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 - 산촌자본주의, 가능한 대안인가 유토피아인가?
모타니 고스케 & NHK히로시마 취재팀 지음, 김영주 옮김 / 동아시아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써도 삼키고 달아도 삼킨다.`

어느 일본의 경제 전문가가 이렇게 이야기했다. `일본은 거울로 삼을 만한 나라가 없었다. 그래서 항상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장해왔는데 한국은 일본이라는 거울이 있으니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부럽다.` 맞는 말이다. 대한민국은 일본이란 나라를 거울삼아 이만큼 성장해왔다. 일본을 통해 자동차/ IT 기술을 배우고 문화를 배웠으며 선진국으로 가기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는 어느 누구라도 부정할 수 없는 펙트다.

그런데 안배워도 될 것들까지 너무 똑같이 따라 가는게 문제다. `쓰면 뱉고 달면 삼킨다`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한약 먹듯이 쓰면 쓸수도 몸에 좋은가보다 하며 무조건 삼키고 본다. 교육, 부동산, 고령화 사회, 에너지정책, 기업구조 등 모든 정책들이 일본 판박이다. 개인적으로 방금 말한 분야에 대해서 전문가도 아니고 깊게 공부를 하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읽은 책들을 토대로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다. (더불어 현재 이슈되고 있는 교과서 국정화로 인한 왜곡문제까지 보자면 할말을 잊게 만드는 대한민국의 지금 모습이다.) 그리고 경제구조를 보자면 일본의 거품경제후 경기침체로 인한 `잃어버린 10년/20년`까지 따라가지 않을까 심히 염려가 되는 대한민국이다.

이 많은 문제점 중에 이 책에서 심히 다루고 있는 주제는 에너지정책이다. 도시에서 벗어나 산촌생활을 하며 숲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자 한다.

`산을 연료의 공급원으로 삼는다면 무제한으로 연료를 얻을 수 있다. 산의 나무는 한 번 베어내도 다시 자란다. 재생 가능한 자원이다. 베어내면 베어낸 만큼 없어진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산의 나무는 오히려 정기적으로 벌채해주는 쪽이 환경은 좋아진다.` (P.50)

`친환경 스토브(나무 장작으로 열을 만들어내는 장치) 을 사용하면 산의 나무도 많이 사용할 수 있어서 산이 깨끗해질 거야. `산을 이용해먹을 수 있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은 산촌생활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산촌에 살고 있는 사람만이 아니라 모두가 원하는 아이디어라고 직감했습니다.` (P. 51)

`한번 더 생활을 되돌아보는 그런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모두가 굉장히 불안해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좀 더 주어진 자연을 활용한달까,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 더 많은 자원이 있고 보물이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P. 54)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성, 무서움을 직접 체험했다.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해 수만명의 생명이 죽었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것은 원자력 발전소 사고에 의한 방사능 유출이다. 일본 땅의 70%가 원자력에 오염되었다고하니 무엇하나 편히 먹을수가 있겠는가. 먹는 것에 대한 불안은 입고 사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생명과 관련되 있으며 유전적인 문제도 있기에 일본 후세의 생명과도 직접적으로 연관되어있다. 일본 정부는 안전하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모르는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이런 상황이니 일본 전체가 버림받는 입장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른다며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 불안, 불만, 불신을 공유하는 유사공동체를 형성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전세계가 술렁이고 있다.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유럽부터 전세계가 원자력 발전소의 축소화, 가동금지 법률 개정이 신속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벨기에의 경우 원전 밀집도 2위였던 나라가 후쿠시마 핵 사고 이후 과감히 탈핵을 결정했다. 덴마크뿐만 아니라 대만, 프랑스도 점차 탈핵으로 진행중에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조용하다못해 더욱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전에 읽었던 노회찬/유시민/진중권의 `생각해 봤어?`란 책의 원자력 발전소를 주제로 얘기한 내용을 보자면 )정부가 2024년까지 원전을 20개는 더 짓는다고 했으니 이대로 가다간 미국 다음으로 원전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로 등극(?)한다. 심지어 현재 노후원전도 많아 30년이 넘은 원전이 3개나 되며, 고리 1호기(부산시 기장군) 경우 수명을 연정한지 7년째인데 더 연장하려고 한다. 조금 더 심각성을 얘기하자면 국가별 원전 밀집도 자료를 봤을 때 대한민국이 세계1위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이러났는데도 왜 위기의식이 없을까 의문이다. 당장 바꾸기는 쉽지 않겠지만 어느 누구 하나 축소/탈핵/금지법안 등 시원하게 이야기 해주는 정치인 없다. 국민들 역시 안전 불감증에 빠져 세월호 같은 사고가 터져야 정부에 기정 법안을 호소한다. 이런 대한민국을 보고 있자니 원시인들이 불을 처음 발견했을 때 손을 넣어보고 뜨거운지 아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어보인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원자력 발전소 없이는 지금과 같이 충분한 전기를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말한다. 에너지의 안정은 분명 국가의 운영에 있어서 그리고 국민들의 생활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성을 알고 있지만 원자력 발전소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계속해서 말하고 있을테지만, 이 책에서 주의 깊게 말하는 내용을 보자면 오스트리아와 같은 나라들은 일본 이상으로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자연 에너지 활용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튼 이런 사건/사고 속에서 이제 일본이 조금씩 변화하려고 한다.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아간다. 그리고 깨달음 속에 나온 것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산본자본주의`이다.

