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힘 - 매혹적인 스토리텔링의 조건
이창용 외 지음 / 황금물고기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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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괜찮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내 기대에는 못 미쳤다. 그래서 나는 무슨 생각으로 이 책을 읽으려고 했는가, 그리고 저자는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나는 조금 더 이야기의 본질에 대한 학구적인 지식을 원했던 것 같다. 그러나 저자는 그냥 이야기 자체가 가진 매력과 매력있는 이야기는 어떻게 구성되는가를 말하려고 했던 것 같다. 저자의 의도와 내 기대는 애초에 어긋났던 것이다.

저자는 먼저 인류에게 이야기가 어떤 의미와 영향력을 가지는지를 다루고, 이야기가 가진 힘을 역설한다. 그렇다고 모든 이야기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다. 영향력있는 이야기는 따로 있다. 그렇다면 그 이야기는 어떤 점에서 매력적인가? 저자는 다음으로 이 점에서 대해서 고찰한다. 재미있고 매력적인 이야기의 특징들은 무엇인가를 분석하는데, 주로 영화의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그런 다음 이미 기술한 매력적인 이야기의 특징을 토대로 실제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법을 하나씩 설명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스토리텔링이 현대 사회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하는지와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전체적으로 나름 짜임있고 흥미롭게 구성해 놓았다. 그러나 이 책이 EBS에서 방영된 “이야기의 힘”이라는 프로그램을(나는 그 프로그램을 보지 못했다) 토대로 한 책이어서 그런지 내용의 수준도 편하게 볼 수 있는 TV 교양물 정도로 짜여져 있다. 아마 이 점이 내게 있어 불만족스럽고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부분인 것 같다. 어떤 심도있는 분석이나 통찰력을 보여주기 보다는 그저 ‘이런 것도 있다’는 것을 편하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정도가 전부이다. 물론 이 점 이 책이 나쁘다거나 수준이 떨어진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단지 그것을 목표로 쓰여진 책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이야기’가 가진 힘과 재미있는 이야기는 어떻게 구성되고 있는가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이야기’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 혹은 어떻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 알기 원하는 분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내용은 어렵지 않고 평이하기에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자 또 한계라고 하겠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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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 철학 이야기 100 - 무위자연의 철학
왕혜천 편저자, 송춘남.송종서 옮김 / 서책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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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유가 철학 이야기 100>을 괜찮게 읽었는터라 <도가 철학 이야기 100>도 관심을 가지고 읽었다. 어렸을 때부터 도가에 관심이 많았고 좋아했던 터라 여러 권의 책들을 읽었지만, 이 책에서 처음 보는 이야기들이 꽤 있었다 (기억력이 흐려져서 이미 읽었지만 생각이 안 나는 것일 수도 있다).
기본적인 포맷은 ‘유가철학이야기’와 동일하게, 도가의 이야기와 그 현대적 적용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연 무위를 바탕으로 한 도가 철학의 특징상, 어떤 이야기는 뜬 구름잡는 것 같은 것들도 있지만, 그런 이야기들 속에서도 교훈의 핵심을 잘 지적해 주고 있다..
여기에 소개되어 있는 내용들은 도가 철학을 처음 대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황당하게 느껴지며, 무슨 의도인지 갈피를 잡기 힘들 수도 있다. 그것은 도가의 특징이 염세적이며 자기 성찰에 많은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소 황당한 이야기를 통해서 오히려 너무나 쉽게 생각했던 우리의 일상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인지,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게 하며, 자기 중심적인 세계에 갇혀 있는 우리의 시선을 자연과 우주로 돌리게 한다.
‘유가… ‘와 마찬가지로 철학 그 자체를 해설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소개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도가의 특징과 핵심을 잘 알려줄 수 있는 100가지 에피소드들을 소개하고 그 이야기들의 교훈을 짤막하게 소개하고 있다.
치열한 생존 경쟁의 장에서, 어디로 달려가는 지 모른채 앞만 보고 달려가는 현대인들에게 도가는 자신을 성찰하게 만드는 꼭 필요한 철학이다. 도가는 마치 비타민이나 필수 아미노산 같은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비타민만을 먹고는 살아갈 수 없다. 그러나 비타민이 결핍되면 아무리 다른 음식을 풍부하게 섭취한다할 지라도 몸은 각종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도가 철학만으로는 삶을 영위할 수 없다. 그러나 도가 철학은 우리의 삶의 균형을 잡아 주며, 인생의 난관들을 이겨낼 수 있는 지혜를 준다.
“도가 철학 이야기 100”은 도가 철학이 어떤 것인지를 살펴보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가벼운 입문서로 괜찮은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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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다 비유 : 포도원 품꾼 이야기 예수님의 비유 시리즈 3
류모세 지음 / 두란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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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다 비유, 포도원 품꾼 이야기>를 읽으면서 줄 곧 들었던 생각은 지름길을 외면하고 애써 빙둘러 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사실 ‘포도원 품꾼 이야기’가 난해한 비유라는 말에도 동의하기가 힘듭니다. 저자는 이 비유가 3대 난해 비유 중 하나라고 하는데, 신학계에서 일반화된 정의인지도 조금은 의문스럽습니다 (신학 동향 등에 지식이 일천한 저로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이지만, 사실일 수도 있음은 인정합니다.) 이 비유가 난해하다고 설명한 이유가 저에게는 설득력이 약할 뿐 아니라, 저자의 결론에서도 어떤 특별한 통찰력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비유를 해석할 때에는 배경 지식이 중요한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당시의 시대적, 문화적 배경을 모르면 비유의 깊은 의미를 알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열린다 시리즈는 성경을 알고자 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굳이 배경적 지식이 없어도, 문맥적 정황만으로도 충분히 해석할 수 있는 비유들도 있습니다. ‘포도원 품꾼 이야기’도 사실 문맥만 잘 뜯어보며 비유의 핵심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국 저자의 결론의 대부분도 배경 지식에서 끌어낸 것이라기보다는 문맥에서 이끌어 낸 결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어떤 의미에서 저자의 문제 제기는 정당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현대적 시각에서 성경을 들여다보면, 저자의 문제 제기는 충분히 공감할 만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접근은 애초에 방법론적인 오류에 근거한 것입니다. 소위 말해서 그러한 접근은 eisegesis이지 exegesis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exegesis를 배경 지식이 없이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eisegesis처럼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 배경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이런 점에서 저자는 여러 저서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eisegetical하게 접근한 해석에 대해 마치 오류가 있는 exegesis가 있는 것처럼 비평하는 것은 eisegesis도 정당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입니다.

