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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ㅣ 보림 창작 그림책
서진선 글.그림 / 보림 / 2014년 6월
평점 :
책을 받았던 날 잠들기전,
4살 아들은 그림책 읽어달라며 <엄마에게>를 가져온다.
분단의 가족사, 휴전 국가의 슬픈 현대사, 이산가족의 애달픈 상처를 어떻게 전달하나?
그림 위주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야기를 주고받고
잠든 아들곁에서 찬찬히 들여다본다.
'아빠는 평안북도 용천군에서 나는 평양 종로에 태어났다.' 로 시작되는 그림책은
분단을 통한 이산가족의 가슴아픈 이야기를 담고있다.
주인공 나는 어찌하다 아빠와 단둘이 버스를 타고, 피난을 떠나왔다.
피난길의 엄마와 형제들은 막내가 얼어죽을 것 같아 조부모에게 돌아가고,
휴전협정으로 생이별의 세월은 시작된다.
작품은 남북의 현대사를 고스란히 가족사로 표현하고 있다.
'한국의 슈바이처'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았던 '고 장기려'박사의 가족사를 접한
'작가 서진선'은 장기려박사와 함께 피난온 어린 둘째아들 가용에게 마음이 닿았단다.
두 달만 있다가 봄이 오면 고향으로 가고, 엄마도 만날 거라는 믿음은 휴전으로 실현되지 못했다.
미국의 친척을 통해 엄마한테 소포가 온 날, 소포 안에 든 사진과 봉선화 씨앗, 그리고 엄마가 녹음한 '봉선화' 노래테이프.
아빠는 그날밤 소리도 없이 우셨다.
봄이왔고, 엄마가 보내주신 봉선화 씨앗으로 꽃을 피웠다.
엄마의 노래를 들으며, 엄마랑 같이 있는 느낌으로 그리움을 달래는 가용이.
남북 이산가족의 만남이 진행 될 당시, 장기려 박사는 특별 만남을 거절했다고 한다.
이땅에 이산가족이 다 살아질때 만나겠다고..
결국 북에 남겨진 아들과 자식들은 만나지 못하고 떠나셨고, 둘째 가용은
긴 세월을 지나 성인이되어 할머니가 된 엄마를 만났다고 한다.
<엄마에게>는 '그리움'이라는 테마를 설정하여 분단의 슬픔을 어린독자들에게 전하고있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은 결국 육이오전쟁사와 휴전의 현대사를 이야기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이산가족의 가슴아픈 사연을 공감 할 수 있게 표현하였다.
작가는 대표적으로 장기려박사의 가족사를 끌고왔지만, 분단으로 생이별한 가족사는
한집 건너 한번을 접할법도 한 역사이다.
나의 시아버지도 어린시절 엄마와 헤어져 피난오셨다고 하신다. 남편의 말로는 술기운이 있으시면
늘상 '엄마'를 부르며 그렇게 우셨다고 하시던데 벌써 일흔의 나이를 넘기셨다.
겪어보지 않으면 남의 아픈 손가락을 어떻게 알겠는가 싶다.
여전히 휴전의 현대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엄마에게>는 또 한번 자각하게 한다.
반복되는 전쟁의 역사로 상처받지 않기를...
아이들에게 어리석은 지난역사의 시간을 들려주는 시간이 되기를 <엄마에게> 작가는 의도한 것 같다.