`동일본대지진을 통해서 절실히 깨달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돈을 지불하면 먼 곳에서 물과 식량과 연료를 보내주는 시스템, 복잡한 시스템 자체가 마비되면 아무리 수중에 돈이 있더라도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 (P. 124)

``산본자본주의`라는 것은 돈의 순환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전체하에서 구축된 `머니자본주의` 경제시스템과 함께 돈에 의존하지 않는 서브시스템도 재구축해두고자 하는 사고방식이다. 돈이 부족해져도 물과 식량과 연료를 계속해서 손에 넣을 수 있는 시스템, 이른바 안심과 안전의 네트워크를 미리 준비해두기 위한 실천이다.` (P.125)

이 `산촌자본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일본에서는 젊은이들이 도시에서 산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리고 그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선택하기 시작했다.

`물질적인 풍요로움이나 정보 면에서의 풍요로움에 비해서 만족감이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감으로 리얼리티를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추구하는 것 아닐까요? 최고의 리얼리티는 다른 사람과의 유대감이나 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연을 접하면서 일할 수 있다는 점도 대단히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P. 177)

`자신을 위한 소비(명품 브랜드나 고급품)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유대 소비(가족이나 지역, 사회와의 유대를 확인할 수 있는 물건)을 원하며, 새로운 물건을 손에 넣는 소유가치가 아니라 지금 있는 것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사용가치에 중점을 두게 되었다.` (P. 178)

우리나라도 최근 다행스럽게 도시에서 지방, 농촌으로 귀농하고 있는 젊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TV에서 도시를 떠나 제주도에 정착해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취재한 프로그램을 봤는데 미술을 전공으로 삼았지만 전공과는 다른 직장생활을 하다가 제주도로 내려와 공예를 다시 시작한 사람의 인터뷰가 떠올랐다. 그는 자신이 만든 공예품들을 제주도에 놀러온 사람들에게 팔며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었다. 삶이 불편할 수는 있겠지만 자신이 가진 것을 사용해 사람들과 유대감을 느끼며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며 `수입은 절반으로 줄었지만, 행복은 2배로 늘었습니다.` 라고 말했다.

산촌자본주의란 현재의 모습에서 과거로 돌아가는 여행이란 느낌을 받았다. 전기가 없어 밤이 되면 바로 잠자리에 들었고, 생활하면서 조금은 불편했지만 불행하진 않았던 시대로의 여행. 무지했지만 욕심, 걱정없이 주위 사람들과 더불어 살았던 시대로의 여행. 그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산촌 자본주의가 아니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르게 보기`

