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의 변명 - 크리톤 파이돈 향연, 문예교양선서 30
플라톤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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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_플라톤


철학자 중에 가장 유명한 인물을 꼽으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크라테스라고 말할 것이다. '네 자신을 알라' 라는 명언(?)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자세히 파고들면 소크라테스가 무슨 생각을 했고, 왜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 설명해보라 말하면 대다수는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 것이다. 나 역시 똑같으니...

그래서 소크라테스에 대해서 최근 가장 눈에 띄었던(작은 아버지 집 화장실에서도 보았던)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란 책을 읽어보았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소크라테스가 처형당하기 직전의 장면들, 회상들, 대화내용들로 구성되었다. 소크라테스가 책 한권도 쓰지 않았다는 말은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이 책 역시 죽은 후 제자였던 플라톤이 쓴 책으로 소크라테스가 죽기 직전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생생하게 들려준다. 특히, 소크라테스는 모두가 처형을 만류하고 심지어 도망치라고 도와주겠다며 권유하는데도 불구하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책에 크리톤 편에서 자세히 나와있다.


첫 장의 변명은 소크라테스가 처형당하기 전 군중들에게 자신이 고발당한 데에 있어 무고함을 떳떳하게 주장하는 내용이다. 오래된 고발자들에 대한 변명/멜레토스의 고발에 대한 변명/그리고 자신의 생각들에 대한 신념으로 나뉜다. 오래된 고발자들에 대한 고발 당한 내용을 보자면


'소크라테스는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이며 괴상하다. 그는 지하의 일이나 천상의 일을 탐구하고 나쁜 일을 좋은 일처럼 보이게 한다. 그리고 그는 이런 일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친다.'  이것이 고발의 내용이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이에 대해 변명을 하기 시작한다.


소크라테스는 델포이 무녀가 소크라테스보다 더 현명한 사람은 없다고 말한 것을 반증하기 위해 자신보다 현명한 사람을 찾아다녔다. 정치가, 시인, 비극시인, 장인 모두 찾아가 봤지만 자기보다 현명한 사람을 찾지 못했다. 이유는 조금 황당하다.


'그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모르면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나는 그보다 약간 우월한 것 같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그들에게 당신들은 현명해 보일 뿐 사실은 현명하지 않다는 것을 설명하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 소크라테스는 그들에게 미움을 샀다.


결국 소크라테스는 신탁을 대신해서 나는 그들과 같은 지식도 그들과 같은 무지도 갖기 않고 현재와 같은 상태로 있는 것이 좋은가, 또는 그들처럼 두 가지를 다 갖는 것이 좋은가 하고 자문해보았다. 결국 나 자신과 신탁에 대해 현재 같은 상태로 있는 것이 더 좋다고 결론지었다.


신은 신탁을 통해서 인간의 지혜는 보잘것 없거나 전혀 가지 없음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다.

'오 인간들이여, 소크라테스처럼 그의 지혜가 사실은 아무 가치도 없음을 알고 있는 자가 가장 현명하다'라고.....


소크라테스는 변명 후에 계속 이야기한다.


'내게 생명과 힘이 있는 동안에는 지혜를 애구하고 지혜를 가르치며,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충고하고 평소 태도대로 다음과 같이 말하는 일을 결코 중단하지 않을 것입니다.'


'내가 돌아다니며 하는 일은 노인이든 청년이든 가리지 않고 여러분의 육신이나 재산을 생각하기에 앞서서 우선적으로 영혼의 최대의 향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득하는 것뿐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돈에서 덕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공적이든 사적이든 간에 덕에서 돈과 다른 좋은 일이 생긴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여러분 모두에게 가장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서 사람은 자기 자신을 돌봐야 하며, 개인적 이익을 구하기에 앞서 덕과 지혜를 추구해야 하고, 국가의 이익을 고려하기에 앞서 국가 자체를 돌봐야 하며, 또한 이것이 인간의 행동에서 지켜야 할 순서라고 여러분 각자에게 설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고대 그리스시대에 위대한 점은 보편성의 발견이라고 한다. 보편성의 힘이란 사람을 설득할 수 있다는 점인데 소크라테스는 인간으로서 보편적으로 해야할 일들, 법을 지키는 일이나 덕과 지혜를 추구하고 육신보다는 정신을 강조하는 등의 행동들을 해야한다고 사람들을 설득하고 다녔다. 자신이 죽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생각해보면 지금 현대사회에서 이런 올바른 행동들을 곰곰이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파이돈 편에서는 죽음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소크라테스는 처형까지 불과 2,3일 밖에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그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라고는 갓난아이가 뜨거운 후라이팬을 만지듯 호기심에 벅차오른 것처럼 흥미롭게 이야기한다. 그는 말한다. '철학 정신을 가진 사람은 누구든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하지만 자살은 안된다고 말한다. 이유가 궁금했다.


'신들은 우리의 수호자이며, 우리 인간은 신들의 소유물로서 우리가 우리의 소유물이 마음대로 자살하는 것을 싫어하듯 신들도 우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행동을 분명히 싫어할 것이다. 사람은 마땅히 기다려야 하고, 신이 지금 나를 부르는 것처럼 신이 부를 때까지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데는 까닭이 있다고 할 수 있네."


언뜻 보면 이상한 논리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자살은 구원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금지되어 있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누구든지 자신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논리이다.자신의 의지로 뭐든지 할 수 있는 세상이지만, 옛날이나 지금이나 죽음만큼은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영역인가 보다. 아무튼 소크라테스는 죽음은 기다리라고 말한다. 여기서 안락사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까? 어려운 질문이다.


​다음은 철학자로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에 대한 감정을 논리적으로 입증하고자 한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말들을 시작한다.


'진정한 철학자는 죽음을 맞이하여 기쁜 마음을 가져야 할 이유가 있으며, 또한 죽은 다음에는 저세상에서 최대의 선을 얻는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하네.'


'죽음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믿는가?'

 

'영혼이 독립해 있어서 육체에서 해방되고 육체가 영혼에서 해방될 때, 이것이 죽음이 아닌가?'


'철학자들은 전적으로 영혼에만 관심을 갖고 육체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영혼을 육체와의 분리하는 온갖 방법을 다 쓴다는 것이겠지?


'정신이 육신에서 떠나서 가능한 한 육신과 관계하지 않을 때, 다시 말하면 정신이 육체적 감각이나 욕망을 갖지 않고 오직 참된 존재만을 갈망할 때, 사유는 최상의 것이 되겠지? 이렇게 함으로써 철학자는 육체를 결명하고 그의 영혼이 육체에서 벗어나 홀로 독립하기를 바라는건 아닐까?


'그리고 사유 작용에 있어서 정신만으로 위에서 말한 것에 접근하고 이성과 함께 시각을 비롯한 다른 감각을 끌어들이거나 침입시키지 않고, 바로 명석한 정신의 빛으로 각가의 진리 자체를 ㅇ탐구하는 사람이 정의 자체, 미 자체 등에 관한 가장 순수한 진리를 획드갛게 되는 것이 아닐까? 말하자면 눈이나 귀나 다른 모든 신체가 영혼을 더럽힐 때는 진리와 지식의 획득을 방해하고 혼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는 의견으로, 가능한 한 눈이나 귀나 기타의 신체와 관계를 끊는 사람, 이 사람이야말로 참된 존재에 대한 지식을 획득할 것이 아닌가?


오로지 정신적인 것만으로 정의, 미 등 순수한 진리를 획득하는 것이 참된 존재로서 지식을 얻는 것이다. 육체로 인한 획득은 인정 못하겠다는 말인것 같다.


'진정한 철학자들은 '우리가 육체와 더불어 있는 동안, 그리고 영혼이 육체의 악에 감염되는 동안은 우리의 욕구는 충족되지 않는다는 결론으로 우리와 우리의 논리를 이끌어가는 사유의 길을 우리는 찾아내지 않았는가? 그리고 우리의 욕구는 진리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육체는 양식을 요구하는데 이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끝없는 번거로움이 생기고 게다가 병이라도 걸리면 우리의 참된 존재에 대한 추구를 압도하고 방해하기 때문이다. 또한 육체는 우리의 마음속을 애욕과 욕망과 공포와 모든 종류의 환상과 끝없는 어리석음으로 가득 차게 만들고, 사실상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사유의 힘을 전적으로 빼앗아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쟁이나 불화나 분쟁은 왜 일어나는가? 육체와 육체의 욕망이 바로 그 원인이 아닌가? 이것은 우리가 어떤 것에 대한 순수한 지식을 가지려면 육체에서 벗어나야만 한다는 경험에 의해서도 입증되고 있는 일이다. 영혼 자체만이 사물 자체를 볼 수 있다. 이 때가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아니 아니라 죽은 다음에야 도달하게 될 것이다. 곧, 지식은 전혀 획득되지 않거나 획득된다 하더라도 죽은 다음의 일이다. 죽은 다음에야 비로소 영혼은 육체를 떠나 홀로 있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 자신을 깨끗이 지킬 때 우리는 지식에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따라서 육체의 어리석음에서 풀려날 때 우리는 순수하게 될 것이며, 순수한 거소가 사귈 것이며, 스스로 도처에서 밝은 빛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 빛은 바로 진리의 빛이다.'라고 말할거야'


죽은 다음에야 지식을 획득할 수 있고 진리를 알 수 있다니.... 그럼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것은 육체라는 감옥에 갖혀 지식 획득을 하지 않는 상태로서 영혼이 자유롭게 살지 못하는 상태란 말인가... 그렇다면 소크라테스처럼 죽음을 반갑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데... 소크라테스는 한번 죽었다가 살아난 사람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믿을 만한 대화인지 심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영혼이 모든 방면에서 육체에서 벗어나 자기 잣니으로 응집하고 결합하며, 저 세상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세상에서도 가능한 한 영혼이 자기 자신의 자리에 홀로 머물러 있는 습관, 그것이야말로 영혼이 육체의 쇠사슬에 풀려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영혼과 육체의 이러한 분리 혹은 해방을 죽음이라고 부르지 않는가? 따라서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슬퍼하고 주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지혜를 사랑하는 자가 아니라 육체를 사랑하는 자이며, 동시에 돈이나 권력 또는 두 가지를 다 사랑하는 자일지도 모른다는 충분한 증거야.'


용기란 공포,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용감한 것이다. 용기란 것도 공포를 이겨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절제는 방종하기 때문에 절제를 요구한다. 쾌락이 있기 때문에 절제를 하는 것이다. 더 좋은 쾌락으로부터 이 쾌락을 지켜내기 위한 것이다.


여기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서 두려워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을 요구한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망설임없이 이렇게 대답한다.


'사람들은 영혼이 육신을 떠나면 있을 곳이 없어지고, 따라서 죽은 그날로 사멸하고 종말을 고하며, 영혼이 육체에서 해방되지마자 연기나 공기처럼 뿔뿔이 흩어져 날아가다가 없어져버리는 것이 아닌가해서 두려워합니다.'


