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스 내 영혼의 지도 - 잉카인이 쓴 페루 여행의 초대
호르헤 루이스 델가도 지음, 이정아 옮김 / 담담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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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 위치한 페루는 15세기 스페인의 침략이후 그들의 식민지가 되면서 서방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한다. 빛나는 잉카제국의 후예들은 스페인어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그들의 언어를 잊어가고 있지만 스스로를 태양의 자손이라는 믿는 그들에게서 그러한 잉카의 영적 전통은 수세기를 거쳐 오는 과정에서도 잊혀지지 않고 남아 그들의 정신세계를 받쳐주는 보이지 않는 힘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주민으로 태어났지만 현대적 교육을 받고 도시에서 자란 호르헤 루이스 델가도 역시 스페인의 관점에서 기술된 역사를 배우고 필요한 만큼의 잉카에 대해서만 학교교육을 받고 자라난다. 그저 앞으로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만 생각하던 그는 우연히 관광가이드 일을 하게 되면서 조금씩 잉카제국에 대해 흥미를 갖기 시작한다. 어느 바위문에서 신비한 체험을 하게 되면서 그는 서서히 차까루나라고 불리우는 '다리 역할을 하는 삶'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것은 어떤 한 의식 상태에서 다른 의식 상태나 다른 영역으로 건너가게 도와주는 사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책 <안데스 내 영혼의 지도>는 호르헤 루이스가 관광 가이드를 시작하면서 어느 순간 영적인 교감을 받고 또한 이를 거부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길이라 여기고 묵묵히 잉카인으로서의 영적인 전달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기술한 책이다.

 

그는 차까루나라고 하는 영적인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없으며 그러한 자신의 의지 또한 없던 평범한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이 책에서 서술된 것처럼 그는 그러한 자신의 영적여정을 통해 진정한 잉카의 정신을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 페루와 볼리비아에 걸쳐있는 거대한 호수인 띠띠까까호를 삶의 터전으로 여기고 이왕 시작한 가이드 일을 좀 더 과학적인 측면의 관광가이드로 접근하려던 호르헤 루이스는 씨유스따니라는 티티까까호의 반도에서 잉카의 십자가로 불리는 차까나의 세 세계를 상징하는 형상을 보고 경와감과 흥분에 휩싸인다. 그리고 곳곳에 있는 영적인 스승들을 통해 진정한 자아란 이미 우리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는 이야기 한다. 그저 우리의 영혼과 자아는 하나이며 우리는 그렇게 매일 자아와 영적실체를 체험할 수 있다고...

 

"네 운명을 되찾은 이 순간을 항상 기억해라. 앞으로 무지개를 보면 너는 신의 구체적인 모습이며 태양뒤에 있는 태양인 아뚠 인띠의 독자적인 빛임을 인정해라."

호르헤 루이스가 마추삑추에서 영적인 교감을 느끼는 장면이다. 그저 감정이 빠르게 밀려들고 튼튼하고 강해진 느낌과 함께 몸이 가벼워짐을 느낀다. 그리고 그는 감각과 사고에서 벗어나 진정한 영적자아를 체험하게 된다. 그는 그러한 존재 상태를 자신의 감각과 사고를 뛰어 넘어 신과 영원히 어어져 있는 느낌이라고 표현한다.

 

우리는 이 책에서 호르헤 루이스의 개인적 체험을 통해 잉카인이 안내하는 잉카제국에 대한 이해에 접근하게 된다. 그것은 단순한 관광차원의 그것이 아니기에 보기보다 쉽지 않음을 느낀다. 아마도 우리가 타문화나 타종교에 쉽게 동화되기 힘든 것 처럼 잉카의 정신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은가보다. 그래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조금은 어려운 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가 느꼈던 그 깨달음과 자아의 발견을 따라가며 페루와 잉카 그리고 안데스라는 문화와 문명을 이해하는 길잡이가 되기에는 충분하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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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9-05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에는 그냥 아름다운 여행지를 볼 수 있는 여행책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착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상상했던 것 이상의 모습을 경험하게 해주는 책이군요.