김훈 작가는 외계인 같다. 물건 하나를 보더라도 다르게 보는 그의 눈과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들, 상상력은 지구에서 자란 인간들과는 한층 다른 그만의 세계가 있는 것으로 보아 그는 외계인이 분명하다. 지구란 세상이 어떤 곳인지,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들은 어떠한 종족인지 알아보기 위해 그리고 이를 기록하기 위해 파견온 먼 우주의 외계생명체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다르게 보는 능력을 가질 수 없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그는 물건 하나하나, 자연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 사람들이 살면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자신만의 눈으로 자세히 들여다 본다. 그리고 사연과 원인/이유와 그만의 스토리를 통해 새롭게 재탄생시킨다. 바쁜 일상에 지쳐있는 우리들에게 세상을 다르게 봄으로써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고자 하듯이 모든 글, 단어 하나하나가 상세히, 그리고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나도 나름 다르게 보기를 실천해보려고 노력은 했다만, 어떻게 해야하는건지 모르겠을 뿐더러 바쁜 일상 속에서 이를 실천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매일 `천천히 걷고 따뜻한 마음으로 살자`라고 다짐하며 하루하루를 살아보려 노력했지만 나의 바쁜 일상은 이를 쉽게 허락해주지 않는다. 아침 출근준비만 봐도 세상을 다르게 볼 여유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매일 아침 5시 30분에 무거운 눈꺼풀을 일으켜 세워 출근 준비를 시작한다. 5분마다 시간을 체크해가며 내가 정해놓은 순서대로 출근준비를 한다. 와이프는 고맙게도 같이 일어나서 과일이라도 갈아주는데 마시는 과일이 무슨 과일이며, 무슨 맛인지 느끼지도 못한채 그냥 목구멍으로 밀어넣는다. 시간이 부족하다 싶으면 이빨도 딱지 못한채 (회사가서 딱으면 되니깐) 집을 나서기 일수다. 빠른 걸음으로 지하철 역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지하철을 타고 자리에 앉으면 아침 출근전쟁이 끝난다.

일어나서 지하철의 자리에 앉을 때까지 내 와이프의 얼굴은 어땠는지, 잘잤는지, 허리는 또 안아팠는지, 그리고 우리 또야(강아지)는 어떻게 기지개를 폈고, 착한 짓(대소변 가리는 일)을 어디다가 했는지, 와이프가 갈아준 과일의 맛은 어땠는지, 집을 나와 지하철 역까지 하늘은 어땠고, 길은 어땠고, 나무들과 꽃들은 폈었는지 등 이런 것들을 볼 시간과 여유란 나에게 없었다. 물론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전쟁같은 출근 준비를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바쁜 일상속에서도 조금이나마 여유를 찾고, 김훈 작가와 같이 다르게 보는 노력을 해야하지 않나 싶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그래도 오늘은 외근을 나와 차에서 잠깐 책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날씨가 너무 좋아 바로 회사에 복귀하고 싶지 않았다. 복귀 시간이 조금 늦어질 순 있겠다만 그런건 상관없다. 평소의 나였다면, 나 혼자 복귀시간을 정해놓고 초조하게 복귀했을 테지만, 이젠 이렇게 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늘에 차를 세워놓고 나무 이파리들을 통해 비치는 책 위의 햇살이 너무 이뻐 사진을 찍었다. 순간이나마 행복했다. 내가 늦었다고 전화를 거는이는 아무도 없다. 지금 이시간, 이 공간은 나만을 위한 시간이다. 30분이나마 나의 시간, 자유를 느껴본다.

`앞으론 자주 외근을 나와야겠다. 날씨 좋은 날만 골라서...`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ureka01 2015-10-17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르게 보기도 하지만 상당히 디테일하게 분석적으로 보기도 하더군요.라면에도 자기만의 스타일을 낸다는 거...라면회사의 레시피를 따르지 않더군요.

제시스패로우 2015-10-17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디테일하게 분석적으로 본다는거 자체가 다르게 본다고 느껴졌습니다. 라면이라는게 참으로 신기한 음식이죠. 간단한 음식인데도 수만가지 방법의 조리방법이 있으니...라면류라고 따로 만들어야할 정도예요. ㅋ^^
 
개인주의자 선언 -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샀을 때 내 아내가 나에게 한말이 있다. `딱! 너에게 맞는 책이네!` 무슨 말인가 했다. 물어보니 너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적 성향의 사람으로서 어울린다는 말이었다. 결혼하고 툭하면 `넌 너밖에 몰라`라며 섭섭하다는 말을 자주해왔던 아내였기 때문에 크게 신경 안쓰고 책을 읽으려고 했지만, `이기주의적인 것과 개인주의적인 것이 똑같나?` 라는 의문이 들었다.