'잠자는 거은 깨어있다는 것의 반대다. 즉, 모든 반대관계에는 필연적으로 동일한 고체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더 약한 것은 더 강한 것에서 생기고, 더 빠른 것은 더 느긴 것에서 생길테고, 또 더 나쁜 것은 더 좋은 것에서, 더 옳은 것은 더 옳지 않은 것에서 생기고....이렇듯, 생성과정은 하나는 잠드는 것이며, 또 나하는 깨어나는 것이지. 따라서, 그것이 사물이든 인간이든 간에 살아있는 것은 죽은것에서 생긴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다시 살아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죽은 것이 살아있는 세계에서 태어나는 것이다. 살아 있는 것은 죽은것에서 생긴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새로운 길이 있네. 그리고 이것이 사실이라면 죽은 자의 영혼은 어떤 곳에 있다가 거기서 되살아난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되네'


말장난 하는 것 같지만 부활은 죽음이 있어야지만 부활이라 부를 수 있듯이 탄생이란 것도 죽음이 존재해야지만 탄생이 되는 거라 말할 수 있다. 꽃이나 식물 역시 죽어야지 그 자리에서 새로운 꽃이나 농사물이 태어나는 것처럼 인간 역시 영혼은 육체에서 떨어져 분리되었지만 살아있는 상태로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논리이다.


이어지는 내용은 태어나면서 길러지는 지식, 학습능력이다.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얻은 지식을 태어날 때에 상실하고, 그 후에는 감각을 사용하여 이전에 알고 있는 것을 회복한다면, 우리가 학습이라고 부르는 과정은 우리가 본래 갖고 있던 지식을 회복하는 것이고, 따라서 이 과정을 상기라고 불러도 잘못은 아니겠지? 즉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이러한 지식을 갖고 있었고 일생 동안 계속해서 알고 있거나, 또는 태어난 다음에는 학습을 하는 사람들만이 기억하며 따라서 학습은 상기에 지나지 않거나, 둘 중 하나일세'


다시 정리하자면, 이렇다


'영혼은 태어나기 전부터 존재한다는 논증과 우리가 앞서 인정한 바 있는 또 하나의 논증, 즉 살아있는 것은 모두 죽은 것에서 태어난다는 논증을 합쳐본다면 알수있다. 만일 영혼이 태어나기 전부터 존재하며, 생명을 갖고 태어나는 경우에는 오직 죽음과 죽은 자에게서만 태어날 수 있다면, 영혼이 영혼이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영혼은 죽은 다음에도 계속 존재해야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영혼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육체는?


'자기 자신으로 돌아와서 반성할 때, 영혼은 다른 세계, 즉 순수하고 영원하며, 불멸하고 불변하는 영역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영혼은 그릇도니 길에서 벗어나고 따라서 변하지 않는 것과 사귐으로써 영혼은 불변의 것이 되네. 그리고 이러한 영혼의 상태를 지혜라고 부르는 것이 아닌가? 영혼은 신적인 것에 매우 흡사하고 불멸하며 예지적인 것이고, 단일한 형태를 갖고 분해되지 않으며 변화하지 않는 것이고, 한편 육체는 가장 인간적인 것이며, 사멸해야 하고, 예지적인 것이 아니며, 많은 형태를 가졌고, 밴해되며 변화하는 것이다.'


영혼의 행복이란?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행복할 거야. 그리고 그들 가운데서 가장 행복하고 가장 좋은 곳으로 가는 사람들은 절제와 정의라고 불리며, 철학이나 이성 없이도 습관으로 획득되는 국민의 사회적 덕을 실천해온 사람들이야. 그들은 꿀벌이나 장수말벌이나 개미처럼 그들 자신과 비슷한 온화하고 사회적인 것이 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형태를 갖고 태어날 수 있으며, 올바르고 절제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것들에서 나온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야'


철학자에게 영혼이란?


'철학은 영혼이 영혼 스스로를 가두어두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보고 영혼을 받아들여 점잖게 달래고, 눈과 귀와 다른 감각은 기만으로 가득 차 있음을 지적해줌으로써 또한 이러한 감각들에서 물러나고 꼭 필요한 경우 말고는 이러한 감각의 사용을 삼가며, 영혼을 집중시키고 가다듬도록 설득함으로써, 영혼 자신과 순수한 존재에 대한 영혼 자신의 순수한 파악만을 신뢰하고, 다른 수단을 통해서 영혼에 이르고 수시로 변화하게 마련인 것은 무엇인지 믿지 말도록 권함으로써 영혼을 해방하려고 노력하게 되네.'


'철학자의 영혼은 격정을 가라안짛고 이성에 따르며 의견의 대상이 아닌 참되고 신적인 거시을 바라보고 여기서 영양을 취하면서 영혼의 관조안에서만 살거야. 따라서 이 영혼은 주어진 시간을 다 살려고 노력하고 죽은 다음에는 자기와 동질적인 것, 즉 자기와 비슷한 것이 있는 곳으로 가서 인간의 악에서 해방되기를 바라게 되네. 이렇게 양육되고 이러한 추구를 해온 영혼이 육체를 떠날 때 바람에 날려 흩어져버려서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게 되는 일은 결코 없을 테니 두려워하지 말게'


이해할 수 없는 심오한 이야기들이 계속 이어지지만 내 능력으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이쯤에서 끝내고자 한다. 정리를 하려고 해도 소크라테스의 질문을 통한 설득은 정리하기 쉽지 않은 퍼즐과 같다. 무엇이라도 하나가 빠지면 완성이 될 수 없다는 듯이... 아무튼 중요한 것은 소크라테스는 영혼이란 것은 죽어서도 존재할 수 있으며 다시 태어나며, 죽어서 진정한 지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라고 말한다. 이 이상의 무엇을 얻지는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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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서재에서 - 대한민국 대표 리더 34인의 책과 인생 이야기
윤승용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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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서재에서_윤승용

 

우리나라의 리더라 불릴만한 분들 총 34명을 인터뷰한 책이다. 각 리더들을 소개할 때마다 프로필을 보면 다양한 분야에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을만한 분들이다. 다만 저자를 비롯 대부분의 리더들이 서울대 이하 명문대출신이라는 점은 약간의 반감이 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 리더가 되기 위해선 명문대 코스가 필수인양... 하지만 이 분들이 이만큼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던 노력과 열정은 나란 존재가 감히 뭐라 할 수 없는 것들이라 독서에 대한 생각들, 그리고 추천하는 책들 위주로 책을 읽었다.

일단 대부분 리더들은 책을 많이 읽는다. 더러 한두분은 독서가 인간에게 큰 양식을 주지만 자칫 해악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하신 분도 계셨지만 많은 분들은 독서를 추천해주었다. 그래서 34인 중 인상적이었던 분들의 인터뷰내용들과 추천하고픈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추천책은 내가 읽고 싶은 책들만...)솔직히 인터뷰내용은 읽을 필요성을 느끼진 못했지만 독서에 대한 견해 그리고 독서법등은 밑줄 치면서 읽었고 특히 각각의 리더들이 추천하고픈 책들은 읽어야겠다는 책들이 너무 많아 언제, 어떻게 이 많은 책들을 읽어야 할지 대략난감이었다.

 

1. 고도원_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

 

Q. 나만의 독서법은?

A. 어려운 책, 꼭 읽어야할 책들은 마지막까지 넘겨보면 그 책이 훨씬 편안해진다. 그 다음 또 한 번 넘겨보면 된다. 마치 책과 함께 노는 것처럼 책장을 넘기면서 놀다 보면 이제는 어떤 문장이 말을 걸어온다. 그다음 세 번째부터 자세히, 즉 정독하기 시작하면 책이 재미있어 진다. 그런 방식으로 책 읽기에 흥미를 갖고 습관화하면 책이 겁나지 않난다. 어떤 책을 자기 손안에 둬도 이 책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겨난다. 즉, 책읽기의 달인이 된다.

 

사실 어려운 책을 읽는게 꺼려진다. 일년에 100권을 목표로 하고 있고 딱히 가지고 있는 독서법이 없는 나는 읽는게 시간이 오래걸리기 때문에 꺼려진다. 그래도 열심히 그리고 천천히 읽어보려고 노력중이다. 언젠가는 나에게도 어떤 문장이 말을 걸어오는 날을 기다리며..

 

추천책.

- 역사의 연구 : 동서고금의 유명한 인물과 역사를 '도전과 응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풀어낸 책.

 

2. 공병호_공병호 경영연구소 소장

 

Q. 인생에서의 진정한 행복이란? 그리고 진정한 성공이란?

A. 어떤 일이라도 의미를 갖고 미래를 생각하면서 전력투구하는 상태를 행복이라고 본다. 성취나 소유도 중요하지만 행복은 순간순간마다 수확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성공은 자신이 걸어왔고 걸어가는 길에서 아쉬움이 적고 나름의 자긍심이 있다면 그게 성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확하게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서 있는 것이라 본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면 행복해지고 성공해질 수 있다는 말인 듯...

 

추천책.

- 찰스 핸디의 포트폴리오 인생 :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 어떤 삶이 올바른 삶인가. 어떤 방법을 사용하여 성공적인 인생을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해 저자의 삶을 토대로 지혜를 제시한 책.

 

- 죽음의 수용소에서 : 불안감과 허무감에 쉽게 휩쓸리고 마는 현대인들에게 정신적 기초를 다지는데 도움을 준다.

 

3. 곽규홍_서울고검 검사

 

Q. 나만의 독서법이 있다면?

A. '나를 일깨우는' 새로운 생각을 찾아가면서 책을 본다. 책은 '생각의 재료'로서의 의미가 더 중요하다. 어려운 책이라도 피하지 말고 부딪쳐보는 자세로 독서를 한다.

 

Q. 가족 독서모임을 처음 시작한 계기는?

A.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정신적인 도움을 줄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인생의 방향을 직접 제시하기 보다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겸손한 마음으로 모색해보는 자세가 정직하다고 생각했다.

 

가족독서모임! 좋은 것 같다. 겸손한 자세로 조금 더 살았다고 가르쳐들려고 하지 말고 서로 같이 듣고 토론하면서 소통하는 자세가 자식 키우는데 중요한 것 같다.

 

Q. 왜 꼭 다른 가족과 더불어 모임을 하려고 했는가?

A. 다른 가족과의 만남과 소통을 통해 독단적인 주장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장차 사회로 나가 활동해야 하는 청소년들에게 소통을 통해 사회를 '확대된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할 수 있고, 일종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웃 사람들이 어떤 책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주장을 하는지를 보고 자라면서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더욱 주체적이고 폭넓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추천책.

- 에밀 : 자녀 교육에 결정적인 도움을 받은 책. 어떤 것을 적극적으로 가르치려 하지 말고 자녀를 있는그대로 지켜보면서 도와주자는 과대한 주장도 있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문제다. 자신만의 견해를 가질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 역사본체론 : 짧지만 인생의 근본적인 의문에 대한 결론적 대답이 담겨 있는 책.

 

4. 김경집_인문학자

 

Q. 요즘 같은 신자유주의와 물신주의가 횡행하는 시절에 정말 인문학이 밥이 될 수 있을까?

A. 문제는 지금 왜 인문학을 하고 있는지, 왜 인문학이 이 시기에 뜨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이 없다는 점이다. 인문학은 내가 주체가 되고, 인간이 주인이 되어 무한한 상상력과 융합으로 창조와 융합의 21세기 어젠다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중요한 요소이다.