재퍼 2007-09-06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렇더군요. 저 역시도 단순히 페루를 안내하는 가이드북인줄 알았습니다. 잉카의 유적 에서 느끼는 영적인 만남이라는 조금은 어려운 주제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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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체니 지음, 임유진 옮김 / 알마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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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
정성일 외 지음 / 작가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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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던라이츠
호시노 미치오 글.사진, 김욱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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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는 흔히 미지의 땅이며 또한 기회의 띵으로 불리운다. 그리고 그 역사는 막 몰락하기 시작한 제정러시아가 궁핍한 재정을 극복하기 위해 1867년 720만 달러에 미국에 매각하면서 미국의 49번째 주가 되면서 부터 시작되었다. 그 버려진 땅엔 오직 알래스카 원주민인 에스키모만이 살고 있었으며 그들은 그렇게 그런 역사의 부침과는 상관없이 그들의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알래스카가 개방되고 알래스카에는 외지인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들은 골드러시라는 손에 잡힐듯한 꿈을 찾아 이 먼곳으로 찾아온 이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순간의 바람처럼 그들은 사라져가고 알래스카에는 정말 그 땅을 사랑하고 그 땅의 위대한 진리를 아는 사람들만이 남는다. 이 책 <노던 라이츠>의 저자인 호시노 미치노 역시 그들중의 한사람이다. 그는 대학 재학시 알래스카의 한 마을에서 에스키모 일가와 여름 한철을 보내게 된것을 계기로 졸업 이후 알래스카에 정착하게 된다. 이 책은 그가 이렇게 알래스카만의 매력에 빠져 그곳에 살게 되면서 자신의 의지만으로 알래스카를 지켜나가는 사람들에 대해 기록한 책이다.  
 
이 책은 그렇게 알래스카의 자연보다는 그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맟춘 기록이다. 호시오 미치오는 알래스카를 영원히 지키고 있을것만 같은 두 명의 여전사 셀리아 헌터와 지니 우드와 세대를 뛰어남는 만남을 지속한다. 2차대전에 공군조종사로 참전했던 알래스카 최초의 여성파일럿이었으며 환경운동가였던 셀리아와 헌터는 알래스카의 위대한 지킴이이라 불러도 손색 없을 듯 하다. 그렇게 항상 같은 자리에서 때로는 능동적으로 때로는 조용히 그자리를 지키고 있기도 하다. 또한 영원히 알래스카를 떠나버리게 되었지만 핵실험이 거론되던 알래스카에서 그 '채리엇 프로젝트'를 중단시킨 빌 프루이트 또한 미치오가 만난 알래스카의 산증인이기도 하다. 그렇게 이 책에는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운명을 알래스카에 맡긴채 살아간다. 

노던 라이츠는 오로라, 즉 알래스카의 끝없는 밤하늘을 감싸며 빛나는 북극광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 책에서 미치오가 말하는 노던 라이츠란 그렇게 알래스카에 운명적으로 이끌리고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 눈부신 설산, 그리고 끝없는 얼음과 바람과 숲으로 이루어진 광활한 벌판을 사랑해 그 땅에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을 의미한다. 아마도 미치오는 그들에게서 북극광처럼 빛나는 열정을 느꼈던 것 같다. 

미치오는 알래스카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모두 공통의 목표를 가진 채 알래스카에서의 생활을 영위해 나갔다. 그것은 칠흑같은 어두움을 밝혀준 희망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미치오는 그들과의 만남에서 알래스카의 미래를 지키는 희망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들의 자녀세대들을 통해 그 희망의 모습들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그들은 그렇게 알래스카의 곳곳에서 새로운 빛을 좇아가고 있을 것이다. 

미치오는 말한다.
"계속해서 알래스카를 여행하고 싶다. 알래스카가 새 시대의 희망으로 선택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그들과 함께 여행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알래스카의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알래스카 뿐 아니라 인류의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가 각자의 삶에서 무엇인가를 체념하기도 하고 또한 무엇인가를 선택하기도 한다. 단지 무언가를 포기하고 대신 다른 선택을 해야 하는 선택의 시기가 일생중 몇번은 도래한다는 것이다. 미치오가 말했던 것 처럼 알래스카역시 우리들 인간처럼 흘러가는 시대속에서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시기가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선택에 있어 이제 알래스카는 그 땅을 지키는 그 땅의 사람들과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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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1 - 그랜드 얼라인먼트의 아이들
박정호 지음 / 피스토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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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만들어낸 모든 책을 통틀어 가장 많이 팔렸다는 책이 바로 성서다. 그만큼 성서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고 인류의 삶속에 많은 영향을 끼친 책이기도 하다. 성서는 어느 특정 종교의 경전이란 이미지보다는 인간의 삶의 역사이기도 했으며 또한 인류의 앞날을 예언하는 예언서이기도 했다. 그렇게 인류의 미래에 대한 메세지를 전하고 있는 부분이 성서의 '요한계시록'이며 우리 인류는 요한계시록의 문구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그 비밀을 밝히려 노력해 왔다. 그러한 인간의 의지는 수없는 예언과 소설을 탄생시켰고 그 원초적 도전은 바로 인간의 내일에 대한 호기심이었을 것이다.

