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람 알레이쿰, 아프간 - '저주'와 '희망'의 땅에서 평화를 준비하다
채수문 지음 / 바이북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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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온 국민의 눈과 귀를 한데 모으는 사건이 발생한다. 사막과 내전만이 가득한 저주의 땅이라는 아프카니스탄에서 탈레반이라는 무장조직에 의해 벌어진 한국인 납치사건은 우리 국민들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경악시키는 사건이 된다. 뜨거웠던 여름 값비싼 희생을 치르고서야 사건은 정리가 되었지만 아프카니스탄이라는 나라는 그렇게 우리에게 더욱 고난과 고통의 땅이라는 이미지 이미지만을 남긴채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그 생과사가 공존하는 공간에서 직접 그들과 부딪히며 그러한 험난함 속에서도 그들의 삶을 함께했으며 희망을 엿보았고 평화라는 내일을 준비했던 한국인이 있었다. 그가 바로 이 책 <살람 알레이쿰 아프칸>의 지은이 채수문 전 육군중령이다. 그는 2003년 1월부터 1년여동안 아프칸주둔 유엔대표부 군사고문단장으로 정부가 수립되는 혼란한 상황에서 각 군벌들의 무장해제를 돕기도 하고 빈번히 충돌하는 그들을 중재하기도 하며 때로는 주민들의 인권유린을 감독하기도 하는 바쁜 나날을 보낸다. 이 책은 그렇게 그가 아프칸에서 보냈던 숨가쁜 일정의 기록이다. 그리고 그 기억들은 혼란만이 존재하던 그 땅에서 그가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체험했던 생생한 현장의 기록이기도 하다.

 

전쟁이 살아숨쉬는 땅 그것은 저주의 땅이었다. 그는 아프칸에 부임하던 비행기아래로 보이던 모래사막, 불에 탄 듯한 산등성이와 골짜기등을 보면서 가장 먼저 저주라는 단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아프칸 역시 소련의 아프칸 침공이후로 국제세계에서 버려진 땅, 그저 테러와 내전만이 공존하는 희망이 없는 땅이었다. 인류의 역사속에서 단하루도 전쟁이 없는 날이 없었을 것이다. 전쟁은 생존과 파괴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권력과 이념이라는 수단을 실현시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또한 인류의 구제와 자위라는 열강들의 부딪힘이 있는 것이 바로 전쟁이다. 우리가 과거 그러한 길을 겪었고 또한 그 아픔을 치유하는데 너무나 오랜 세월이 걸렸기에 그 누구보다도 전쟁이 주는 그 공포감과 공허함을 알고 있을 것이다. 아프칸이라는 곳은 그러한 모든 아픔이 현재에도 공존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를 무릅쓰고 그 전장에 우리의 병사를 파견하는 정당성이 존재하기도 한다.

 

책 속에는 다양한 모습들의 아프칸 사람들의 생활이 소개되고 있다. 오리 한마리 때문에 두 마을에 서로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하고 겨우 안정이 되었다고 생각한 곳에 새로운 총성이 울리기도 하며 지역의 유력한 군벌의 아들이 어이없이 살해당하기도 하는등 여전히 전쟁의 공포가 살아 숨쉬는 어두운 곳이기도 하다. '아프칸 사람의 땅'이라는 뜻을 가졌다는 아프카니스탄, 전쟁후의 폐허와 상흔만이 남아있지만 분명 그 땅에도 희망을 꿈꾸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비록 기나긴 절망과 가난이라는 아픔만이 공존하고 있지만 그들은 천막밖에 없는 맨바닥 교실에서 바닥에 글씨를 쓰며 내일을 꿈꾸는 아이들이 있고, 카불에서 보았던 껌팔이 소녀 카리니의 장사수완처럼 희망이 살아나고 있는 땅이기도 하다. 또한 부르카속에 짙은 화장을 한 아프칸 여인들의 아름다움이 살아있고 그것은 30년만에 미인대회에 참가하여 아프칸여인들의 아름다움을 서방에 알리는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기도 한다. 사마드자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녀는 비록 아프칸 입국을 거부당하기도 했지만 카메라 앞에서 당당히 이야기한다.
 

