다.` (P.78)

`행동은 동기와 인지와 정서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다. 따라서 동기, 인지, 정서가 변할 때 행동도 변한다. (...) 한가지 행위가 반복되어 숙달될 때 그 행위에서 유능감이 생기면 행동이 강화된다. 행동이 만들어내는 유능감과 자신감이 동기와 인지와 정서에 다시 역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행동 자체가 즐거운 일이 된다.` (P 302)

`의지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기를 통제하고 수용하는 조절 기능을 하는 마음의 영역이다. 우리 마음 전체를 통제하는 마음의 CEO라고 볼 수 있다. 의지에 의해 마음의 다른 부분을 통제할 수 있다. 그래서 자기 조절, 절제력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P332)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지인 듯 싶다. 자신의 마인드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 이로 인해 자발성이 생기고 욕구와 본능을 조절할 수 있으며, 자기 자신에 대한 용기와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자기 자신을 버릴 수 있는 용기, 자기 마음 속에 있는 분노라는 성난 말을 진정시킬 수 있는 마음,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만들 수 있는 자세, 자만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는 감정 등 이 모든 것들은 자신의 의지만으로만 가능하다. 의지! 모든 것은 의지가 약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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