 

Q. 고전을 읽으라 주장하던데 도대체 '고전'이란 무엇인가?

A. 고전은 인간의 보편적 문제를 '대가적 시선'으로 풀어내는 힘이 있다. 따라서 인간과 삶,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대가적 시선을 공유할 수 있는 고전을 읽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추천책.

- 거의 모든 것의 역사 : 과학의 신비와 성과에 대해 너무 기술적이거나 난해하지 않고 피상적 수준을 넘어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깊이를 가진 책이다. 과학이 이렇게 놀라운 환희와 심오함을 준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 등장인물들의 내면세계를 집중해서 따라가면 인간 마음속의 선과 악, 욕망과 이성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된다.

 

5. 김상근_연세대학교 신과대 교수

 

Q. 이 시대에서 왜 인문학이 중요한가?

A. 대학이 위기에 처해있다. 대학에서는 인문학이 고사상태다. 인문 정신의 회복을 통한 인간성의 재정립이 시급한 때다. 이 시대의 화대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나는 지금 바르게 가고 있는가?'의 세가지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답은 인문학에 대한 성찰을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다.

 

Q.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A. 세파에 휩쓸리지 말고 진짜 '너'를 만나라. 자유로운 인간으로 살아라. 방황해라. 고통스러우면 일단 휴학해서 고민해라. 그래도 해결이 안되면 차라리 자퇴하라. 청소년기에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에 나오는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참된 자유를 찾아 방황해볼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고등학교 졸업 전에 대학과 학과를 정하는 것은 잘못된 일 같다. 아직 하고 싶은 일이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점수에 맞춰서 학교를 정하고 학과를 정한다는 것은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진짜 '나'를 만나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외국 친구들은 하고 싶은 일이 없을 때는 일단 논다고 한다. 그러다가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여기에 맞춰서 학교와 학과를 정한다. 김상근 교수가 말한 것처럼 일단은 방황해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열심히 놀아야 한다.

 

추천책.

- 오디세이아 :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오디세우스와 동료의 방랑과 좌절, 꿈과 희망을 통해 '나는 누구일까?' 그리고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었다.

 

6. 김수연_작은 도서관 만드는 사람들 대표

 

추천책.

- 인생수업 : 저자가 죽음 직전에 놓인 수백 명의 사람을 인터뷰해 삶에서 꼭 배워야 할 것들을 정리했다. 정체성, 사랑, 인간관계, 시간, 두려움, 인내, 놀이, 용서, 받아들임, 상실, 행복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삶의 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것이 있다면, 지금 당장 그것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7. 김윤주_군포시장

Q. '책 읽는 군포'를 시정의 으뜸 목표로 정했는데 그 연유가 궁금하다.

A. 소통과 공감의 상실은 학교 폭력이나 가정불화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데, 책 읽기는 사회 문제를 미리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투자라고 생각한다. 책 읽기는 사회 문제를 미리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투자다. 책으로 소통하는 문화는 우리에게 대화와 사람 냄새를 돌려줄 것으로 기대한다.

 

책으로 모두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볼까 생각해봤다. '과연 할 수 있을까?', '이익이 될까? 를 먼저 생각하지 말고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공헌하자는 의미를 먼저 생각해보기로 했다. 일단은 북카페!! ㅋ

 

Q. 독서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A. 나는 독서도 우리에게 밥과 같은 힘을 준다고 생각한다. 책은 상처받은 인간의 내면을 치유하고, 인간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밥을 먹듯 독서를 한다면 세상은 더 살만해질 것이고, 따뜻한 사람 냄새가 더 많이 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8. 김종훈_한미글로벌 대표이사

 

Q. 책을 통한 독서 경영론을 주창했는데?

A. 구성원 개인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독서만한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회사 내 GWP(Great Work Place) 운동의 취지는 구성원 간에 신뢰와 자부심을 심어 주어 말 그대로 행복한 직장을 만들자는 것이다. 일하기 좋은 훌륭한 일터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배려하는 마음이다. 구성원끼리 서로 배려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앞서 회사가 구성원을 배려해야 한다.

 

이 말에 정말 많이 동감한다. 회사에서는 계속해서 소통하라 말하지만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불가능하다 생각한다. 직원들 개개인적으로도 노력해야겠지만 회사에서도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하는 책임이 있다. '동호회 활동을 적극 권장하지 않느냐'라고 말할 수 있지만 회사 내 사무실 분위기를 보자면 너무 무겁다. 이런 분위기를 활기차게 변화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계속 내고 회사에서는 이런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해서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9. 김희옥_전 동국대학교 총장

 

Q. 대학이란?

A. 대학은 큰 학문을 하는 곳이다. 기술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각 학문에 담긴 철학과 정신을 바탕으로 인간으로서 일생 동안 가져야 할 철학과 세계관, 그리고 교양을 배우는 곳이다. 학생이 바로 학교의 존재목적이기 때문에 학생간의 소통은 중요하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고민을 하는지 들어야 한다.

 

내가 졸업한 대학교는 '실사구시'란 이념을 내세우고 있다. 학업에서 배운 내용을 취업후 회사에서도 써 먹을 수 있는 인재를 가르치겠다는 것인데, 당시에는 회사에서 써먹을 수 있는 실습 위주의 수업이 많다는 데 나름 자부심이 있었다. 그래서 남들 하듯이 무작정 열심히만 했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다 부질없는 것이었다. 회사와서는 다시 배워야했다. 대학 생활 내내 했던 이론, 실습들은 이제 내 머리속에서 빠져나간지 오래다. 그래서 지금 생각해보면 김총장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철학과, 세계관 그리고 독서를 열심히 했었어야 했었다. 이런 점이 약간의 후회가 남는다.

 

Q. 고민하는 청춘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고민의 실체를 들여다보고, 그 고민은 과연 무엇이고 어디서 왔는지 그 내면을 통찰해서 해결해야 한다. 인생 전체를 놓고 볼 때 진정성을 가지고 고민하고 준비할 수 있는 시기는 대학 시절이 가장 좋다. 그런데 청춘의 시간이 길지 않다는 것을 잘 못느낀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인생은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서둘러 준비하되 여유를 가져야 한다.

 

10. 남재희_전 노동부 장관

 

Q. 자녀들을 키우는데 특별한 비법이라도 있는가?

A. 가장 좋은 육아법이란 부모가 자식들 앞에서 솔선수범해 책을 읽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나름의 주법이라면?

A. 술은 아주 천천히 마셔라. 안주를 즐겨라. 술집의 품위를 살펴서 선택하라. 싸고 비싸고의 관계가 없다. 주모의 품위가 정갈하냐 아니냐에 관계된다. 주모와의 인정미의 교류도 중요하다. 단골이 되면 거기서 인간사 이야기가 꽃을 피우게 되고 하나의 세상이 열린다. 단골이 다섯 곳이면 다섯 개의 세상이 있다. 되도록 현찰을 하고 팁은 꼭 줘라. 등등이다.

추천책.

- 국가란 무엇인가 : 저자가 국가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통제하는 획일주의적 국가주의가 부동하다는 철학을 설득력 있게 서라하고 있다.

 

11. 박원순_서울특별시장

 

Q.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으시던데 이유가 있는가?

A. 세상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통찰이 바탕에 있어야만 변호사로도 성공할 수 있다. 경영자든 관료든 시민 운동가든 누구에게나 중요한 덕목은 풍부한 인문학적 상식을 바탕으로 사회를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눈과 경험이다. 그래서 다방면의 책을 읽어야 한다.

 

Q. 현대사 책을 사 모았다던데 그 이유는?

A. 역사란 지나간 일에 대한 연구라기보다는 미래를 통찰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결국은 과거 경험에서부터 미래 인식이 나오는 것이다. 우리의 앞 세대들이 경험한 것을 자세히 연구해보면 미래의 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 역사에 대한 통찰은 실천 운동을 하는 과정에 무척 큰 도움이 됐다.

 

Q. 인터넷 시대에 책이 가지는 의미는?

A.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지 않나? 인터넷 시대, 영상의 시대라고 하지만, 그 기본은 문자다. 문자가 존재하는 한, 책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책을 읽으면 내면의 힘이 깊어지고 인생의 경험치가 늘어나며 세상을 뒤집어 보는 사고가 생겨난다. 누구나의 인생에서 찾아오는 실패와 위기, 절망에 마냥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의 기회, 희망, 성공이라는 길을 발견하게 하는 것이 바로 책이다.

 

나는 책을 왜 읽는지.. 그리고 책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무엇인지.. 가끔씩 생각을 해보곤 한다. 처음에는 육아를 위해 책 읽느 모습을 보여주자는 취지로 시작한 독서지만 지금은 내가 조금씩 성장해나간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재미가 있어졌다. 친구들과 대화할 때도 책 얘기를 하면 서로 공유가 되고 대화의 질이 깊어지다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아직은 책에 많이 휘둘리고 있지만 조금 더 열심히 읽다보면 내 나름대로의 가치관이 생기리라 믿으면 읽고 있다.

 

추천책.

- 세종처럼 : 소통과 공감이 필요한 시대, 특히 정치권이 앞장서서 국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민생 정치의 시대를 열어야 할 요즘, 인본과 민본의 시대를 열고 백성과 신하와 함께했던 세종의 리더십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 뜨는 도시 지는 국가 : 한계에 부딪힌 국가를 뛰어넘어 시만의 행복과 희망을 먼저 생각하게 하는 도서 혁명에 관한 책이다.

 

12. 박재선_외교관

 

Q. 한국인과 유대인을 비교한다면?

A. 한국인과 유대인은 근면함, 강인한 여성, 엄청난 교육열 등에서 유사점이 많다. 그러나 결정적 차이점도 많다. 우리의 교육은 주입, 암기를 통한 승부형 교육인데 반해 유대인의 교육은 창의력 배양을 위한 전인 교육이다. 그리고 유대인은 논리적인데 한국인은 논리와 토론을 싫어한는 점도 다르다. 또한, 유대인은 정적인 사고를 중시하지만 우리는 이들과 달리 역동성이 큰 점도 다른 것 같다.

 

유대인들은 토라와 탈무두를 바탕으로 지혜있는 생활을 훈련받는 것이 이제까지 많은 노벨상을 받을 수 있게 된 원동력인 것 같다. 맹복적인 습득보다는 실용 가능한 지혜로 연결되는 지식을 랍비라는 스승으로부터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오랜 유랑 생활 중 각국에서 터득한 생존의 지혜도 한 몫하지 않나 싶다.

 

추천책.

-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전쟁 : 아랍 쪽 사료에 근거하여 200년간의 십자군 전쟁을 적나라하게 묘사했으며 우리가 지금까지 배워온 십자군 전쟁에 대한 서구 기독교권 해석과 대칭된 입장에서의 균형 있는 역사관을 읽을 수 있다.