"아프카니스탄은 정말 아름다운 나의 조국입니다. 올바른 교육제도와 경제체제를 발전시켰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세계 어디서든지 아프카니스탄 여권을 내밀때 자부심을 가질수 있었으면 해요."
당당한 그녀처럼 아프카니스탄도 변화하고 있다. 잘못된 전통과 오래된 종교관습은 보수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막혀있기도 하지만 그렇게 그들은 세상을 향해 새로운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당분간 아프칸에서 한국인의 구호활동은 볼 수가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 열사의 땅에서 흘린 한국인들의 땀방울과 자취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들이 어떠한 목적으로 갔든 그곳에서는 모두 사랑을 베푸는 봉사를 몸으로 보여주었고 한국인이라는 긍지를 잊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도 찾지않는 오지를 찾아 사랑을 실천했고 그들에게 진정으로 다가서려 했던 이들이 바로 한국인이었다고 한다. 저자는 그것을 숭고함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또한 그것이 영웅주의든 다른 목적이 있어서였건 우리는 아름다움과 사랑이라는 마음을 실천했으며 이제 우리는 그것을 돌아보며 새로운 사랑을 준비하여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것이야말로 그 땅에서 사라져간 사람들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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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동화 행복한 세상 6 - 마음의 창을 여는 싱그러운 느낌표 하나! TV동화 행복한 세상 6
박인식 지음 / 샘터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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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사랑과 행복이라는 어쩌면 그리 커다랗지도 않은 작은 소망을 갖고 세상을 살아나간다. 하나하나의 작은 사랑과 행복은 그렇게 우리에게 희망이 되고 다시 그것은 우리들을 이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가는데 힘을 주는 에너지원이 되기도 한다. 바쁘고 정신없는 현대 도시인들에게는 어쩌면 작은 여유조차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과 행복이라는 꿈을 쫓으며 가족과 이웃과 함께 오늘도 내일이라는 희망을 바라보며 힘을 얻는다.

 
TV화면에 비춰지는 우리들의 사회는 남을 속이고 때로는 끔찍한 살인, 사고가 일어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아름다운 사랑과 희망의 모습이 보여지기도 한다. 늘 이금희 아나운서의 정겨운 목소리가 떠오르는 'TV동화, 행복한 세상'이 바로 그런 프로그램중의 하나일 것이다. TV화면에서 만나는 애니메이션과 따뜻한 목소리는 언제나 우리의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짓게 한다. 그리고 짧았던 그 감동은 책으로 엮여져 벌써 여섯번째 감동을 우리에게 여운으로 남겨준다. 잠깐의 짧은 이야기속에는 우리들의 자화상이 비춰진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들에게 어떻게 세상을 살아나가는 것이 올바른 방향인지 일깨워주기도 한다. 그것은 어쩌면 그안의 이야기들이 하나하나  우리들의 일상에 녹아들어있는 이야기들이기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스쳐 지나가는 TV화면속의 'TV동화, 행복한 세상'과 책으로 엮여진 <TV동화, 행복한 세상>은 어쩌면 그리 큰 차이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짧았지만 진한 여운들은 책 속에서 세상과 다시금 만날수 있기에 그 생명력을 더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책을 접하게 되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가족과 이웃들에 대한 반성이고 또한 그것은 보다 남을 사랑할줄 아는 방법을 알려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책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할아버지의 제사상에 돼지저금통을 갈라 할아버지 생전의 사랑을 되갚으려는 어린 손녀의 마음부터 늘 사람들에게 유죄판결을 내리던 판사가 요리사가 되어 작은 기쁨을 이웃들에게 선사하는 이야기까지 우리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보게 하는 의미있는 만남의 시간이기도 했다.