 

박정호의 소설<세인트>는 이렇게 원초적인 인간의 의구심에서 부터 출발한다. 이 책의 소개문구에는 '누구도 알지 못했던 성서의 비밀 그리고 인간에게 발각된 신의 치명적 약점'이라는 대목이 있다. 물론 책이 이 한권으로 끝나지 않고 연작으로 4,5권까지 이어진다니 전체적인 그 비밀에 대해서는 접근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소설 최초의 접근은 그랜드 얼라인먼트라는 인류역사에 존재하지 않던 별자리를 타고 난 특별한 인물이 예수였고 2천년이 지나 그 별자리가 다시 형성되면서 그때와 같은 위대한 선지자가 다시 재림한다는 발상에서 시작한다.

 

노벨 의학상을 2번이나 수상했을 정도로 저명한 세계적인 생명공학자 미하엘 라킨은 이러한 사실을 미리 깨달아 그랜드 얼라인먼트가 다시 일어나는 쥐라산맥의 한켠에 제네시스라는 연구소를 건립하고 그 위대한 선지자를 인간복제를 통해 인공적으로 배양하기에 이르른다. 인큐베이터에 배양된지 3개월이 지난 153인의 아이중 바로 지그프리트 폰 라인하르트라는 긴 이름을 가진 아이가 있고 그 아이 부모의 유전자는 아돌프 히틀러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짜르트이다. 인류의 역사에 반하는 라킨의 행위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CIA는 즉각 반대적인 결정을 하고 그들을 모두 없애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두 명의 CIA요원 즉, 이 소설의 중심인물인 크리스토퍼 아레스와 미스테리한 인물인 케이브를 동원하고 한국군 UDU를 투입해 '헤롯의 질투'라는 작전하에 제네시스에 몰래 잠입하여 결국 연구소를 모두 파괴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라킨은 릴리스라는 연구원과 라인하르트를 비롯한 19명의 아이와 함께 탈출하는데 성공하고 구소련의 체르노빌 핵연구소로 이동한다.

 

그랜드 얼라인먼트가 발현된 쥐라산맥에 있던 사람들의 흔적을 쫓아 한국에 온 아레스는 CIA 최고의 요원인 케이브를 바라보며 경외의 눈길을 보낸다. 그러나 케이브는 그러한 눈길을 보내는 아레스에게 헤어짐을 상징하는 덕수궁 돌담길가에서 이야기 한다.

"자네는 나와 헤어져도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될거야. 세상의 끝이 다가 오는 날, 세상이 온통 절망에 빠지는 날, 자네가 살아남아 세상의 주관자와 맞서게 된다면 땅 끝으로 찾아와, 그 끝에 내가 서 있을테니."

라킨에 대한 계속된 CIA의 공격은 체르노빌까지 이어지고 마침내 핵연구소까지 진입하는데 성공하나 그들을 막아서는 자가 있고 그 단한사람에 의해 아레스와 CIA의 공격은 실패하게 된다. 

 

예수가 골고다언덕에서 처형될 때 그의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 그의 심장에 칼을 꽂았던 사람이 있다. 그는 로마의 십인대장 마테우스라는 사람으로 결국 그자리에서 성서의 저주를 받고 다시 예수가 재림하기 전까지 죽을 수 없는 운명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러한 운명과 재림하는 예수, CIA 케이브의 비밀, 라인하르트와 라킨의 도전 등은 이후에 계속되어질 이야기이다. 그래서 이어지는 이 소설의 재미가 배가 되는것도 같다. 어느것 하나 시원하게 밝혀지지 않고 많은 궁금증만을 남긴채...

 

작가가 불경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했던 이 내용들은 성서에 숨겨진 이야기라기 보다는 성서를 둘러싼 인간의 호기심이 빚어낸 결과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한한 인간의 지적 호기심에서 출발한 공상같은 이 소설은 그래서 더 흥미를 유발하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성서라는 그 성역에 접근해보는 재미 또한 느껴지는 이 소설에 대해 다음번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아마도 그 때문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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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의 날씨
볼프 하스 지음, 안성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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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기발한 발상으로 구성된 독특한 소설이다. 소설책 한권을 놓고 인터뷰를 나누는 그 소설의 작가와 여기자 그리고 그들의 인터뷰는 소설의 끝까지 계속된다. 이를테면 그들이 나누는 인터뷰속에 또 하나의 소설이 자리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독일의 작가 볼프 하스의 <15년 전의 날씨>는 이러한 독특한 구성 자체로도 관심을 끌만한 작품이다.

