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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1 - 그랜드 얼라인먼트의 아이들
박정호 지음 / 피스토스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인간의 만들어낸 모든 책을 통틀어 가장 많이 팔렸다는 책이 바로 성서다. 그만큼 성서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고 인류의 삶속에 많은 영향을 끼친 책이기도 하다. 성서는 어느 특정 종교의 경전이란 이미지보다는 인간의 삶의 역사이기도 했으며 또한 인류의 앞날을 예언하는 예언서이기도 했다. 그렇게 인류의 미래에 대한 메세지를 전하고 있는 부분이 성서의 '요한계시록'이며 우리 인류는 요한계시록의 문구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며 그 비밀을 밝히려 노력해 왔다. 그러한 인간의 의지는 수없는 예언과 소설을 탄생시켰고 그 원초적 도전은 바로 인간의 내일에 대한 호기심이었을 것이다.
박정호의 소설<세인트>는 이렇게 원초적인 인간의 의구심에서 부터 출발한다. 이 책의 소개문구에는 '누구도 알지 못했던 성서의 비밀 그리고 인간에게 발각된 신의 치명적 약점'이라는 대목이 있다. 물론 책이 이 한권으로 끝나지 않고 연작으로 4,5권까지 이어진다니 전체적인 그 비밀에 대해서는 접근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소설 최초의 접근은 그랜드 얼라인먼트라는 인류역사에 존재하지 않던 별자리를 타고 난 특별한 인물이 예수였고 2천년이 지나 그 별자리가 다시 형성되면서 그때와 같은 위대한 선지자가 다시 재림한다는 발상에서 시작한다.
노벨 의학상을 2번이나 수상했을 정도로 저명한 세계적인 생명공학자 미하엘 라킨은 이러한 사실을 미리 깨달아 그랜드 얼라인먼트가 다시 일어나는 쥐라산맥의 한켠에 제네시스라는 연구소를 건립하고 그 위대한 선지자를 인간복제를 통해 인공적으로 배양하기에 이르른다. 인큐베이터에 배양된지 3개월이 지난 153인의 아이중 바로 지그프리트 폰 라인하르트라는 긴 이름을 가진 아이가 있고 그 아이 부모의 유전자는 아돌프 히틀러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짜르트이다. 인류의 역사에 반하는 라킨의 행위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CIA는 즉각 반대적인 결정을 하고 그들을 모두 없애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두 명의 CIA요원 즉, 이 소설의 중심인물인 크리스토퍼 아레스와 미스테리한 인물인 케이브를 동원하고 한국군 UDU를 투입해 '헤롯의 질투'라는 작전하에 제네시스에 몰래 잠입하여 결국 연구소를 모두 파괴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라킨은 릴리스라는 연구원과 라인하르트를 비롯한 19명의 아이와 함께 탈출하는데 성공하고 구소련의 체르노빌 핵연구소로 이동한다.
그랜드 얼라인먼트가 발현된 쥐라산맥에 있던 사람들의 흔적을 쫓아 한국에 온 아레스는 CIA 최고의 요원인 케이브를 바라보며 경외의 눈길을 보낸다. 그러나 케이브는 그러한 눈길을 보내는 아레스에게 헤어짐을 상징하는 덕수궁 돌담길가에서 이야기 한다.
"자네는 나와 헤어져도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될거야. 세상의 끝이 다가 오는 날, 세상이 온통 절망에 빠지는 날, 자네가 살아남아 세상의 주관자와 맞서게 된다면 땅 끝으로 찾아와, 그 끝에 내가 서 있을테니."
라킨에 대한 계속된 CIA의 공격은 체르노빌까지 이어지고 마침내 핵연구소까지 진입하는데 성공하나 그들을 막아서는 자가 있고 그 단한사람에 의해 아레스와 CIA의 공격은 실패하게 된다.
예수가 골고다언덕에서 처형될 때 그의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 그의 심장에 칼을 꽂았던 사람이 있다. 그는 로마의 십인대장 마테우스라는 사람으로 결국 그자리에서 성서의 저주를 받고 다시 예수가 재림하기 전까지 죽을 수 없는 운명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러한 운명과 재림하는 예수, CIA 케이브의 비밀, 라인하르트와 라킨의 도전 등은 이후에 계속되어질 이야기이다. 그래서 이어지는 이 소설의 재미가 배가 되는것도 같다. 어느것 하나 시원하게 밝혀지지 않고 많은 궁금증만을 남긴채...
작가가 불경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했던 이 내용들은 성서에 숨겨진 이야기라기 보다는 성서를 둘러싼 인간의 호기심이 빚어낸 결과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한한 인간의 지적 호기심에서 출발한 공상같은 이 소설은 그래서 더 흥미를 유발하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성서라는 그 성역에 접근해보는 재미 또한 느껴지는 이 소설에 대해 다음번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아마도 그 때문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