 

사랑은 어쩌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언제나 내 곁에 말없이 서서 날 지켜주는 부모님의 사랑처럼 세상은 아직 너무도 따뜻함이 넘쳐나는 곳이다. 하지만 미처 우리가 깨닫고 있지 못하기에 우리는 불행하다고도 생각하며 세상에 덩그러니 홀로 놓여 있다고도 생각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의 감동을 기억하는 순간만은 모두가 행복이라는 편안함을 느끼는 그런 시간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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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지배하는 미디어 브랜드 - 그들은 어떻게 스스로 성장하는가?
마크 턴게이트 지음 / 프리윌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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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매일 정보의 홍수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우리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들중에서 실제 우리가 받아들이고 직접적으로 접하는 정보는 그리 많지 않다고 볼수도 있다. 그것은 아마도 인간이 이루어낸 여러가지 혁명적인 변화중의 하나인 인터넷이라는 쌍방향성 매체의 등장때문이라고도 볼 수있을 것이다. 이전시대까지 우리는 세계적인 미디어들에게 그 대부분의 정보를 의지하며 일방적인 소식을 듣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 현재에나 그 끈질긴 생명력을 토대로 끝없이 진화하며 여전히 자신의 위치를 지켜나가고 있는 미디어 기업들이 존재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그렇게 자신을 자리를 지켜나가는 것 뿐만 아니라 끝없이 성장하며 어쩌면 세상 그 어느것보다도 오히려 빠르게 변화를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의 저널리스트 마크 턴게이트가 쓴 <세계를 지배하는 미디어 브랜드>는 그러한 세계적인 미디어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제품이라 할수 있는 뉴스와 정보를 어떠한 방법으로 일반 대중들에게 효과적으로 광고하고 판매하며 그들의 수입원을 창출해내는지에 대한 리포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왜 늘 같은 신문을 구독하고 같은 잡지와 매번 똑같은 TV채널을 선택하는지 알아보는 과정이다. 또한 끊임없이 새로운 미디어들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가운데에서도 그들이 생존했던 원천이 무엇이었는지 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

 

 

테드 터너의 꿈이기도 했던 세계적인 뉴스제국의 꿈은 이라크전을 통해 세상에 그 모습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게 된다. 전쟁이라는 장면을 실제로 목격하지 못했던 전세계의 시청자들에게 생생한 뉴스 그대로의 모습 그리고 전혀 미국의 관점이 아닌 뉴스는 살아있는 현장을 전해주는 CNN이라는 뉴스채널의 진면목을 시청자들에게 전해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것은 새로운 관점으로 세계인의 감정을 담아내는 뉴스가 된다. 영국의 BBC월드는 그러한 CNN의 대항마로서 국경없는 편협성을 갖고 세계인에게 다가서고 있다.

 