이기적인 것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주의다. 반면에 개인주의는 남에게 피해안주는 범위에 한해서 나혼자 홀로 살아가겠다라는 주의다. (같은 말인가?) 사회보다는 개인을 우선시한다는 사상인데 간단히 말하자면 누라 뭐라하든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아가겠다는 거다.

이렇게 놓고 보면 난 이기주의자도 아니고 개인주의자도 아니다. 물론 우리 착한 아내보다는 내 위주로의 삶을 즐기는 편이지만, 주변 사람이 힘들거나 도와달라고 할땐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주는 편이다. 얼마전에는 엄마가 텃밭일을 도와달라고 해서 회사 동료들의 눈치속에서도 과감하게 칼퇴를 해서 도와드린 나다. 더불어 텃밭에서 나온 고구마를 회사 동료들에게 나눠주기까지 했다. 이런 일들이 내 이익(선)을 위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인간이란 동물이 원래 그러하지 않은가. 홉스도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의 이익이 된다고 지각하는 바의 추구만이 유일한 동기가 되어 행동한다`라고 말했다.

개인주의자인가를 따지자면, 회식을 좋아하고 사람들을 만나기 좋아하는 성격이므로 개인주의자도 아닌 듯 싶다. 외향적인 성격인지, 내향적인 성격인지로 구분 지을수는 없겠지만, 이 책의 프롤로그의 인간혐오 편을 보자면 문유석 판사가 회식도 싫어하고 사람들 만나는 것도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개인주의자라고 말했기 때문에 나는 개인주의자가 아니다라고 자신하여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사회보다는 개인이 우선시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으로서 개인주의 성향도 가지고 있는건가 의심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의 프롤로그 부분이 재미있다. 문유석 판사가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대해 푸념하는 부분이다.

`난 가끔 대나무숲에라도 가서 마음속 구석에 쌓인 외침을 토해내고 싶을 때가 있다. 이놈의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려면 견뎌야 하는 것들이 지긋지긋하게 싫다고 말이다. 눈치와 체면과 모양새와 뒷담화와 공격적 열등감과 멸사봉공(?)과 윗분 모시기와 위계질서와 관행과 관료주의와 패거리 정서와 조폭식 의리와 장유유서와 일사분란함과 지역주의와 상명하복과 강요된 겸손 제스처와 모난 돌 정 맞기와 다구리와 폭탄주와 용비어천가와 촌스러움과 기타 등등 기타 등등 기타 등등.` (p. 9)

와~!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이렇게나 복잡하고 어려운 나라였던가. 자국에서 한국말을 좀 배우고 읽을 줄 안다고 하는 외국인이 이 글을 봤다면 분명 그 자리에서 중국말이나 일본말로 노선을 변경하지 않았을까 싶다.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 국민들 누구나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뚝 떨어졌고 세대간의 갈등은 넘을 수 없는 벽이 되어 버렸으며 불평등 속에서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공부해도 돈으로 메꿔야 하는 구멍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이글의 저자 문유석 판사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에는 개인주의자로서 남의 일에 큰 관심 없이 누가 뭐라하던 내 행복을 누리며 살다가고 싶다 말했던 사람이 살아가다보니 가슴을 울리는 순간들이 생기고, 혼자만 행복하게 살수는 없다 느꼈다 말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살아가면서 분명히 내 일이 아닌데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순간들이 있다. 피가 거꾸로 솟는 순간들이 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책없이 줄줄 흐르는 순간들이 있다. (...)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편온한 일상이라는 것이 얼마나 쉽게 깨져버리는 유리 같은 것인지. 우리 하나하나는 얼마나 무력한지. 우리가 문명이라고 부르는 사회라고 부르는 것이 얼마나 허약한지. 그리고 나와 아무 상관없어도 타인들이 고통을 당하는 옆에서 나 혼자 행복한 일상을 누린다는 것이 얼마나 죄스럽고 마음 무거운 일인지.` (p. 11~12)

대한민국 사회는 집단주의 사회로서 행복해질수 없는 구조라 말한다. 양극화, 빈부격차, 불평등, 취업난, 저성장 등등 모두가 집단주의 사상에서 비롯하여 만들어졌으며 집단 내에서의 서열, 타인과의 비교가 행복의 기준인 사회다.

