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러스킨의 드로잉
존 러스킨 지음, 전용희 옮김 / 오브제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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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러스킨의 드로잉”은 요즘에 나오는 미술 책과는 전혀 다른 책이다. 무엇보다도 그림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최소한으로 제시하며 대부분은 말로 설명하고 있다. 그것도 마치 깐깐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훈계하듯, 저렇게 하면 안 된다, 이렇게 해야만 한다라는 식의 명령조이다.
러스킨도 자신의 요구가 꽤 깐깐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렇게 요구하는 것은 그림에 대한 철학과 애착이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단지 그림 그리는 기술을 가르치기를 원하지 않고 그림이 무엇이며, 그림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길 원하는 것 같다. 바로 이 점이 만연체에다 딱딱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묘한 끌림이 있는 이유일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미술에 문외한인 나에게는 너무 혹독하다. 실제로 저자는 독자에게 피아노 연습하는 것만큼의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간단하게 드로잉 기술을 배워보려고 했던 나에게는 버거운 책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미술에 대한 애착이 있고,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이 책은 아주 유용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미술에 대한 상식이 부족해서 러스킨이 제시하는 방법이 좋은지 나쁜지 혹은 정석적인 방법인지, 시대에 뒤떨어진 방법인지는(이 책은 150여전 전에 쓰여졌다) 알 수 없지만 기초를 제대로 닦아주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모든 것이 기초가 중요하듯이, 미술의 기초부터 차근 차근 밟아 나가길 원하는 분들에게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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