 

13. 박종구_초당대학교 총장

 

Q. '기술인'들에게 인문학을 강조하는 이유는?

A. 현대사회는 기술자에게 기술 그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 기술을 바라보는 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와 인문학적 사고가 뒷받침되는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따지고 보면 기술도 사람 편하게 하자는 데서 출발하는 것 아닌가. 휴머니즘이 바탕이 된 기술인이 요구되는 이유다. 기술의 근간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 기술을 익히고 개발하는데 있어 그 기술이 왜 필요한지 사람들에게 어떤 편익을 주는지에 대한 고민을 먼저하게 한다. '기술만으로는 ㅊ우분하지 못하다. 기술은 인문학과 함께 있을 때에서야 비로소 우리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라고 말한 스티브 잡스의 기념비적인 명언을 학생들 마음에 담아주고 싶다.

 

Q. 수불석권手不釋卷 을 모토로 삼던데 무슨 뜻인가?

A. '선비가 만나서 헤어졌다가 사흘이 지난 뒤 다시 만날 때는 눈을 비비고 다시 볼 정도로 달라져야만 한다.'고 삼국지의 여몽이 한 말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멀리하는 현대인들이 새겨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자투리 시간을 가볍게 흘리기보다는 책 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추천책.

- 중국의 역사 : 중국 상고 시대부터 신해혁명 시기까지의 중국 역사를 체계적이고 알기 쉽게 정리한 역사 개설서.

 

14. 손욱_한국형리더십개발원 이사장

 

Q. '행복나눔 125운동'이라는게 무엇인가요?

A. 1주일에 한가지 이상 착한일 하기, 한달에 두권이상 좋은 책 읽기, 하루에 다섯가지 이상 감사하기

착한 일을 하면 배려와 나눔의 힘을 알게 된다. 배려와 나눔은 믿음과 신뢰로 이어져 사회적 자본을 튼튼하게 만든다. 책을 읽으면 지식과 창의력이 늘어나 소통과 통합으로 융합과 시너지를 창출하게 된다. 감사를 나누면 긍정 마인드가 늘어나 긍정 심리 마인드가 증가해 행복한 사회를 만든다.

 

Q. 세종의 리더십의 요체는 무엇인가?

A. 솔선수범과 애민 사상에 바탕을 둔 소통, 그리고 백성의 행복한  삶에 대한 확실한 미래 비전이다. 첫째 모든 백성이 지혜로워야 한다. 그러려면 책을 읽게 해야 하는데 바로 이를 위해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고려 금속 활자 기술을 발전시켜 갑인자 등을 만들어 매일 40벌씩의 책을 펴냈다. 세종은 책을 읽는데서 끝내지 않고 토론을 즐겼는데 바로 이게 경연이다. 둘째는 백성이 행복한 나라였다. 이는 '생생지락'이라고 표현되는데 즉 '생활과 일의 즐거움'을 뜻한다. 만백성이 자신의 삶을 즐거워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존경받는 국가이다. 이는 정신문화나 국방 외교등의 측면에서 주변 국가로부터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시대에도 세종이 이토록 소통을 중요시 생각했는데 오히려 현재의 우리나라 리더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보다. 담화라고 해서 거창하게 뭔가 보여줄 것처럼 TV에 나와서 연설하지만 정작 국민들 앞에서는 준비해온 것만 읽고 질의응답이 없는 걸 보면 조선시대보다도 더 못한 시대라는 생각이 든다. 참 안타까운 대한민국 현실이다.

 

추천책.

- 세종처럼 : 저자는 세종의 모습을 신하들과의 소통, 백성에 대한 헌신, 국가의 최고 경영자로서의 리더십, 세가지 관점으로 요약한다. 또한, 국왕으로서의 세종이 아니라 인간적 면모를 드러내 보이는 데도 많은 부분을 할애했고, 세종의 유명한 어록을 따로 만들어 주석을 달았다.

 

15. 염태영_수원시장

 

Q. 인문학 중심 도시를 표방한 이유는?

A. 지난 50여년간 인간 내적인 가치를 외면하고 물질주의에 초점을 두고 개발과 외적인 성장에만 매진한 결과 도시는 양극화, 각종 사건 사고 발생 등 심각한 문제가 나타났다. 특히 공동체 문화의 해체와 개인주의의 팽배 현상은 큰 위기다. 수원은 정조대왕의 인간 중심, 실학사상, 위민 정신 등이 실증적으로 구현된 세계문화 유산 수원화성이 있는 인문 도시라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사람이 반가운 휴먼 시티 수원'을 완성해나가는 것이 인문학 중심 도시를 표방하는 궁극적인 이유다.

 

Q. 독서 진흥을 추전하게 된 계기는?

A. 젊은 시절의 독서가 나중에 자신의 삶에 지표를 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잘 알게 되었다. 독서를 통한 무한한 창의성과 상상력은 시민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 합리적 사고력, 정서 안정, 심리 치유, 교양 함양, 상상력 배양, 타인에 대한 배려와 포용력 증진을 통해 품격 높은 시민으로 성장시킬 것으로 믿는다.

 

추천책.

- 정의란 무엇인가 : 요즘 우리 사회의 무수한 부정의적 현상에 대해 묻고 또 물어도 명쾌한 해답을 얻지 못한 채 시간을 허비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16. 유재원_세계문자연구소 공동대표

 

Q. 인터넷 시대인데도 다시 신화가 뜨고 있다.

A. 객관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것만 인정되는 로고스(문장)의 세계에는 꿈이 없고 나만의 세계를 꿈꿀 자유가 없으며, 삭막하고 숨이 막히는 세계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꿈을 꿀 권리가 있다. 꿈을 꿀 수 없는 상황에서 현대인들은 인간성의 말살을 경험해야 했다. 이제 다시 인간이 인간성의 본향을 추구하고 나서기 시작했는데 신화의 부흥은 이런 배경이 있다.

 

17. 유종필_서울 관악구청장

 

Q. '걸어서 10분 거리 작은 도서관 운동'은 무엇인가?

A. 집 가까운 곳에 있어 누구나 틈만 나면 놀러가는 기분으로 갈 수 있어야 좋은 도서관이라 생각한다. 접근성 면에서는 물론이고, 도서관 기능도 엄숙한 분위기보다는 놀이터, 쉼터, 문화 공간처럼 변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나도 40대 중반 쯤 되서 북카페를 만들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1층에는 서점으로 꾸며놓고 2층은 북 카페와 독서모임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고 싶다. 하지만 걸어서 10분 거리로 만들기에는 도심지에 꾸며야하기 때문에 쉽진 않아보인다. 하지만 언젠가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인문학 외 독서의 중요성을 알게 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쉽지 않겠지만 이런 꿈을 꾸고 있다.

 

Q. '세계 도서관 기행'이라는 책도 썼던데 인상적이었던 도서관을 소개한다면?

A. '도서관은 영원히 지속되리라. 불을 밝히고, 고독하고, 무한하고, 확고부동하고, 고귀한 책들로 무장하고, 쓸모없고, 부식되지 않고, 비밀스런 모습으로'라는 명구를 남긴 라틴 문학의 거장 보르헤스가 눈먼 상태로 18년동안 관장으로 있었떤 아르헨티나 국립 도서관이다. 도서관의 역사는 민주주의 역사와 같이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도서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추천책.

- 데미안 : 열 살의 어린아이가 자신만의 세계와 공간을 만들어가면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경험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내용.

- 세종처럼 : 세종의 인간적인 면을 엿볼 수 있는 책으로, 소수 의견도 존중하고 목표가 정해지면 구서원들을 설득하고 감화시키며 소통하는 세종의 모습을 통해 현시대에서 리더가 갖춰야 할 자세를 잘 보여준다.

 

18. 유태우_닥터 U와 함께 몸맘삶훈련 원장

 

Q. '난 오히려 책을 권하지 않는 사람인데'라고 되물었던 이유는?

A. 책은 인간에게 큰 양식을 주지만 자칫 해악이 될 수 있다. 책은 책대로 보고, 누굴 만나든 더 많은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한테 배우는 것이 진정한 책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사람이라는 책은 Evertwhere, Everytime, 그러니까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다.

 

Q. 몸맘삶이란 것은 무슨 의미인가?

A. 인간의 몸, 즉 신체와 맘, 즉 정신 그리고 삶 즉 인생에 두루 관여하는 생각과 습관, 행동 전반적인 부분의 개선을 통해 사람은 행복하고 더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 그 기본 바탕이다.

 

Q. 스트레스는 왜 받는다고 보는가?

A. 스트레스는 쌓이는게 아니라 자기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 원인은 남과의 비교에서 비롯된다. '내가 너만큼 가져야 하는데 왜 나는 너만큼 못 갖느냐, 내가 너만큼 대우받아야 하는데 왜 나는 너만큼 대우받을 수 없느냐'는 식이다. 우리나라는 공동체주의가 굉장히 강한 나라여서 어릴 때부터 '너는 튀지도 말고, 남보다 더 잘나지도 말고, 못하지도 말고, 남하고 비슷하게 돼라'라고 배운다. 그래서 다수가 하는 것을 따라 하는 걸 좋아한다. 경쟁사회의 논리에 빠져버리는 것이다. 스트레스 탈피, 이것은 아주 간단하고 내가 남하고 다 똑같이 할 것이냐, 아니면 내가 원하는 것을 할 것이냐를 결정하면 된다.

 

내가 생각하는 스트레스는 일단 자신이란 안 맞는 일을 하루종일 한다는데 있는 것 같다. 이것에서 탈피해야 하는데 주위 여러가지 환경, 즉 돈, 가족, 거주지, 인간관계 등의 문제와 겹쳐있기 때문에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과감히 버릴 줄 알아야 하는 용기가 필요한데 한국사람들은 자기희생에 대한 정신이 강하기 때문에 조금만 더 참자라는 식으로 인내하며 스트레스도 인내하면서 살고 있다.

 

추천책.

- 네 안의 잠든 거인을 깨워라 : 굉장히 두껍고, 조금 어려운 책이지만 읽어보면 '아, 나도 할 수 있구나, 내가 원하는 것은 나도 이룰 수 있겠구나'라는 메시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코스모스 : 일상생활에서 출,퇴근하면서 지하철만 타고, 지하철 속에서 스마트폰으로 개임만 하고, 아니면 퇴근후에 집에서 예능 프로만 보고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또 다른 실체, 즉 우주의 광대함을 느끼게 해준다.


19. 이만열_경희대학교 국제대학 교수


Q. 한국의 선비정신을 높이 평가했는데?

A. 선비 정신은 한국 역사에서 개인적 차원에서는 도덕적 삶과 학문적 성취에 대한 결연한 의지와 행동으로, 사회적 차원에서는 수준 높은 공동체 의식을 유지하면서도 이질적 존재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를 나타냈다. 홍익인간으로 대표되는 민본주의 사상을 품고 있는데다 '지행합일', 즉 지식인의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하는 게 특징이다.