대학교 졸업하고도 아직까지 친목을 다지는 8명의 무리가 있다. 졸업한지가 벌써 6년이 되어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달에 한두번씩은 꼭 모임을 가진다. 너무 자주 모여서 그런지 (난 결혼했지만) 8명의 6명은 아직 솔로다. 그래도 단합이 썩 잘되는 편이고 서로를 위해주면 잘 도와주려 한다. 그런데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 무리안에서도 서로 비교하고 경쟁심리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혼, 배우자, 집, 직장, 연봉 차이 등 옆의 친구보다 뒤쳐지고 있다는 공포심리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순간부터인가 모두가 모이는 자리가 불편할 때가 있다.

비교, 경쟁심리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친구들과 만났으면 하는 마음이다. 행복의 순위는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친구들끼리마저도 연봉, 직장, 집 등의 번잡스러운 경쟁도구들로 서열을 정하려 한다는 것이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 그저 모두가 건강하고 별 탈없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단지, 모두가 결혼을 빨리해서 부부모임을 가지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은게 참 안타깝다.

`팔리든 말든 내 나름대로 글을 쓰고 책을 읽고 하는 소소한 일상 자체가 내게 즐거움을 준다.(p. 61)

`내 나름대로`
나에게 노래 가삿말처럼 (`말하는대로`가 생각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다가와 한참동안 멍때리는 시간을 가지도록 만든 말이다.

(돈, 성적 등)에 상관없이 내 나름대로.... / 누가 뭐라하든 내 나름대로.... / 소박하게 내 나름대로....

자기 나름대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나름대로 살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 눈치, 말들에 신경쓰면서 살고 있는 요즘 시대에 `너 나름대로 살아라`라는 말이 참 필요하지 않나 싶다. 누구나 자기 나름대로 살 수 있는 세상이 오길 간절히 바래본다.

혼자서 생각해본건데 `나름대로`의 `나름`이란 단어가 너무 이뻐보였다. 딸 낳으면 `나름`이라 지을까? 하고 아내에게 물어보니 `이나름` 너무 이쁘다며 찬성해었다. 진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겠다.
`이나름, 나름대로 살아라!` 최고로 이쁘고 의미있는 이름 같다.

이 책의 후반부는 문유선 판사가 생각해온 우리나라의 문제점들을 이야기해준다. 전반부가 개인위주로의 삶에 대한 내용이었다면 후반부는 대한민국의 아픈 기억들을 더듬으며 아픈 사람들 이야기를 해준다. 필사하고 싶을 정도로 한국의 아픈 구석구석을 찔러면서 문제점들을 밝혀낸다.

`우리 사회는 타인의 시선에 극도로 예민한 집단주의 문화의 사회다. 나서는 걸 죄악시하고 튀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 속에 산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누가 뭘 잘했을 때의 칭찬보다 그가 뭐 한가지 잘못했을 때 그러면 그렇지 하고 달려들어 돌팔매질하는 광기가 훨씬 뜨겁다. 당연히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면 책임을 맡지 말아야 한다. (...) 세월호 사고 초기에 선장이나 해결 현장 지휘자가 모든 승객에게 당장 구명조끼 입고 바다로 뛰어들라고 명령했다면 어땠을까. 분명히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겠지만 그 경우에도 일부의 희생자가 나올 가능성은 있다. 차가운 수온, 거친 해류, 여기저기 부딪치는 사고..
이 경우 우리 사회가 최선의 결단을 했다면 격려해주었을 것이가 확신할 수 있을까? 너무 성급한 조치였다. 구조선과 더 유기적으로 협조했어야 한다. 구명정을 차례로 내렸어야 한다 같은 비난이 난무하지는 않았을까? 우리 사회는 `결과 책임론`이 지배하는 사회다.`

이 글을 보고 한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세월호 사건의 근본적인 문제를 느끼게끔 해주었다랄까? 그리고 우리나라의 간지러운 구석을 긁어주긴 하지만 다섯 손가락으로 팍팍 긁어서 아프도록 시원하게 긁어주는 것이 아닌 샤프같이 뾰족한 물건으로 콕콕 찔러주면서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는 느낌이 있다. 벅벅 긁을 때의 화끈하게 시원한 느낌도 좋지만 때론 가려운 부분을 콕콕 찔러줄 때 시원함과 함께 쾌감이 더할 때도 있듯 이 책은 대한민국의 문제점을 콕콕 찔러줌으로써 간지러움을 해소시켜 준다. 극도로 절제하에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말해주듯이....

