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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평점 :
외국 배우 중에 조지 클루니가 제일 멋지다 생각한다. 그의 눈을 보자면 남자인 나도 빠져드는 느낌인데 여자들은 오죽할까? 외모로만 먹고 살아도 될 듯한데 조지 클루니는 정치와 인권 운동도 한다. 미국 민주당 선거자금 모금파트도 열고 2012년도에는 워싱던 DC 수단 대사관 앞에서 인권 시위를 벌이다가 체포되기도 했다는... 아무튼 멋진 놈(?)이 분명하다.
그런데 조지 클루니로부터 제일 부러운 건 그의 멋진 눈도 아니요, 목소리도 아니다. 멋지게 늙는다는 거다. 그를 보자면 꾸미지 않는 자연스러움 속에서도 고급스러우며 부드럽고 카리스마도 있다. (남자의 매력으로서 모든걸 다 가진듯...) 내가 광고나 영화 속 인물만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무엇보다 조지 클루니는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려고 노력하지도, 뽐내지도 않는다. 그냥 사람 자체가 매력 덩어리이다.
나에게 어떻게 살고 싶은지 묻는다면, `멋지게 늙고 싶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살고 싶은지 물어봤는데, 늙고 싶다라고 대답한건 하루하루 시간이 가는 것, 숨쉬고 있는 것 자체가 죽음을 향해 우리가 늙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이 가고 있다`라는 말보다는 `늙어가고 있다`는 말이 더 위기의식이 생기는 듯 하다. 무엇보다 30대 중반이 넘어가고 있는 지금의 내 나이를 보자면 젊어진다라는 표현보다는 앞으로는 늙어간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법 하다.
아무튼, 난 조지 클루니처럼 멋지게 늙고 싶다. 그런데 아직 어떻게 늙어야 멋지게 늙는건지 잘 모르는게 문제다. 조지 클루니처럼 외모가 저렇게 생겨먹어야 되는건지, 돈이 많아서 여유로움이 몸에 뵈어야 되는건지, 차승원처럼 몸매가 되야 하는건지, 옷을 잘 입어야 하는건지.. 잘 모르겠다. 와이프도 멋지게 늙는 남자가 좋다고 하는데... 참.. 어렵다.
지금까지 멋지게 살아왔는지 물어본다면, 당연 no!다. 그렇다면 왜 멋지게 살아온게 아닌 것 같은지 반문을 해 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어떻게 살아야 멋있었던 거였는지 회상해보면 답이 나오려나?
이제까지 난 내 인생중에 내가 실로 원해서 선택한 경우는 별로 없는것 같다. 성적과 지역, 돈, 합격 여부 등에 맞춰서 왠지 그냥 가야할 것 같으니깐, 남들 다 가니까 부모님이 간 것 같다. 아무 생각없이, 주관없이, 의미없이 산거다. 좋아하는 것도 없었고, 꿈도 없었고, 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유시민 작가 역시 유년시절에는 이랬나 보다. (유시민 선생님과 나를 비교하는 것은 너무나 죄송스러운 일이지만) 그래서 책의 처음 부분에서 이렇게 말한다.
`인생의 품격은 평범함이나 비범함과 상관없는 것이다. 내 문제는 꿈이 없다는 것이었다. 내게는 무엇인가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없었다. 인생을 어떤 색조로 꾸미고 싶다는 소망도 없었따. 그저 현실에 작 적응했을 뿐이다.` (p. 33)
멋지다는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인가? 꿈을 가지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사람이 멋진건가? 그렇다면 꿈을 가지고 자신이 하고싶은 걸 해야하는건가? 지금 와서? 책 첫장에 크라잉 넛을 보고 이들은 원하는 인생을 스스로 설계했고 그 삶을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살았기에 유시민 작가는 멋있다 말한다. 나도 크라잉 넛을 좋아하고 이들의 노래 역시 좋아한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크라잉 넛처럼 살라고 하면 사양하고 싶다. 30대 중반이 아직 젊은 나이일 수는 있지만, 인생을 다시 설계하고 이들처럼 살기에는 좀 늦은 느낌이다.
크라잉 넛처럼 주위 사람들 시선에 신경 안쓰고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 역시 멋지다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지금 고민하는 것은 멋지게 늙는 것다. 난 크라잉 넛처럼 살 자신이 없기에 아무래도 방향을 잘못 잡았은 듯 하다. (뭐지?)
이 책에서 나온 품위있게 늙는 방법에 대한 유시민 작가의 방법이다.
1. 잘난체, 있는체, 아는 체 하지 않고 겸손하게 처신한다.
2. 없어도 없는 티를 내지 않는다.
3. 힘든 일이 있어도 의연하게 대처한다.
4. 매사에 넓은 마음으로 너그럽게 임하며 웬만한 일에는 화를 내지 않는다.
5.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신중하게 행동한다.
6. 내 이야기를 늘어놓기 보다는 남의 말을 경청한다. (p. 224)
유시민 작가는 품위있게 사는 방법이라고 표현했지만, 왠지 품위란 말은 프랑스 부르주아 느낌이 나서 싫다. 그리고 킹스맨에서 나오는 `manner maketh man`란 대사처럼 정장 입고 우산을 들고 다녀야 할 것같은 느낌이 들어서 싫다. 난 멋진게 좋다.
무엇이 됐든, 위의 말들을 곰곰히 생각해 봤다. 체하지 않기, 티내지 않기, 화내지 않기, 배려하고 신중하게 행동하기, 경청하기. 이들을 종합해보면 내가 내린 결론은 여유다. 멋지게 늙으려면 여유가 있어야 한다. 조지 클루니처럼 뽐내지 않고, 조급해하지 않는다면 멋진거다. 밑의 사진을 보더라도 조지클루니는 체포를 당하면서도 결코 당황해하지 않는다. 오션스 일레븐에서도 보는 내내 그는 여유가 넘쳐보였다. 그래서 멋있어 보인거다.
그래서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것인가 묻는다면 난 여유있게 살고 싶다라고 말할거다. 멋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