20. 이석연_변호사


Q. 대통령에게 특별히 권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A. 도리스 컨스 굿윈이 쓴 '권력의 조건'을 권하고 싶다. 퓰리처상을 받은 책으로 '라이벌까지 끌어안은 링컨의 포용 리더십'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남북전쟁의 휴유증을 극복하고 미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링컨의 리더십을 조명한 책이다. 이 책은 난마처럼 얽힌 국정을 풀어가는 데 큰 참고가 될 것이다.


얼마전 회사에서 실장님과의 간담회가 있었다. 간담회 마지막 쯤 아무거나 묻고 싶은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는 말에 업무나 회사 내용이 아닌 현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물어본 적이 있었다. 특히 당시의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이슈가 메르스 사태였는데 많은 사망자가 생기면서 초기 대응 미숙이라고 많은 메스컴에서 현 정부를 비판하고 있을 때였다. 실장님은 잠깐의 머뭇거림 없이 '나도 보수주의자로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번 메르스 사태를 보자면 약간 실망을 했다. 이유는 일을 할 때 리더라면 부하지원에게 정확한 명령을 내려줘야 한다.  명령이 정확하지 않으면 부하직원은 여러가지 생각을 할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원하는 결과를 부하직원으로부터 얻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링컨이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으로 나라를 이끌었다고 하지만 그 안에는 수없이 많은 명령과 보고를 부하들과 주고받았을 것이다. 현 대통령도 링컨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되지만 링컨의 리더십을 실천으로 말미암아 이 나라의 국정을 풀어나가

는데 큰 참고를 하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Q. 정치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은?

A. 시인 조지훈의 '지조론'과 서애 유성룡의 '징비록'이다. 시류에 편승하는 불나방 같은 정치인들이 설치는 요즘 세태에 '지조론'은 죽비처럼 다가올 것이다. 또란 이미왜란 때 왜 조선이 왜군에게 처절하게 침탈을 당했는지를 묘파한 '징비록'을 보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정치인들이 어떤 자세로 인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먼저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랑한다면 지금처럼 부끄러운 행동들을 하진 않으리라 생각된다.


추천책.

- 징비록 : 전란의 피폐함과 참혹함을 회고한 뒤조정의 온갖 실책을 지적하면서, 이 같은 실정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전쟁의 참화를 피할 수 있다고 지적한 대목은 현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21. 이현우_서평 블로거


Q. 서평의 역할은 무엇인가?

A. 서평은 어떤 책을 읽고 싶도록 하거나, 읽은 척하게 하거나, 안 읽어도 되도록 해준다. 정보의 홍수 시대에 양서에 대한 일종의 감별사나 길잡이 역할을 한다.


Q. 서평을 쓸 때 원칙은?

A. 내 주관을 적게 넣는다. 책 내용을 정리하고 나면 주관적인 판단을 섞는다고 해봐야 한두 문장이다. 나는 독자들이 책 내용을 느끼게 해주는데 주력한다. 개성이 없다거나 좋고 싫음이 분명하지 않다거나 하는 인상을 줄 수 있지만, 서평은 어떤 책을 골랐다는 것 자체가 유익한 정보다.


추천책.

-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 인간이란 수수께끼에 대해서, 인간은 무엇으로 고통받는가에 대해서 도스토옙스키에게 배웠따.


22. 임용한_KJ&M 인문경영연구원 대표


Q. 진정한 개혁가는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A. 시대의 변화와 미래를 보는 올바른 통찰력과 사명감이다. 통찰력이 있어도 사명감이 없다면 그 통찰을 악용한다. 반대로 사명감이 있으나 통찰력이 없으면 국가와 국민을 더 괴롭게 한다. 한국의 경우는 또 하나가 더 필요한데 세계를 보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조선이 폐쇄적인 국가이다 보니 이 부분이 너무 안타까운 우리 역사를 만들었고, 지금도 엄청난 사회적 갈등과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Q. 우리 역사에서 진정한 개혁가 세 명을 꼽으라면?

A. 조선 시대로 한정해서 볼때 정도전과 조준, 박제가, 세종이다. 정도전, 조준, 세종은 모두 국가 개혁의 문제에 있어서 피상적으로 접근하지 않았다. 또한 이상론과 선입견으로 접근하지도 않았다. 여러 나라의 제도와 경험, 역사에 대한 면밀한 연구를 통해 이상을 추구하되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최고 수준의 실현 가능성을 추구했다.


Q. 박제사를 높이 평가했는데, 그가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A. 현재 우리 사회의 문제는 식민지 시절의 민족주의와 개발도상국 마인드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버려야 한다. 오늘날의 논리는 우습게도 17~18세기 논리와 별다른 것이 없다. 과거 청산은 미래를 통해 이루는 것이지 과거의 논리와 묵은 과제, 그 때 하지 못한 것을 하는 것으로 이루는 것이 아니다. 박제가의 경우 개인적으로는 여러 단점이 많은 사람이다. 하지만 그의 최고의 장점은 국수적, 자폐적, 과거적 시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계몽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다. 박제가의 사상을 요약하자면 외국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배움이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제가는 평생 뛰어난 학식과 명쾌한 판단력에도 불구하고 서얼 출신이라는 신분적 제약과 조선의 꽉 막힌 국수주의라는 두 가지 모순을 싸워야 했다. 그러나 박제가는 차별에 굴하지 않고 치열한 도전정신으로 삶을 개척했고 도약을 꿈꾸었다. 박제가의 외침은 진정한 애국의 길이 무엇인지, 감정과 편협을 뛰어넘는 통찰이 왜 필요한지를 우리에게 묻고 있다.


배우는 데 있어 배울건 배우고 버릴건 버리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본다. 독서 역시 읽는대로 다 믿는다면 위험할 수 있다. 또한, 과거의 경험, 고집에 묻혀 지낸다면 결코 성장할 수 없다. 마인드는 개방적이되 믿음을 갖고 자신의 실리를 지키며 살아가야한다.


추척책.

- 철학 이야기 :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산타야나, 제임스, 듀이 등에 이르는 중요한 철학자 열다섯 명의 이야기를 통해 서양 철학 사상을 소개한다. 철학자들의 사상을 통해 '삶, 도덕 정의'등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23. 조영탁_(주) 휴넷 대표이사


Q. 일반적으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하라'는 식의 '성공한 개론'이 많은데 유난히 '행복 경영', '행복 성공학'을 강조하고 있다. 행복 성공학이란 게 무엇인가?

A. 통상 경영학에서는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것을 강조한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것은 주주가 아니다. 고객과 직원, 사회가 먼저이다. 이 부분을 중시하다 보면 주주의 이익이 자연히 창출된다. 그리고 아무리 성공했다 하더라도 행복이라는 양질의 가치가 뒤따르지 않으면 공허해진다.


Q. 직원들에게는 어떤 식으로 학습을 권장하나?

A. 직원들에게 먼저 독서를 강조한다. 아울러 직원들이 보고 싶어하는 책은 모두 사서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또한 직원들에게 '연간 365학점제'를 실시하고 있따. 매일 1시간 일찍 출근하거나 늦게 퇴근하면서 독서하면 1학점을 획득할 수 있는데 연간 365학점을 따야만 정상적으로 승진할 수 있다. 다만 특이한 사정이 있을 때는 책을 읽고 독후감을 내면 6학점으로 인정해준다. 근무 성적이 좋았으나 이 학점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해 정상 진급하지 못한 경우도 많다.


우리회사는 일찍 출근하더라도 독서를 하면 눈치가 보인다. 일찍 와서 벌써부터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책임감이 투철해서 그렇거나 업무가 많아서 그럴 수도 잇겠지만 출근하자마다 업무를 할 정도로 일이 많다거나 바쁘다고 생각들지 않는다. 내 자신이 눈치를 보는 걸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눈치를 봐야하는 환경의 회사라는게 참 안타깝기 그지없다. 다들 독서를 하는 환경을 어서 하루빨리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리더가 되어야만 하는데 왜 자꾸 욕심이 없어지는 걸까...


추천책.

- 적극적인 사고방식 : 자그마한 차이가 엄청난 차이를 부른다. 자그만 차이는 태도, 즉 긍정과 부정의 차이이고, 큰 차이는 결과의 차이이다. 적극적 사고방식의 필요성과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다.

- 소유나 삶이냐 :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철학을 세우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 소유가 아닌 인간 존재에 초점을 맞춘 삶을 살게 한 계기가 됐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끼달음도 얻었다.


24. 한근태_한스컨설팅 대표


Q. 앞만 보고 뛰지 말고 효과적인 재충전을 하라는 조언이 많다. 재충전의 노하우를 요약하자면?

A. 독서와 산책, 운동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 갖기이다. 독서는 미래를 디자인하는 힘이며 천천히 걷는 산책은 사람의 긴장을 풀어준다. 운동은 무엇보다도 사람을 명상에 잠기게 한다. 운동을 단순히 땀을 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운동을 하다 보면 쓸데없는 생각이 사라지고 생각의 엑기스만 남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운동을 하면 자신감이 생기고 삶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된다.


25. 한기호_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


Q. 최근 인생 3기라는 취지의 새로운 책 읽기 운동을 시작했던데 그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은?

A. 인간이 앞으로 정보화 시대를 이겨내는 사람은 '독서'와 '손의 참여'를 중시해야 마땅하다. 책을 읽으며 논제를 뽑아내고 토론을 통해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자리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 기계가 할 수 없는, 즉 손으로만 할 수 있는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도 한 방법이다.


Q. '마은 이후, 인생길'이란 책을 냈는데 나이 마흔이 갖는 의미는?

A. 마흔은 '내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젊은 나이'이며, '비로소 남 눈치 보지 않고 인생의 주인공으로 설 수 있는 시기'이다. 100세 시대에 나이 80세까지만 건강하게 일하며 산다고 하더라도 후반기 인생이 시작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마흔 이후 다시 공부를 하고 싶다. 하지만 걸리는 것이 너무 많다. 다시 시작하면 남들은 이기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기적이지 않고 힘들게 살아온 날들에 대해서는 누가 비난할 수 있으랴. 80세까지 산다고 하면 다시 시작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40이란 나이게 뭘 다시 시작하겠냐. 말하지만 아직 40이기에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말할 수 있기 때문에 다시 시작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 내 자신에 대해 믿음이 중요하다.


26. 황인원_문학경영연구원 대표


Q. 시인의 눈으로 본다는 것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A. 시인은 창작의 기술이 내면화한 사람들이다. 이를 순서대로 요약하자면 먼저 문을 열기(감성의 눈 뜨기), 말을 걸기(관찰의 눈 뜨기), 포용하기 ①(연결의 눈 뜨기), 포옹하기 ②(융합의 눈뜨기), 기존 질서 거부하기(역발상의 눈 뜨기), 새 유전자 잉태하기(시각화의 눈 뜨기)이다. 특히 대상에 말을 걸어 의인화하는 단계가 중요하다.


Q. 왜 경영에 문학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A. 최근 경영하시는 분들이 인문학 강좌를 많이 듣는다. 왜 그런 걸까? 인문학이 경영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로움을 만드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말은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틀린 말이기도 하다. 왜냐면 인문학적 '지식'이 아니라 인문학적 '상상'을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지식 공부하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상상력의 보고는 시다. 그러니까 시에서 상상을 배워서 선진국이 사례를 만들었듯 우리도 사례를 만드는 기업이 되고 국가가 돼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상상력의 보고인 문학, 특히 시를 공부해야 한다.