최근에 천만 관개를 넘은 배태랑을 비롯해서 소수의견, 카트와 같이 우리 사회에 대해 아픈 이야기를 해주고픈 영화들이 자주 나온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답답하고 불편하고 화가난다. 영화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 시민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감독의 목적이 영화를 통해 고스란히 담겨있다. 영화가 시대를 어떻게 바꾸겠냐만은 사람들이 점점 영화를 통해 이 시대의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의 실체를 알아가고는 있다. 많은 문제가 있는 대한민국이지만, 대한민국을 진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날이 많아지고 있으며, 세월호 사건, 메르스 사태 등과 같이 아픈 역사를 통해 시민들 역시 민주화 사회다운 국민의식을 점점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면 아직까지는 희망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민적 글쓰기 - 열등감에서 자신감으로, 삶을 바꾼 쓰기의 힘
서민 지음 / 생각정원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을 잘 쓰고 싶다.`

이런 생각을 내 인생에서 한번이라도 해 본적이 있을까? 공부를 잘했던 것도 아니고 책을 많이 읽었던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문과생이지도 않았던 나는 글 쓰는 것과는 평생 인연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렇게 블로그에 꾸준히 서평을 올리면서 글을 쓰고 있다. 잘 쓰고 있는 건지 나날이 발전해나가고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신기하다. 내 자신이 대견스럽기도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나도 서민 교수처럼 세월이 흘러 조금 글 쓰는 실력이 나아졌다고 자기칭찬할 때 쯤 이 글을 보면 창피해서 모두 삭제해버리진 않을까? 하긴 누가 내 글을 본다고... 그냥 혼자 자기만족하면서 추억거리로 남겨놓자.

`나는 왜 쓰는가`

서민 교수는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의 말을 빗대어 글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누구나 한번쯤 가져봐야 할 질문이라 말한다. 뭐.. 글을 제대로 쓰고 있지는 않다만, 나는 왜 서평을 쓰고 있는걸까?

남들로부터 `대단하네, 서평도 쓰고`란 말을 듣고 싶어서 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막상 보는 사람이 몇 안되니 들을 수가 없다.)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을 때 밀려오는 감동이 너무 좋아서이다. 처음에 얘기했지만, 공대생으로서 1년에 책 한권도 안 보던 내가 한달에 7~8권씩 읽으면서 서평을 블로그에 꼬박꼬박 올리고 있으니, 그리고 글 쓰는 것이 날로 발전하고 있으니(지극히 나 혼자만의 생각임) 뿌듯하지 않으랴...난 그저 내 아내가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내가 겨우 읽어달라고 해야 읽어주는 정도지만 너무 고맙다) 이 글을 쓰면서 문득 든 생각인데 후에 내 자식들이 읽어주면 서로 공감도 잘되고 감동이 있지 않을까?

`글이라는 게 참 묘해서, 말로 못하는 것도 글로는 가능해진다. 나는 1년에 서너 차례씩 아내에게 편지를 쓰는데, 지금도 신혼 같은 생활을 유지하는 건 다 그덕분이다. 쑥스럽지만 아내에게 쓴 편지를 살짝 공해볼까 한다.` (p. 71)

이 페이지를 본 게 회식에서 술을 몇잔(1병 반으로 기억) 걸치고 지하철이였을 것이다. 술냄새는 풀풀 풍기면서 그래도 교양인인척 하기 위해 책을 읽어보겠다고 폈는데 서민교수가 1년에 서너 차례씩 아내에게 편지를 쓴다는 것이다. 술도 먹었겠다 나도 한번 써보자 해서 책 중간 빈 페이지에 꼬부랑글씨로 편지를 쓰기 시작했고 나도 쑥스럽지만 아내에게 쓴 편지를 올려봤다.