불프 하스와 여기자의 재치있는 만담형식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어느 날 '베텐, 다스'라는 TV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해 누구도 관심을 갖지않는 오스트리아 산골마을의 15년간 날씨를 모두 기억하고 내기왕에 오른 비토리오 코발스키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작가인 불프 하스는 내기왕이 되었지만 무미건조한 엔지니어링 일을 하고 있는 코발스키에게 관심을 갖고 뭔가 낭만적인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갖게 된다. 그러나 누구도 그가 왜 유독 파르마흐라는 지역의 날씨에 집착하는지 알지 못한다. 그것은 15년전 일어났던 사건으로 인한 것이었고 그 기억속에는 아니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잊을 수없는 사건이 흐른 15년 후 코발스키는 아니의 초대장을 받아들고 그녀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파르마흐를 방문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처음 듣게 된 소식은 바로 아니의 결혼 소식이었다. 그리고 그 상대자는 하필이면 어려서부터 늘 코발스키를 괴롭혔던 루키였다. 문득 코발스키는 15년전의 사건을 떠올리게 된다. 그 여름 폭풍우가 몰아치던 밀수꾼의 창고 그곳에서 코발스키와 아니는 불륜을 목격하게 되고 그리고 그 사고로 누군가의 목숨이 희생된 후 코발스키와 아니는 더 이상 만나지 못했음을 떠올리게 된다. 아니를 잊지못하고 있지만 그들의 15년전 은밀한 만남때문에 누군가가 목숨을 잃었던 사건에 대한 죄책감을 이지 못하고 괴로워 하던 코발스키는 아니를 보내주기로 결심하고는 파르마흐를 떠나기 전 그녀와의 15년전 추억이 있는 밀수꾼의 창고를 다시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 15년전의 회상에 잠겨잇던 코발스키는 발을 헛디뎌 지반이 매몰되는 사고를 당하고 만다. 그러나 그 창고 속에서 코발스키는 15년 전 사건의 단초를 발견하고는 아니의 결혼식을 막으려 혼신의 힘을 쏟는다. 성당에서 시작되는 아니의 결혼식과 코발스키의 상황이 오버랩되면서 상황은 극적 긴장을 자아내게 된다.

"아니의 웨딩드레스가 가장 아름다운 조명 아래에서 빛나고 잇는 동안에, 비토리오가 머리에 쓰고 있는 전등의 불빛은 밀수꾼 창고의 어둠속에서 그가 밀리미터씩 전진하는 순간마다 약해지고 있었습니다."

코발스키는 생각한다. 바닐라 빛 드레스 아래 가냘프기만 했던 아니의 목선과 아름다운 아니의 모습만을...

결혼식이 시작되는 시간, 그리고 아니가 "예"라고 대답하는 순간까지 코발스키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마침내 아니가 결혼서약에 "예"라고 대답해야 하는 순간 코발스키는 동굴내 있는 폭탄을 이용해 동굴의 무너뜨리고 엄청난 굉음과 함께 결혼식은 중단된다.

"비토리오 코발스키는 병원에서 깨어나고 ,드디어 아니의 첫키스를 받게 된다. 그가 15년 동안 작업을 해왔던 키스를..."

특이한 형식 만큼이나 끝부분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이해가 쉽지 않았으며, 둘의 대화 도중 너무나 많은 곁가지로 인해 소설속의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부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물론 인터뷰중의 대화로 소설내용을 전달하려 했던 기법은 나름대로 참신하기도 하고 새로운 시도이긴 했지만 집중력이라든가 작가의 의도가 잘 드러나지 않는 연결을 보며 웬지 쉽게 술술 읽어내려 가는 류의 소설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독일어권내에서 극찬을 받고 있는 소설가 볼프 하스의 국내 첫 소개작이라는 이 작품 <15년 전의 날씨>은 어떻게 보면 추리작품 같은 면을 보이기도 하며 , 마지막 둘의 키스장면을 연상해 본다면 길고긴 연애담이라고도 할 수있을 것이다. 또한 소설속의 볼프 하스와 여기자간의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 때문에 더더욱 미련이 남는 작품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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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8-30 1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