34명의 리더들 중 26명의 리더 질의응답을 짧막하게 적어보았다. 서두에 말했듯이 모두들 저마다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으며 특히 독서를 통해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독서는 부모와 환경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 같다. 세계에서 가장 책을 안 읽는 국가 중에 하나라는 대한민국. 부모가 집에서 스마트폰을 만지면 아이들도 스마트폰에 빠지는 것은 당연한데 보지 말라고 하는 것은 이치에 어긋난다. 그리고 나의 부모님이 책을 읽지 않아 나 역시 책을 안 읽게 되었다고 말한다면 다음 세대를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책을 읽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부모를 야속하다 생각하면 그것역시 이치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자식이든 부모든 누구에게나 떳떳한 자신이 되기 위해서라면 떳떳한 행동을 하는게 이치에 맞는 자신의 모습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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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oent 2019-12-26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봤습니다. 오는 1월 말 개봉하는 영화 <카잔자키스>도 추천드립니다~
 
파우스트 열린책들 세계문학 73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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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를 읽는 동안 괴로웠습니다.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과 심오하고 복잡했으며 그로인해 집중하기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간에 읽다 포기하고 덮어버리기를 여러번 했습니다. 결국 1부만 읽고 덮어버렸네요. 괴테가 오랜기간 이 책을 썼듯이 저도 오랜기간 이 책을 읽을 생각입니다.(핑계죠... ㅋ) 아무튼 독일 문학 중 작품성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독일 인간 정신의 상징이라고 일컬어지듯이 정말 쉽지 않은 책이었습니다. '나의 사적인 독서'에서 작가가 파우스트를 짧막하게나마 해설서같이 책 줄거리와 느낌을 소개해주어서 자신있게 직접 책을 사서 읽어봤습니다만 이렇게 심오한 책을 읽기에는 제가 아직 많이 어린것 같습니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대표작 '파우스트'는 중년을 위한 작품입니다. 놀기만 하기엔 너무 늙었고, 소망 없이 살기엔 너무 젊은 나이가 중년이라면요. 이대로 늘기엔 뭔가 억울하고 다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엔 좀 늦은 듯싶은 나이가 '파우스트'를 일기에 딱 좋은 나이입니다. 그럼 파우스트라고 하면 떠오르는 인간형이 무엇인가요? '파우스트적 인간'은 어떤 인간을 말하는 건가요? 가장 대표적인 것은 그가 무한한 욕망의 표상이라는 것입니다. 무한한 욕망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에도 만족할 줄 몰라야 하죠. 인간에게 무한한 욕망이라고 하면 지식욕, 성욕, 권력욕을 들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욕구도 있을 수 있겠지만, 파우스트는 이 세가지 욕망에서 모두 끝까지 가보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그 결론은 '도달할 수 없다'는 겁니다. 무한한 욕망이란 결코 달성될 수 없고 그 끝은 부질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말에서 파우스트는 구원받습니다. 인간이 방황하더라도 노력하려고 앴는 한 구원받는다는 것이 괴테가 남긴 메시지인데, '타협하지 않는 것, 끝가지 가보는것' 혹은 '갈 데까지 가보는것'이것이 파우스트의 스타일이라고 합니다.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파우스트의 모험과 편력, 욕망의 끝은 보여주는 식으로 전개됩니다. 그리고 결말에 이르러서는 두 가지 메시지를 던지는데 '방황해도 노력하는 자도 구원받을 수 있다'와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구원한다'입니다. 욕망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에게 "삶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건 다 얻었는데 행복한가?라며 그레트헨과의 관계를 더올려줍니다. 파우스트는 그레트헨을 보고 몸이 달아서 메피스토펠레스를 닦달하기도 하며 결국 욕망을 채웁니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이 문제입니다. 파우스트가 그레트헨에게서 가장 강렬하게 원했던 걸 갖게 된 그 수간에 '딴 생각'을 하게 됩니다. 생각이라는 건 만족감이 다 채우지 못한 빈틈 같은 겁니다. 그 틈새를 생각이 지비고 들어오는 것입니다. 그게 점점 커지고 권태를 유발하게 됩니다. 이게 파우스트의 병입니다. 푸슈킨은 문학작품을 통해 학습한 '권태'를 파우스트라는 희곡을 통해 보여줍니다. 만약 이런 '생각의 과잉', '의식의 과잉'에 의한 권태가 근대적 인간의 공통적 특징이라고 한다면 파우스트는 우리 모두의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욕망역시 그렇습니다. '무한한 욕망'이라는 것도 우울증이나 권태처럼 학습된 것, 즉 발명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욕망이란 학습되고 부추겨지는 것입니다.


파우스트는 인식을 위해서 삶을 희생합니다. 삶을 산게 아니라 삶을 투자해서 인식을 얻으려고 합니다. 파우스트가 기대하는 것은 신적인 앎입니다. 은밀한 곳에서 세계를 통제하는 힘을 깨닫고자 합니다.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욕망입니다. 그렇듯 파우스트는 이 세계를 관장하는 진리와 법칙을 알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과 유한성에 좌절하고 절망합니다. 그러던 파우스트가 메피스토펠레스의 제안에 따라 계약을 맺습니다. 계약 조건은 지상의 삶에서 만족감을 느끼게 되면 영혼을 내주겠다는 조건입니다. 자신이 지극히 만족하는 한순간의 희열을 맛볼 수 있다면 그때는 인생이 바로 끝나버려도 좋다는게 파우스트의 생각입니다. 파우스트는 어째서 그토록 만족을 원할까요? 그만큼 쌓인게 많아서입니다. "세상이 내게 무엇을 줄 수 있단 말인가? 부족해도 참아라! 부족해도 참아라! 이것이 영원한 노래다. 하지만 나는 더 참지 못하겠다" 이게 파우스트의 불만입니다. 아무튼 파우스트는 이제까지 앎을 위해 욕망을 억제해왔지만 '인생의 황금나무'는 다 지나가버렸고, 허망함을 참지 못해 아무런 망설임 없이 악마와 계약을 하게 됩니다. 이제껏 세상은 인식의 대상이었지만, 이제 그는 세상을 경험해보려고 합니다.


파우스트의 형상이 '영원히 남성적인 것'이라고 한다면 '영원히 여성적인 것'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을 이 작품의 여성들, 즉 그레트헨과 헬란, 말미에 등장하는 성모마리아에게서 찾기도 합니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는데 일단 '주체'가 아니라 '객체'이고 또 헌신적이면서 수동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레트헨은 신앙심이 깊습니다. '한계에 순응하고 적당히 멈출 줄 아는 태도'가 영원히 여성적인 말이라는 것 같습니다. '갈 데까지 가보려는 태도'와는 반대로 말이죠.


마지막 파우스트는 아직 해봐야할 게 남았습니다. 권력이죠. 그의 욕망의 마지막은 '지배자 비극'입니다. 파우스트의 무모한 욕망은 인간들만 지배하는 게 아니라 자연도 지배하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평범한 백성들을 수족처럼 부리고 노동력을 쥐어짜게 됩니다. 과연 그가 이루려는 유토피아는 무엇일까요? 아무리 방황한다고 해도, 선의에 의한 것이라면 용서된다는 게 이 작품의 전제였죠. 이게 바로 그의 선의입니다. 대규모 간척 사업을 통해서 혼자만의 부귀영화를 누리려던 게 아니라 모두가 잘 사는 공동체, 국가를 이우려고 했죠. 하지만 이 선의를 위해서 많은 사람이 희생됩니다. 과연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많은 이들의 희생은 감수되어야만 하는가? 때론 개인적 욕망을 감추기 위해 "더 나은 미래'라는 구실을 만든 것은 아닐까요? 전쟁, 공사, 철거 등 이런 것들은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십니다. 버려진 땅을 모든 사람을 위한 낙원으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지만, 파우스트의 방식은 윤리적이지도 민주적이지도 않습니다. 지금 관점에서 보면 이 '개발지상주의자'파우스트는 근대의 기획자이자 근대성의 화신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렇다면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살인도 마다하지 않으면서까지 자신의 욕망을 추구한 파우스트는 결국 무엇을 얻게 되었을까요? 그의 방황과 편력이 영혼에 대한 구원을 정당화할 수 있을지 질문해볼 수 있습니다. 괴테가 사적인 자리에서도 밝힌 적이 있는데 '파우스트가 구원을 받게 된 열쇠가 뭐냐'라고 묻자, '언제나 갈망하면서 애쓰는 것에 구원의 열쇠가 있다'라고 합니다. 하지만 방황이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삶까지 파괴하더라도 '노력'으로 간주될 수 있을까요? 자신의 청춘의 한 시절을 대가로 지불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까지 희생시킨다면 문제가 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파우스트는 '수천의 '손드을 조정하고 희생시켰습니다. 지배자 비극은 퍽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개발독재를 비판하는 여러 작품들의 원 모델이 되어주는게 이 지배자 비극입니다. 파우스트적 지배자 형상이 20세기 나치 동일에서는 영우적 지도자의 모델이 됩니다. 나치는 많은 작품을 금서로 지정했는데 파우스트는 유독 열광적으로 수용합니다.


파우스트 전설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일깨우고 많은 작가들을 사로잡은 이유는 바로 모든 권위와 인습을 부정하고 인간의 한계에 도전해서 무한히 노력하는 초인적인 모습을 보여주는데 있다고 합니다. 괴테는 이처럼 주어진 한계에 만족하지 않고 영원한 진리를 찾아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 결코 만족할 줄 모르는 이간의 모습을 그 누구보다도 뛰어나게 나타내었습니다. 괴테의 파우스트는 결국 인간은 비록 방황하더라도 끝까지 노력하는 한 앞을 향해 나간다는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세계관을 우리에게 일깨워주었습니다.


