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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바로보기 - 인도 권위자 두 교수의 생생한 현지 리포트
고홍근.최종찬 지음 / 네모북스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우리가 흔히 느끼는 인도에 대한 이미지는 무엇이 있을까.
힌두교로 대표되는 세계2위의 인구대국, 카스트, 타지마할, 갠지스, 인더스, 간디, 타고르...
인도는 우리에게 먼 기도와 명상의 나라로 인식되어 있다. 이전에 인도를 소개하는 대부분의 서적들의 방향이 그래서 였을까 인도는 늘 구도자를 기다리는 영혼의 안식처이며, 구도와 명상의 땅이며 그들의 갠지스에는 항상 그들의 영혼이 떠다니고 있는 그런 차분한 나라라는것이 내가 느끼는 인도의 이미지였다.
이 책 <인도바로보기>는 그러한 모호한 인도의 이미지를 보다 객관적으로 조명하고 인도에 대해 모든것을 알려줄 수 있는 책이 될 수 있다. 막연한 동경보다는 현대를 살아가는 그들을 이해하고 거대한 대륙으로까지 불리는 그들의 모습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인도는 알려진대로 11억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으며, 국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일상적으로 쓰이는 언어가 워낙 많다 보니 공용어와 지정어라는 이름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그것은 다시 말해 인도라는 나라안에 살고 있지만 각자 다른 모습의 문화와 관습이 존재하며 그것이 공통적인 하나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 된다. 그렇기에 비슷해 보이지만 이질적인 문화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그것이 뿌리를 내왔으며, 그 모든것을 통합하여 하나의 나라로 독립한 것이 오늘날의 거대한 인도의 모습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인도를 이해하기 힘들게 하는것이 바로 힌두교와 카스트, 그리고 소 이다. 힌두라는 의미는 초기에는 인더스강 유역을 이르는 말이었으나 점차 그것은 인도 전역을 일컫는 나라의 의미로 확장되어졌으며 이후에는 인도에 거주하는 자신들을 구별하는 용어로 쓰여지게 되었다. 힌두교는 '모호하고 정형성이 없으며 다방면적이고 모든 인간에 대한 모든 것'이라는 표현대로 일정한 신앙조차 없으며 종교적 행위와 사회적 행위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인도라는 나라의 사회적 제도와 관습에 깊이 연관되어 있다. 우리식의 기준인 '인도에서 발생한 베다를 기본 성전으로하는 인도의 지배적 종교'라고 힌두교를 평가하기엔 그들에게 힌두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가벼워보이기까지 한다.
카스트란 인도 발전의 저해요인이 되기도 했지만 그 뿌리깊은 연원 때문에 아직도 인도사회를 지배하는 여러가지 사회적 성격중의 하나로 남아있다. 이미 겉으로는 많이 사라졌고 인도헌법에서 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제도이지만 그들의 생활내부에 이미 자리잡은 이 독특한 그들만의 신분제도는 정치세력으로도 또는 사회의 압력단체로 남아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하층민들은 그들 나름대로 이 제도를 이용 여러가지 혜택을 받으려 하는 등의 모습이 계속해서 이어지기에 아마도 인도사회에서 카스트가 없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보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인도에는 소가 많다. 전세계 소의 1/4인 자그만치 3억3천만 마리가 있으며 그중 1억2천만마리가 길거리를 떠도는 부랑우라고 한다.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이 수치는 놀랍기만 하다. 인도의 거리 곳곳에 지금도 이 소들이 활보를 하고 다닌다는 것이다. 인도를 지배하는 힌두교에서 암소는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매개체 이기에 이 소들은 인도내에서 천사와 같은 신성한 위치를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성우숭배를 바탕으로 소에 대한 도살금지가 선포되었으며 소를 도살하는 행위는 인도사회에서 아직도 가장 금기시 되는 최대의 죄악으로 규정되어 있다. 늘상 쇠고기를 먹어대는 우리들의 입장에서는 이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 책을 보면서 그들의 소에 대한 사랑을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은 기회일 것이다.
인도는 이제 그 엄청난 잠재력을 세상바깥으로 표출해 내고 있다. IT분야로 시작된 인도의 과학기술은 이미 후진국의 그것을 넘어선지 오래이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강국들은 저마다 앞다퉈 인도로 달려가고 있다. 그것은 각국의 이해관계가 다르긴 하지만 주도적인 세계경제의 패권을 쥐기위해 인도의 협력을 구하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의 견제를 벗어나기 위해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지역 옛소련 연방국가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인도와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이야기할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인도의 지성 타고르이다.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 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였던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언제 들어도 행복하기만한 구절들이다. 이제 인도에서 한국의 투자는 외국 투자국들 중 4~5위권을 기록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져있다. 많은 한국인들이 방문하고 싶은 나라로 인도를 꼽고 있으며, 인도인들 역시 한국을 기회의 땅으로 여기고 있다고 한다. 그들에게 우리는 이미 '잘사는 나라'로 인식되어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들과 우리의 문화가 다른 것은 당연하다. 그들이 지저분하건 손으로 밥을 먹건 그것은 그들의 문화이다. 그러한 문화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마음가짐이 인도를 바로 볼 수 있는 시작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책의 말미에는 인도의 명상에 대해 조언해 주기도 한다. 인도가 결코 낭만적이기만 한곳은 아니며 엄연히 사람들이 살아가며 부딪히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우리와 똑같은 곳이기에 어떤 철학적 계시를 위해 인도까지 갈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한다.
꼭 종교적 이유가 아니더라도 다분히 매력적인 인도를 방문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마지막으로 인도여행에 대한 사전지식을 담고 있는 "인도에 간다!"는 인도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살아있는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무분별한 돈과 시간의 낭비를 막는 인도에 대한 좋은 여행지침서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인도에 대한 모든것이 담겨져 있는 책이다. 인도의 문화, 경제, 사회, 그리고 인도인의 생활방식까지도. 그러나 무엇하나로 규정지을 수 없는 것이 그들의 문화이고 힌두로 대표되는 그들의 정서도 쉽게 이해 할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머언 미지의 대륙 인도에 대한 것을 이해하고 다가서는 그 시작으로 이책은 다시 없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다. 막연한 동경을 이제 현실의 눈을 뜨고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