80년대 인기 코미디프로그램이었던 '쇼 비디오 자키'의 끝자락엔 어김없이 뮤직비디오가 방영되었다. 이전까지 뮤직비디오라는 매체는 그리 쉽게 접할수 있는 매체는 아니었기에 그 반향은 매우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것이 아마도 M-TV의 영향이었다고 생각한다. 폭발하는 젊은이들의 에너지는 젊고 활동적인 젊음의 문화로 거듭나고 모든 젊은이들의 공간을 활동적인 클럽으로까지 변화시키는 시대의 변혁을 몰고 오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에너지의 원천으로 지금도 그들은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점점 종이신문의 지배력은 줄어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더 이상 뉴스자체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 미디어브랜드의 신뢰를 판매한다고 볼 수 있다. 영국을 상징하는 '더 타임즈'는 세계 최고의 저널리즘, 그리고 신뢰받는 브랜드라는 사실을 그들의 커다란 명성과 긍지로 여기고 있다. '뉴욕 타임즈' 역시 성공적인 미디어브랜드로서의 진실성과 권위 그리고 신뢰를 최대의 가치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이와 대비되는 특화된 경제신문인 '월스트리트저널'이나 '파이낸셜 타임즈'는 경제라는 자신들의 분야에서 차별화를 통한 자신들만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다. 그것은 고급정보라는 자신들만의 룰을 찾아 고객들에게 분석하고 설명하는 자신들만의 방법을 찾아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적인 잡지들은 일찍부터 글로벌화를 채택해 세계 각국에 자신들의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80년대 대학생들의 뒷주머니에 꽂혀 시대의 상징으로 불리기도 했던 '타임'을 필두로 '이코노미스트', '내셔날 지오그래픽', '보그', '플레이보이'에 이르기까지 한국어판이 발행되고 있다. 때로는 진정한 의미의 정보전달에서 때로는 우리가 꿈꾸던 세상으로 안내하는 인도자의 입장으로 그들은 우리에게 다가왔고 지금도 우리곁에 자리하고 있다. 토끼머리로 대변되는 '플레이보이'는 어느 순간부터 인간본성에 도전하는 도발적인 모습으로 접근했지만 현대 대중문화에 그들이 남긴 유산은 대단한 것으로 우리들 기억에 남아 있으며 그들 역시도 끝없이 진화하는 모습으로 독자들을 여전히 만나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많은 미디어브랜드들은 많은 시대적 격랑과 파고를 헤치고 살아남은 승자들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앞으로도 영원히 살아남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그들이 지금껏 생존해왔고 앞으로도 생존의 첫번째 원칙으로 공통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이 바로 신뢰라는 것이다. 그들이 그렇게 신뢰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다변화되고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인터넷이라는 시대의 강자앞에 그들이 내세울수 있는 마지막 무기가 바로 신뢰라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그들의 상품 즉 브랜드를 팔고 있는 것이다. 마케팅의 기본이라 할수 있는 충성스런 고객들은 점점 줄어들어 가고 있지만 오랫동안 그들이 쌓아왔던 신뢰를 바탕으로한 상호존중이라는 고객들과의 연결고리는 이제 그들이 미디어라는 시장에서 그들을 지탱하는 받침대가 된다.

 

저자가 책의 말미에 써 내려간 맺음말은 그가 긴 취재기간을 정리하면서 그들이 생존해왔고 앞으로도 생존할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끊임없는 변화이며 독자와 시대가 요구하는 공통적인 메세지이기도 하다. 그들의 일관성만큼이나 유연하고 신속한 대처 그리고 자신만이 내세울 수 있는  특화된 품질이야 말로 그들이 말했던 신뢰만큼이나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그들의 상품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그들이 우리곁에 자리할수 있는 모든 힘의 원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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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서재지기님의 "[이벤트] 알라딘 서재 탐구생활 - 12월 28일 오늘의 퀴즈"

정답은 2번 <화제의 서재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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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구한 13인의 경제학자들 - 18세기 조선경제학자들의 부국론
한정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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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대한 관심은 예나 지금이나 모든 사람들의 첫번째 대상이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경제라는 막연한 실체가 먹고사는 것이라는 생계와 관련된 문제이기에 더욱 그러할 것이다. 철저한 신분제 사회였기에 양반을 중심으로 한 분배의 불합리는 늘 백성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농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또한 나라 재정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모든 세금역시도 그 주요 세원이 농민들이었기에 농민들의 삶은 더더욱 발전의 여지가 없는 것이 바로 현실이었다.

 

그러한 조선의 현실에서도 보다 이상적인 분배와 국가재정의 증대를 위해 개혁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자신의 사상과 경제이론을 세상에 내보인 경제학자들이 있었다. 그들이 꿈꾸던 이상과 꿈은 비록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은 바도 많지만 그들의 개혁적 이론들은 잠자고 있던 조선을 깨우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는 시대의 요구였으며 우리나라 근대 경제학의 새로운 움직임이기도 했다. 이 책 <조선을 구한 13인의 경제학자>들은 그러한 혼란과 격동의 시기를 지나 영정조 시기를 거치면서 조선의 실학이라는 커다란 흐름을 만들어낸 그들의 궤적을 쫓으며 그들의 이론과 사상이 당대와 후세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며 오늘의 우리에게 전하는 메세지는 무엇인가 알아보겐 인도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조선은 농업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대표적인 봉건왕조체제였다. 모든 사회시스템이 농업이라는 산업에서 출발하기때문에 토지에 관한 문제는 조선의 역대 어느왕이나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양반 지식인 계층의 관심이 집중되는 공통의 핵심문제이기도 했다. 그것은 토지에서 나오는 모든 생산물에 의해 나라의 재정과 백성들의 삶이 좌우되었기에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라는 커다란 아픔을 겪은 이후 체제의 개혁을 부르짖은 학자난 사상가들 역시도 모두 토지 소유 문제 그중에서도 토지겸병과 지주와 소작인과의 전통적인 폐단에 대해 최대의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그러한 시대의 흐름은 크게 중농주의학파와 중상주의학파라는 두가지 갈래로 크게 나눠볼 수 있다.