파우스트는 뭔가를 이루고 욕망을 충적해서 행복해진 것이 아니라 드높은 행복을 예감하면서 최후의 순간을 맛봅니다. 여기서 파우스트는 현실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미래의 예감에 만족합니다. 과연 파우스트는 구원받아도 되는 인물이었을까요? 파우스트적 욕망이 일반화된 사회에서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라고 부추기는 사회에서, 무한한 욕망이 사회의 동력으로 간주되는 이 '가차 없는 자본주의'사회에서 파우스트가 보여주는 욕망의 끝은 재 평가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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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시대 -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지혜와 만나다
김용규 지음 / 살림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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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시대_김용규

 

요즘 생각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책을 자주 읽게 된다. '생각 수업', '생각의 융합', '생각하는 인문학' 등, 그리고 이번 책은 '생각의 시대'이다. 위의 책들에서도 자주 이야기되는 내용이지만 요즘과 같이 정보가 넘쳐나고 그 정보들을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세상지만 정작 사람들은 생각이란 것을 하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는 폭증하는 정보와 지식이 우리의 전망과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버렸으며 그로인해 길을 잃고 당황하며 서성이고 있다. 이유는 정보혁으로 인해 지식의 수명이 단축되었으며 우리는 우리가 학습을 통해 이미 만들어진 지식을 습득하고 그것에 의존하여 판단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법에만 익숙해져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이 환경을 통찰할 수 있는 보편적이고 합리적인 전망과 판단을 획득해야 하며,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는 사고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지식의 시대가 아닌 생각의 시대가 되야한다는 말이다. 저자는 이 생각의 시대가 되기 위해서는 최초의 생각의 시대라고 불렸던 고대 그리스 시대에서의 철학자들, 수학자들 등을 통해 생각을 만들어주는 생각의 도구들을 찾아나서고자 한다. 그리고 이 생각의 도구들이 앞으로도 새로운 지식과 문명을 구축해나갈 것이며, 새로운 지식들을 창조해나갈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

 

먼저 1부에서는 지식의 기원을 소개한다. 지식이란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말해준다. 지식이라는 것은 인간이 생존을 하기 위한 도구로서 약한 신체조건을 딛고 자연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생겨났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짐승들은 생존의 방법으로 생물학적 방법을 선택했지만, 인간은 문화적 방법인 지식을 택했다는 것이다. 인간이란 동물은 태어나서부터 성인이 될때까지 다른 어떤 동물들보다 양육기간이 길며 약하다. 하지만 이런 약점이 인간을 자연에서 가장 뛰어난 존재로 만들 수 있었으며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제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 변화에 적응한다는 것은 불을 다루는 능력, 옷과 집을 만드는 기술 등과 같이 학습을 통해 다음 세대로 전해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즉, 학습이 생물학적 진화보다 변화에 더 잘 즉응해서 생존에 더 적합하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또한, 학습을 통한 지식 전달은 언어를 통해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지식은 폭발-융합-폭발의 과정을 통해 발달해왔다. 특히, '축의 시대'라 일컫는 고대 그리스시대에 융합이  활발히 이루어졌는데 저자는 고대 그리스 시대처럼 경제적, 문화적 장벽이 없어지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세계를 하나로 잇는 지금 다시 한번 사상과 사상, 학문과 학문, 한문과 예술 등이 성공적으로 융합된다면, 인류 역사상 두 번째 이루어지는 '지식의 대융합'이 될 것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이 '축의 시대'라는 것은 기원전 8세기에서 기원전 3세기를 말한다. 동양에서는 중국의 공자, 맹자, 장자, 노자 등 제자백가가 나왔고, 인도에서는 우파니샤드가 이루어졌으며 부처가 생존했고, 메소포타미아에서 차라투스트라가 등장했다. 서양에서는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그리스의 호메로스, 탈레스, 헤라클레이토스, 피타고라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시인, 철학자, 수학자가 나왔다. 이들이 인류에 공헌한 일들은 무엇보다도 보편성의 발견이라고 말한다. 보편성이란 세상은 일정한 순환, 반복에 의해 흘러가는 것을 말한다. 즉 자연의 법칙이라 할 수 있는데 '학문의 시작은 인류가 최초로 '보편성'을 발견한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보편성의 발견으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이 신화에서 자연으로 옮겨가고, 보편적 자연법칙을 탐구하려는 투쟁이 시작된 것이다. 추그이 시대를 거치면서(다시 말해 자연과 도덕의 보편성을 추구하면서)인간은 드디어 '이성'과 '인격'을 가진 존재로 탈바꿈 한 것이다. 또한 이 보편성이 인간에게 준 것들은 자연은 모든 공간에서 동일하게 일어나고 과거의 사실을 통찰함으로써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로 인해 인간이 자연을 이해하고 조정하는 힘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고  인간을 설득하여 움직이게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리스라는 나라에 이러한 경이로운 발전을 가져올 수 있었을까? 이 비밀은 언어에 있다고 한다. "한 민족의 정신을 가장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그 정신이 만들어낸 다른 어떤 것이 아니라 바로 언어의 구조다"라고 키토가 말한 것처럼 언어란 것이 인간의 사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그리스어가 다른 나라의 언어와 비교했을 때 구조 자체가 명료하고 정확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그리스인들의 사고도 단순하고 명료하며 논리와 구조적 확실성이 분명하게 드러나게 되었다. 이 당시 그리스는 폴리스라는 작은 도시국가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이 때의 폴리스에는 자유가 보장되어 있었다. 절대적 신도, 백성을 약탈하는 전제적 군주도 없는 폴리스였기 때문에 그리스인들은 자유로웠으며,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연설을 하고 논의할 수 있는 사회구조가 형성되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말하면 폴리스라는 자연적, 역사적 환경이 토론과 논쟁에 몰두하는 사회, 문화적 환경을 조성해 자유로움 속에서 그리스인들의 생각, 사고가 깨어있을 수 있었고 이로인해 고대 그리스의 학문과 예술, 그리고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2장에서는 생각의 기원에 대해서 소개한다. 저자는 범주화에 대해서 소개한다. 범주화란 세상 만물을 유사성을 통해 묶는 작업을 뜻한다. 우리의 정신 활동과 언어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분류 작업을 말하는데 이 분류작업(범주화)에 의해 우리의 정신과 세계가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어떻게 세상을 분류하느냐에 따라 지능의 차이가 판가름난다고 할 수 있다. 아이들 학습, 지식 발달을 위해서도 범주화 작업은 중요한데, 이유는 범주화가 아이의 세계를 확장하고 지능을 발달시키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여러 교수들의 시험을 통해 범주화가 아이들의 학습에 큰 영향력을 끼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범주화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소 설명이 길어질 것 같아 생략하기로 했다.) 아무튼 이러한 범주화로 인해서 생성된 개념들이 서로 결함하여 '개념적 꾸러미'를 형성하면서 비로소 생각들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우리의 뇌는 새로운 생각을 만들기 위해 서로 다른 지식과 경험 영역에서 끄집어낸 정보들을 마구 섞어 서로 만나게 해 새로운 개념적 꾸러미를 만든다고 한다. 그리고 인간의 다양한 상직적 창모물과 은유적 표현들 모두 이러한 개념적 혼성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설명하는 것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에 대한 내용인데 그가 쓴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당시 그리스인들의 교육뿐만 아니라 문화생활, 그리고 정식적인 영향력이 대단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유는 그의 작품들이 '그리스의 문명의 본질을 이루는 모든 특성을 보유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이 그리스 문명의 본질을 이루는 특성이란 무엇인가? 앞에서 이야기한 것 처럼 그리스인들의 사고는 정확하고 명료했는데 호메로스 작가의 작품들이 이들의 정신적 틀을 만들어 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메로스 작품들은 모두가 '간결하고', '정확하고', '명료하고', '구조적'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이러한 작품 스타일 덕분에 나중에 서양 문명의 본질까지 발전한 사고, 즉 '개별적인 사실에서 보편적인 법칙을 이끌어내는 사고'가 그리스에서 맨 처음 형성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일리아스'같은 경우는 감정과 충동에만 사로잡혀 살면 아킬레우스가 절제와 이성을 갖춘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기나긴 성장기를 통해 가정과 공동체를 위해 책임과 의무를 다 하는 폴리스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오디세이아'에서는 그의 지혜와 참을성, 그리고 용기를 통해 바다와 싸우며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새로운 인간의 원형을 제시했다. 그리스인들이 이 같은 호메로스의 작품들을 암송하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이 마땅히 따라야만 하는 보편적 인간의 사고와 삶의 태도를 훈련받았다.  즉, 호메로스는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을 통해 신성함과 비속함, 위대함과 하찮음, 용감함과 비겁함, 고결함과 덧없음, 주인과 노예, 그리고 지혜와 우매, 정숙과 부정, 자긍과 비루 등을 가장 전형적이고 극단적인 형태로 제시함으로써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추상적 개념의 범주화를 교육한것이다.

 

이는 동서양의 모든 문명이 왜 신화와 전설로부터 시작하는가 하는 질문의 내용과 같다. 이야기가 한 사회의 공동의 문화적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려줌으로써 사회 구성원들의 정신을 형성해 간다는 사실이다. 즉, 이야기는 어떤 태도가 그 사회에서 훌륭하다고 판단되는 본보이기며, 또 어떤 행위가 모두에게 지탄을 받는 금기인지를 가르쳐준다. 따라서 인간이 어떤 집단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에 길들여진다는 것은 그 사회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이며, 그 사회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3장에서는 생각을 만든 도구들 은유, 원리, 문장, 수, 수사 이렇게 5가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한다.

생각을 만드는 도구들은 무엇인지, 그리고 이런 것들이 어떻게 해서 생각을 만들 수 있는 것인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간단히 설명하자면, 은유는 자연을 이해하고 사람을 설득하는 모든 곳에 사용되며, 원리와 수는 주로 자연을 이해하여 조정하는데 사용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이에 비해 문장과 수사는 애초부터 사람들을 설득하여 움직이는데 사용되었다.

 

위의 다섯가지의 생각을 위한 도구들을 일일이 다 설명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다. 솔직히 이 책의 반이상이 이 도구들에 대한 내용들인데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유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이번 서평에는 이정도로 하려고 한다. 단지 위 도구들을 보자면 우리가 지금까지 학습하고 생활하는데 있어 무심코 지나갈 수 있는 것들, 예를 들어 광고라든가 '시간은 돈이다'라는 흔히 말하는 표현들, 학교에서 배운 수학 공식들 등이 어떻게 생겨났고 우리가 생각하는데 있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진지하고 명확하게 설명해주었다. 다소 어렵고 복잡한 내용들이 있었기에 다시 학생으로 돌아가 공부하는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그래서 어렵다 싶은 부분은 중간 중간 띄어서 읽기도 했다) 어려운 만큼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은유적인 표현을 쓰기 위해 평소 읽지 않았던 시를 자주 읽고 특히 고전 문학을 자주 접해야겠으며, 원리 창조를 위해서는 모든 것들을 유심히 관찰해야한다. (필드 노트를 만들면 더 좋을 것이다.) 그리고 문장편에서는 아이에게 책을 자주 읽어줌으로써 아이에게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는다는 느낌이 오는 정서적 안정감과 어휘력, 상상력을 줄 수 있도록 하며, 독서에 대한 흥미와 습관을 기르도록 해야겠다. 수에서는 '피타고라스 따라하기'를 하므로써 수학을 단지 계량과 계싼의 도구로서가 아니라 자연과 사회 그리고 예술을 탐구하는 도구로서 인식하게끔 교육(?)할 필요성을 느꼈고, 수사에서는 나의 말이나 글을 통해 다른 사람을 움직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즉 설득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평소에 토피카(평소에 다양한 예들을 수집, 정리해서 필요할 때마다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자료집)를 준비하고 있어야 하겠다.