`아내에게...
지금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난 술한잔 걸쳤떠니 지금 조금 힘들다.
그래도 당신이 보고 싶어 이렇게 달려가는 중이라오. 매일 집에서 혼자 있기 심심할 텐데...
그래도 자기가 집에 있어 얼마나 든든하지 몰라요. 거꾸로 되어야 하는건데..
내가 믿음직한 남편인지 잘 모르겠네.. 그래도 잘 살아보려 노력하는 중이라오..
술 좀 먹었더만 술술 써지네 그려... 이 글씨를 알아볼수나 있을런지..
자기가 내 옆에 있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오. 자기 없는 세상은 어떨지 상상도 못하겠고..
열심히 잘 살아봅시다. 힘들고 어려운 나날들도 많겠지만. 우리라면 쉽게 뛰어넘을 수 있으리라..`




`쉽게 쓰자. 없어보이는 게 두렵겠지만, 아는 사람은 안다. 쉽게 쓸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그 방면의 진정한 고수란 것을. (p. 175)

나 역시 쉽게 쓰인 책이 좋다. 다른 책에서 어려운 내용을 쉽게 쓰는 작가야말로 고수라 했다. 어려운 내용을 말로도 다른 사람을 이해시기키가 쉽지 않은데 글로 이해시키는 건 오죽하겠는가? 책의 서평만을 쓰고 있는 나야 전문적인 내용이 없으니 쉽게 쓰고자 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내 블로그에서 글을 읽은 직장 동료가 `어려워서 못있겠다`라고 말해서 조금은 당황했다. 순간 `책이 어려웠으니 그랬을거야`, 아님 `조금 어렵다고 금방 포기한거겠지`라고 반박하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다시 읽어봐도 내용이 머리속에 쉽게 들어오지 않았다. 책 서평도 쉽게 쓰는게 어려운데 전문적 내용을 담고 있는 책들을 쓰시는 분들은 얼마나 많은 고뇌 속에서 글을 쓰겠는가?

아직 글쓰는걸 시작한지 얼마 안됐지만, 점점 글을 잘 쓰고 싶어진다. 지금은 큰 욕심 안부리고 일단 1년동안 책 100권만 읽자 생각하며 나름 엉망이어도 서평을 쓰고 있지만, 항상 쓸때마다 초라한 글솜씨가 창피하다. 서민 교수가 말해주는 글 잘쓰는 방법들 중 어느하나 만족하는 것이 없으니 더 초라해보인다. 나도 서민교수처럼 지옥훈련을 한번 받아야 하나? 라고 생각도 했지만, 앞서 말했듯이 조급히 생각안하기로 했다. 글쓰는 것 말고도 내가 하고 싶은 것, 해야하는 일들이 너무 많다. 운동, 책읽기, 강아지와 놀아주기, 산책하기, 그리고 돈벌기.. 이렇게 많은 일을 하고 있는 나이기에 지금과 같이 블로그에 서평을 쓰는 것만으로도 족하리라. 지옥훈련은 일 때려친 다음에 하자!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윗듀 2015-10-10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십니다!

제시스패로우 2015-10-10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동네도서관이 세상을 바꾼다
이소이 요시미쓰 지음, 홍성민 옮김 / 펄북스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동네도서관이 세상을 바꾼다_이소이 요시미쓰

`동네도서관이 세상을 바꾼다`는 무슨 화려한 사업 성공담도 아니고 동네 도서관을 해서 큰 돈을 벌었다는 얘기도 아니다. 이소이씨가 들려주는 것은 그보다 더 본질적인 이야기, 겸손하고 수수하고 검소한, 그래서 더 감동적인 이야기다`

큰 돈을 벌고자 한다면 동네 도서관을 차리면 안된다. 돈을 벌기는커녕 요즘같이 인터넷으로 책을 사고파는 시대에서는 망하지 않으면 다행일지 모른다. 그런데 동네도서관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니... 10년 후에 북카페를 차리를 것을 목표로 하는 나에게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킬만한 제목이었다. 내 인생만을 위해서, 행복을 찾기 위해서 북카페를 하고자 했는데 이소이씨는 자그만한 동네도서관으로 세상을 바꾸려고 한단다.