이상은 순전히 제 개인적인 느낌일 뿐입니다. 처음부터 이 비유에 별로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새로운 통찰력이 있을까 해서 읽은 저에게는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초신자나 성경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저자의 문제 제기에 공감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결론 역시 충분히 성경적이고 정당하며 은혜로운 해석입니다. 일반 성도들에게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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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생각 습관 20 - 편리하고 빠르지만 너무나 치명적인
레이 허버트 지음, 김소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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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때 심리학(교양과목)시간에 휴리스틱은 때로 유용하기도 하고 때로 위험하기도 하다는 설명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 책은 휴리스틱에 대한 것을 다루고 있다.

휴리스틱은 우리 말로 풀어보자면 무의식적 선택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편견이나 선입견 같은 것도 일종의 휴리스틱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특별히 생각하거나 고민하지 않고 결정하는 거의 대부분의 선택은 휴리스틱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휴리스틱은 우리의 선택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결정하게 만들지만 때로는 치명적인 오류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 책은 유용하기도 하지만 때로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휴리스틱에 대한 택이다. 우리 속에 내재되어 있는 휴리스틱에 대해 바르게 알면, 우리는 우리의 행동 양식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의 일상에 빈번하게 사용되는 휴리스틱을 20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어떤 것들은 우리의 몸에 배여 있고 어떤 것은 우리의 의식 속에 각인되어 있으며, 어떤 것은 우리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선택하고 자연스럽게 느끼는 것이 실제로는 휴리스틱에 의한 것임을 풍부한 임상 결과를 통해서 증명하고 있다.

책의 내용은 자못 흥미롭다. 많은 부분에서 ‘아하 그래서 내가 그렇게 행동하고 그렇게 느끼는구나’ 라고 깨닫게 한다. 이 책의 주요 목적은 휴리스틱을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보다는 우리의 행동 기저에 놓여있는 요인들을 분석하고 설명하는 것에 더 많은 초점을 맞추고 있다(물론 개인적으로는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고 저자도 그런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저자는 어떤 선택 행위가 휴리스틱에 의한 것이라는 하나의 가설을 세운다. 그리고 그 가설이 옳은지의 여부를 여러 조건에서 심리 실험을 바탕으로 증명한 후에, 휴리스틱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한다. 즉 저자는 우리에게 ‘어떻게 하라’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건 그래서 그런거야’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서점에서는 이 책을 경제/경영으로 분류해놓고 있지만, 오히려 인문 쪽으로 분류해야 맞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행동의 상당부분은 무의식에 의한 것임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책은 그 무의식이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행동을 유발시키는가를 설명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무의식의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해 주고 있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면 우리의 선택이 과연 현명한 것이었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 보게 될 것이다.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무료로 받아서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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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여자집 2011-09-15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봤습니다.^^
 
존 러스킨의 드로잉
존 러스킨 지음, 전용희 옮김 / 오브제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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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러스킨의 드로잉”은 요즘에 나오는 미술 책과는 전혀 다른 책이다. 무엇보다도 그림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최소한으로 제시하며 대부분은 말로 설명하고 있다. 그것도 마치 깐깐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훈계하듯, 저렇게 하면 안 된다, 이렇게 해야만 한다라는 식의 명령조이다.
러스킨도 자신의 요구가 꽤 깐깐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렇게 요구하는 것은 그림에 대한 철학과 애착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단지 그림 그리는 기술을 가르치기를 원하지 않고 그림이 무엇이며, 그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길 원하는 것 같다. 바로 이 점이 만연체에다 딱딱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묘한 끌림이 있는 이유일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미술에 문외한인 나에게는 너무 혹독하다. 실제로 저자는 독자에게 피아노 연습하는 것만큼의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간단하게 드로잉 기술을 배워보려고 했던 나에게는 버거운 책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미술에 대한 애착이 있고,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이 책은 아주 유용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미술에 대한 상식이 부족해서 러스킨이 제시하는 방법이 좋은지 나쁜지 혹은 정석적인 방법인지, 시대에 뒤떨어진 방법인지는(이 책은 150여전 전에 쓰여졌다) 알 수 없지만 기초를 제대로 닦아주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모든 것이 기초가 중요하듯이, 미술의 기초부터 차근 차근 밟아 나가길 원하는 분들에게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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