 

마지막으로는 21세기를 사는 우리가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말해준다. 우리에게는 2개의 뇌가 있다고 말한다. 하나는 우리 머리속의 뇌, 그리고 다른 하나는 우리 손에 존재하는 뇌. 저자는 말한다. 우리 엄지세대는 자기 머리에 든 뇌는 텅 비워둔 채, 정보들, 서적들, 강의들, 영화들, 미술들, 음악들이 가득찬 정보기기만을 들고 다닐까 걱정한다. 그래서 그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지 않고 단지 검색엔진을 돌려 찾아낸 정보와 지식에 의존해 살지 않을까 우려한다. 이건 걱정이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다. 정보와 지식은 어디서든 전송받을 수 있지만, 진실과 지혜는 아무데서나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삶에 진정 필요한 것은 매 순간, 현장에서, 오직 자기 자신에 의해 드러나는 진실과 지혜이고, 우리 사회에 필히 요구되는 것은 보편적이고 거시적이며 합리적인 전망과 판단이다.

새로운 이성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근본적으로 다르게 인지하고, 다르게 판단하고, 다르게 행동하게 하는 새로운 사유 방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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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다상담 1 - 사랑, 몸, 고독 편 강신주의 다상담 1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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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다상담_강신주


 대학교 친구의 추천으로 읽어봤습니다. 솔직히 추천이라기 보다는 반강제적으로 제가 책을 골라달라고 하니깐 이 책을 주더라고요. 다~상담이라고 하니 모든 것을 다 상담해주겠구나 했는데 1권은 사랑/몸/고독에 대한 내용입니다. 사랑, 고독은 그렇다치고 몸? 몸에 대해서 뭘 상담해준다는건지 궁금했죠.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저도 처음에는 성적인 내용을 예상? 아니 기대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친구가 강추해준 책이니 진지하게 읽어봤습니다.


먼저 나오는 부분은 책 표지에서처럼 사랑입니다. 강신주는 사랑하기 위해서 잔인해져라라고 말합니다. 잔인해 본 사람만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하죠. 저는 잔인하다는 말, 독하다는 말과 같은 맥락을 봤습니다. 하지만 잔인하든 독하든 사람들이 이것들을 못하니깐 문제인 것 같습니다. 마냥 착하게 사는게 좋은 줄 알고, 그리고 잔인해지지 못하니 매번 당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착하다는 말이 멍청하다는 것과 같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심성이 그런걸. 바꾸려고 하면 더 괴롭지 않을까요? 막상 잔인하게 다른 사람을 차놓고는 한동안 미안한 마음에 어쩔 줄 몰라하는 사람들이 많듯이..


누군가를 살인한다는 건 미워하는 거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진짜 미워하려면, 내가 죽어도 미워하는 건데 우리는 정말로 누군가를 미워해본적이 없습니다. 나 하나의 이익을 생각하면 누구를 미워하지 못합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 처럼 누군가를 정말 미워한다면 살인 후의 모든 감당, 책임에 각오가 되어있는 사람입니다. 반대로 이 각오가 없으면 살인을 못하는거죠. 왜냐하면 자신이 손해를 보는 것이 싫으니깐요. 강신주 작가는 사랑도 마찬가지라고 말합니다. 누군가를 진정 사랑하면 타인의 시선, 우산, 돈 등 자신에게 손해될 것들(?)이 전혀 눈에 안들어옵니다. 사랑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습니다. 남에게 충분히 희생을 당하고 돌을 맞아도 할 수 있는게 사랑입니다. 다음으로 사랑은 둘의 경험입니다. 내가 주인공이 되는 경험, 둘을 제외한 다른 것들이 들어오지 않는 것, 다른 사람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이죠. 부부싸움을 할 때도 옆집 신경 안쓰고 큰 소리로 싸움을 계속하면 둘이 정말 사랑하는 사이라고 합니다.


다음은 결혼에 대해서 말하는데 결혼과 사랑은 별개라고 말합니다. 인문학자들은 영화 제목처럼 '결혼을 미친짓이다'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결혼을 해 본 저로서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 같기도 하네요. 아무튼 결혼을 하는 순간 주인공에서 조연으로 바뀌게 되고 그로인해 현실로 돌아오는 건가요?

이 책의 사랑편에서 가장 의미 깊게 읽었던 부분입니다. 결혼에 대한 내용인데


"사랑하는 사람과 그냥 사세요. 그냥 살다가 상대방이 사랑스러우면 내가 죽은 다음에 편하게 살라고 혼인 신고를 하는 거예요. 여러분은 거꾸로 하죠. '혼인 신고를 해야 저 사람의 돈이 내꺼다', '시댁의 비호를 받아서 나도 유학을 간다' 그 정도 되면 사랑은 아니에요. 그 정도 되면 거래죠."


우리는 배우자가 떠나갈 걸 미리 예방이라도 할 것처럼 혼인 신고를 결혼 전 혹은 결혼 후 바로 합니다. 그만큼 믿음이 없다고 해야 하는건가요? 그냥 결혼 전 프로포즈와 같은 과정의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에 아무 생각없이 하는 거겠지만, 아마도 '나와 헤어지면 넌 법적으로 한번 결혼한 남자이기 때문에 편하게 살진 못할거다'라는 고약한 심보도 일부분 있을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랑에 대한 느낌은 자존감의 느낌입니다. 내 자존감이 조금은 더 올라가야 된다는게 사랑의 기준이죠. 둘의 경험을 하게 되면 아무것도 안 가진 내가 이 세상의 모든 걸 가진 사람처럼 된다네요. 제가 느끼는 사랑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움을 느낄 줄 아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람의 존재자체가 고마운거죠. 내 아이를 사랑하는 거랑 같은 거라 봅니다. 내 아이가 말썽을 아무리 피워도 이뻐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이듯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방구를 끼고 코를 파고 발가락을 만진 후 냄새를 맡아도 이뻐보인다면 사랑이라 봅니다. 강신주 작가는 그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는 내가 행복해서랍니다. 저랑은 조금 틀린 견해인 것 같기도 하네요


결론은 나를 위해 무엇이든 해주는 사람!,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사람!, 내가 원하면 다 해주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겁니다. 같이 서로 위해주고, 서로 도와주고, 서로 이해해주고 서로서로 다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사이여야 합니다. 100과 100이 만나 서로의 50을 떼고 합쳐서 100이 되는게 사랑이죠. 특히, 결혼할 때는 상대방의 조건을 보고 결혼한 사이보다 조건이 안 좋아도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면 결혼한 후에도 더 오래가고 사랑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조건은 절대적으로 사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두번째 강의인 몸 부분은 간단히 하려고 합니다. 강신주 작가가 몸이란 주제를 가지고 질문을 받아보니 대부분이 성과 관련된 것들이어서 놀랐다고 말하는데, 이 책에서 몸에 대한 강의의 전반적인 내용이 섹스, 서로 만나야 된다 등 이런 내용들입니다. 몸은 악기다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악기 역시 서로 만나야 제대로 된 소리가 되고, 지속적으로 연주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하면서 계속해서 연주하듯이 몸 역시 자주 만나라고 말하네요. 제가 물란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몸 역시 악기처럼 자주 만나서 연주하라는 말이 음란한 것처럼 생각되어졌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시작할 때의 내용은 좋았습니다. 몸과 정신은 함께 간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며 우리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거나 무언가를 의심하거나 우울한 증세가 있다면, 일차적으로 운동을 하면 해결된다고 말합니다. 제가 요즘 기분이 쭉 가라앉는게 운동을 안해서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몸이 세계와 연결되는 도구이며 몸은 세계에 개발되어 있는 반면 정신은 상당히 폐쇄적이다. 라고 합니다. 몸은 관계를 원하는데 정신은 안된다며 가로막는다. 따라서 몸이 원하는대로 행동해라. 이런 내용인 듯....


마지막은 이 책의 마지막 강의인 고독입니다. 고독 강의내용은 천천히 읽어봤습니다. 왠지 철학적인 냄새도 나면서 재미있을 것 같았거든요. 고독은 '홀로 있다'는 느낌입니다. 고독하다는 것, 그것은 우리가 에덴동산의 아이가 아니라 세상의 풍파와 싸우는 어린이 되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지요. 고독은 일찍 겪을 수록 빨리 어른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언제 고독을 겪느냐가 인생에 있어 중요합니다. 강신주 작가는 젊었을 때 더럽게 힘들어야 나중에 웬만큼 힘들어도 안힘들기 때문에 젊어서 고생을 많이 하라고 하네요. 하지만 요즘같은 시대에는 고생하고 싶지 않아도 고생하게 되는 것 같은 청년들이 불쌍하기만 합니다.


이어서 몰입에 대해서 설명해줍니다. 몰입은 나를 잊어버리는 것,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도 모르는 겁니다. 나를 잊어버리는 만큼 몰입하는 거죠. 몰입을 하게 되면 고독을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슬픈 건 고독하기 때문인데 그 이유는 몰입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즉, 나를 항상 의식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나를 만나는 사람이 시계를 자꾸 보고, 계속 딴짓을 한다면 불쾌합니다. 백화점 역시 이런 것들을 알기 때문에 시계도 안 갖도 놓고, 창문을 만들지 않는거죠. 저도 얼마전에 캐리비안 베이에 갔다왔는데 시계가 하나도 없어다고요. 왜냐! 시간도 잊고 열심히 몰입해서 놀으라는 겁니다. 시간을 보면 집에 일찍 가고 싶어지니깐요. 고독이란 건 몰입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회사에서도 일이 없을 땐 몰입하지 못하게 되고 그럴때면 계속해서 시계를 쳐다보고 딴짓을 하게 됩니다. 그럴 때면 내가 여기서 뭐하나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런게 고독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우울하지 않으려면 '나는 왜 이렇게 고독하지'를 묻지 말고 이렇게 묻는게 좋다고 합니다. '언제부터 세상에 대해서 몰입하지 않았을까? 따라서 더 몰입하고 싶고 더 들어가고 싶은 것이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하지만 요즘같은 시대에는 몰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스마트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학교에서 몰입하도록 교육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학교에서는 교과서를 보라고(몰입하라고) 하지만 우리는 이 재미없는걸 보는게(몰입하는게) 쉽지 않죠. 그래서 교과서 밑에 만화책이니 다른 책들을 숨겨놓고 본겁니다. 그리고 무언가에(만화책 같은) 몰입한 학생은 선생도 교칙도 심지어는 수업시간마저 신경쓰지 않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놈들은 독하다네요. 자기를 밀어내고 있는 교과서를 억지로 쑤시고 들어갔으니깐요. 몰입이 안되는데 억지로 하는건 불행합니다. 그래서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성공할 수 있지만 행복한 아이가 되기는 힘든 법이죠.


우리가 이런 교육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좋아하는 걸 찾기 힘든거고 하고 싶은 걸 아는 사람이 주변에 없는 겁니다. 그래서 서양 학생들은 무작정 열심히 몰입해서 놀고 노는 와중에 재미있는 것, 하고 싶은 것, 몰입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찾아서 한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와는 정반대죠. 아무튼 불쌍한 우리나라 학생들입니다. 공부를 잘한다고 행복한 것도 아닌데 열심히 죽어라 몰입하기 힘든 책만 파고 있으니


친구가 추천해서 본 책인데 반은 재미있었고, 반은  별로였어요. 하지만 강신주 작가님의 강의는 한번 가서 듣고 싶어졌습니다. 책으로 보는 것과 실제 강의를 듣는 것은 차이가 클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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