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매일 정보의 홍수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우리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들중에서 실제 우리가 받아들이고 직접적으로 접하는 정보는 그리 많지 않다고 볼수도 있다. 그것은 아마도 인간이 이루어낸 여러가지 혁명적인 변화중의 하나인 인터넷이라는 쌍방향성 매체의 등장때문이라고도 볼 수있을 것이다. 이전시대까지 우리는 세계적인 미디어들에게 그 대부분의 정보를 의지하며 일방적인 소식을 듣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 현재에나 그 끈질긴 생명력을 토대로 끝없이 진화하며 여전히 자신의 위치를 지켜나가고 있는 미디어 기업들이 존재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그렇게 자신을 자리를 지켜나가는 것 뿐만 아니라 끝없이 성장하며 어쩌면 세상 그 어느것보다도 오히려 빠르게 변화를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프랑스의 저널리스트 마크 턴게이트가 쓴 <세계를 지배하는 미디어 브랜드>는 그러한 세계적인 미디어 브랜드들이 자신들의 제품이라 할수 있는 뉴스와 정보를 어떠한 방법으로 일반 대중들에게 효과적으로 광고하고 판매하며 그들의 수입원을 창출해내는지에 대한 리포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우리는 왜 늘 같은 신문을 구독하고 같은 잡지와 매번 똑같은 TV채널을 선택하는지 알아보는 과정이다. 또한 끊임없이 새로운 미디어들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가운데에서도 그들이 생존했던 원천이 무엇이었는지 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 테드 터너의 꿈이기도 했던 세계적인 뉴스제국의 꿈은 이라크전을 통해 세상에 그 모습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게 된다. 전쟁이라는 장면을 실제로 목격하지 못했던 전세계의 시청자들에게 생생한 뉴스 그대로의 모습 그리고 전혀 미국의 관점이 아닌 뉴스는 살아있는 현장을 전해주는 CNN이라는 뉴스채널의 진면목을 시청자들에게 전해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것은 새로운 관점으로 세계인의 감정을 담아내는 뉴스가 된다. 영국의 BBC월드는 그러한 CNN의 대항마로서 국경없는 편협성을 갖고 세계인에게 다가서고 있다. 80년대 인기 코미디프로그램이었던 '쇼 비디오 자키'의 끝자락엔 어김없이 뮤직비디오가 방영되었다. 이전까지 뮤직비디오라는 매체는 그리 쉽게 접할수 있는 매체는 아니었기에 그 반향은 매우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것이 아마도 M-TV의 영향이었다고 생각한다. 폭발하는 젊은이들의 에너지는 젊고 활동적인 젊음의 문화로 거듭나고 모든 젊은이들의 공간을 활동적인 클럽으로까지 변화시키는 시대의 변혁을 몰고 오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에너지의 원천으로 지금도 그들은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점점 종이신문의 지배력은 줄어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더 이상 뉴스자체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 미디어브랜드의 신뢰를 판매한다고 볼 수 있다. 영국을 상징하는 '더 타임즈'는 세계 최고의 저널리즘, 그리고 신뢰받는 브랜드라는 사실을 그들의 커다란 명성과 긍지로 여기고 있다. '뉴욕 타임즈' 역시 성공적인 미디어브랜드로서의 진실성과 권위 그리고 신뢰를 최대의 가치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이와 대비되는 특화된 경제신문인 '월스트리트저널'이나 '파이낸셜 타임즈'는 경제라는 자신들의 분야에서 차별화를 통한 자신들만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다. 그것은 고급정보라는 자신들만의 룰을 찾아 고객들에게 분석하고 설명하는 자신들만의 방법을 찾아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적인 잡지들은 일찍부터 글로벌화를 채택해 세계 각국에 자신들의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80년대 대학생들의 뒷주머니에 꽂혀 시대의 상징으로 불리기도 했던 '타임'을 필두로 '이코노미스트', '내셔날 지오그래픽', '보그', '플레이보이'에 이르기까지 한국어판이 발행되고 있다. 때로는 진정한 의미의 정보전달에서 때로는 우리가 꿈꾸던 세상으로 안내하는 인도자의 입장으로 그들은 우리에게 다가왔고 지금도 우리곁에 자리하고 있다. 토끼머리로 대변되는 '플레이보이'는 어느 순간부터 인간본성에 도전하는 도발적인 모습으로 접근했지만 현대 대중문화에 그들이 남긴 유산은 대단한 것으로 우리들 기억에 남아 있으며 그들 역시도 끝없이 진화하는 모습으로 독자들을 여전히 만나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많은 미디어브랜드들은 많은 시대적 격랑과 파고를 헤치고 살아남은 승자들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앞으로도 영원히 살아남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그들이 지금껏 생존해왔고 앞으로도 생존의 첫번째 원칙으로 공통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이 바로 신뢰라는 것이다. 그들이 그렇게 신뢰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다변화되고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인터넷이라는 시대의 강자앞에 그들이 내세울수 있는 마지막 무기가 바로 신뢰라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그들의 상품 즉 브랜드를 팔고 있는 것이다. 마케팅의 기본이라 할수 있는 충성스런 고객들은 점점 줄어들어 가고 있지만 오랫동안 그들이 쌓아왔던 신뢰를 바탕으로한 상호존중이라는 고객들과의 연결고리는 이제 그들이 미디어라는 시장에서 그들을 지탱하는 받침대가 된다. 저자가 책의 말미에 써 내려간 맺음말은 그가 긴 취재기간을 정리하면서 그들이 생존해왔고 앞으로도 생존할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끊임없는 변화이며 독자와 시대가 요구하는 공통적인 메세지이기도 하다. 그들의 일관성만큼이나 유연하고 신속한 대처 그리고 자신만이 내세울 수 있는 특화된 품질이야 말로 그들이 말했던 신뢰만큼이나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그들의 상품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그들이 우리곁에 자리할수 있는 모든 힘의 원천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