`이소이씨가 처음 오사카에서 문을 열었던 동네도서관을 11평에 불과한, 글자 그대로 작고 겸손한 도서관이었다. (...) 지금도 10평 안팎의 작고 겸손한 도서관들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것이 이소이 방식의 동네도서관이 전국적 호응과 성공을 거두게 된 첫번째 비결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아차, 그렇구나 깨친 것이 있다. 도서관은 사람들이 책을 빌려보고 읽는 곳이라는 것이 도서관에 대한 우리의 통념이다. 말하자면 `책 중심의 공간`이다. (...) 이소이씨가 내놓은 것은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 교류하는 공간, 만남, 대화, 담소의 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이다. 책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초점을 맞추는 도서관은 독서 공간 위주의 도서관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마찌 라이브러리는 사람들이 자신이 읽은 책을 들고 와서 생각을 말하고 대화하고 교류하는 곳이다. 커피도 있고 차도 있다. 카페에 독서 공간을 합치고 책과 사람과 경험을 융합하는 곳이 동네 도서관이다.(...) 삭막함, 외로움, 단절감, 살아남아야 한다는 강박감 등은 일본이건 한국이건 간에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질병이고 아픔이다. 이소이 동네 도서관이 만드어내는 신뢰와 친밀성의 공간, 교류와 협조의 기회는 이런 아픔에 대한 가장 훌륭한 치유와 방어책이 된다.`

솔직히 이 책의 처음(추천의 글)만 읽음 50% 이상은 읽었다 보면 된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어떻게 해서 이소이씨가 동네 도서관을 만들게 되었는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어떤 동네도서관들이 있는지에 대해서 말한다. 그리고 동네도서관은 책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누구나 다 동네도서관을 운영할 수 있다 말한다. 이게 이 책의 전부다. 책을 읽는 내내 딱히 감동적인 이야기라 손꼽을만한 내용은 없다. 그런데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다. 따뜻하고 정이 가는 책이라 할까나...

모두가 사는데 지치고 힘든 시대이다. 학생들부터 직장인 그리고 노인들까지 열심히 살아가고는 있지만 행복은 저 멀리 잡을 수 없는 곳에 있으며, 우울한 마음을 위로받을 곳은 어디에도 없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어줄만한 곳도 없다. 가정안에서도 모두가 바쁜 일상속에 살다보니 가족들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간, 여유도 없다. 그래서 일본의 이소이씨는 동네도서관을 만듦으로써 사람들이 책과 함께 모여 이야기를 풀어놓고 듣고 위로받는 공간을 만든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따뜻한 것 같다. 감성을 흔드는 내용은 없지만 우리를 위한 공간을 만든다고 하니 포근해지는 것 같았다.

동네 도서관은 마음만 맞는 사람이면 열 수 있다 말한다. 어디서든, 어떤 방식이로든, 원하는 사람이라면 만들 수 있는 도서관,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오픈할 수 있는 도서관, 이 모든 도서관이 사람들이 원하는 도서관이다. 사람들이 동네도서관을 찾다보면 언젠가는 세상을 바뀌리라 믿을 수 있는 도서관이다.

`동네도서관은 작은 힘이지만 이 활동에 참여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이 바뀌고 삶이 바뀜으로써 전체적으로 좋은 동네, 좋은 지역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소이씨가 동네도서관을 만드는 이유다. `국가란 무엇인가`란 책에서도 각 개인이 성장해야 제대로된 정부, 국가가 운영될 수 있다 말했듯이 이제부턴 한 사람 한 사람이 성장해야 모두가 잘 살 수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도 일본의 동네도서관과 같이 사람을 위한 도서관이 필요하다.

인터넷을 찾다 `작은도서관`이란 사이트를 보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동네도서관과 같은 작은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었다. 정작 내가 사는 아파트 1층에 있는 도서관도 작은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사립 도서관이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교류하는 공간, 만남, 대화, 담소의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전국 곳곳에 많은 작은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다 하니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에 희망이 보였다.

나도 어서 돈을 모아 복카페+스테이를 만들어 세상을 바꾸는 일에 동참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