균전론이라는 토지개혁을 통해 자신의 경작지를 소유한 자영농이 나라의 재정과 국방을 담당하는 부강한 조선의 미래를 그렸던 반계 유형원과 모든 토지의 국가소유를 전제로 한 농업중심의 경제체제를 꿈꿨던 성호 이익, 그리고 유형원과 이익 등 이전 세대의 경제학자들이 제기한 토지 개혁론의 문제점과 실현 가능성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보다 현실성있는 자신만의 토지 개혁론인 여전제를 펼쳐보임으로서 이러한 농업중심의 경제체제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린 정약용 등은 중농학파라는 흐름의 하나로 자신들의 이론을 펼쳐보인다. 또한 사농공상에 따른 신분차별이 나라가 가난하고 백성이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양반상인론을 외친 유수원, <열하일기>를 통해 일찌기 사회경제 체재의 개혁, 과학기술의 도입, 생산도구와 시설의 개량이라는 이용후생을 중요하게 여긴 연암 박지원, 폐쇄적인 조선사회에 일찍이 문호를 개방하고 해외통상을 추진하자고 주장하며 소비가 미덕이라는 다소 시대를 앞서간 경제체제를 외쳤던 박제가등은 후자의 중상주의 계열이라고 볼 수 있다.

 

중농주의와 중상주의 학파라는 두가지 커다란 갈래는 토지개혁과 상공업의 발전을 중시했던 차이와 함께 중상주의 학파가 상업적 농업경영과 부농의 확산을 중시했던 반면 중농주의 학파는 토지분배와 자영농의 육성을 중요하게 여겼다는 차이를 보인다.또한 상공업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중상주의 학파가 자유로운 상공업발전과 해외에 눈을 돌릴 것을 주장한 반면 중농주의 학파는 국가가 통제하는 상공업활동을 중요시했다는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중농주의와 중상주의 모두 이전까지 성리학이라는 도덕과 윤리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던 당시의 조선사회에 보다 중요한 것이 물질적인 생활의 향상이라는 보다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접근으로 생각의 지향점이 전환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이 책에는 관료였지만 대동법을 통해 백성의 생업안정을 꿈꾸었던 김육, <규합총서>를 통해 가계경영능력이 국가 경제의 뿌리임을 주장했던 시대를 앞서간 여성 경제학자 빙허각 이씨, 책상머리에서 벗어나 전국 방방곡곡의 현장을 답사하면서 각 지역별로 경제발전을 추진할수 있는 특성화전략을 추진했던 <택리지>의 이중환등도 새로운 사고의 전환을 이뤄낸 경제학자들로 표현해내고 있다.

 

책의 첫머리에는 이 책에 소개된 13인의 경제학자들이 모여 정약용의 사회로 21세기 글로벌시대를 살고있는 우리 후손들에게 드리는 제언이라는 주제로  가상대담이 벌어진다. 어쩌면 이 책에서 말하고자하는 모든 사상적인 원류가 자유로운 분위기속에서 모두 펼쳐지는 장이라고도 할 수있을 것이다. FTA체제라는 새로운 경제적 전환기속에서도 농공상이 모두 균형적으로 성장할수 있는 경제이론과 경제정책이 필요함을 그들은 역설한다. 즉, 어느 하나의 주제에 희생당하지않고 전체가 고루 발전할수있는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결국 조선의 경제학자들이 당시에 꿈꾸었던 새로운 경제모델이었으며 오늘의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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